천호는 인간이 되고 싶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만박이
작품등록일 :
2024.09.23 20:30
최근연재일 :
2024.09.24 02:05
연재수 :
2 회
조회수 :
1
추천수 :
0
글자수 :
8,379

작성
24.09.24 02:05
조회
0
추천
0
글자
10쪽

2화

DUMMY

2화



윤덕과 상제는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시선만 마주보고 있었고, 먼저 움직이고 먼저 말을 한 것은 윤덕이었다.

“천호님!”


아무리 그리 좋은 상사는 아니었지만, 나일이와 보낸 시간이 길고 많은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윤덕은 나일이를 챙겼지만, 그럼에도 나일이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의술과는 완전히 관련이 없으니 제대로 건들이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지만 다행히 곧바로 상제의 방 앞을 지키던 이들이 나일이의 상태를 보고 의원을 모셔왔다.


다른 부서라면 이렇게 빠르게 불러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원은 다르다. 천계에서 가장하는 일이 없는 부서라고 해도 그 누구도 반박을 할 수 없다.


왜?


천계에서 누가 대판 싸우며 다치겠는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해도 바빠 죽겠는데. 그리고 종을 초월한 존재들이 아픈 일이 뭐가 있겠는가. 존재는 하지만 필요는 없는 그런 곳이 천계의 의원이었지만 지금은 그 어떤 부서보다 반가운 부서였다.


“비키십시오!”

의원 중 한 명이 급하게 나일이의 상태를 확인하며 온 몸에 침을 꽂기 시작했고, 다른 의원들은 나일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또 다른 의원은 약을 가지러 달려가고 있었다.


이들도 천계의 소속이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이 없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고 있었을 것이다. 누구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것이 아닌가 하겠지만 천계에서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지원을 받지 못하고 말을 해도 힘을 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작은 일 하나만으로도 매우 빠르고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그것도 천계의 주인인 상제의 앞이니까 더욱 과장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리고 의술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굉장히 대단해 보일 것이 아니겠는가.


다행히 의원들의 과장된 치료가 빠른 효과를 보였는 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던 나일이의 얼굴이 점점 알아볼 수 있게 되었고 조금씩 움직이는 것도 눈에 보였다.

약간의 움직임을 보자 윤덕의 긴장이 풀렸는지, 깊은 숨을 내뱉았고 상제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상제님께서 심하셨습니다.”


생각보다 단호한 목소리에 상제가 윤덕이를 바라보자, 그 순간 윤덕이의 시간은 멈춘 듯 숨쉬기조차 힘들게 무언가 누르기 시작했다. 제대로 고개를 들 수도 없게 무언가 무겁게 누르고 있었지만, 윤덕은 어떻게 든 고개를 들어 상제의 얼굴을 확인했고 심장이 멈추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상제의 얼굴에는 방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표정이 굳어 있었고, 윤덕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호가 나에게 무례하게 나온 것은 가능하고 내가 저런 처벌을 한 것은 과하다?”


상제의 힘이 더욱 강하게 누르는 듯 윤덕이 뿐만 아니라 이 방안에 있는 모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아니 윤덕이를 제외하면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응? 말해 보거라. 천호가 나에게 한 행동은 괜찮고 내가 천호에게 준 처벌은 과한 것이냐!”


상제가 더욱 화를 내기 전에 윤덕이는 빠르게 사과를 하려했다. 하지만 그 힘을 맞고 있으니 입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그저 떨며 서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상제님 진정하시죠.”

“응?”

언제 일어났는지 몸에 박혀 있는 침을 뽑으며 윤덕이의 앞으로 나섰고, 나일이가 윤덕이의 앞에 서자 윤덕이를 누르던 힘은 완전히 사라져, 아니 나일이의 뒤에 서있는 모두를 누르는 힘이 사라져 그 자리에서 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덕이는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 무릎을 꿇고 고개까지 숙이며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 넘는 말을 하여 상제님께 불편함을 안겨 드려 죄송합니다!”


둘 다 윤덕이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인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하하하!”


갑자기 들리는 큰 웃음소리에 윤덕이는 고개를 들어 상제를 바라봤고, 나일이는 그런 윤덕이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며

“윤덕아 상제님께서 장난 치신 거야.”

“예?”


나일이는 윤덕이의 옷을 털어주며,

“상제님께서 제대로 너를 압박하셨으면 내가 지켜줄 수 있을 리가 없지.”


이제야 모든 상황이 머리에 이해가 된 듯 상제와 나일이를 번갈아 바라봤고, 그 상황이 재밌던 상제는 웃으며

“오늘 살면서 보기 힘든 장면은 두 번이나 보는 구나. 나일이의 잘생긴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지고, 차가운 윤덕이가 천호를 위해 고개까지 숙이며 사과를 하는 모습이라니.”


상제는 흐뭇하게 웃었고, 나일이를 바라보며

“근데 무슨 일로 찾아왔느냐?”

“참 빨리도 물어보시네요. 먼저 물어 봐주면 안 되는 건가요?”

나일이가 상제를 노려보며 물었지만, 상제는

“여태 너희 행적을 생각해보거라. 네가 내 방에 아무 이유 없이 들어온 경우가 많지 않느냐? 업보라 생각하거라.”

“쯧.”

나일이가 혀를 찼지만, 상제는 그런 행동에 뭐라고 하지 않았고, 다시 한번 질문을 이어갔다.

“그래서 왜 왔느냐?”

“왜 왔기는 요! 윤덕이가 휘두르는 저 채찍 다시 가져가라 말하려 왔습니다!”

“저건 내가 윤덕이에게 선물한 것이니, 저것을 어찌할 지는 윤덕이의 선택이다. 나는 뭐라고 할 수 없지.”


상제는 행복하게 웃으며, 나일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일이는 그런 상제의 반응에 열 받은 듯 부들 떨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는 상제와 윤덕이는 행복하게 몇 백 년 동안 쌓인 것이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진작에 채찍을 줄 것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이 미쳤나!”

“우린 사람이 아닌데?”

“으아아아아!”


나일이는 화나는 듯 머리를 긁었고, 갑자기 큰 소리로

“나 천계 안 살 거야!”

외쳤지만, 상제는

“네가 천계에 안 살면 어디에서 살 건데. 너 집도 없잖아.”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상제를 바라봤고, 윤덕이는 이미 시선을 완전히 돌린 상태였다.

“됐습니다! 저 이승으로 내려가서 살 겁니다! 인간이 되게 해주십쇼!”


나일이의 말은 생각보다 큰 파동을 몰고 올 말이었지만, 상제는 별다른 반응 없이

“윤덕아 쟤 뭐라고 한 거냐?”

“인간이 되고 싶다고 하시네요.”

“그렇지?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


그 말에 상제는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그래! 잘 생각했다!”

“예?”


이런 반응을 생각한 것이 아니었는데, 완전히 내 생각과는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었고, 상제는 나일이가 말을 돌리기 전에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기 시작했다.

“윤덕아 빨리 저승에 연락 넣어라!”

그 말에 윤덕이는 빠르게 달려 나갔고, 나일이를 바라보며


“그래,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을 설명해줄 테니까 제대로 들어라.”

“예?”

아직도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은 듯 보였지만, 상제는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너가 천계에 머문 시간이 너무 길어 이승의 세계가 너를 받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이승이 너를 받아야 하니 그 세계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면 될 것이다.”

“그 도움이 되는 행동이 먼데요.”

“요즘 이승에 악귀들이 날뛴다고 하니, 그 놈들을 잡으면 되겠지. 네가 할 줄 아는 것이 뭐가 있겠느냐? 그냥 날뛰는 것을 가장 잘하니 그것만 하거라.”


그 말에 상제를 노려봤지만,

“뭐. 내 말이 틀리느냐?”


화가 나는 것은 저 말에 반박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사이에 저승에 연락을 끝낸 윤덕이 다시 방으로 돌아왔고, 상제가

“연락하였느냐?”

“네. 모든 시왕들도 찬성하였고 천호님께서 이승에서 덕을 쌓으면 될 것입니다.”

“아니, 이렇게 빨리? 그 꼰대들이 다 찬성 했어?”


저승 시왕들이 얼마나 꼰대인 것을 이리도 빨리 찬성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는 가. 다행히? 윤덕이 내 얼굴을 보고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천호님께서 알고 계시는 시왕들은 모두 은퇴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요즘은 젊은 아이들이 시왕자리에서 잘 해주고 있습니다.”

“아니! 어린 놈들이 뭘 알고 있다고 시왕자리에 앉아!”

“너보다는 잘하겠지.”

“상제님!”


상제는 웃으며

“그래 이제 모두의 허락을 받았으니, 이제 이승으로 내려가거라.”

“바로?”

“응, 바로. 이승에서의 모든 준비는 곧바로 해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 거라.”


나일이는 아직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을 보였지만, 상제는

“그럼 잘 가라.”

“이 노망난 할ㅁ!”


나일이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고, 나일이의 몸은 윤덕이의 눈앞에서 사라져 이승으로 이동되었다.


“괜찮을까요?”

“걱정스러우냐?”


상제의 물음에 윤덕이는 말을 하지 못하고 나일이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나일이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이제는 더 이상 천계에 잡아 두는 것보다는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겠지.”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지.”

“걱정하지 말 거라. 알아서 잘 살 놈이 아니냐.”


상제가 웃으며 말하자 윤덕도 고개를 끄덕였고,

“그리 걱정된다면 한 번씩 연락하거라. 그 정도는 허락해줄 것이니.”

“상제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돈 같은 것도 모두 다 지원해줄 것이다.”


상제의 그런 말에도 윤덕이는 그저 나일이가 사라진 자리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호는 인간이 되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2화 NEW 6시간 전 1 0 10쪽
1 1화 NEW 11시간 전 1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