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ness - 작은 바람

끝과 시작의 선에서 - 프롤로그

내게 작은 꿈을 이뤄줄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내 한 가지 소원을 말하고 싶었다. 작지만, 지금의 내가 이룰 수 없는. 장대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나는 그런 소원을 빌고 싶었다.

만약 내게 단 한 번의 기회를 안겨준다면, 나는 그 기회를 품에 안고 내 소원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올바른 일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나는 그 사람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작지만 원대한 소원 앞에 세상은 너무나 참혹했기에, 나는 바닥에 엎어져 아득해져가는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흐릿해져가는 정신 속에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향해 뻗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건 한 줌의 먼지뿐이었다. 지금의 내겐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그 어떤 힘도, 의지도, 믿음도, 신념도 허공을 빙빙 돌며 하늘을 가득 메운 먼지처럼 눈앞에 아른거릴 뿐이었다.

허무함이 몸을 감쌌다. 몸에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수면 아래를 부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희망이 산산이 부서진 것치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 스스로에게 자멸감이 들었다.

“하, 진짜….”

시야를 가득 채운 먼지구름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매캐한 먼지구름 속에서도, 눈에서 눈물이 나게 할 정도로 따가웠지만 나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뭐가 이렇게, 허무하냐, 진짜.”

한마디 한마디가 목과 폐를 갈기갈기 찢는 것 같은 고통을 가져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 한탄하는 것밖에 없었다.

“망할, 버스 기사, 앞은, 똑바로, 보고, 운전해야, 할 거, 아니야.”

어쩌면 운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니, 틀렸다. 운이 나빴다. 파란불에 건넜을 뿐이고, 도로 신호등은 빨간불이었는데, 앞도 제대로 못 본 버스는 멀쩡히 잘 걷던 나를 쳤다. 칠거면 제대로 치던가. 왜 더 살고 싶은 사람한테 자괴감과 자멸감에 허우적거리도록 어중간하게 친 거야? 그야말로 운이 나쁘다고 밖에 못 말하겠네.

눈을 돌리니 나를 가차 없이 치고 지나간 버스가 보였다. 나를 피한답시고 핸들을 급하게 꺾은 탓에 피하려던 나도 못 피한 버스는 옆으로 쓰러진 채 시꺼먼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기사 양반 하나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만 다친 것이다.

몸에 점점 감각이 사라져 가는 게 느껴진다. 나는 거친 숨과 함께 같이 목을 타고 올라온 핏덩이를 거칠게 뱉었다.

“나도, 이제, 끝인가. 하….”

눈앞으로 다가온 임계점이 느껴졌다. 내게 짧은 인생의 끝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정확히는 점점 작아져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멎어가는 심장고동소리. 내게 죽음이 다가왔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저 가만히, 가만히 누워 마지막으로 울릴 내 고동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못 듣게 될 고동소리. 마지막이 될 그 소리. 나는 잦아들어가는 고동소리를 자장가 삼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졸리지도 않는데 졸린 것처럼 점점 멀어져가는 의식을 애써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 의식을 놓치면 죽는다는 것을 앎에도, 이미 부질없다는 걸 알기에 놔버릴 수 있었다.

나는 마지막 의식의 한 가닥이 끊어져나가기 전, 내 작은 소망을 담은, 부질없을 것 같은 작은 소망을 되뇌며 남은 하나의 의식을, 놔버렸다.

작가의말

학교생활 때문에 주기적으로 올리긴 힘들지만, 열심히 써서 바로바로 올리겠습니다!

[난정(蘭亭)]

건필하세욤*^^*

[아웃입니다]

감사합니당 헹

[미로니엘]

잘보고갑니다

[아웃입니다]

감사함돠!

[그렇다고봐]

열심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아웃입니다]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브비버]

잘 읽었습니다. 또 올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아웃입니다]

이브비버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알의생각]

꾸준히 완결만을 목표로 정진하자구요! 힘내시길!

[아웃입니다]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