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만이 아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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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아
작품등록일 :
2016.04.04 14:41
최근연재일 :
2016.04.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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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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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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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내 시야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 그리고 얼굴에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의 바람. 그래 난 지금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다. 무엇을 피해서 도망치고 있냐고? 대답을 해주고 싶긴 한데 말이야 지금 내 상황이 이렇게 되어놔서 아무래도 그럴 여유 따위가 없을 거 같다.


“헉헉.”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서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말이지. 이런 상황에서 한가롭게 설명 따위나 하고 있을 인간이 있을 리가 없잖아.


잠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도 설명 아닌가? 힘들다 힘들다 말을 하면서 잘도 이렇게 떠들어대고 있었네.


금방이라도 숨이 꼴딱 넘어갈 듯이 껄떡대면서도 난 결코 뛰고 있는 내 두 다리를 멈출 생각이 없다. 그건 내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나보다도 더 크게 숨을 몰아쉬며 헉헉대고 있지만 절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친 듯이 뜀박질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하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도망치지 않으면 뭘 어떻게 하겠어?


그래, 미친 듯이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지금 내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모를 사람들에게 내가 아량을 베풀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겠다.


5분, 그래 5분 전이었다. 나와 이 옆 있는 사람이 발바닥에 땀나듯 도망치게 된 이유가 시작된 시점이 말이야.


우리들의 뒤에는 아무리 봐도 인간이라고 할 수 없게 생긴 녀석들이 우릴 잡아먹겠다고 쫓고 있는 중이다. 분명 체형과 체격은 인간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생김새는 인간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생긴 이질 적인 존재라고나 할까.


뭐랄까, 늑대인데 2족으로 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늑대라고 해야 하나, 아 그래 쉽게 말하면 늑대인간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네. 늑대가 기립해서 뒷다리로 지면을 박차고 서서 걸어 다니는 그 모습. 그러면서도 특이하게도 그 일어선 몸체의 상부에는 우리들 인간과 같이 두 팔의 존재가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


짐승 특유의 발바닥이 과는 다른, 조금 거칠지만 충분히 손가락이라고 구분될만한 그것들을 달고 있었다. 단지 다리의 그 특이한 역관절 형태의 모습과 누가 보더라도 늑대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녀석들의 상판대기가 인간이 아니란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을 뿐이었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건 이 녀석이 어떤 녀석이냐는 게 아니잖아. 지금 나와 옆 사람이 쫓기고 있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거지.


어쨌든 5분 전에 나와 이 옆에 있는 사람, 난 김씨 아저씨라고 부르는 분인데, 어쨌든 우리 둘은 요 늑대인간 녀석들의 활동 범위에 들어가고 말았었다.


목숨이 2개쯤 되냐고? 왜 미쳤다고 그런 짓을 하냐고? 대체 뭘 주워 먹을게 있다고 그런 짓을 하는 거냐고?


내가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런 미친 짓을 그냥 벌일 이유가 있을 리가 없다. 다 이런 짓도 먹고 살고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건 내 옆에 있는 김씨 아저씨도 마찬가지다.


아니 아마 나보다도 저 아저씨가 더 심하겠지. 나야 내 한 몸만 먹고 살 수 있으면 되는 거지만 김씨 아저씨는 가족들을 지탱해야 하는 입장이시니까 말이야.


하여간 그렇게 돼서 시작된 추격은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는 중이다.


뒤에서 미친 듯한 속도로 우릴 추격하고 있는 녀석들을 당장이라도 어떻게 하고 싶긴 했지만 그건 그럴 능력이 안 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직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녀석들과 함께 즐거운 기차놀이를 하며 시간을 끄는 것뿐이지.


“헉..... 미치겠네! 김씨.... 아저씨 헉헉.... 시간 얼마나 지났어요?”


난 당장이라도 넘어갈 듯이 호흡하면서 물어봤지만 아저씨도 대답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란 것은 잘 알고 있다. 단지 답답한 마음에 물어봤다고나 할까. 시간도 5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까도 말했었잖아. 5분 전쯤에 이 녀석들을 끌고 나오게 되었다고 말이야.

하지만 이젠 한계인 것 같다. 그나마 좀 몸놀림이라도 느린 녀석들이었다면 더 녀석들에게서 도망칠 수라도 있었겠지만 녀석들은 저렇게 생겨먹었어도 결국은 4족 동물이다. 아니 이족 보행하고 있으니 뭔가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 모르겠다.


어쨌든 저 녀석들은 일단 내 몸놀림과도 비견될 정도로 빠르다. 판다나 나무늘보같이 느려터진 녀석들과는 전혀 다른 녀석들이란 말이지.


“아저씨! 다음 미션으로 들어가죠!”


난 손목에 달려있는 타이머시계를 잠시 힐끗 보곤 말했다. 차마 더 버티지 못하겠으니 다음 임무로 들어가자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아저씨와 난 동시에 시선을 교환하고는 힘을 내서 뒤에 녀석들과의 마지막 술래잡기를 시작했다.


시야를 점멸하듯 스쳐지나가는 나무들을 넘어서서 이윽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사람들의 흔적이 잔뜩 남아있는 도시였다. 방금전까지 늑대인간들에게 도망치던 공간도 분명 산속의 산책길이긴 했지만 이렇게 도시라고 느껴지는 광경은 아니었다.


빠르게 뛰쳐나가며 난 건물의 벽에 내 등을 붙이곤 잠시 숨을 돌리며 내가 뛰어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하하.....”


늑대인간 녀석들과의 거리는 전혀 멀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그 녀석들은 내 뒤를 바짝 붙어서 추격하고 있었다.


단지 방금 뛰어내린 나와, 아직 뛰어내리지 않은 녀석들과의 거리가 추가 되었을 뿐이었다. 녀석들이 무슨 자비심이 있어서 뛰어내려 거리를 좁히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단지 갑작스럽게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잠시 경계했을 뿐일 거다.


하지만 그것도 길게 가진 못했다. 이내 녀석들은 재빠르게 다음 행동을 취했다. 물론 그 행동의 최종 목적지는 나와 김씨 아저씨겠지. 만약 지금 이 상태에서 더 움직이지 않는다면 나와 아저씨는 늑대인간 녀석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서 뱃속에 들어가 버릴 거다. 그리곤 다음날 녀석들의 엉덩이에서 새로운 존재가 되어서 다시 이 세상의 햇빛을 볼 수 있겠지.


이 말을 이해 못하는 녀석들은 없을 거다. 어쨌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도망쳐야 한다는 것!


“6분!”


조금 더 시간을 끌었어야 했다. 하지만 단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게 한계인 듯 했다.


‘제발.....’


난 속으로 빌며 너무나도 익숙한 거리를 뛰어갔다. 그렇게 마지막 힘을 다해서 내달리니 애당초 목표로 정해졌던 곳의 모퉁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왔어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이 껄떡대는 아저씨를 독려하며 난 앞으로 뛰어갔다.


등 뒤에는 늑대인간을 단체, 옆에는 헉헉대는 아저씨를 대동한 체. 모퉁이를 돈 내 눈 앞에 있는 것은 지금까지 봤던 것들 중에서 가장 거대한 덩치의 늑대 인간이었다. 뒤에 따라오고 있는 녀석들의 크기와 비교하자면 비교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의 압도적인 거구. 아마 내 뒤에 있는 녀석들이 갓 태어난 새끼정도가 되지나 않을까? 그 정도로 생각될 정도로 엄청난 크기였다.


그 녀석은 솥뚜껑처럼 두꺼운 손을 휘둘러 사람들과 주변의 기물들을 파괴하고 있었다. 그 단순한 손바닥 싸대기에는 얼마나 강력한 힘이 담겨 있는지 알려주듯이 건물들의 벽과 담장들이 마치 두부처럼 으깨어 부서지고 있었다.


“안돼......”


난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내가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뒤에 따라붙은 녀석들의 보스로 보이는 거대한 늑대인간. 그리고 그 앞에서 무력하게 부서져만 가는 도시의 모습.


난 이어질 절망적인 결과에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6분, 내 딴에는 버틸 만큼 버텼다고 할 수 있는 수치다. 그래, 자랑은 아니지만 아마 다른 녀석들이라고 해도 나보다 더 버틸 수 있을 순 없을 거다. 물론 나 혼자서 한 일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김씨 아저씨가 했다고 할 수 있는 것보단 내가 한 일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6분. 애당초 내가 부여 받았던 작전보다도 4분 가량이 짧은 시간. 그렇기에 난 절망적인 시선으로 늑대인간 보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 내가 좌절 하고 있다고 해서 이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절망하고 있는 것은 나 뿐. 거기에 한 명 더 포함한다고 한다면 김씨 아저씨가 되겠네. 아저씨의 표정도 나와 비슷한 게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거겠지.


“뭐야! 벌써 잡몹들이 오면 어떻게 해?”


그렇게 좌절하고 있는 나의 반대쪽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아놔, 아직 메인몹도 못 잡았는데 벌써 이렇게 잡몹이 끌려오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청소부들의 실력이 쉣인거 아니야?”

“젠장, 어쩔 수 없지 일단 잡몹들을 먼저 처리합시다. 범위 공격이 가능한 원거리 딜러들 이쪽 보세요!”


나와 아저씨를 제외하고 이곳에 있는 이들. 물론 나처럼 늑대인간에게서 도망친 사람들은 아니다. 분명 내 뒤에 달라붙은 늑대인간들은 무서운 녀석들이다. 사람 따위는 한순간에 찢어 발길 수 있을 힘을 가지고 있을 테고 아무리 강력한 화기라도 견뎌 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녀석들이다.


그렇지만 이곳에 있는 다른 이들은 그런 녀석들을 너무나도 쉽게 처리 할 수 있다.

2~3명이 한번에 공격을 하는 것으로, 손에서 기묘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힘을 방출하는 것으로 이 두렵고도 무서운 녀석들을 처리 하는 것이었다.


“거기 비켜요! 되게 걸리적거리네. 제대로 일도 못하면서 끝까지 훼방 놓는 건 대체 뭐람.”


그리고 그에 비해서 걸리적거리는 나. 그러고 보니 이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또 있겠군.


그냥 쉽게 말해주겠다.


난 지구에 범람하기 시작한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능력자라고 불리는 사람들. 그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왜 저런 취급을 받느냐고? 왜 몬스터도 못 잡으면서 도망만 열라 치고 있었냐고? 나라고 해서 이런 취급을 받고 싶겠냐고. 몬스터에게서 도망만 치고 싶겠냐고.


다 내가 능력이 안 되서 이렇게 허드렛일을 해야만 하는 거지. 그래도 쥐꼬랑지 같은 능력이라도 있어서 이렇게 살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나 해야 하나.


어쨌든 지금 내게 있어서 최대의 문제는 내 뒤에 있는 늑대인간 몬스터가 아니다. 그리고 앞에서 거대하게 한판 벌이고 계시는 늑대인간 보스도 아니지.


내가 해야 할 일이었던 몬스터 유인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약속된 시간도 못 채운 상태로 이렇게 돌아와야만 했다는 게 문제인거다. 덕분에 저 사람들에게 이렇게 욕을 쳐 먹고 있는 거니까 말이야.


아.... 원래대로라면 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늑대인간 보스를 잡을 때까지 잡다한 몬스터들을 끌고 다녔어야 했다. 그게 내 임무였고 역할이었지,


물론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러니까 일반인은 하지 못하고 능력자에 속하는 나 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은 결코 아니다. 지금까지 나한테 하는 말을 딱 봐도 알겠지만. 그저 능력이 떨어지는 하급 능력자들. 반푼이 같은 녀석들이나 하는 일이라는 인상이 매우 강하다.


물론 그 일을 하고 있는 나도 그런 녀석이라는 건 부정은 못하겠다.

어쨌든, 난 내일을 제대로 못했고, 이렇게 이 자리에 예정보다도 빨리 오게 됐지.


“아.... 오늘 일당 깎이겠네......”


뻔 하네. 오늘 일 제대로 못했으니 오늘 레이드를 주관했던 공대장에게 미친 듯이 트집잡히고 까이겠지. 게다가 일당이 깎이는 것도 당연하겠고.


그렇다고 해서 부당한일이라고 투덜댈 수도 없다. 그랬다가 눈밖에 나버리면 다음에 일거리가 안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크니까 말이야.


“후우..... 어쩔 수 없지.”


난 반쯤은 포기한 체 한숨을 내쉬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시면 좋겠네요.

일단은..... 초반 자리 잡힐때까진 좀 빠르게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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