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만이 아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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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시아
작품등록일 :
2016.04.04 14:41
최근연재일 :
2016.04.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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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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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 안녕하세요 허접 8급 딜러입니다. (1)

DUMMY

(1)


“나는 누구냐.”


갑작스럽지만 일단 이 말부터 해야겠다.


“또 여긴 어디냐.”


그리고 이 말도 빠지면 안되겠지. 사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다. 방년 27세의 꽃다운 나이 그리고 인류의 희망이라는 초능력자들 중 일원. 근데 정말로 여기가 어딘진 모르겠다. 그리고 대체 왜 내가 여기 있는 건지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난 오늘 있었던 레이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말이지···.”


난 그러면서 내 주머니 속에 있던 신분증을 꺼내서 봤다. 이 신분증만이 날 8급 딜러라는 사실을 알려줬고,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중의 하나였다. 아 한 손에 들려있는 치킨은 제외하고 말이지. 그런데 진짜 어째서 이렇게 된 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난 오늘 있었던 레이드를 마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고달픈 하루 하루를 보내고 하루의 즐거움을 위해서 한 손엔 치킨을 사 들고 집에 가서 먹을 생각만이 가득 차 있었단 말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끝없는 숲.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대체 이게 대관절 무슨 일이냐고.


오늘 있었던 레이드에서 미친 듯이 공대장에게 욕을 쳐 먹고 다른 능력자들에게도 욕을 처먹어서 우울해진 기분을 달래고자 스트레스라도 풀 겸 치킨이나 한 마리 먹으려고 반 토막이 나버린 오늘 일당에도 불구하고 돈을 써서 치킨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곳에 내가 갑자기 와 버렸단 말이지.


아, 그러고 보니 김씨 아저씨는 어떻게 되셨는지 모르겠네, 애들 학원비 댈려면 빡세게 벌어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 일을 제대로 못해서 반 토막이 나버린 일당 때문에 더 힘든 건 아닐는지 모르겠네.


“그, 그래 이게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안전한 건 아니란 걸 알겠어.”


여기가 어딘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혼자서 이런 숲 속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예전에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을지도 몰랐다. 비록 숲 속이라곤 해도 밤만 어찌 지내면 길을 찾아서 내려 갈 수도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런 평화로운 옛날이 아니었다.


“어쨌든 엿된거네 이거.”


17년 전. 그때 지구는 한차례 망할 뻔 했다. 뜬금없이 이상한 괴물들이 지구의 이쪽저쪽에 나타나기 시작했었던 거다. 신화 속의 동물부터 시작해서 흔히들 말하는 판타지 소설들의 몬스터까지, 상상 그 이상의 괴물들이 지구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서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인류들은 죽음의 위기에 몰리게 됐었다.


그때까지 발전해온 모든 첨단 무기들은 새로 등장한 몬스터들을 잡는 데에는 무리였고 가까스로 최소한의 생존구역만을 확보하는 것에만 성공했다. 그로 인해서 인류들은 절망했고 지구의 수많은 땅덩이들은 그 몬스터들에게 점령당해서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 때 죽은 인류는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까지 현 생물 체계와는 전혀 다른, 그것도 기술과 과학의 산물들인 미사일 총탄 등이 통하지 않는 생물이라니. 말로만 생물이지 이건 뭐 숫제 괴물이란 표현이 딱이었다. 코끼리라 해도 총탄 한방에 죽지는 않지만 데미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이 괴물들은 데미지 0. 진짜 말이야 간단하지 모든 데미지를 받지 않는 거다. 그러니 인류가 이것들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절망만이 계속되진 않았다. 인류가 알 수 없는 몬스터들에게 습격당하기 시작한지 3일째 되던 날. 남은 인류들 중 소수의 인원들은 알 수 없는 힘에 눈떴다.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긴 하지만 그래 쉽게 이야기하면, 걍 현실 세계에 초능력자 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단 거다, 소설 속에서나 나오던 그런 초능력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다시 그 세력권을 복구하기 시작했고. 10년쯤이 지났을 때에는 그래도 인류는 최소한의 생존구역이 아닌 문명을 유지할 만한 세력권을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했던 것은 지금까지 사냥 당하던 인류의 입장에서 이제는 몬스터들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알 수 없던 그 몬스터들은 생각보다 돈이 되는 생물체들이었고 인류는 그걸 이용해서 갖가지 연구들을 진행시켜 불과 그 10년 만에 몬스터들에게 대항가능하고, 인류의 삶이 발전 가능한 상황까지 만든 거였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 놈들, 몬스터들을 잡거나 격퇴했지만 이제는 돈이 되는 그 놈들을 잡기 위해서 사람들이 몰린다고나 할까.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 놈의 몬스터들을 잡아야만 했고, 그 놈들을 잡다 보니 어라? 돈이 되네?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간 거다. 물론 그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과 연구와 기타 등등이 있었겠지만 내가 그것까진 알 수가 없는 거고.


어쨌든 결과적으로 지금 내 상황은 안전하다곤 할 수가 없다. 17년 전이었다면 안전했겠지 제기랄. 안전은 개뿔 언제 어디서 몬스터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다.


“오늘은 무슨 마가 끼었나, 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네.”


앞에도 말했다시피 나도 인류의 극소수중 하나인 초능력자중 하나였다. 8급 딜러. 그런데 말이다 말이 좋아서 초능력자지 8급, 그것도 딜러는 초능력자라고도 할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모든 인류는 기본적으로 초능력자와 일반인으로 나뉜다. 당연한 거지만 초능력자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고 비율로 따져도 3%가 안 된다고 하니 희귀한 존재인건 당연한 거였다. 그런 능력자들이 처음으로 능력자 판정을 받을 때 받는 등급은 9급.


자 이제 알겠냐. 난 8급이다 말이 좋아서 능력자란 거지 그냥 등록만 한 사람 중에서 하고 싶다면 아무나 할 수 있는 8급이란 말이다. 말 그대로 경력만 조금 쌓이면 누구든지 8급이 된다고 제기랄.


게다가 딜러는 탱딜힐로 나뉘는 현 기준법의 직책 중에서도 가장 흔한 직업이다. 즉, 흔하디흔한, 널리고 널린 딜러 중에서도 가장 최하위에 가까운 나는 말만 뻔지르한 능력자지 일반인들과는 별로 차이가 없단 거다.


나도 뭐 8급이 좋아서 8급인 게 아니다. 내 능력은 정말로 보잘것없었고 몬스터들을 사냥하기에는 너무나도 약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먹고 살려면 일이라도 해야지. 그래서 난 결국 8급 딜러의 명함을 이용해서 레이드에 신청했고 오늘도 그 레이드를 다녀왔던 중이었다. 비록 최하급 말단이라서 받을 수 있는 돈도 별로 없고 해야 하는 일은 거의 허드렛일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최소 일반 직장인들만큼은 돈을 번다. 그게 다행인거 거지.

오늘이야 그 허드렛일이라고 할 수 있는 몬스터 몰이도 제대로 못해서 제대로 일당도 받지 못했었지만 말이야.


어쨌든 그렇게 먹고 사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문제였다. 아무리 봐도 산속인데 언제 어디서 몬스터들이 뛰쳐나올지 모르는 이 상황. 엿 먹었다 라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아니 대체 내가 왜 이런 알지 못하는 곳에 있는 거야.”


망했어요, 진심으로 망했어요. 생각 같아선 진짜 뭣 같은 인생이라고 크게 한탄이라도 하고 싶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내 이성이 그걸 말렸다. 큰소리 쳐봐야 결국 위험해지는 건 나뿐이니까.


그나저나 어쨌든 8급 딜러인 나로서는 엔간한 몬스터를 상대로 이긴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애당초 몬스터를 1:1로 이길 수 있을 정도의 능력자였으면 내가 6급이나 7급이 되어있겠지 잉여에 가까운 8급이 되어서 레이드 따까리나 하고 있겠냐고!


“하아 정말 울고 싶다.”


진짜 심정 상으론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내가 한탄을 하던 도중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진짜 오늘 일진이 안 좋은가, 대체 뭔 잘못을 했다고 내가 이런 알지도 못할 곳에 떨어져서 이렇게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이렇게 되려면 소설처럼 근처에 기연이라도 좀 얻고 아니면 능력 빵빵한 동료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놈의 빌어먹을 신아! 내 비록 유신론자는 아니었지만 이런 엿 같은 상황에선 차라리 신이라도 욕하고 싶다 진짜.


어찌됐든 지금 상황은 꽤 위험한. 아니 정정한다 진짜 위험한 상황이었다.


난 지금 8급 딜러, 1:1로 몬스터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가? 최하급의 몬스터라면 이길 수 있겠지. 그래 변종 다람쥐라든지 변종 멍멍이라든지······ 각각의 정식 명칭이야 다른 거였지만 내가 그런 것까지 기억할 정도로 머리가 좋진 않다. 그런 학명이라든지 정식 명칭은 도감이라도 보면 있겠지만 우리 같은 레이더들은 대부분 그냥 외견으로 보고 닮은 짐승의 이름으로 부르는 게 대부분이었다. 아니면 전설 속이나 소설 속의 몬스터들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하거나 말이지. 하여간 난 지금의 나로서는 1:1로 몬스터를 상대하는 건 진짜 사양이었다 하지만 차라리 나올 거라면.


“그래 차라리 나오려면 젤 약한 놈들로 해줘라 제발. 나 이대로 죽고 싶진 않다고.”


내 손에 들려있는 무기.

였다면 참 좋았을걸······ 젤 처음에 말했다시피 난 오늘 레이드를 종료하고 집에 가고 있던 중이었다.


세상이 흉흉해졌다곤 하지만 인류의 안전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심에서까지 레이드용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인간들은 별로 없었다. 고위 초능력자들이나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인원들을 제외한다면 말이지.

고로 현재 내가 들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쌍놈의 치킨. 이건 무기도 아니고 걍 미끼여 미끼. 그것도 내 생명을 갉아먹는.”


멀리 던져 버리기라도 하고 싶다. 왜 또 하필이면 난 이 순간 치킨을 포기 할 수 없다는 듯이 들고 있는가. 물론 치킨이 세상에서 둘도 없이 맛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이런 숲 속에서 치킨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있다면 당연히 몬스터가 그 냄새를 맡고 쫓아오지 않겠냐고.


“멍청하긴 진짜.”


그렇다고 최후의 만찬이랍시고 지금 여기서 내가 이걸 먹어버릴 수도 없는 거고. 지금 들려오는 소리의 방향 쪽을 최대한 경계하면서 난 치킨을 한쪽으로 내려 놨다.


멀리 던져버리기라도 하고 싶은데 그러면 큰 소리가 나서 더 최악이 될 거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차선을 선택한 건데 별로 이것도 좋은 생각은 아닐 거다. 어찌됐든 냄새는 계속 퍼져 나가고 있을 거니까 말이야.


“그래 죽으란 법은 없지.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데 지금 내가 죽기야 하겠냐? 다 살 방법이 있을 거야 그래.”


일단은 이곳에서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적어도 저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멀어져야 할 것 같으니 말이다. 이 치킨······이 가깝긴 하지만 내 목숨보다 이게 더 중요하진 않다.


“크흑··· 이게 얼마만의 치킨인데······”


나는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숲 속이라곤 했지만 그다지 이쪽은 풀들이 우거지진 않아서 다행히 큰 소리는 내지 않고 벗어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큰소리라도 내면 바로 엿 되는 상황이지.


“······.. 에······.헤······엣···...취!”


그래, 신은 죽었다. 아니 안 죽었으면 내가 죽여주마. 평상시 감기라곤 걸려본 적도 없고 체한 적도 없는 나다. 근데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순간에 이렇게 기침이 나오는 거냐!


“!”


진짜 안 좋다. 방금 소리는 꽤 컸다. 덕분에 지금까지만 해도 멀리서 들리던 소리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래 어째 오늘은 재수가 좋더라니···”


어쨌든 엿 된 상황은 맞지만 일단 살기라도 해보자. 몬스터라고 확정된 상황도 아니고 내가 잡지 못하고 꼭 죽는다는 것도 아니다. 만에 하나지만 내가 기적처럼 몬스터를 잡고 살아날 수도 있지 않는가!


“그래 이판사판 한번 해보자. 이래봬도 레이드 짬밥만 7년째 먹었다.”


그래 한번 해보자. 이런 식으로 내가 죽으려고 능력자가 된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난 나에게 다가오는 소리의 주인을 맞이하였다.


작가의말

일단 두편 더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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