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進化)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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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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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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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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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진화(進化) 바이러스



프롤로그



2016/12/31


유난히 무더웠던 한 해. 지구가 열병을 앓듯 더위와 각종 지진 등으로 얼룩졌던 올해도 결국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태양은 떠오르고 구름은 흘러갔으며, 어딘가에서는 비가 오고 어딘가에서는 눈이 오는 지구의 하루였다.



2016/12/31 Pst 23:59


태평양 한가운데서 작은 지진이 일어났다. 너무 소규모 지진이라 진원이 멀어서인지 지구상의 어느 국가도 지진을 감지하지 못하였다. 8000m 심해 속의 지반이 살짝 흔들리고, 그 틈새로 거품이 새어 나왔다. 암흑 속에서 거품 방울은 특이하게도 물에 흩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위로 떠올랐다.



2017/01/10


L.A에 거주하는 존은 연인 멜리사와 함께 광란의 생일 파티를 즐겼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캠프파이어를 즐기다, 친구들과 함께 펜션에 들어와 오랜만에 맥주를 마시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는 멜리사와 격한 하룻밤을 보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불끈 힘이 들어가지만 아쉽게도 지금 그는 침대에 누워 끙끙 앓고 있었다.


L.A라 하더라도 이맘때에는 꽤 쌀쌀하다. 그런데 해변에서 놀고 그 뒤에는 펜션에서 술까지 마시며 몸을 굴렸으니 감기가 든 것 같았다. 평소 존은 감기 따위와는 몇 년째 인연 없이 살았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건강의 중요함이 새삼 몸에 와 닿았다. 존은 지금 자신의 감기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감기일 뿐인데, 때때로 자신이 의식을 잃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되자 힘을 내 탁자 위의 핸드폰을 집었다.


"존? 몸은 어때? 괜찮은 거야? 어쩐지 너무 힘쓰더라. 호호호"


전화를 받은 멜리사는 존이 걱정되면서도 살짝 농담을 하였다. 그녀도 그날 밤 너무 좋았다. 그리고 존은 건강 체질이라 감기 따위야 금세 털고 일어날 거라 생각했다.


"멜리. 나 지금 장난 아니다. 병원에 가야겠어. 그런데 몸에 힘이 없어. 좀 와줄 수 있겠어?"


존의 힘없는 말에 멜리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우. 존. 너 정말 많이 아픈가 보구나. 내가 금방 갈께."


멜리사가 존의 집에 왔을 때 존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너무 걱정되어 엠뷸런스를 불렀다. 그리고 며칠 후 존은 개인병원에서 베버리 힐즈의 시더스사이나이 종합병원으로 이송되었다.



2017/02/07


WHO(세계보건기구)는 긴급성명을 발표하였다. L.A가 진원지로 추정되는 변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사망률은 0.5%에 불과하지만, 기존의 바이러스와 다르게 변종으로 될 확률이 무려 50%가 넘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했음을 발표한 것이다.


초기의 이 괴이한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경로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인플루엔자와 결합하여 변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변이하더니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급성폐렴과 출혈을 동반한 변종인플루엔자-에볼라 바이러스까지 발견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현재 전 세계는 감기가 확산되어 지구촌이 아니라 감기촌이 돼버린 상황이었는데, 거기에 사망률이 80%가 넘는 변종까지 등장했다는 발표가 나자 사회는 혼란으로 빠져 들어갔다.


병원에는 환자가 넘쳐났으며 직장에는 휴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정부기관이나 국회 같은 곳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일을 할 사람들조차 감기에 걸려 속수무책이었다. 현재의 감기는 가벼운 증상이 아니라 몸살, 고열을 동반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아프리카에서 변종인플루엔자-에볼라 바이러스(이하 E-바이러스)가 나타난 국가는 나이지리아였는데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나이지리아는 E-바이러스가 나타난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격리시켰다. 그 후로 각국의 연구원들이 진입하여 E-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2017/03/17


감기 사태는 조금씩 진정되어 가고 있었다. 본래 사망률이 높지 않기에 5~10일 정도 앓다가 다들 몸을 추스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세상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사태가 일어났으니 그것은 E-바이러스의 변종 X-바이러스의 등장이었다. 어처구니없게도 광견병을 일으키는 a rabies virus가 E-바이러스와 결합한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폐쇄구역에서 광견병에 걸린 개에 의해 합성 변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X-바이러스는 고열, 출혈, 정신이상에다가 호흡기 감염 그리고 엄청난 치사율까지 그야말로 인류를 멸종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아마겟돈 바이러스라 할 만 했다.


X-바이러스가 세상에 나타난 직후 한 일은 폐쇄구역 안의 생명체를 말살하는 것이었다. 단 일주일 만에 격리된 주민과 연구진을 몰살시켰다.


방호복을 입고 있는 연구진이라 하여도 폐쇄구역 안에 마련된 안전캠프에서는 일상과 다름없이 생활했다. 안전캠프는 E-바이러스 구역으로부터 무려 15Km 떨어진 곳에 설치되어 그 어떤 바이러스라도 생존한 채로 그곳까지 바람을 타고 올 수는 없다고 여겨졌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 노출된 바이러스의 생존시간은 상당히 짧다. 게다가 연구진은 완전 방역을 거치면서 연구소와 안전캠프를 다녔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안전캠프를 습격할 확률은 0%에 수렴되었다. 하지만 X-바이러스는 달랐다. 이놈은 엄청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신들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 무시무시한 놈은 끔찍한 사태를 불러올 것이 불 보듯 뻔했기에 폐쇄구역으로부터 100Km 외곽까지 포함하여 완전 소거를 결정했다. 엄청난 양의 네이팜탄을 뿌려 일대의 생명체는 물론 공기까지 싹 소거해버리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국제사회에 발표했다. 시간이 촉박했기에 국제사회에 도움이 필요했다.


이에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그 외 모든 나라들은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정을 반겼으며, 실제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대책이 세워지자 각국은 신속히 움직였다.


X-바이러스가 생존력이 대단하다 하여도 반경 150Km에 이르는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결국 감염체를 통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 일은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일주일도 안 되어 나이지리아 군용비행장에는 네이팜탄이 마구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04/02일 작전명 ‘버닝-바이러스’는 실행되었다. 그렇게 지구촌을 위협하던 바이러스의 침략은 마무리되어 가는 듯싶었다.



2017/04/09 미국 네바다주 사막 51구역.


"어떤가? 통제가 가능할 것 같은가?"


희끗희끗한 머리에 하얀 콧수염이 인상적인 자가 물었다. 검은색 양복을 단정히 입었지만, 몸가짐이 절도 있고 어딘가 위엄 있어 보이는 인상이었다.


"글쎄요. 지금으로써는 엄청나다고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생존력, 전염성, 끔찍한 증상 게다가 치사율까지 이건 그야말로 재앙 덩어리로군요."


하얀 가운(gown)을 입은 로렌드 박사가 말했다. 그는 51구역에서 20여 년간 생화학을 연구한 전문가였다.


“흠.... 그건 이미 나도 알고 있네. 알고 싶은 건 다른 거야. 통제 말일세.”


로렌드 박사의 말을 듣던 노신사는 그가 묻는 말이 아닌 다른 대답을 하자, 다시 한 번 물었다. 이에 로렌드 박사는 노신사의 눈을 쏘아보며 진지하게 불렀다.


“앨링턴 합참의장님.”


"말하게."


"합참의장님이 원하는 바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만, 이건 너무 위험합니다. 잘못하면 인류의 멸종까지 거론 될 만한 것이지요. 이것을 생화학 무기로 바꾸는 것은 다시 한 번 고려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그의 말에 앨링턴 합창의장의 눈썹이 살짝 떨리었다. 그리고 약간 언성을 높여 말했다.


"알고 있네. 그래서 묻지 않는가? 통제가 가능한가 말이야."


"통제가 안 된다 해도 강행하실 생각 아닙니까? 어차피 핵보다야 그 후유증이 오래가지는 않으니까요."


"큼.... 박사, 지금 나는 그대에게 통제가 가능한가를 묻고 있네. 그 외의 일은 그대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다시 묻겠네. 가능한가?"


그의 단호하면서도 약간은 협박성 있는 말투에 로렌드 박사는 한숨을 쉬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능합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구조에 자살코드를 넣으면 암세포처럼 스스로를 파괴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 바이러스는 대단한 합성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토록 무서운 놈이 된 거죠. 즉, 가능은 하지만 다른 어떤 식으로 변종될지 모른다는 겁니다."


"변종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나?"


"좀 전과 같은 방식으로 억제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억제일 뿐입니다. 예외는 언제나 발생 할 수 있죠."


박사의 말에 그는 만족한 듯 미소 지었다.


"그 정도면 되었네. 즉시 착수하게."


말을 마치자마자 뒤돌아 가려 하는 그를 박사가 붙잡았다.


"의장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재고해 주십시오."


안타까움과 불안한 그의 말에 앨링턴 합참의장은 아무래도 당위성을 인식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보게 로렌드. 자네는 지금 이 일이 얼마나 미합중국에 중요한 일인지 모르는 모양이군."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바이러스가 다시 세상에 퍼지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뿐만이 아니네. 나이지리아에 연구원을 파견한 나라들 모두 자국의 연구원 시체를 가져갔다네. 이게 무얼 뜻할 것 같은가? 우리가 안 한다고 그들이 안 할 거라 생각하나? 이것은 방어 차원에서 계획된 일일세."


"방어 차원이라면 백신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핵무장국이 아닙니까? 전쟁억지력 차원에서 이것을 생화학무기로 바꾼다는 것이야말로 억지입니다."


박사의 말에 합참의장의 언성이 높아졌다.


"백신? 걸리면 백이면 백 죽어 나갈 텐데 그사이 백신으로 어쩌겠단 말인가? 아니면 미리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까? 그러면 사라진 줄 알았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이 알려질 텐데 그건 누가 책임지나? 그리고 핵이라고? 핵으로 전쟁억지력이 생긴다고? 이봐, 그건 같이 죽자는 거야. 이 시대에 핵을 쏠 수 있을 것 같나? 핵이야말로 허울뿐일세. 애초에 이런 세상에서는 국가 총력전 따위는 나올 수도 없어. 우리가 중국보다 군사력 면에서 우세하지만, 총력전으로 맞짱 뜨면 어떨 것 같나? 같이 죽네. 같이 죽는 전쟁을 뮛 하러 하겠나? 결국, 국지전이야. 그런데 그런 국지전에 핵이 뭘 할 수 있지? 핵은 최후의 수단이지. 둘 다 핵을 가지고 있다면 결국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세."


합참의장은 자신이 흥분했다 여겼는지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이었다.


"전쟁은 돈이야. 기업이 판치는 세상에서 핵으로 모든 걸 날려버리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나? 나라가 망해도 부자는 살아남지. 그런 부자들이 득세하는 게 지금 세상이야. 그들은 전쟁이 나면 돈을 쓸어 담지. 군인 따위, 민간인 따위 죽어도 상관 안 해. 하지만 그들에게 중요한 게 있지. 시설이야. 기반시설. 공장, 공항, 건물 같은 것들 말일세. 결국, 이러한 돈과 전쟁의 관계 속에서 가장 선호하는 전쟁 방식은 생화학 무기일세. 그런데 지금 최고의 무기가 나타났지. 이 X-바이러스는 그대 말대로 정말 위험해.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것이야 말로 생화학전을 억제하는 강력한 방패가 될 걸세. 그런데 그런 방패를 미합중국이 보유하지 않는다고? 이봐, 난 합참의장일세. 이 나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란 말이지. 지금 자네는 내가 직무유기를 하길 바라나?"


작가의말

프롤로그가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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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hapter 1. 지옥에서도 풀은 자란다. (6) +3 16.10.27 3,220 97 9쪽
6 Chapter 1. 지옥에서도 풀은 자란다. (5) +4 16.10.26 3,446 98 14쪽
5 Chapter 1. 지옥에서도 풀은 자란다. (4) +2 16.10.25 3,648 103 12쪽
4 Chapter 1. 지옥에서도 풀은 자란다. (3) +4 16.10.24 3,791 106 12쪽
3 Chapter 1. 지옥에서도 풀은 자란다. (2) +3 16.10.23 4,347 112 11쪽
2 Chapter 1. 지옥에서도 풀은 자란다. +10 16.10.22 5,459 118 11쪽
» 프롤로그 +5 16.10.22 6,620 1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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