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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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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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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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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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DUMMY

“다음부터는 그런 짓 하지 마. 알겠지?”

“크윽···.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때리실 필요는.”

“뭐? 더 맞고 싶다고?”

“아닙니다···. 다시는 안 깝치겠습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준영은 후련한 표정으로 비에게 경고했다.


이에 비는 신음을 토하며 때릴 필요는 없었지 않으냐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준영은 주먹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마쳤다.


물론 그의 주먹이 얼마나 매운지 뼈저리게 느낀 비는 얼른 꼬리를 내렸고, 이에 준영은 흡족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이제 슬슬 사다함이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을 습득할 수 있을 테니 너희는 먼저들 가서 내가 부탁한 내용부터 처리해 줘.”

“명을 받듭니다.”

“군주님의 명대로.”


준영의 부탁에 기파랑과 천은 각기 대답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고, 비는 그저 준영의 눈치만을 보고 있었다.


“넌 왜 안가? 넌 일 안 하게?”

“당장 꺼져드리겠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준영이 아니었기에 준영은 그를 위협했고, 준영의 위협에 그는 희소식을 맞이한 것처럼 활짝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재빨리 문을 향해 달려갔고, 그런 그를 준영은 잠시 멈춰 세웠다.


“아, 비. 잠시만 가지 말아봐.”

“...예? 갑자기 왜 또 부르시는 겁니까?”


준영의 부름에 위기감을 느낀 비는 불안에 떨며 꺼림칙 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 비의 표정에 준영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쭈? 표정 안 풀어?”

“하, 하하. 표정을 풀라니요? 저는 전혀 모르겠군요~.”


표정을 풀라는 준영의 말에 비는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능청을 떨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며 준영은 말을 이었다.


“아까 유물의 위치를 찾으라고 했잖아? 그런 조사를 하면서 무관랑의 유물부터 찾아줘.”

“사다함 님을 위해서군요? 뭐, 알겠습니다. 아, 유물의 위치 파악 말고는 맡기실 다른 일 없으십니까?”

“아, 가능하면 지금 다른 군주들의 정보도 모아줘. 포탈은 열어주지.”

“흠···. 고생 좀 하겠군요.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준영의 부탁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비.


그는 방문을 나서기 전에 맡길 일은 더 없느냐며 준영에게 물었고, 그런 그에게 준영은 다른 군주들의 정보를 모아 달라 부탁했다.


이에 비는 고생 좀 하겠다며 침음을 흘렸지만 이내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준영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럼 저도 이만 진짜 가보겠습니다.”

“어쨌든 고맙다.”

“뭐, 별말씀을.”

가벼운 인사를 마치고는 방을 나서는 비.


그런 그가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준영은 옆에서 들려오는 침음에 고개를 돌렸다.


“으음···.”

“여, 친구. 비형랑이 남긴 기억은 잘 보셨나?”


준영의 상쾌 발랄한 인사에 사다함은 그를 외면하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 내가 본 것은 [진실]이냐?”

“응. 그게 네가 유물의 군주로 알고 있던 비형랑의 [진짜] 모습이야.”


비형랑이 준영에게 주고, 준영이 사다함에게 넘긴 책에 담겨 있던 것은 왕에 관한 정보.


정확히 말하자면 비형랑에 대한 정보였다.


“흠···. 난 정말로 군주의 보좌관이라고 칭하기에는 많이 모자란 놈인가 보네.”


준영의 확신 가득한 대답에 사다함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한숨을 내쉬는 그에게서는 더는 그가 가지고 있던 자신감과 자부심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준영은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고, 그는 인상을 팍 쓰고는 사다함에게 말하였다.


“겨우 비형랑이 꽁꽁 숨겨왔던 정보 하나 모른다고 네게 보좌관의 자격이 없다고? 겨우 그런 각오로 보좌관이 되고자 했던 거야? 만약 내 말이 맞았다면···. 그냥 꺼져.”

“...”


준영의 기분 나쁘다는 듯한 말에 사다함은 침묵했다.


준영이 한 말 중에 틀린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네가 그딴 사소한 이유로 좌절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내가 보좌관 자리를 괜히 줬나 보군.”


사다함의 침묵에 준영은 더욱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방을 나서기 이전에 여전히 아무런 말조차 없는 사다함에게 한 마디를 남기고는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며 방에서 빠져나왔다.


“만약 내 말 그대로라면 그냥 이곳을 떠나길 바라지. 난 무능하고 멍청한 부하를 두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방을 빠져나온 그는 곧장 바람이 머무는 절벽으로 향했다.


그런 그의 표정에는 답답함과 짜증이 가득 차 있었다.


“하···. 진짜 답답해 미쳐버리겠군. 처음 봤을 때부터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 망가져 있다니. 어서 무관랑의 영혼부터 찾든가 해야지 원.”


협곡에 도착한 준영은 곧장 검을 뽑아들며 자세도 잡지 않고 곧장 허공에 검을 휘둘렀다.


콰과과과과광!


준영의 짜증 섞인 휘두름은 경천 동지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으나 계곡 아래에 있던 돌산들을 무너트리기에는 충분했다.


“아 짜증 나.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꽤 쌓였는데. 사다함까지 합세하다니. 진짜···. 빌어먹을 인생이네.”


사다함의 답답한 반응을 시작으로 준영의 마음속에 머물던 짜증과 스트레스가 한 번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준영은 연신 계곡의 돌산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그곳이 난장판이 되기까지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아···. 하아···. 난장판이로군. 큭···.”


그렇게 주위가 난장판이 되자 준영은 연신 가쁜 숨을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평소처럼 날카롭게 벼른 기운이 아니었기에 준영의 검에 당한 상처는 무척이나 패도(悖道) 적이었고, 바람이 머무는 절벽이라는 이명답게 고요하던 이곳에서는 더는 고요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난장판에 준영은 피식 웃으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런 그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한바탕 벌이셨군요.”

“아아···. 좀 짜증 나는 일이 있어서 말이지.”


준영에게로 다가온 이는 천이었다.


아마도 이 소란 소리를 듣고 찾아온 것이겠지.


라고 생각한 준영은 인벤토리에서 물 한 병을 꺼내어 입에 조금 머금고는 나머지를 자신에게 뿌렸다.


“아, 복구는 알아서 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최근에 편히 쉬신 적이 있으시긴 하십니까?”


천이 굳이 자신에게 말을 건 이유가 아름다운 광경을 박살 냈기에 염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준영은 그에게 복구는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켰다.


하지만 천은 대답 대신 준영에게 쉰 적이 있느냐며 준영에게 물어왔다.


“최근에 쉰 적이 있느냐고? 그럼, 쉬기야 많이 쉬었지.”

“그게 아닙니다. 최근에 아무런 근심 없이 편히 쉬신 적 있으십니까?”


천의 물음에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인 준영.


하지만 천은 그것이 아니라며 고개를 젓고는 말을 약간 바꾸어 되물었다.


“흠···. 상당히 대답하기가 애매하네.”

“대답하기 힘드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답은 나왔군요.”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준영의 모습에 천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휴식 또한 수련의 연장선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군주님은 여유를 좀 가지실 필요가 있으십니다.”

“그렇게 여유 있게 지내기에는 너도 알다시피 더 시간이 없어졌잖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천의 핀잔에 준영은 어쩔 수 없다며 시간을 핑계로 대었다.


그런 준영의 심정을 천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보기에 준영은 위태로워 보였다.


물론 과거보단 안정적인 상황이었지만 단순히 짜증이 났다는 이유로 협곡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으로 보아 더욱 위험하다 보는 게 맞았다.


“안 되겠군요. 자의로 쉬지 않으시겠다면. 제가 강제적으로 쉬게 해드릴 수밖에.”


완고한 준영의 태도에 천은 곧장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곧장 준영을 향해 휘둘렀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흉흉한 기운에 준영은 정신을 퍼뜩 차리고는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고, 철과 철이 맞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뭐 하는 거야?”

“···.”


준영의 황당함이 섞인 물음에 천은 침묵하며 검을 휘둘렀다.


“아무리 네가 내 부하이자 스승이라고 해도 이런 하극상을 치른 대가는 치러야 할 거야.”


천의 침묵에 준영은 검에 기운을 불어넣으며 으르렁거렸다.


그 흉포한 기운과 함께 준영의 방주에 잠들어 있던 유물 하나가 깨어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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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수왕(4) +2 18.03.29 552 6 9쪽
143 수왕(4) +2 18.03.29 785 4 9쪽
142 수왕(3) +2 18.03.25 796 5 9쪽
141 수왕(2) +2 18.03.22 557 4 10쪽
140 수왕 +2 18.03.18 588 6 8쪽
139 감춰진 진실(2) +2 18.03.16 789 4 10쪽
138 감춰진 진실 +2 18.03.15 604 4 9쪽
137 과거의 진실(2) +2 18.03.11 572 5 8쪽
136 과거의 진실 +2 18.03.11 544 4 10쪽
135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2) +2 18.03.09 547 4 8쪽
134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 +2 18.03.06 800 4 8쪽
» 정비 +2 18.03.04 596 4 9쪽
132 출진(2) +2 18.03.02 753 5 8쪽
131 출진 +2 18.03.01 701 4 8쪽
130 생각 정리(3) +2 18.02.28 653 4 9쪽
129 생각 정리(2) +2 18.02.25 680 4 8쪽
128 생각정리 +2 18.02.24 632 4 7쪽
127 영웅왕의 힘(2) +2 18.02.23 661 5 8쪽
126 영웅왕의 힘 +2 18.02.22 629 4 8쪽
125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4] +2 18.02.18 712 4 8쪽
124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3] +2 18.02.17 626 4 8쪽
123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2] +2 18.02.17 625 5 11쪽
122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2 18.02.14 719 4 10쪽
121 세계의 진실(2) +2 18.02.14 659 4 7쪽
120 세계의 진실 +2 18.02.11 66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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