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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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최근연재일 :
2019.03.30 22:3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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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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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

DUMMY

“잡생각이 많으십니다···!”


강대한 외침과 함께 내지른 천의 검이 하늘을 가르며 내리쳤다.


검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기운에 준영은 급히 검의 방향을 비틀며 천의 검을 흘려내었다.


완벽히 흘려냈음에도 불구하고 얼얼한 손목을 털며 준영은 얼굴을 찌푸렸다.


“대련이라면서···. 설마, 날 죽이기라도 할 셈이야?”


마치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였지만 계속하여 흉흉한 기운을 내포한 공격들을 피하고 받아내는 그에게서 여유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천 또한 그가 허풍을 떨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묵묵히 공격을 이어갔고, 이에 준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날 제압하겠다는 게 헛말은 아니었나 보네. 그래도···. 천이 전력으로 승부를 보고 있지 않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가? 뭐, 어찌 됐든 내겐 지금이 유일한 기회야.’


천의 눈치를 보던 준영은 천이 자신에게 전력을 쏟아 붓고 있지 않다는 점을 기회로 삼아 그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하지만 준영의 의중을 알고 있던 천이었기에 그가 기대하는 기회 따위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었다.


‘성장하신 것은 알겠지만···. 아직도 자신의 의중을 표정에 너무 드러내놓고 다니시는군. 습관···. 인가?’


천은 준영의 얼굴에 드러난 그의 의중을 파악하며 그를 압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준영은 답답한 마음에 급한 나머지 무리수를 두어버렸다.


“유물의 방주, 개문!”


방주에서 이집트 장의사의 메스를 꺼내어 천에게 던지는 동시에 파고들어 간 것이었다.


너무나도 뻔한 공격이었기에 천은 가볍게 기운을 뿜어내어 메스를 쳐내며 준영을 노렸다.


“큭···!”


자신의 수가 무리수였음을 알고 있던 준영이었기에 신음을 흘리며 급히 멈춰 섰지만 이미 천의 검은 준영의 코앞이었다.


“한숨 푹 주무시고 오시죠.”


천의 짤막한 말과 함께 준영의 의식은 그렇게 끊어졌다.


***


“으윽···. 내가 그딴 걸 내 부하라고···.”


의식을 차린 준영은 쉬게 한다는 명분 아래에 자신을 기절시킨 천을 대상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그의 주위에는 여러 겹의 마법진들이 모두 제각각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 이건 또 뭐야?”

“봉인 마법진입니다. 군주님.”


지근에서 들려오는 천의 목소리에 준영은 고개를 돌렸고, 목소리가 들려왔던 곳에는 이형의 구체를 들고 있는 천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구체를 준영의 앞에 조심히 놓아두며 준영을 바라보았다.


“봉인 마법진? 그런 걸 왜 나한테 거는데?”

“어차피 깨어나시면 바로 움직이시려던 거 아니십니까?”


천의 말에 뭔가 불안함을 느낀 준영은 급히 영력을 끌어 올렸지만, 그의 예상대로 영력은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준영은 천을 노려보며 왜 그런 것을 자신에게 거냐며 역정을 냈고, 그의 물음에 천은 너무나 당당하게 되물었다.


“으음···.”

“군주님, 아니. 전하의 상태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최악입니다. 물론 그런 것은 본인께서도 잘 알고 계셨겠지만 말이죠.”


천의 말에 준영은 침묵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대충 감이 왔기 때문이었다.


“하늘의 신격 말하는 거지?”

“역시나 그럴 줄 알았습니다. 잘 알고 계신 분이 무리하려고 하였단 말이죠?”

“...”

“전하의 육체는 지금 하늘의 기운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차차 적응을 해나가야 할 문제이죠.”


그리 말하며 천은 준영을 쓱 훑었다.


다른 이들보다 마나에 예민한 천은 폭주하기 직전인 준영의 기운들을 보며 혀를 찼다.


“하지만 이미 여러 번 무리하셨군요. 비형랑 님께서 폭주는 간신히 억눌러 놓으셨지만···. 아까처럼 그렇게 기운을 막 사용하시면 결국 폭주하고 말 겁니다.”

“... 미안하다.”


천의 진심 어린 충고에 준영은 얼굴을 들지 못하였다.


그는 천에게 미안하다며 사죄를 구했고, 이에 천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시다면 하늘의 신격이 전하의 영혼과 완벽히 동화될 때까지 그곳에서 나올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출정 전에 준비할 것이 많은데 언제 끝날지 모를 신격과 영혼의 동화를 기다리라고?”

“시간이 없기에 오히려 하셔야만 합니다. 동화된 신격이 품고 있는 힘은 무궁무진하니까요. 그 힘은 분명히 전하께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단호한 천의 태도에 준영은 다시금 입술을 깨물었다.


그 자신이 심각한 상황임은 그 또한 알고 있던 일.


하지만 지금 쉬기에는 자신이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이곳의 하루는 지구의 4일. 안 그대로 시간이 없는데 이곳에 오래 있는 것 자체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거라고.”


그렇기에 준영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는 자신이 성녀와 다른 군주들을 만나 자신의 개입을 알리고는, 본격적으로 ‘군단’과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며 봉인 마법진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곳에서의 하루가 지구에서의 4일임을 강력하게 어필하며 이 포박이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단정 지었다.


“‘지구’에서의 일 때문이라니, 비형랑 님과 마리사 님께 이야기를 듣지 못하신 겁니까?”


하지만 준영의 말을 들은 천은 피식 웃더니 비형랑과 마리사를 언급하며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런 그의 물음에 준영은 의문을 품었고, 그렇게 한참을 홀로 고민하던 그는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천에게 물었다.


“이야기라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비형랑 님께서 뒤틀었던 시간 축을 원 상태로 복구시키셨습니다.”

“...?!”

“정말로 모르셨나 보군요.”


천의 대답에 준영은 진심으로 놀라며 눈을 부릅떴고, 천은 의외라며 순수하게 놀랐다.


“원래 지구와 이곳의 시간 차이는 전하께서 알고 계시던 것의 반대입니다. 이곳의 사흘이 지구의 하루였죠.”“그렇다는 것은 비형랑이 시간 축을 뒤틀었다는 게···.”

“네, 두 곳의 시간 축을 뒤바꾸고는 전쟁을 위해 떠나셨지요.”

“그렇단 말이지···?!”


천의 친절한 설명에 준영은 고개를 끄떡이며 눈을 감았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던 준영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번뜩 눈을 뜨고는 고개를 돌려 천을 바라보았다.


준영의 불안이 가득 차 있던 눈빛을 살핀 천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잠깐만, 설마? 아니지···?”

“아마 생각하시는 게 제가 지금 하고자 하는 말과 같을 텐데요?”


왠지 모르게 불안해진 준영은 천의 미소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부정했다.


하지만 천에게 돌아온 대답은 준영을 절망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곳에서 사흘을 지내봤자 어차피 지구에서 하루밖에 안 지날 거란 겁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동화에 집중하면 됩니다.”

“인생 시···.”


시간 따위 염려 말고 동화에 집중하라는 말에 준영은 욕설을 내뱉으며 봉인을 두들겼다.


하지만 영력과 마력이 봉인된 지금, 준영은 그저 육체가 조금 뛰어난 사람일 뿐이기에 그의 두드림은 결코 봉인을 넘어설 수 없었다.


“하늘의 신격이 전하의 영혼과 동화된다면 그땐, 이런 봉인 따위 풀어버리고 나오실 수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 전하께서 명하신 일들은 모두 처리해 놓겠습니다.”


이런 준영을 바라보며 천은 한 마디를 남긴 이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떠날 채비를 모두 마치고는 준영의 앞에 섰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는 앉아있는 준영에게 예를 취하고는 모습을 감추었고, 그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준영은 소리 질렀다.


“내가 여기서 나가면 꼭 복수할 테다···!”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 그런 사소한 복수극의 시작이었다.


작가의말

음... 고등학교를 들어가서요...

아마 주 5일 연재였던 연재 일정을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확한 것은 이번주 일요일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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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감춰진 진실 +2 18.03.15 604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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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과거의 진실 +2 18.03.11 54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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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 +2 18.03.06 800 4 8쪽
133 정비 +2 18.03.04 59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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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출진 +2 18.03.01 701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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