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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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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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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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출진(2)

DUMMY

“나의 왕좌지재가 되겠다고? 흠, 그래 그럼 날 어떻게 왕위로 올릴 것인지 그 계획이나 들어보자.”


비의 갑작스러운 왕좌지재가 되겠다는 선언에 놀랐던 준영은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꽤 흡족해했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며 계획을 말해보라 명했다.


“결국, 왕, 그 위를 노리는 것이 아닙니까?”

“왜 그렇게 생각하지?”

“쳐야 하는 것이 다름 아닌 왕(王)이니까요.”

“흠···.”


비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준영의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하였다.


그의 자신 있고 정확한 대답에 준영은 침음을 흘렸고, 비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그것도 이면의 왕이라 불리 우는 야누스. 다른 왕들 또한 그 강함의 끝을 알 수 없지만, 야누스는 특히 더 알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녀석의 특성 때문이겠지? 괜히 이면의 왕이라는 칭호가 붙은 게 아닐 테니깐 말이지.”

“그렇습니다. 이면의 왕이라는 이명에 걸맞게 녀석은 상대방의 힘을 베껴내어 싸움하는 것을 즐겼으니까요.”


초월자인 왕들은 초월에 이르면서 힘의 근원이나 그 이념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를 준영은 비의 설명을 들으며 비형랑에게 들은 지식을 토대로 녀석의 특성을 유추해낸 것이었다.


준영의 말에 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형랑이 자신에게 남긴 지혜와 기억을 빌려 비형랑과 녀석의 전투를 떠올려 내었다.


같은 왕급인 비형랑의 힘마저 베껴내어 유유히 비형랑의 공격을 막아내던 녀석의 웃음을 떠올린 비는 질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어찌 됐든 녀석의 진정한 힘은 비형랑 님도 알지 못하십니다. 길가메시 님 정도라면 녀석의 비밀을 아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말을 해주실 분은 아니지요.”

“애초에 비형랑과 길가메시 님 둘 다 내가 야누스의 저주에 걸려있었다는 것은 알고 계셨어. 아마 같은 왕이기에 관여하지 않겠다. 하신 거겠지 뭐.”


비의 말에 준영은 길가메시만이 아니라 비형랑 또한 야누스의 능력을 알고 있다며 말을 정정시켰다.


그 말을 들은 비는 합리적인 말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것 또한 시험이라 봐도 되겠군요.”

“그래, 이 또한 시험이겠지 뭐.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넌 날 어떻게 왕위에 올려서 녀석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지?”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그는 품속에서 노트 하나를 꺼내어 조그마한 글자들로 빽빽이 차있던 페이지 하나를 찢어 버리고는 주머니에서 팬 하나를 꺼내어 새로운 페이지를 적기 시작하였다.


대화하던 와중에 갑작스레 대화를 끊고는 주군의 말마저 끊는 모습이 제법 무례했지만


그가 자신의 예상이 틀렸기에 그에 따른 계획 변동 등을 적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준영은 그저 묵묵히 그를 기다렸다.


“음, 이 정도면 되겠군. 그런데 아까 뭐라고 물으셨죠?”

“길가메시 님은 몰라도 비형랑은 내가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나에게 일절 개입하지 않을 거야.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날 어떻게 왕위에 오르게 할 거지?”


그렇게 몇 분 정도가 지나고, 비는 이쯤이면 만족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라고 물었느냐는 비의 물음에 준영은 친히 답해주었고, 그런 준영의 물음에 비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곧 노트에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흠···. 역시 최선의 방법은 군주로서 업부터 쌓으시는 겁니다.”“군주로서 업을 쌓으라고? 왕으로서 업을 쌓는 것도 아니라?”


군주로서의 업을 쌓으라는 비의 말.


이에 의아한 준영은 그에게 왕으로서 업을 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물었고, 이에 비는 고개를 저었다.


“비형랑님은 자신의 신격을 쪼개어 유물의 군주라는 군주의 격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당신에게 위임했죠.”

“그건 나도 알고 있는 얘기야. 그런데···. 그게 뭐?”

“그게 뭐라니요. 당신은 신격 중 일부를 가지게 되신 겁니다.”


준영은 비의 설명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유물의 군주를 비형랑이 자신의 신격을 깎아내어 만든 것임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신격의 일부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이미 비형랑의 신격이 유물의 군주라는 군주의 격으로 퇴화하였으리라 생각한 것이었다.


“이미 당신은 하늘의 신격을 획득했습니다. 두 개의 신격만이 남았죠.”

“하늘의 문을 연 것은 맞아. 하지만 내가 얻은 것은 신성이지 신격이 아닌데?”

“하, 그걸 신성이라 설명했습니까? 그 사람도 참 멍청하네요. 신성은 그저 하늘의 신격을 얻은 것에 부수적으로 따라온 것뿐입니다.”


그는 답답하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는 노트 한 페이지를 북 찢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준영에게 던지듯이 건네며 읽어보라는 듯이 눈짓을 주었다.


준영은 그런 비의 태도가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순순히 그가 건네준 종이 쪼가리를 읽었다.


“그러니까···. 세 개의 문은 각 신격을 획득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신성과 신체, 그리고 신력이 딸려온다는 말이지?”

“분명히 시스템에서는 군주님께서 가지고 계신 신성이 불완전하다 하였을 겁니다. 신성은 이 세 가지의 신격을 모두 획득했을 때 비로소 완전해질 테니까요.”


비의 부연 설명에 준영은 이해가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준영의 반응을 보며 비는 얼굴을 조금 굳혔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셨나 보군요. 이미 유물의 군주에는 대지와 인간의 신격이 남아있다는 겁니다.”


답답하다는 듯이 속사포로 말을 뱉어내는 비를 준영은 째려보았고, 이에 비는 헛기침을 연신 해대고는 말을 마쳤다.


“흠흠, 그래서 그것들은 아마도 그것들은 군주로서의 업을 이루면 자연스레 얻게 되시겠죠. 그렇기에 군주님은 군주로서의 업. 군단장을 죽이시면 되는 겁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그 이후는?”

“간단합니다. 왕이 되셔서 복수를 준비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직 초월자도 못된 군주님이 왕에게 복수를 꿈꾸기에는 이르다 생각합니다.”

“뭐, 틀린 말은 아니군. 흠···. 오케이. 그렇게 하자고.”


비가 내어놓은 길을 확인한 준영은 잠시 고민하였고, 이내 그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는 없다 생각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비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먹혀들었다면서 뿌듯해 했고, 그러느라 준영의 주먹에 맺힌 마력을 보지 못하였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일단 수하가 군주한테 무례를 끼친 대가는 치러야겠지?”

“어···. 군주님?”

“왜 불러?”

“살려주십시오.”


준영의 눈빛이 맹수의 그것같이 푸르게 타올랐다.


그제야 준영의 손에 맺혀있는 푸른 마력의 덩어리를 확인한 비는 당황한 듯 준영을 불렀고, 준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하지만 그의 손에 맺혀있던 불꽃은 더욱 화려하게 피어올랐고, 체념한 비가 자비를 구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 Mercy(자비란 없다).”


준영의 사랑이 듬뿍 담긴 주먹질뿐이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집무실 안에는 비의 비명이 울려 퍼졌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머지 둘은 웃음을 참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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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수왕(4) +2 18.03.29 785 4 9쪽
142 수왕(3) +2 18.03.25 796 5 9쪽
141 수왕(2) +2 18.03.22 556 4 10쪽
140 수왕 +2 18.03.18 588 6 8쪽
139 감춰진 진실(2) +2 18.03.16 789 4 10쪽
138 감춰진 진실 +2 18.03.15 604 4 9쪽
137 과거의 진실(2) +2 18.03.11 571 5 8쪽
136 과거의 진실 +2 18.03.11 544 4 10쪽
135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2) +2 18.03.09 547 4 8쪽
134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 +2 18.03.06 800 4 8쪽
133 정비 +2 18.03.04 595 4 9쪽
» 출진(2) +2 18.03.02 753 5 8쪽
131 출진 +2 18.03.01 701 4 8쪽
130 생각 정리(3) +2 18.02.28 653 4 9쪽
129 생각 정리(2) +2 18.02.25 679 4 8쪽
128 생각정리 +2 18.02.24 632 4 7쪽
127 영웅왕의 힘(2) +2 18.02.23 661 5 8쪽
126 영웅왕의 힘 +2 18.02.22 629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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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3] +2 18.02.17 626 4 8쪽
123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2] +2 18.02.17 625 5 11쪽
122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2 18.02.14 719 4 10쪽
121 세계의 진실(2) +2 18.02.14 659 4 7쪽
120 세계의 진실 +2 18.02.11 665 5 9쪽
119 영웅왕(英雄王) [2] +2 18.02.10 649 4 9쪽
118 영웅왕(英雄王) +2 18.02.09 70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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