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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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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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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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왕(英雄王)

DUMMY

[길가메시의 서사시, 두 번째 조각]

[길가메시의 서사시, 세 번째 조각]

...

[길가메시의 서사시, 열한 번째 조각]

-보상을 수령하시겠습니까?


“보상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랑은 영 다르네. 그래도, 사다함한테 궁시렁 거릴 거리 하나 늘었네. 비형랑이 못 얻기는 개뿔...”


허공에 조그맣게 떠오른 홀로그램 창.


준영은 보상을 확인하고는 사다함에게 무어라 할 거리가 늘었다며 중얼거리고는 옆에 있는 녹스를 불렀다.


“어이, 녹스. 두 번째 시험의 보상으로 이런 것들을 줘도 괜찮다는 거야? 형평성은 지켜야하지 않겠어?”

“이게 게임도 아니고 무슨 형평성타령입니까.”


준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 보상들이 공정한 것이 맞는지 의아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각이 모두 모일시 만들어지는 ‘영웅왕의 서사시’가 가지는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준영은 그 조각들이 첫 번째 조각을 모았을 때처럼 여러 곳에 분포해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준영에게 주어진 보상은 그 생각을 완벽하게 무시하였다.


“그래도... 서사시, 즉 역사와 신화에 직접적이게 관여해있는 유물에다가 그 네임드가 있는데. 이렇게 쉽게 줘도 되는 거야?”

“시스템이 그렇게 판단했으니, 아마 괜찮을 겁니다. 그리고, 군주님의 부하들이 보여준 능력은 이미 제가 생각한 것 그 이상을 보여주셨답니다. 그러니 당연히 보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죠.”


겨우 두 번째 시험을 치르고, 말도 안 되는 보상을 받았다며 연이어 의문을 표하는 준영에게 녹스는 괜찮을 거라며 왜 이러한 보상이 내려진 것인지 친히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준영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겠단 표정이었다.


“아마 괜찮을 거라고...?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야?”

“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보상이 과해서 문제인 겁니까?”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이런 걸 받으면 누가 마음이 편하겠냐?”

“하, 평소랑 너무 달라 기분이 이상하군요. 혹시, 보상을 더 받고 싶어서 그러시는 겁니까?”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준영의 물음에 녹스는 오히려 더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양심이 있는 척 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이 정한 적절한 보상을 받고나서도 왜 이렇게 불만이 많은 것인가.


녹스의 머릿속에 ‘혹시 저 군주가 보상을 더 불려서 받고 싶어 이러는 것인가?’ 라는 생각도 오가기 시작했다.


“그 문제가 아니라, 정당한 보상을 원한다는 거지. 이건... 마치 편애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다고.”

“철면피로 알았는데 아니셨습니까? 그건 그렇고, 설레발치시는 것 아닙니까? 영웅왕의 서사시의 첫 번째 조각은 보상에 없을 텐데요?”


영웅왕의 서사시가 어떤 유물인지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유물의 조각들을 준 이유는 분명히 존재했다.


첫 번째 조각만큼은 시스템이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거라면 이걸 말하는 거냐?”


설레발을 치는 것이 아니냐는 녹스의 물음에 준영은 각성의 방의 특수한 도움으로 인해 어느 정도 회복한 영력을 이용하여 유물의 방주를 열었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석판 하나를 꺼냈다.


“그게... 왜 군주님께 있는 겁니까?”

“너도 내가 이게 없으니까 줘도 괜찮다고 생각한 거겠지. 어때, 내 말이 틀려?”

“...”

“역시, 아무 말도 못하네... 쯧.”


그 석판을 본 녹스는 내일이 개학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은 학생처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녹스의 반응에 준영은 한숨을 내쉬며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뭐, 내가 강해지는 게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꺼림칙해서 말이지.”

“으음... 그래도 이미 늦었습니다. 시스템은 군주님께 이미 보상을 내렸으니까요. 싫든 좋든 수령하셔야합니다.”


준영의 거듭된 설득에도 녹스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것은 이미 시스템이 정했기에 대리자인 자신이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내포된 거절이었다.


“끄응, 결국은 받아야한다는 얘기로구만? 정말 삘이 안 좋은데...”


결국 선택지가 없던 준영은 한숨을 푹 쉬고는 보상을 수령하였다.


무려 10개나 되는 석판이 일순간에 모습을 드러냈고, 곧 준영의 손에 들려있던 마지막 석판과 공명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모두 준영의 손에서 떠나 공중에 떠올랐다.


그리고는 하나의 거대한 석판으로 화하기 시작하였다.


“후... 정말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단 말이지... 하... 이런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데!”


열한 개의 석판들이 공명하여 거대한 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바라보며, 준영은 왠지 모르는 불안감에 몸서리 쳤다.


그에게 묘한 위기가 찾아 올 때마다 도움을 주었던 그의 직감이 빛을 발휘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만 둘 수는 없었기에 비형랑의 소도에 내장되어 있는 영혼수복의 효과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되돌린 이후 긴장상태를 유지했다.


그렇게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준영은 직감이 경고한 왠지 모를 불안감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누군가! 신의 뜻에 반한 오만한 왕을 깨우려 하는 자가...!”


11개의 석판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석판에는 알 수 없는 고대 문자가 한자 한자 새겨져가기 시작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고대문자가 석판의 절반가량을 채워나가자 어디선가 나타난 금빛의 사슬들이 석판을 꽁꽁 싸매었다.


그리고 뒤이어 분노에 찬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어딘가 이질적인 기운을 품고 있는 장발의 거인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만한 왕을 깨우려는 자, 신의 분노를 살 지어니. 신의 이름아래에 그 죗값을 치루 리라!”

“큭, 각성의 방이 무너져가다니... 갑자기 무슨 일이!”

“봐봐, 내 직감이 틀린 적이 없다니까! 젠장, 그래도 좀 틀려주기를 바랬는데!”


사내는 준영과 그 옆에 있던 녹스에게 무척이나 짙은 분노를 표출하며 기묘한 주문을 외웠고, 곧 이어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각성의 방을 부수며 여러 금빛의 사슬들이 나타나 준영과 녹스를 노렸다.


하나만 당하면 섭섭하다는 듯이 순백의 공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불길까지 일어나 둘을 노렸다.


이런 상황에서 준영은 자신의 예감이 맞았다며 욕설을 지껄이며 비형랑의 소도를 쌍검의 태로 변화시키고는 사슬을 쳐내고, 불길을 잘라내었다.


하지만 준영이 하나의 사슬을 쳐내면 그에게 두 개의 사슬이 쫒아왔고, 불길을 잘라 내봤자 불길역시 두 개가 되어 준영을 괴롭혔다.


상황은 최악, 결국 하다하다 못한 준영은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던 녹스에게 외쳤다.


“그래도 명색에 시스템의 대리인인데 할 줄 아는 거 없냐? 이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해야할 것 아니야! 각성의 방이 이렇게 무너져 내려도 되는 거였어?!”

“그건 아닙니다만...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일종의... 유물이 내리는 시련입니다.”


하지만 녹스에게서 놀아오는 대답은 ‘할 수 있는게 없다.’



준영은 그런 녹스에게 ‘빌어먹게도 쓸모없네!’라며 짜증을 내고는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대로 가다간 답도 없는데... 저 빌어먹을 거인 새끼가 사람 짜증나게 진짜... 젠장,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준영은 자신을 노리는 금빛의 사슬과 불길을 가볍게 피해내고는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거인에게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이 심각한 상황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고민하며 검을 꽉 쥐었다.


‘도저히 저 녀석에게 빈틈이라고는 안 보여... 젠장, 나보고 뭐 어쩌라는 거야. 아무리 시련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하잖아!’


너무나도 막막한 상황.


거인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못한다는 사실은 준영을 절망에 빠지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때 준영의 머릿속에 기막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후우... 이것마저 안 되면, 그냥 다음 생을 기도하고 자결할 테야.”


준영은 자신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잠시 숨을 고르고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거인은 그가 쉬는 것을 보기 싫었던 것인지 그가 잠시 숨을 고르는 와중에도 집요하게 그를 포위해 나갔고, 이에 준영은 욕설을 내지르며 그대로 달려 나갔다.


“시발! 얍삽이 좀 작작 써 개자식아!”

“하, 같잖은 벌레여 발악하는 구나! 순순히 신을 분노케 한 죗값을 치러라!”


녀석은 준영의 욕설에 같잖다는 듯이 넘기고는 죗값을 치루라며 소리 질렀다.


그리고 그 순간 거인을 향해 달려가던 준영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거대한 석판으로 몸을 돌렸다.


이미 준영의 예상경로로 사슬들을 보내두었던 거인은 아뿔싸! 한 표정으로 재빨리 사슬과 불길을 준영에게 쏘았지만 그런 녀석의 공격을 준영은 같잖다는 듯, 피식 웃으며 거인에게 말하였다.


“이미 늦었어. 이 얍삽이 새끼야. 절(絶)!”


준영의 영력이 듬뿍 담긴 검이 석판을 옭매던 사슬들을 베어 잘라내었다.


그와 동시에 광명이 빛이 터지며 신성함을 두르고 있는 금발의 사내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친우여, 이만 돌아가게나.”


사내는 등장과 함께 준영을 공격하던 거인에게 나직이 말하였다.


그 말엔 아무런 힘도 담겨져 있지 않았지만, 그 한 마디와 함께 거인의 사슬들이 빛이 되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영웅왕, 길가메시가 이 땅에 강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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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역천 +2 18.04.08 739 5 10쪽
146 펜리르의 정수 +2 18.04.05 550 4 9쪽
145 수왕(5) +2 18.04.01 564 4 8쪽
144 수왕(4) +2 18.03.29 552 6 9쪽
143 수왕(4) +2 18.03.29 785 4 9쪽
142 수왕(3) +2 18.03.25 796 5 9쪽
141 수왕(2) +2 18.03.22 556 4 10쪽
140 수왕 +2 18.03.18 588 6 8쪽
139 감춰진 진실(2) +2 18.03.16 789 4 10쪽
138 감춰진 진실 +2 18.03.15 604 4 9쪽
137 과거의 진실(2) +2 18.03.11 571 5 8쪽
136 과거의 진실 +2 18.03.11 544 4 10쪽
135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2) +2 18.03.09 547 4 8쪽
134 떠나기 전, 마지막 강제휴식 +2 18.03.06 800 4 8쪽
133 정비 +2 18.03.04 595 4 9쪽
132 출진(2) +2 18.03.02 753 5 8쪽
131 출진 +2 18.03.01 701 4 8쪽
130 생각 정리(3) +2 18.02.28 653 4 9쪽
129 생각 정리(2) +2 18.02.25 680 4 8쪽
128 생각정리 +2 18.02.24 632 4 7쪽
127 영웅왕의 힘(2) +2 18.02.23 661 5 8쪽
126 영웅왕의 힘 +2 18.02.22 629 4 8쪽
125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4] +2 18.02.18 712 4 8쪽
124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3] +2 18.02.17 626 4 8쪽
123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2] +2 18.02.17 625 5 11쪽
122 진실의 진실(The Truth of Truth) +2 18.02.14 719 4 10쪽
121 세계의 진실(2) +2 18.02.14 659 4 7쪽
120 세계의 진실 +2 18.02.11 665 5 9쪽
119 영웅왕(英雄王) [2] +2 18.02.10 649 4 9쪽
» 영웅왕(英雄王) +2 18.02.09 71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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