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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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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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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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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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군주회의(3)

DUMMY

“다들 수행원들과의 얘기는 잘 하셨는지요.”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수군거리던 군주들이 잠잠해졌다, 성녀는 그런 그들을 한번 쓱 둘러보더니 손뼉을 치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렇다면, 제안을 했으니. 이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준영을 바라보았다.


준영은 불안한 기세를 눈치 채고, 한 숨 쉬었다.


‘이 여자. 내 의견이 듣고 싶은 거구나. 너무 아는 척한건가.’


이 군주회의에서 성녀의 역할은 중재자이자 진행자.


그녀는 그녀의 제안을 듣고도 무덤덤하게 다른 이들을 지켜보던 준영에게 의문이 생긴 듯하였다.


‘난 저 분께 미리 이 건에 대해 언질 해 드린 적이 없는데. 어떻게 저리 덤덤한 거지? 멍청해 보이진 않았는데.’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미리 언질 해주었는지 잠시 생각해보았지만 역시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두 가지의 가정을 세웠는데.


하나는 그가 멍청하여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던가, 혹은 이미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저분은 다른 군주들과는 접점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흠, 도무지 알 방법이 없네. 판단은 그가 하는 대답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겠지.’


준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준영 또한 그녀의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할까 여러 생각을 하였다.


‘흠, 딱히 돌려 말할 필요 있나? 솔직하게 얘기하면 되겠지.’


여러 생각을 하며 나온 답은 솔직한 대답.


생각을 마친 준영은 그녀의 물음을 기다렸다.


“그렇다면, 먼저 얘기하실 분 있으십니까?”


그녀는 일단 준영에게 묻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역시나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그녀는 예상했다는 듯이 바로 다음 멘트를 던졌다.


“아무도 없다니, 모두 찬성인가요? 준영님? 다른 의견 없으십니까?”

그녀는 능숙하게 회의를 이끌었다.


미리 짜기라도 했다는 듯이 아무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자. 성녀는 준영을 지목하여 물어보았다.


이미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준영은 별 무리 없이 그녀의 물음에 답하였다.


“저희가 영역을 나누면 기존 플레이어들의 사냥터를 빼앗은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감당하지 못하는 사냥터를 저희가 대신 처리해주면 고마워하겠죠.”


그는 숨을 들이 마시고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인간이란 시기의 동물. 별 무리 없이 잘만 성장하는 저희를 보며 시기심을 가지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저희를 두려워하기 시작하겠죠. 욕심이 생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준영의 대답에 몇몇 군주들은 얼굴을 굳혔고, 나머지 군주들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성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경청했다.


“문제점은 더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구역이 정해진다면, 당연히 그 구역에는 침범을 금하겠죠. 그렇다면 당연히 그 구역의 문제는 그 구역을 담당한 군주홀로 처리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렇게 구역을 나눈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다들 그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의 사이가 좋은 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군주들은 ‘군단’이라는 공동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힘을 합쳤지만, 이렇게 구역을 나누게 되면 당연히 여러 불화가 생길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원 같은 것은 받을 수 있잖아. 우리의 목표는 동일하다. 구역이 나눠졌다고 그렇게 반목을 할 필요는 없지 않아? 뭐, 너 같은 아웃사이더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준영의 말에 용사, 베르그가 준영에게 핀잔을 걸어왔다.


그는 준영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그에게 비아냥거렸고, 베르그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몇 명은 낄낄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사다함은 그들에게 살기를 표출했다.


“사다함, 그만해.”

“저 녀석들이 대놓고 널 무시하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어, 내가 처리할 테니깐.”


사다함의 노골적인 살기를 느낀 준영은 곧바로 사다함을 제지시키며, 조심히 기세를 끌어 올렸다.


“두 분 모두. 그만하시죠.”

“...칫.”


둘 사이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낀 성녀는 둘을 제지했고, 베르그는 혀를 차며 자리에 앉았다.


준영은 조금씩 끌어올리던 기세를 누르며, 성녀를 쳐다보았다.


“그렇다면, 군주님. 하시던 말, 계속 하시죠.”


그녀는 다른 군주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을 느끼며, 준영에게 바통을 넘겼다.


“뭐, 저희의 목표는 같고, 지원이야 받을 수 있죠.”


준영은 베르그를 바라보며,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구역안의 다른 플레이어들의 생각 또한 같을 까요? 이미 그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군주에게 사냥감이 빼앗기는데 다른 구역의 플레이어들에게 빼앗기는 것을 과연 그들이 동의 할까요?”

“어차피 그들이 처리하지 못하는 것만 우리가 대신 처리하자는 것이잖아!”

“개인의 이익을 위한 사냥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알아서 하십시오. 아웃사이더인 저는 이 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테니까요.”


유독 아웃사이더에서 힘을 주어 강조하며, 준영은 자리에 앉았다.


또 이렇게 의무를 회피한다는 여러 수군거림이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이어지는 성녀의 중재에 조용해졌다.


“그렇다면, 유물의 군주께서는 이 의견에 반대하신 다는 거죠?”

“입 아프게 몇 번을 말해야 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군주님의 의견을 잘 알겠습니다.”


준영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말하며 원래 하려던 말을 삼켰다.


‘영지 관리하는 것만 해도 바쁜데 영역관리는 개뿔. 개중에 반대하는 녀석들도 수두룩할 거고,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야.’


다른 군주들은 이렇게 영토가 없는 것인가? 아님 영토를 관리하는 맛에 들른 것인가.


준영은 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였지만, 그것에 대한 말을 삼갔다.


준영의 시작으로 여러 군주들은 한참동안 여러 의견을 내었고, 회의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성녀는 손뼉을 치며 주의를 집중시키고, 회의의 종료를 선언했다.


“여러분들의 의견,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안건에 동의하시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이만 가보셔도 좋습니다. 이로써 제 2차 군주회의를 종료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시스템 창은 회의가 종료되었음을 알렸고, 준영은 영지로 귀환할 채비를 하였다.


준영은 뒤에 서있던 천과 사다함을 슬쩍 쳐다보더니 한 숨을 쉬었다.


‘천은 조금 기분 나빠하는 것 같지만, 사다함은 정말 빡돌았구나.’



천의 표정은 조금 굳어 있었고, 사다함은 그것을 표출하지 않으려 하였지만 그가 분노해 있음은 누구나 알법 했다.


“둘 다 그렇게 있지 말고, 빨리 돌아가서 수련이나 하자고.”


준영은 사다함과 천을 툭툭 치며, 웃었다.


하지만 둘은 그를 쳐다보고 있지 않았다.


준영에게 비아냥거리며 그를 무시한 용사, 베르그를 쳐다보고 있었을 뿐.


“하, 이렇게 놔두면 일하나 거하게 터지겠군.”


그들의 노골적인 시선을 바라보며, 준영은 빠르게 귀환을 준비했다.


“영지로 돌아가겠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를 마치며, 그가 스킬을 영창 했다.


그러자 초록빛의 포탈이 생기며, 준영은 둘을 그곳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자신 또한 들어가려고 하였을 때, 준영은 무심코 성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에게 입모양으로 어떤 말을 전하였고, 준영은 그녀의 말을 전해들은 후, 포탈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귀환 장소인 의회에서 자신의 방까지 돌아가는 그 길에 그녀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개인적으로 한번 보자라...’

“이 여자가 무슨 꿍꿍이야. 그래도 뭐, 한번쯤은 그 꿍꿍이에 넘어가 줄까? 그런데 어디서 만나자는 거야 도대체.”


그녀의 아리송한 대답에 준영은 피식 웃으며 침소로 돌아갔고,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2차 군주회의로부터 정확히 1주일 후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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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돌아갈 시간 +2 17.12.21 856 9 6쪽
86 중요한 이야기(4) +2 17.12.20 801 7 8쪽
85 군주의 짐 +2 17.12.15 857 9 7쪽
84 중요한 이야기(3) +2 17.12.14 830 9 6쪽
83 중요한 이야기(2) +2 17.12.13 949 9 8쪽
82 중요한 이야기 +2 17.12.10 995 11 8쪽
81 트라우마(5) +2 17.12.09 880 8 8쪽
80 트라우마(4) +2 17.12.07 1,011 9 7쪽
79 트라우마(3) +3 17.12.06 990 9 6쪽
78 트라우마(2) +2 17.12.03 1,007 10 7쪽
77 트라우마 +2 17.12.02 995 8 9쪽
76 붕괴 진행중(2) +2 17.12.01 909 12 5쪽
75 붕괴 진행중 +2 17.11.30 991 8 8쪽
74 무기력 +2 17.11.29 970 9 7쪽
73 새로운 파편(2) +2 17.11.26 1,123 8 9쪽
72 새로운 파편 +2 17.11.25 991 7 7쪽
71 박쥐사냥(3) +2 17.11.24 1,142 9 7쪽
70 박쥐사냥(2) +2 17.11.23 1,022 10 6쪽
69 박쥐사냥 +2 17.11.22 1,017 8 8쪽
68 있어서는 안될 물건 +2 17.11.19 1,120 11 8쪽
67 최후의 프로토콜(3) +2 17.11.17 1,151 10 6쪽
66 최후의 프로토콜(2) +2 17.11.16 1,047 12 8쪽
65 최후의 프로토콜 +2 17.11.15 1,041 10 7쪽
64 추궁(2) +2 17.11.14 1,079 11 9쪽
63 추궁 +2 17.11.01 1,210 11 8쪽
62 반갑지 않은 이와의 만남(2) +2 17.10.29 1,081 12 8쪽
61 반갑지 않은 이와의 만남 +2 17.10.28 1,108 10 8쪽
60 성녀와의 개인적인 만남 +2 17.10.27 1,094 11 9쪽
» 제 2차 군주회의(3) +2 17.10.22 1,228 9 8쪽
58 제 2차 군주회의(2) +2 17.10.21 1,071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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