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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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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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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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이야기

DUMMY

“중요한 얘기라... 그 중요한 얘기에 제 머릿속에서 잊혔던 과거의 기억에 관한 것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역시 그 기억들을 되찾았구나. 쩝, 네가 원한다면야 그때의 일도 얘기해 주도록 하지.”


비형랑의 대답에 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원하는 대답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중요한 얘기가 도대체 뭡니까? 굳이 달빛의 마녀님까지 오셔서 중요를 강조하니 그 내용이 몹시 궁금하네요.”


비형랑에게 확답을 받은 준영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비형랑이 있던 소파에 앉아 자세를 잡았다.


무척이나 긴 얘기가 될 것임을 예감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몸은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

“긴 얘기가 될 것 같으니까요. 편한 자세로 들어야 더 집중해서 듣지 않겠습니까?”

“뭐, 틀린 말은 아니네.”


비형랑은 앉아서 할 수 있는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준영을 보고는 웃음기를 머금은 채로 농을 던졌고, 준영 또한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둘 사이에 별 쓸데없는 얘기가 오가던 그때 비는 차를 내오겠다며 자리를 떠나려 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비형랑이 그를 붙잡았다.


“아, 차는 필요 없으니 너도 자리에 앉아서 듣도록 해.”


그렇게 큰 소리로 외치고는 남몰래 비의 귓가에 속삭였다.


“지금 당장은 널 어찌하지 않을 테니깐 걱정 하지마. 모든 선택은 이제부터 저 녀석의 몫이거든. 난 그저 역사의 뒤편에 살아있는 망령일 뿐이고.”

그런 비형랑의 속삭임에 비는 힐끗, 준영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차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


자리에서 이탈하려고 했던 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준영의 옆 자리에 앉았고, 그 둘의 모습을 보던 비형랑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얘기를 시작해 볼까? 긴 얘기가 될 테니깐... 집중해서 듣기를 바라지.”


잠시간의 농담 따먹기로 인해 풀어졌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어갔다.


“나와 마리사가 널 찾아온 이유는 비슷해. 단지 난 안 좋은 소식과 좋은 소식이 하나씩 있다면 그녀가 가져온 소식은 온통 안 좋은 소식뿐이라는 거지.”


비형랑은 그러한 얘기를 이어가며 유물의 방주를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특이한 모양의 체스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체스판?”

“말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여럿 있어서 말이야. 그럼, 우선 내가 안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 전에 네가 알아둬야 할 사실부터 알려줄게.”


비형랑은 빠르게 체스판을 세팅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체스는 절대 아니었다.


체스 말들은 색만 두 종류로 나뉘어져 제 각각의 모습은 같았고, 수 또한 맞지 않았다.


준영은 이에 의문을 품었지만 곧 그 의문은 깔끔히 해결되었다.


“자, 하얀색 말들이 우리 군주들이고, 검은색 말들이 군단의 7 악마와 그 대장이야.”


그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체스 말들이 뒤틀렸다.


제일 먼저 변한 것들은 12개의 하얀색 말들이었는데 이 말들은 각각 제12군주들을 상징하는 말들이 되었다.


그에 반해 8개 밖에 없던 검은색의 말들은 각각 분노, 오만, 나태, 탐욕, 폭식, 색욕, 시기를 상징하는 7개의 말과 기괴한 왕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말이 되었다.


“자, 이야기의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대전쟁이 막바지로 다가갔을 때로 돌아가.”


비형랑은 잠시 그때의 기억을 되새겼다.


창칼이 오가다 못해 온갖 마법과 기적들이 난무하던 전쟁터가 그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때, 우리들의 상황은 썩 좋지 않았어. 군단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거든.”


비형랑은 조금은 특이한 체스 말들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성의 말과 용사가 오만의 말과 대립했고, 성녀의 말은 색욕의 말과 대립했다.


유물의 말이 분노의 말을 무너뜨렸고, 나태의 말에게 사신이 무너졌다.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전투가 발생했어. 이에 인간들은 여러 번 패전을 반복했지. 군주들 중 한명이 죽음을 맞이할 정도였으니까.”


얘기를 하는 비형랑의 표정이 암담해졌다.


특히 군주, 사신의 죽음을 이야기 할 때에는 그 얼굴이 참담하기까지 하였다.


“뭐가 됐든 우리는 결국 벼랑 끝에 몰렸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지.”


비형랑은 다시금 군주들의 말을 옮겼다.


각기 따로 행동했던 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병력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나뉘어졌던 군주들은 한곳으로 모여 전력을 집중시켰지.”


무너졌던 사신을 제외한 군주들의 말들이 하나둘씩 성녀의 말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모든 군주의 말들이 한곳으로 모이자 비형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무리를 하면서 까지 7 악마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갔지. 녀석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녀석들의 대장을 잡기에는 너무 위험했으니깐 말이야.”


한곳으로 모인 군주의 말이 움직이며 차례대로 일곱 악마의 말들을 처리해 나갔다.


처음 무너졌던 분노의 말을 제외한 악마들의 말들이 하나씩 무너졌고


그렇게 모든 일곱 악마가 군주들의 공격에 무너지자 기괴한 왕관이 움직였다.


“녀석은 자신의 부하가 모조리 당하고 난 뒤에야 그 모습을 드러내더라고? 우리에겐 희소식이었던 거지.”


체스판 위에서 왕관을 제외한 모든 악마들은 넘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11명의 군주들은 그 왕관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는 계속된 승리로 한층 자신감이 올라 있었지. 우리들의 힘이라면 군단의 수장 또한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비형랑이 깊은 한 숨을 내뱉었다.


그때의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에 대한 후회가 그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너무나도 안일했어. 완벽한 준비를 채 하기도 전에 우리들의 힘이라면 가능할 것이라 확신하며 무리하게 출정했지.”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애초에 네가 지휘권자도 아니었잖아?”

비형랑의 우울해 보이는 모습에 보다 못한 마리사가 나서서 그의 잘못이 아니라며 얘기하였지만 비형랑은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에 있던 전투는 결국 내 지시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되었어. 그러니... 내 실책이 맞아.”


잠시 동안 침묵이 그들을 찾아왔다.


비형랑은 깊은 한숨을 쉬며 그때의 일을 상기했고, 그럴 때마다 그의 표정은 점점 암울해져갔다.


“어찌됐든 우린 그렇게 전투를 감행했고 11명의 군주는 7명의 군주가 되어 돌아왔지. 대부분의 병력들도 잃었고. 웃긴 건 뭔 줄 알아? 우린 녀석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도망친 것뿐이야. 절대... 승리한 게 아니라고.”


비형랑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다시 한숨을 크게 쉬고는 입을 열었다.


“미안,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군. 어쨌든 상처 입은 녀석을 뒤로한 채 도망쳤던 우리는 녀석이 지구로 침범하기 전에 모든 군주들의 힘을 쏟아 부어서 결계를 만들었지.”


비형랑은 그렇게 말하며 준영에게 잘 정련된 돌 하나를 던져주었다.


“이게 뭐죠?”


그것을 받은 준영은 곧장 그것의 정체를 물었고, 비형랑은 그에 친히 답해주었다.


“그게 바로 결계를 이루던 중추석이자 7악마들을 봉인시켜놓았던 봉인석이야.”

“...네?”“군단의 수장과는 다르게 7악마 녀석들은 처리하는데 성공했으니깐. 녀석들에게서 흘러나오는 힘을 가지고 결계를 유지하려고 했던 거지.”


역시나 이어지는 말에도 준영의 표정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역시나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네. 뭐 굳이 이해할 필요 없어. 이제부터가 본론이니깐 이것들만 알아들으면 되거든.”


비형랑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준영을 안심시키고는 손가락 두 개를 폈다.


그리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럼, 배경지식도 다 설명했겠다.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 중 뭘 먼저 들을래?”

“그럼... 안 좋은 소식을 먼저 듣도록 하겠습니다.”


비형랑은 준영의 말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행동에 이어서 나온 얘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일주일 후면 녀석들의 본대가 지구에 침범할 거야.”

방 안에는 묘한 침묵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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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중요한 이야기(4) +2 17.12.20 801 7 8쪽
85 군주의 짐 +2 17.12.15 857 9 7쪽
84 중요한 이야기(3) +2 17.12.14 830 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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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이야기 +2 17.12.10 995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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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트라우마(4) +2 17.12.07 1,011 9 7쪽
79 트라우마(3) +3 17.12.06 990 9 6쪽
78 트라우마(2) +2 17.12.03 1,007 10 7쪽
77 트라우마 +2 17.12.02 995 8 9쪽
76 붕괴 진행중(2) +2 17.12.01 909 12 5쪽
75 붕괴 진행중 +2 17.11.30 991 8 8쪽
74 무기력 +2 17.11.29 970 9 7쪽
73 새로운 파편(2) +2 17.11.26 1,124 8 9쪽
72 새로운 파편 +2 17.11.25 991 7 7쪽
71 박쥐사냥(3) +2 17.11.24 1,142 9 7쪽
70 박쥐사냥(2) +2 17.11.23 1,022 10 6쪽
69 박쥐사냥 +2 17.11.22 1,017 8 8쪽
68 있어서는 안될 물건 +2 17.11.19 1,120 11 8쪽
67 최후의 프로토콜(3) +2 17.11.17 1,151 10 6쪽
66 최후의 프로토콜(2) +2 17.11.16 1,047 12 8쪽
65 최후의 프로토콜 +2 17.11.15 1,041 10 7쪽
64 추궁(2) +2 17.11.14 1,079 11 9쪽
63 추궁 +2 17.11.01 1,210 11 8쪽
62 반갑지 않은 이와의 만남(2) +2 17.10.29 1,081 12 8쪽
61 반갑지 않은 이와의 만남 +2 17.10.28 1,108 10 8쪽
60 성녀와의 개인적인 만남 +2 17.10.27 1,094 11 9쪽
59 제 2차 군주회의(3) +2 17.10.22 1,228 9 8쪽
58 제 2차 군주회의(2) +2 17.10.21 1,071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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