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J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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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넷
작품등록일 :
2014.07.03 14:27
최근연재일 :
2014.08.09 16: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5,308
추천수 :
136
글자수 :
134,494

작성
14.07.21 20:02
조회
179
추천
2
글자
7쪽

【인연】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DUMMY

“끼야아아아아아악.”


소녀는 세상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무서워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억울해서인 이유가 더 컸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소녀는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난간이 무너지고 자신이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줄곧 들던 생각.

왜?

왜였다.

왜? 난 분명히 구해졌는데? 구하러 왔는데 왜?!


“난 살았다고! 분명히 살아났었단 말이야!!!”


너무 억울한 마음에 빽 소리를 내지르는 소녀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말에 답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어이. 땅콩. 맞아. 너 살았어. 그런데 어쩌면 생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말을 그렇게 막 해도 되나? 정말 무지 억울했나보네.”


차마 현실을 마주보지 못하고 눈을 꼭 감고 있던 소녀는 뜻밖의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그러자 보이는 건 하늘이요, 아직 허공에 떠 있는 자신.


“꺄아아. 웁.웁웁.”

“시끄러운데 그만 좀 하지? 어이, 땅콩아가씨. 아가씨, 살았다고요. 두 유 언더스탠드? 너. 살! 았! 다! 고!!!”


소녀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좀 전엔 보이지 않았던 누군가의 얼굴이 그녀의 두 눈에 비쳤다. 게다가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이 손과 등, 다리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환청인 줄 알았던 소리가 환청이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 나를 안고 있어.’


그랬다. 좀 전엔 경황이 없어 몰랐지만 자신은 지금 누군가에게 안겨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행스런 이 느낌은.


‘지금 난 떨어지고 있지 않아.’


확신할 수 있었다. 자유낙하 할 때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공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자신이, 정확히는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이게 말이 돼?’


그녀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자신의 시야가 닿는 곳들을 둘러봤다. 하늘과 건물의 유리창과 아래로 보이는 익숙한 풍경들, 그리고 저 멀리 있는……

……

……

땅…….

……

……

믿을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 허공에 떠 있는 상태였다. 정확히는 그녀를 안고 있는 이가 떠 있는 것이었지만.


‘대체, 뭐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죽었다 생각했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고 눈을 떠보니 살아있었다. 에어쿠션 덕도 아니었고, 옥상에서 누가 잡아준 것도 아니었다. 자신을 안고 있는 이 사람이 ‘짠’하고 나타나 떨어지고 있는 자신을 중간에 구해준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얘기였지만 그래야 아귀가 맞았다.

현재 이 상황까지도.

이 사람은 정체가 뭐란 말인가? 아니, 사람이 맞긴 한 건가? 어떻게 사람이 공중에 땅 밟고 있듯이 서 있을 수가 있지?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리만 더 혼란스러워질 뿐이었다.

그때 소녀의 귓가로 장난기 다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땅콩. 표정이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 ‘나 지금 엄청 놀랐어요.’ 얼굴에 다 쓰여 있어. 나중에 커서도 그러면 누가 잡아간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유체이탈 한 영혼마냥 밖으로 떠돌던 정신이 제자리를 찾았다. 꼬리에 꼬리를 물던 퀘스천 마크도 거짓말처럼 딱 끊겼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살았다는 확신과 안도감, 기쁨……

……

……

……

그리고 어이없음.


‘뭐? 땅콩?!’


내가 땅콩이란 말이야?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라도 초면인데다가 자신은 여자였다. 그런데 다짜고짜 땅콩이라니.


‘게다가 뭐? 커서도 그러면 누가 누굴 잡아?’


비록 성인은 아니었지만 땅콩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나이가 어리지도, 또래에 비해 몸이 작은 것도 아니었다. 목소리로 미루어보아 자신을 안고 있는 이 또한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것이 분명했는데 그럼에도 자신에게 땅콩 어쩌고 한 거 보면.


‘그럼 지금 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야?!’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다.


‘치. 키는 자기도 작으면서. 사돈 남 말하기는.’


실제로 망토의 인물의 키는 그리 크지 않았다. 딱 보기에도 채 백칠십 센티미터가 안 되어 보였으니 오히려 성인 남자치고는 매우 작은 편에 속했다.

어쨌거나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이십년 가까이 살며 허리를 굽혀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 지금껏 자신은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었고, 목표였지 이렇듯 꼬맹이 취급이나 당하는 민폐덩어리가 아니었다.


‘민폐덩어리.’


남의 도움 없인 아무것도 못하는 힘없는 루저.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몹시 우울해졌다.

그녀가 스스로 만든 자괴감이라는 늪에 깊이 빠져들어 가려는 찰나였다. 힘을 잃고 늘어진 그녀의 정신을 억지로 일깨우는 소리가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소리는 그녀가 자괴감에 빠지는데 단초를 제공한 바로 그 말이었다.


“어이. 땅콩.”


시시각각 변하는 그녀의 표정이 재미있어 가만히 바라만 보던 망토의 인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 갑자기 우울모드로 변하는 그녀를 보고 안 되겠다 싶어 먼저 말을 건 것이다.


“네…. 네?!”


그녀가 깜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자 보이는 건 웃고 있는 조커의 얼굴이요, 그 가운데 요요(姚姚)롭게 빛나고 있는 흑색의 신비한 보석, 그리고.

눈!!!

형형한 안광을 발하며 흔들림 없이 그녀를 향하고 있는 두 개의 불꽃. 바로 그의 눈동자였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단순히 놀라는 것을 넘어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뱀 앞에 개구리가 이럴까? 호랑이 앞에 토끼가 이럴까? 마치 대항할 수 없는 천적을 만난 것처럼 몸이 굳어져버렸다.


‘무슨 놈의 사람 눈동자가….’


그의 눈동자에 담겨 있는 감정은 분명 장난기였다. 또한 유쾌함과 가벼움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단지 겉으로 드러난 감정들이 아니라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진짜 그의 모습. 그녀가 본 것은 바로 감추어진 그 무언가였다.

어린아이처럼 장난기를 가득 품고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였지만 그 너머에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광기와 살기, 외로움과 무심함 등등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짐작조차 못할 고된 삶을 살아온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아마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소녀가 그를 달리보기 시작한 것이. 단지 자신을 구해준 고마운 사람이 아니라 뜨겁게 달궈진 쇳덩이로 남아 평생 기억하게 될 누군가로써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 넣은 것이.

소녀의 눈빛이 시간을 거슬러 현실로 돌아왔다.




『선작,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사람이 살면서 한 번쯤은 평생 잊지 못할 만남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흔히 인연 혹은 운명이라 부르죠.

 저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친구지만 말이죠.  혹여 앞으로 잘될수도 있다느니 뭐 그런 오해는 하지 마십쇼. 남자니까요. 그렇지만 정말 좋은 녀석입니다. 제 인생에 다시 없을 멋진 인연이죠. 그럼에도 여자였다면 더 좋았겠지...큼큼 아무튼 여러분들께도 좋은 인연 많이 생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인연은 만들기보다 지켜나가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내게 없으면 안 될 소중한 사람들이지만 그동안 너무 편해서, 너무 익숙해서, 늘 그자리에 있어서 소홀했던 누군가가 있다면 그 누군가에게 연락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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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격변! 악몽의 날에 일어난 일들】 +2 14.07.08 679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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