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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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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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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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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6. 5막 4장 - 즐거운 야영 (2) | Isaac

DUMMY

탑이 땅으로 사라지기 시작한다. 검은 탑에 가려졌던 달의 모습이 드러난다. 멋들어지게 하얀 달. 아름답다.

"야영입니다! 야영!"

하얀 달에 어울리는 하얀 갑옷을 입은 에스나. 신이 나는지 양팔을 하늘로 뻗고 휘젓는다. 저게 뭐하는 거야.

해골 말 세 마리와 에스나의 말도 쉬지를 못하고 끌려 나왔다. 말들이 불쌍해. 에스나 때문에 잠도 못 자고. 해골 말은 수면 따위 필요 없지만.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덩달아 신이 난 글린다가 에스나에게 질문한다. 맥은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밤이 깊었으니 피곤할 만도 하지. 저 두 사람은 그런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선 불부터 피웁시다."

그렇지. 처음에는 불이지. 나도 야영은 잘 모르지만, 역시 야영하면 모닥불이지. 그런데 어떻게 피울 거야?

"장작은 어디 있나요?"

글린다의 질문에 에스나의 몸이 굳어버린다. 뭐야. 준비도 안 했어? 인테아에서 오는 동안은 어떻게 했데.

에스나는 몸을 돌려 글린다를 바라본다. 행동 하나하나에 당황이 드러난다.

"그게···. 여기로 올 때는 다른 사람과 동행했습니다. 그분이 모든 준비를 다 해두셔서······."

아. 그 백룡 기사를 말하는 건가. 이름이 이스길이랬지. 그 사람 내가 죽였는데. 말은 하지 말자. 때로는 모르는 게 더 좋은 법도 있다.

글린다는 한숨을 쉰다. 나름 기대한 야영일 텐데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니. 조금 불쌍해 보인다.

"다행이네요."

내 옆에 선 맥이 피곤한 눈동자로 중얼거린다. 얼마나 야영을 하기 싫었으면. 다행히 글린다와 에스나에게는 들리지 않았나 보다.

"그럼 야영은 못 하는 겁니까?"

에스나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글린다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쉰다.

"그럼 어떡해요. 모닥불도 못 피우는데. 도대체 어떻게 여행을 하셨던 거에요?"

"갑옷을 입고 있으면 더위와 추위도 안 느껴져서···."

에스나는 투구를 쓴 상태로 머리를 긁적인다. 글린다는 또 한숨을 쉰다.

"에스나 씨는 괜찮을지 몰라도 저와 맥은 얼어서 죽어요."

"그럼 역시 탑으로 돌아가는 겁니까?"

갑자기 에스나의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옆에 있는 맥이 중얼거린다.

"서···. 설마."

에스나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 앞의 글린다가 당황한 듯 손을 사방으로 휘젓는다.

"그래요. 저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 바보입니다. 그래서 꿈에 그리던 야영도 못 합니다."

어차피 인테아에서 올 때 야영하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 지적은 하지 말자.

하얀 투구 안쪽에서 흑흑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또 울고 있다. 울보 에스나다.

"마법사님. 어떡하죠?"

글린다는 한껏 당황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눈빛으로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럼 또 도와줘야지.

에스나에게 다가간다. 전형적인 좌절 자세를 한 에스나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또 탑에서 자는 겁니까. 동료들과 야영 되게 기대했는데. 이스길과 다닐 때는 야영 같은 의미 없는 일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제대로 된 야영을 해보고 싶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겁다. 마치 주변에 검은 장막이 처져 있는 것 같다. 다가가기 힘들 정도.

글린다가 옆구리를 찌른다. 얼른 다가가서 해결하라는 거다. 침을 한 번 삼키고 에스나에게 다가간다.

"저기. 에스나?"

에스나가 고개를 들어 올린다. 투구를 쓰고 있는데도 어두운 표정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

"아이작. 야영을 못 한답니다. 제 꿈을 이루지 못한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야영이 꿈이라니. 너무 작은 거 아닌가. 꿈도 없이 살았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거 같지만.

작게 한숨을 내쉬고 에스나를 바라본다. 하얀 투구 너머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를 바라보는 에스나의 앞에 수그려서 앉는다.

"내가 도와줄까?"

훌쩍이는 소리가 그친다. 에스나의 시선이 느껴진다.

"야영을 도와주시는 겁니까?"

"그래."

고개를 끄덕인다.

"마법은 사용 안 하는 겁니까?"

"상황이 상황이라 조금은 필요하겠지만. 괜찮지?"

"괜찮습니다."

다행이다. 안 된다고 하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에스나는 꿇고 있던 무릎을 바닥에서 땐다. 똑바로 서서 나를 바라본다.

"그런 야영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울음은 완전히 멈추었나 보다. 질문하는 목소리에 진지함이 잔뜩 뿌려져 있다.

"할 수 있어."

"만세!"

에스나는 양팔을 들어 올리고 소리친다. 여기에 우리밖에 없어서 다행이다.

"드디어 야영입니다! 야영이라고요!"

"응. 그러네."

너무 신이 난 거 아닌가.

"자! 그럼 얼른 모닥불을 피웁시다!"

"그래. 그래야지. 가져오기. 장작더미."

양손 가득 잘 말려진 장작이 나타난다. 에스나가 오오 하는 소리를 낸다. 한숨을 쉬며 장작을 땅에 내려놓는다.

"불은 알아서 피워."

"알겠습니다."

에스나는 주먹으로 가슴을 한 번 친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살짝 뒤로 물러나 에스나가 원하는 것을 하게 내버려 둔다. 에스나는 말에 있던 짐에서 뭔가를 꺼내온다. 쇳조각과 돌 하나. 부시와 부싯돌이다. 발화 마법을 배우기 전에는 나도 많이 신세를 졌던 물건이다.

"흐흐흥."

으엑. 에스나가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저게 뭐하는 거야. 옆에 선 글린다와 맥도 나와 비슷한 표정이다.

장작더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에스나는 부싯돌과 부시를 부딪친다. 작은 불똥이 튀어 오른다. 그런데 저렇게 하는 거 맞아?

"부싯깃이 없는데···."

불을 피우는 것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지 맥이 중얼거린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에스나는 열심히 부싯돌을 부딪친다. 불꽃은 계속 일어나지만 불은 붙지 않는다.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에스나는 한참이나 불을 붙이려 해본다. 20분 정도가 지났을까, 부싯돌과 부시를 내려놓은 에스나가 나를 바라본다.

"불이 붙지 않습니다."

에스나의 당황한 목소리. 글린다와 맥과 내가 동시에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쉰다.

"부싯깃이 없으니 당연히 안 붙죠."

맥이 에스나에게 다가가며 말을 건다. 에스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맥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맥은 다시 한숨을 쉰다.

"여태까지는 어떻게 붙이셨어요?"

"이스길은 그냥 부싯돌로만 불을 붙였습니다."

에스나의 대답에 맥은 한숨을 쉰다. 그리고 나를 바라본다.

"조금 도와주세요."

그럼 도와줘야지 뭐. 맥에게 다가가 질문한다.

"뭐가 필요한데?"

"쉽게 타오를 만한 뭔가 있을까요?"

"종이 같은 거?"

"그 비싼 걸 어떻게 부싯깃으로 쓰죠?"

그러고 보니 여기는 종이가 대중화된 시대가 아니었구나. 종이가 아니어도 쓸만한 건 있지.

물품창에서 발화석을 가져온다. 손안에 작고 빨간 돌멩이가 나타난다. 맥이 원했던 쉽게 타오르는 물품. 마법적인 도구이긴 하지만, 불쏘시개로 쓰는 정도면 상관없겠지.

맥은 내 손의 발화석을 가져가며 놀라운 표정을 짓는다. 손에 들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처음 보는 물건에 대한 호기심.

"이거 잘 타는 거 맞나요?"

고개를 끄덕인다. 맥은 발화석을 에스나에게 건네준다.

"부싯돌에서 튀기는 불꽃을 여기 옮겨붙인다는 생각으로 해보세요."

"알겠습니다."

에스나는 맥의 도움으로 다시 부싯돌을 부딪친다. 이번에는 몇 번 하지 않아서 불이 옮겨붙었다.

"오오! 불이 붙었습니다!"

불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저랬을까. 에스나는 나와 글린다를 바라보며 소리친다.

"결국, 불은 붙였네요. 못 붙일 줄 알았는데."

내 옆을 지나가며 글린다가 중얼거린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 피식 웃으며 에스나가 손을 흔들고 있는 모닥불 주변으로 다가간다.

우리 네 사람은 모두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았다. 타들어 가는 모닥불이 내뿜어대는 열기를 만끽한다. 밤의 찬 바람이 등을 훑고 지나간다.

하늘에는 별이 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는 총총히 별이 박혀 있다. 에스나가 야영을 하고 싶어 한 이유를 알겠다. 이런 광경이라면 가끔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역시 야영은 좋은 겁니다."

에스나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한다. 글린다는 그 의견에 동의를 표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맥은 동의 못 하는 것 같지만.

확실히 나쁘지는 않은 경험이다. 별을 바라보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잠드는 일. 병원에 있었을 때 꿈꿨던 일 중 하나지. 이유진이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

모닥불은 밝게 타오른다.

"그런데 에스나 씨."

타오르는 불꽃의 소리를 글린다의 목소리가 뒤덮는다. 에스나는 투구를 쓴 채로 글린다를 바라본다.

"왜 그렇게 야영에 집착하시는 거에요?"

거침없는 질문이다. 궁금했던 질문이기도 하고. 하늘을 바라보던 시선을 내려 에스나를 본다.

에스나는 잠시 침묵을 선택한다. 불쏘시개로 모닥불을 뒤적거린다. 말하기 힘든 내용인가.

바람 소리와 모닥불의 타닥거리는 소리가 공간을 메운다. 그리고 에스나가 입을 연다.

"백룡 기사는 태어난 지 1년이 되지 않은 아이들을 기사로 키워냅니다."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전한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고아들을 데리고 와 키우는 것이지요."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 지는 게 느껴진다. 찬 바람이 우리 사이를 지나간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초의 기억은 인테아의 백룡 기사 본부입니다. 거기서 살았고, 성장했고, 백룡 기사로 자라왔습니다."

에스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인테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온통 눈과 얼음뿐이죠. 겨울에는 가슴 넘게 까지 쌓이는 눈. 여름에는 반쯤 녹아내린 눈."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네. 아이가 자라기에는 더욱더.

"온종일 훈련을 하고 훈련을 하고 훈련을 하는 것이 일과의 전부였습니다.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다른 것은 책뿐."

맥도 글린다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에스나가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

"책을 보면 기사가 동료들과 함께 야영하는 장면이 꼭 나오더군요. 그걸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에스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야기는 끝이 난 건가.

"저랑 비슷하네요. 저도 로망 소설 많이 읽었죠."

"오. 그렇습니까? 그럼 밀라하 크리스트의 렌델의 기사는 읽어보셨습니까?"

"읽어봤어요. 비극적인 결말이 흠이지만, 재밌는 작품이었죠."

"저는 비극적 결말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갑자기 나는 모르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맥도 모르는 표정이다. 글린다와 에스나는 신이 나서 읽었던 책들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저 이야기에 끼어들기는 힘들 거 같다. 타오르는 불과 별들의 노래나 듣고 있자.

"에. 몇 살?"

시끄럽게 떠들던 소리가 일순간에 멈춘다. 살짝 놀라서 에스나와 맥을 바라본다.

"올봄에 생일이 지나서 열여섯입니다."

몇 살?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맥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글린다는 입과 눈을 둘 다 벌리고 있다. 나도 넘어질 뻔한 걸 겨우 버텼다.

"그렇게 이상합니까?"

"제가 몇 살이게요?"

"여름에 생일이 지나서 열여덟이지 않습니까."

글린다는 열여덟. 맥도 그 또래일 거고. 그럼 우리 일행에서 가장 어린 사람이 에스나?

아니. 뭐. 야영하자고 울던 모습을 보면 어려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믿기는 힘들다.

"도대체 저를 몇 살이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최소한 스물둘이요."

"전 스물셋 정도."

"난 스물다섯."

나랑 비슷한 또래인 줄 알았지.

"다들 정말 너무하십니다. 제가 존댓말을 사용한 걸 보면 모르십니까?"

우리 나이가 많아서 존대했던 거구나. 그냥 원래 성격이 그런 줄 알았지. 글린다와 맥은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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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4.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4) | Isaac +3 19.07.29 1,540 13 11쪽
103 103.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3) | Glinda +4 19.07.27 1,535 17 12쪽
102 102.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2) | Isaac +2 19.07.26 1,555 14 11쪽
101 101.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1) | Isaac 19.07.25 1,555 13 12쪽
100 100.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4) | Isaac +4 19.07.24 1,585 14 11쪽
99 099.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3) | Glinda +2 19.07.23 1,603 13 11쪽
98 098.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2) | Isaac +2 19.07.22 1,580 18 12쪽
97 097.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1) | Isaac +2 19.07.20 1,610 16 12쪽
96 096. 6막 2장 - 은빛으로 아롱이는 달 (3) | Glinda +2 19.07.19 1,586 17 11쪽
95 095. 6막 2장 - 은빛으로 아롱이는 달 (2) | Isaac +2 19.07.18 1,609 17 11쪽
94 094. 6막 2장 - 은빛으로 아롱이는 달 (1) | Isaac +6 19.07.17 1,635 20 11쪽
93 093. 6막 1장 - 뜻 밖의 동행 (4) | Isaac +5 19.07.16 1,614 21 11쪽
92 092. 6막 1장 - 뜻 밖의 동행 (3) | Isaac 19.07.15 1,611 23 11쪽
91 091. 6막 1장 - 뜻 밖의 동행 (2) | Isaac +6 19.07.13 1,620 19 11쪽
90 090. 6막 1장 - 뜻밖의 동행 (1) | Glinda +2 19.07.12 1,651 20 11쪽
89 089. 6막 서장 - 이페리아 왕국 | Isaac +3 19.07.11 1,673 18 11쪽
88 088. 5막 종장 - 국경선을 넘어서 | Isaac +8 19.07.10 1,663 20 12쪽
87 087. 5막 4장 - 즐거운 야영 (3) | Isaac +2 19.07.09 1,648 20 12쪽
» 086. 5막 4장 - 즐거운 야영 (2) | Isaac +6 19.07.08 1,659 18 12쪽
85 085. 5막 4장 - 즐거운 야영 (1) | Isaac +3 19.07.06 1,682 22 12쪽
84 084.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4) | Isaac +4 19.07.05 1,680 20 12쪽
83 083.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3) | Isaac +4 19.07.04 1,897 22 11쪽
82 082.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2) | Isaac +2 19.07.03 1,665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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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077. 5막 2장 - 악마의 탑 (2) | Isaac 19.06.27 1,745 25 11쪽
76 076. 5막 2장 - 악마의 탑 (1) | Glinda +4 19.06.26 1,783 25 11쪽
75 075. 5막 1장 - Reborn (3) | Isaac +8 19.06.25 1,793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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