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메이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9,713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07.04 10:30
조회
1,896
추천
22
글자
11쪽

083.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3) | Isaac

DUMMY

"소환. 해골 말."

땅이 갈라지고 뼈로 된 발이 나타난다. 뒤이어 종아리와 허벅지부터 시작해 전신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렇게 나타난 해골 말이 세 마리. 세 마리의 해골 말은 뻥 뚫린 눈구멍으로 나를 바라본다.

"으엑."

글린다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 맥은 뒤로 넘어가다가 간신히 균형을 잡는다. 용케도 기절은 면했다. 조금 성장한 건가.

"이게 해골 말입니까?"

에스나는 해골 말에 관심을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해골 말은 기분이 좋은지 푸르르하고 소리를 낸다.

"신기하군요.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습니다."

"살아있어."

"네?"

설명하기 어려운데. 잠깐 말을 정리하자.

"음. 이 말들은 말이 해골이 된 게 아니야. 원래 이렇게 태어나는 거지."

설정은 그렇다.

"소환 마법을 통해 다른 차원에 사는 이 생물을 불러오는 거야."

설정이 그렇다는 말이다. UMO가 아닌 로테리아에서는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다.

"역시 마법은 신기하군요."

"약간 무섭기도 하고요."

두 사람 다 맞는 말이다. 모르는 것은 신기하고도 두려운 법이지.

"이거 막 물거나 하지는 않겠죠?"

목소리가 떨리는 맥이 조금 해골 말에게 다가온다.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까이 있는 해골 말에게 다가간다. 머리를 잠깐 쓰다듬어주고, 턱을 잡고 벌린다. 해골 말의 이빨이 보인다. 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이빨.

"보다시피 해골 말은 육식 동물이야."

맥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다.

"잘못하다가는 콱 물려버릴걸?"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맥에게 검을 준다. 맥은 그대로 눈을 뒤집고 뒤로 넘어간다. 기절해버렸네.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글린다가 나에게 소리친다.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는다. 이럴 줄 몰랐는데.

한숨을 쉰 글린다가 쓰러진 맥에게 다가간다. 그 옆에 주저앉아서 뺨을 때린다.

"맥. 정신 차려. 여기 놓고 간다?"

"흐헉!"

한 번에 일어났어. 놀라운 글린다의 능력. 맥은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방금 해골 말이 날 잡아먹는 꿈을 꿨어."

"아. 네. 그러세요? 얼른 일어나. 움직여야 해."

"으으으."

글린다는 맥의 손을 붙잡아 일으켜 세운다. 맥은 비틀거리면서 해골 말 옆으로 다가온다.

"마법사님. 얼른 사과하세요. 진실을 말씀하시고요."

내 앞에 맥을 세운 글린다가 말한다.

"미안. 맥. 장난이었어. 물론 해골 말이 육식인 건 사실이지만."

맥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비틀거린다. 글린다가 나를 노려본다. 장난은 그만해야겠다.

"그래도 내가 소환한 거라 명령하기 전에는 물지 않을 거야."

"다행이네요."

왠지 대답에 영혼이 없다. 눈에도 생기가 없다. 너무 놀리면 안 되겠네. 다음부터는 조심하자.

"다들 말에 올라탑시다. 시간을 지체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에스나는 말에 다가가 그대로 올라탄다. 이름이 천하무적 이랬었나. 상당히 특이한 이름이다.

"자. 우리도 올라타 봅시다."

가까이 있는 해골 말 위로 뛰어오른다. 에스나도 잠시 머뭇거리다 말 하나의 위에 올라탄다.

"저는 말이 처음인데 괜찮을까요?"

맥은 해골 말 옆에 서서 나를 올려다본다.

"걱정하지 마. 처음이어도 쉽게 탈 수 있어."

해골 말은 명색이 마법이다. 탑승 보조기능이 달렸지. 지금 당장 나만 해도 말을 타지 못하는데 해골 말 위에 잘 앉아 있다.

내 말을 들은 맥은 잠시 해골 말을 바라본다. 해골 말은 고개를 돌려 맥을 바라본다. 맥은 침을 삼키고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저는 못 탈 거 같습니다."

하아. 대단한 결심이다.

옆에 있는 글린다의 얼굴이 구겨진다. 맥의 말이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다.

해골 말에 올라탄 글린다가 맥의 옆으로 다가간다. 처음에 무서워했던 거치고는 잘 몰고 있네. 마법으로 보조를 받고 있다 해도 놀라운 적응력이다.

맥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글린다를 바라본다. 딸꾹질하며 뒤로 물러선다. 글린다는 도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더 가까이 붙는다.

"맥."

"히끅."

대답도 못 하고 있다. 글린다의 얼굴을 보고 싶어진다. 어떻게 하면 맥이 저렇게 공포에 떨고 있을까. 다리도 떨리고 있네.

"올라타."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 에스나도 비슷한 생각인지 팔짱을 끼고 팔을 쓰다듬는다. 갑옷을 입고 있는데 소용이 있는 걸까.

글린다의 말을 들은 맥이 움직인다. 엄청나게 뻣뻣한 몸놀림. 어찌어찌 해골 말에 올라타기는 했다.

"자. 그럼 출발합시다. 바람이 불어오는 평원을 가로지르러!"

바람이 불어오는 평원이라 특이한 이름이다. 괜찮은 이름인 것 같다.

말머리를 돌린 글린다가 앞으로 나선다. 왠지 신나 보이는 표정이다. 그리고 그 뒤를 영혼이 나간 표정의 맥이 따라간다.

나와 에스나는 잠시 시선을 나눈다. 동시에 한숨을 쉬고 말에 박차를 가한다. 참고로 해골 말에는 박차가 달려있다.

"제가 앞서 가겠습니다."

에스나는 말을 끌고 앞으로 나선다. 선두는 에스나. 후미는 나. 그 사이에 맥과 글린다가 말을 몰고 간다.

"속도를 올리겠습니다."

진형이 갖추어진 것을 확인한 에스나가 말의 고삐를 당긴다. 하얀 갑옷의 말이 땅을 박차고 달린다.

"맥. 잘 따라와."

"알겠어."

두 사람도 말에 박차를 가한다. 멀어져가는 일행을 따라간다. 뒤에서 느껴지는 적의로 가득 찬 시선을 무시하면서.

공격해 올 낌새는 없다. 검은 날개 소속은 아닌 것 같다. 그럼 누굴 까나. 크게 신경 쓰지 말자. 설마 무슨 일 있겠어? 그리고 저 녀석들 말고도 신경 쓸 일이 많다.

당장 검은 날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뭔가를 꾸미고 있으면서.

"마법사님. 빨리 오세요!"

생각에 잠기느라 일행과 거리가 멀어졌다. 해골 말의 박차를 가해 속도를 올린다. 내가 따라오는 것을 확인한 글린다는 다시 정면을 바라본다.

달려간다. 바람을 가르면서. 이 평원의 이름이 바람이 불어오는 평원이라고 했지. 정말 그 말대로 다. 어디를 보아도 바람이 불어온다. 마치 이 평원이 바람의 고향인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몸을 휘감고 지나간다. 날아다니는 느낌과 비슷하다. 말을 타고 달리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구나.

적들이 없다면 더 괜찮았겠지.

"에스나! 주위에 적!"

양다리로 균형을 잡고 등에 멘 검과 방패를 꺼내 든다. 방패를 들어 올려 상반신을 가린다. 말은 오직 다리 힘만으로 제어하고 있다.

"글린다 양! 조심하세요!"

"알겠어요!"

글린다고 칼을 꺼내 든다. 내가 건네주었던 백설. 그러고 보니 다시 받아야 하는데. 계속 잊고 있네.

"적은 어디입니까!"

바람 소리에 파묻혀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내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쉽지는 않겠군.

미니 맵을 바라본다. 다섯 정도의 빨간 점이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갑자기 모습이 보이는 걸 보면,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탐지 방해를 걸지 못하는 모양.

"우측에 다섯!"

멀리 다가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말을 타고 달려오는 복면의 사람들. 땅을 통한 기습은 포기한 모양.

"글린다 양과 먼저 가십시오! 처리하고 가겠습니다!"

에스나가 말의 방향을 틀어 오른쪽으로 꺾는다.

"백룡이여. 당신의 종을 주목하소서. 당신을 따르는 이에게 힘을 내리소서."

짧은 기도문과 함께 에스나의 갑옷이 빛나기 시작한다. 덤으로 말이 입고 있는 갑옷도. 저 상태로 나간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해골 말에 박차를 가해 앞으로 튀어나간다. 맥과 글린다를 지나가며 얼굴을 살펴본다. 맥은 공포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다. 글린다는 조금 긴장한 듯 보이지만, 걱정은 없어 보인다.

에스나가 달려간 방향을 본다. 복면인들과 충돌이 시작된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아도 에스나가 이기고 있는 것 같다.

미니 맵을 주시한다. 사방에서 빨간 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될 거다.

"글리다 양. 슬슬 전투가 시작될 겁니다."

말의 속도를 살짝 늦추어 글린다의 옆에 붙는다. 글린다는 침을 삼키며 나를 바라본다.

"폭발이나 강풍 같은 게 일어날 테니 고삐를 꽉 쥐고 계십시오."

글린다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고개를 끄덕인다.

"칼은 집어 두시고 양손으로 고삐를 잡으세요."

백설을 잠시 바라본 글린다는 옷 안쪽에 백설을 집어넣는다. 저렇게 가지고 있으니 내가 모르고 있었지.

"맥! 너도 들었지?"

"들었습니다!"

맥이 고개를 끄덕인다. 핏기가 없는 얼굴에는 단단한 결의가 드러난다.

말에 박차를 가한다. 해골 말은 금세 속도를 올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고삐를 쥔 손을 놓는다. 하찮기 짝이 없는 승마 실력으로는 다리 힘만으로 버틸 수 없다.

"거미의 발."

마법으로 균형을 잡는다. 자유로워진 양손으로 화염구를 만들어낸다. 적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속도를 맞춰 달리며 서서히 거리를 좁힌다.

앞과 양옆이 막혀 버렸다. 전체 숫자는 마흔이 넘어간다. 단단히 준비된 습격. 재밌다. 재밌어진다. 흥분감이 몸을 채운다.

"마법사님 앞!"

글린다의 말을 듣고 시선을 돌린다. 앞에서 달리고 있던 녀석들이 몸을 돌려 달려든다. 숫자는 셋. 손에는 기다란 마상창이 들려있다. 달려오는 속도 그대로 꿰뚫어버리겠다는 건가?

화염구를 취소한다. 간단한 방법은 재미없다. 좀 더 재미난 방법이 많으니까 화염구는 나중에 쓰자.

"먼지벌레의 폭풍."

호불호가 가장 강한 마법 중 하나가 발현된다. 내 몸 주변에서 무언가 생겨난다. 아주 작은 먼지 같은 것. 자세히 보면 날개가 달린 벌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셀 수 없는 숫자의 벌레들이 내 주변에 윙윙거리며 날아다닌다. 너무 숫자가 많아 주변 풍경이 보이지 않을 정도.

"으에에."

뒤쪽에서 글린다의 앓는 소리가 들려온다.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지. 말했듯이 호불호가 가장 마법 중 하나다.

손을 앞으로 뻗는다. 먼지벌레들은 내 손짓에 따라 앞으로 날아간다. 마상창을 들고 달려오는 적들을 향해서.

벌레들의 폭풍이 몰아친다. 자그마한 벌레들은 옷 속으로 파고 들어가 피부를 깨문다. 귀에 들어가서 사람을 괴롭힌다. 눈앞에 맴돌며 시야를 빼앗는다. 그 대상에는 말도 포함된다.

대부분 생물이 그러하듯 말 또한 벌레들이 귀에 들어가고 눈을 찌르면 제대로 된 행동을 할 수 없다. 세 마리의 말은 그대로 넘어진다. 위에 타고 있던 세 명의 사람과 함께.

"화염구."

떨어진 사람들을 향해 화염구를 던진다. 넘어진 충격으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그대로 불에 타기 시작한다.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네요."

글린다가 불에 타는 말과 사람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역시 좀 그런가. 나는 슬슬 익숙해져 가는 중인데.

"어차피 화염구로 처리할 거면 벌레는 왜 불러내신 거에요?"

뒤쪽에서 벌레를 손으로 쫓아내며 맥이 질문한다. 대답은 당연히 하나뿐.

"재밌잖아."

글린다와 맥의 얼굴이 약간 굳어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퍼펙트 메이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104.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4) | Isaac +3 19.07.29 1,540 13 11쪽
103 103.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3) | Glinda +4 19.07.27 1,535 17 12쪽
102 102.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2) | Isaac +2 19.07.26 1,555 14 11쪽
101 101. 6막 4장 - 소녀는 달빛을 삼킨다네 (1) | Isaac 19.07.25 1,554 13 12쪽
100 100.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4) | Isaac +4 19.07.24 1,584 14 11쪽
99 099.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3) | Glinda +2 19.07.23 1,603 13 11쪽
98 098.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2) | Isaac +2 19.07.22 1,580 18 12쪽
97 097. 6막 3장 - 검은 날개는 달빛을 가리우고 (1) | Isaac +2 19.07.20 1,610 16 12쪽
96 096. 6막 2장 - 은빛으로 아롱이는 달 (3) | Glinda +2 19.07.19 1,586 17 11쪽
95 095. 6막 2장 - 은빛으로 아롱이는 달 (2) | Isaac +2 19.07.18 1,609 17 11쪽
94 094. 6막 2장 - 은빛으로 아롱이는 달 (1) | Isaac +6 19.07.17 1,635 20 11쪽
93 093. 6막 1장 - 뜻 밖의 동행 (4) | Isaac +5 19.07.16 1,612 21 11쪽
92 092. 6막 1장 - 뜻 밖의 동행 (3) | Isaac 19.07.15 1,611 23 11쪽
91 091. 6막 1장 - 뜻 밖의 동행 (2) | Isaac +6 19.07.13 1,620 19 11쪽
90 090. 6막 1장 - 뜻밖의 동행 (1) | Glinda +2 19.07.12 1,651 20 11쪽
89 089. 6막 서장 - 이페리아 왕국 | Isaac +3 19.07.11 1,672 18 11쪽
88 088. 5막 종장 - 국경선을 넘어서 | Isaac +8 19.07.10 1,663 20 12쪽
87 087. 5막 4장 - 즐거운 야영 (3) | Isaac +2 19.07.09 1,648 20 12쪽
86 086. 5막 4장 - 즐거운 야영 (2) | Isaac +6 19.07.08 1,658 18 12쪽
85 085. 5막 4장 - 즐거운 야영 (1) | Isaac +3 19.07.06 1,681 22 12쪽
84 084.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4) | Isaac +4 19.07.05 1,680 20 12쪽
» 083.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3) | Isaac +4 19.07.04 1,897 22 11쪽
82 082.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2) | Isaac +2 19.07.03 1,665 23 11쪽
81 081. 5막 3장 - 바람이 불어오는 곳 (1) | Glinda +3 19.07.02 1,701 20 11쪽
80 080. 5막 2장 - 악마의 탑 (5) | Isaac +2 19.07.01 1,712 20 11쪽
79 079. 5막 2장 - 악마의 탑 (4) | Isaac +3 19.06.29 1,711 18 11쪽
78 078. 5막 2장 - 악마의 탑 (3) | Isaac 19.06.28 1,720 22 11쪽
77 077. 5막 2장 - 악마의 탑 (2) | Isaac 19.06.27 1,744 25 11쪽
76 076. 5막 2장 - 악마의 탑 (1) | Glinda +4 19.06.26 1,783 25 11쪽
75 075. 5막 1장 - Reborn (3) | Isaac +8 19.06.25 1,792 2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