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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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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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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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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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전기 4.알렉트라(3)

DUMMY

4. 알렉트라 (3)


두 진영 간에 서신이 오고 간지 일주일 후에 스치네프 백작은 소원이었던 광산을 얻었고 세바스찬 백작은 땅을 얻었다. 서로 간에 협상이 잘 진행되어 병사를 성으로 물리면서도 세바스찬의 기분은 좋지 못했다.

알리오레가 빈껍데기라고 했지만 알프레드 영지에서 광산은 영지의 자존심이고 모든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이번에 힘에 밀려서 스치네프 놈에게 넘겨 준 것이다. 세바스찬 백작은 협상장에서 스치네프 백작이 짓는 승리의 미소를 보는 순간 확 뒤집어엎고 싶었다.

알리오레의 말처럼 내용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따지고 본다면 자신이 스치네프 놈에게 철저히 진 것이다. 그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에게 졌다고 생각하자 세바스찬 백작의 가슴은 분노로 타올랐다. 이럴 때는 분노를 식혀 줄 뜨거운 피를 보고 싶었다. 뜨거운 피를 생각하자 세바스찬 백작은 갑자기 엔젤이 떠올랐다.

“맞아! 그 노예 계집의 처리를 미뤄두고 있었지. 호메로스! 지금 즉시, 성으로 돌아간다. 알리오레는 뒤처리를 마무리하고 따라오도록.”

세바스찬 백작이 질풍처럼 말을 달려 성으로 돌아오는 시간. 알렉트라는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알렉트라는 태어난 지 1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3살만큼 자라 있었다.

알렉트라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힘을 강제적으로 막는 봉인이 조금씩 풀려서 지금은 정규기사의 눈을 피할 정도로 신법과 은신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좋지 않다. 뭔가 위험이 다가오는 느낌이야.’

알렉트라는 엔젤과 자신에게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자신이 엔젤을 데리고 도망칠 수는 없었다. 무사히 도망쳐서 진법을 설치하면 두 사람 모두 살 수 있겠지만 그전에 잡혀서 죽을 것이 분명했다.

알렉트라가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는 사이 갑자기 밖에서 거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엔젤, 그 노예 계집은 어디 있느냐?”

세바스찬 백작의 목소리였다. 알렉트라는 이미 엔젤과 함께 도망치기에는 늦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어떻게 할까? 갈등을 하는 사이 엔젤이 알렉트라를 번쩍 들어 화장대 밑으로 숨기고 그 앞에 의자로 막아 알렉트라가 보이지 않게 했다.

알렉트라를 숨긴 엔젤은 침대로 가서 조용히 앉았다. 그 순간 손에 검을 든 세바스찬 백작이 방문을 부수며 들어섰다. 세바스찬 백작은 엔젤이 자신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태연히 앉아 있자 이성을 상실할 정도로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엔젤! 네년이 낳았다는 아들은 어디 있느냐? 오늘 네년과 네 아들을 함께 죽여주마.”

세바스찬의 폭언에도 엔젤은 눈썹하나 까닥 않고 벌떡 일어서며 손을 벌려 침대 앞을 막아섰다. 엔젤이 침대 앞을 막아서자 세바스찬 백작은 침대 밑에 아들을 숨겨 뒀다 짐작하고 미친 듯이 검으로 침대를 찔러댔다.

“멈춰요!”

“비켜라! 네년의 아들에 이어 네년도 곧 갈가리 찢어서 죽여주마.”

알렉트라는 세바스찬 백작의 신경이 온통 침대에 쏠려 있는 상태라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엔젤을 두고 차마 도망치지 못했다. 엔젤이 너무도 완강하게 침대 앞을 막아서자 세바스찬 백작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래, 네년부터 먼저 죽여주마.”

알렉트라는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솟아올랐다. 세바스찬 백작의 검이 엔젤의 가슴에 깊숙이 박히는 것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세바스찬 백작 이놈! 네놈을 편히 죽이지는 않겠다.’

알렉트라는 엔젤의 몸에서 생명의 기운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그래, 날 위해 목숨을 버렸으니 보답을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겠지.’

마음을 정한 알렉트라는 즉시 자신의 몸속에 있는 신성력을 엔젤의 몸에 전했다. 순간, 엔젤의 몸이 찬란한 빛에 휩싸였다. 엔젤이 신성력을 가지고 죽게 되면 신의 세계에 하급신으로 환생할 수 있었다.

대신 엔젤에게 신성력을 전해준 알렉트라는 여기서 세바스찬 백작에게 잡혀 죽게 되면 완전한 소멸을 하든가 인간으로 환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밝은 빛에 휩싸였던 엔젤의 몸은 빛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빛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밝은 빛 속에서 세바스찬 백작과 뒤따라온 호메로스 기사단장이 눈을 뜨지 못할 때 알렉트라는 그들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알렉트라는 무엇보다 세바스찬 백작에게 엔젤의 몸이 훼손당하지 않아 좋았다. 엔젤은 지금 비록 죽었지만 하급신으로 다시 환생할 것이기에 나중에 신의 세계로 복귀하게 되면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알렉트라의 원래 계획은 산속으로 도망쳐서 진법을 설치해놓고 자신의 몸이 성장할 때까지 숨어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알렉트라는 건물 모퉁이를 돌면서 생각을 바꿔먹었다.

세바스찬 백작의 성안에는 세 개의 집단거주시설이 있었다. 첫째는 가장 작은 곳이었는데 신생아실이었다. 신생아실에는 이제 태어난 아기와 1세 미만의 아기들을 수용하는 곳이었다.

두 번째 건물은 1세에서 5세까지의 아이들을 돌보는 집단보육시설이었다. 이곳은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아야 했기에 좀 넓은 편이었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보육시설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이유는 단지 관리하기가 귀찮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건물은 이마에 알프레드 백작령의 마크를 세긴 5세 이상의 노예들이 집단으로 수용되는 곳이었다. 이곳에 수용된 노예들은 나이에 따라 하는 일이 다 달랐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에게 맞는 일이, 어른들에게는 어른들에 맞는 일을 시켰기 때문이다.

성인 노예들은 아침 일찍 일을 나가서 저녁에야 돌아왔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돌아온 성인 노예들은 또 한 가지 일을 더 해야 했다. 그것은 개나 돼지처럼 아무 곳에서나 성교를 맺는 일이었다.

그렇게 아무하고나 성교를 맺은 여자 노예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그 아이는 즉시 신생아실로 보내졌다. 아기에게 직접 젖을 먹일 시간 따위는 주어지지 않았다.

출산을 한 여자 노예는 20일 간의 짧은 휴식시간이 주어졌고 젖이 나올 때까지 젖을 직접 짜서 신생아실로 보내야 했다. 이렇게 아기와 산모를 서로 격리시키는 이유는 여자 노예가 자식에게 정을 못 붙이게 하려는 속셈 때문이었다.

결국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노예들은 자기의 자식이 누군지? 부모가 누군지를 몰랐다. 말 그대로 노예들은 개나 돼지와 같이 짐승처럼 사육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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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천신전기 4.알렉트라(2) 12.06.12 3,245 23 9쪽
12 천신전기 4.알렉트라(1) 12.06.11 3,456 27 10쪽
11 천신전기 3.신들의 세계(4) 12.06.10 3,167 24 8쪽
10 천신전기 3.신들의 세계(3) 12.06.10 3,461 20 9쪽
9 천신전기 3.신들의 세계(2) 12.06.09 3,313 25 9쪽
8 천신전기 3.신들의 세계(1) 12.06.09 3,416 26 9쪽
7 천신전기 2.신들의 전쟁(3) 12.06.08 4,082 26 9쪽
6 천신전기 2.신들의 전쟁(2) 12.06.07 4,813 28 9쪽
5 천신전기 2.신들의 전쟁(1) 12.06.07 5,159 25 9쪽
4 천신전기 1.장안으로(3) +2 12.06.06 5,300 31 8쪽
3 천신전기 1.장안으로(2) +2 12.06.05 5,509 25 8쪽
2 천신전기 1.장안으로(1) +2 12.06.04 7,091 29 7쪽
1 천신전기 - 서장 +2 12.06.03 10,454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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