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반인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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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호랑
작품등록일 :
2020.05.11 12:22
최근연재일 :
2020.06.0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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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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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최강의 몸

DUMMY

1화.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이 곳은 인천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옥상이다.


퍽. 퍽. 퍽.


나도 중학교 때까지는 인기가 많았다.

아빠는 한국인, 엄마는 우크라이나인.

혼혈로 태어난 나는 어딜 가든 항상 인기가 많았다.

인터넷에서 보는 혼혈이라고 괴롭힘 받는 것은 흑인이나 동남아쪽 혼혈한테나 그런 줄 알았다.


퍽. 퍽. 퍽.


'그만 때리라고.'


"이 새끼, 얼굴만 곱상하게 생겨서 여자나 꼬시고 다니고 말이야."

"기생오래비 같은 새끼, 너 내가 여자애들한테 말도 걸지 말랬지."


'나 여자 꼬시려고 한 적 없는데...'


"어? 대답해."

"내가 먼저 말 건거 아니야."

억울했다.


"미쳤냐? 그럼."

퍽.

"대답을."

퍽.

"하지."

퍽.

"말아야지."

퍽.


어디부터 잘못 됐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부터?

황경수가 좋아하는 아영이가 나한테 말 걸었을 때부터?

내가 학기 초에 처음부터 저 새끼들한테 쫄았던 것부터?


"알았어. 미안해. 다음부터 안 그럴게."


'죽고 싶다.'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황경수 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다.

몇주만 참으면 겨울방학이 오고, 방학이 끝나면 2학년이 되기에 참아왔다.

다른 반이 되면 괜찮을거라 생각하며 버텨왔다.


"하여간 꽃뱀같은 새끼, 니네 엄마도 그렇게 니네 아빠 꼬셨었겠지."


???!!!


'아니, 죽이고 싶다.'


혼자서 나와 누나를 힘들게 키우시는 우리 엄마를 욕했다. 그 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금은 산만해진 죽고 싶었던 마음이 죽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얘네한테 처음 맞았을 때, 내 키는 170cm 였다.

그때 복수한다고 작은 체격으로 큰 체격을 이길 수 있다는 태극권을 동네에서 배웠다가 더 맞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13cm나 더 컸다. 힘도 세졌다.


너네를 다 이길 수는 없겠지만, 너 하나는 죽이겠다.


엎드려서 맞고 있던 나는 주변에 있던 짱돌 하나를 손에 쥐었다.


"하아... 좀 쉬자. 야, 담배 하나 줘봐."


황경수가 주머니에 왼손을 꽂고, 뒤로 돌아 담배를 받았다. 지금이다!


콰직.


돌로 그 녀석의 뒤통수를 깨뜨렸다.


"으악!"

그 녀석이 왼손으로 머리 뒤를 감싸며, 나를 바라보았다.


콱!


돌로 그 녀석의 얼굴을 뭉개주었다.

그러자 허리를 숙이며 얼굴을 감싸 쥔다.


주변에 있는 놈들도 놀랐는지, 아무 행동도 못하고 다들 벙쪄있다.


"뭐해, 병신들아. 족쳐"

황경수가 눈도 못 뜨고 악에 받쳐 외쳤다.


패거리들에게 양팔을 잡히고 다시 시작 된 집단구타.

얼굴과 뒤통수에 피를 흘리던 황경수가 내 목을 조르고 옥상 난간으로 끌고 갔다.


"너 진짜 죽고 싶지? 돌았냐? 어?"


내 멱살을 잡고 난간에 떨어뜨릴 것처럼 겁을 줬다.

무서웠다.

손으로 코피를 닦으면서 피범벅이 된 황경수는 그야말로 한마리의 야차같았다.


"악마같은 새끼."

"이 새끼가 진짜 오늘 약빨았...으아악~"


나는 오른손으로 내 멱살을 잡고 있는 황경수의 손을 잡고, 왼손으로 황경수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무게 중심을 난간 밑으로 옮기며 내 몸을 던졌다.

너 같은 악마새끼는 죽어도 싸다.


그렇게 두 명의 남학생은 떨어졌다.


적당히 좀 하지. 왜 이렇게까지 나를 괴롭혀서 죽고 싶게, 아니 죽이고 싶게 만들었냐.

엄마, 미안해.

누나, 엄마를 부탁해.


떨어지는 와중에 공중에서 황경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 녀석을 향해 웃어줬다.

드디어 내가 1년만에 웃는구나.


쿵! 쿵!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놈을 껴안고 죽을 줄이야...


. . . . . .


꿈을 꿨다.

놀이공원에 난생 처음 가서 한치 앞도 안보이는 어둠 속 혜성열차를 처음 탔을 때의 그것처럼 나는 계속 빨려들어갔다.

열차는 긴긴밤 몽롱한 정신으로 있는 나를 내려주지 않았다.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무언가 이상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나는 지옥에 온 것인가? 그럴만도 하지... 사람 한명 죽이고 나는 자살까지 했으니까. 자살이 가장 큰 죄라고 하지 않나?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내 눈앞에 고개를 내민 두 개의 얼굴을 보고 지옥이라고 지레 짐작했다.


화사하게 웃고 있는 예쁜 여자가 나를 보고 있다. 특히 섹시하다. 아니다. 섹시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야하게 생긴... 이것도 아니다. 이런 저급한 표현과는 안어울린다. 그래, 관능미가 철철 넘치는 여자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불렀다.


"벨하프님?"


뿌옇던 눈이 차츰 환해지고, 그녀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을 때 쯤, 그녀 머리 위에 있는 두 개의 뿔이 내 눈에 들어왔다.

맞네. 저거 악마잖아. 지옥이네. 시바.


곧이어 그녀의 오른쪽에 있던 희멀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뭐 저렇게 하얗게 생겼냐?

이내 정신을 차리고, 눈이 완전히 떠졌다.


"벨하프님. 정신이 드십니까?"


쇠 긁는 소리를 내며 나에게 극존대를 쓰는 남자의 정체는...

해골이다.


"으아악, 미친. 해골이 말을 한다!"


나는 놀라서 침대의 오른쪽으로 휙 돌았다.

급하게 돌다가 내 왼손이 벽에 부딪혔다.


퍽! 쿠콰쾅! 우르르르르.


뭐야? 내 손이 지금 벽 부순거야?

내 왼손을 보자 원래 내 손보다 3배는 되는 듯한 큰 손과 긴 손톱이 보였다.


"뭐야, 내 손이 왜 이래?"


왼손을 접었다, 폈다 해봤다.

접었다가 펴지는 것을 보니, 내 손이 확실히 맞다.

내가 어리둥절 하고 있자 의문의 두 남녀는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눴다.


"우리 벨하프님이 아니신가봐."

머리에 뿔달린 여자 마족이 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와우, 관능미에 귀염미 추가다.

"그렇구나, 아마도 인간영혼이 깨어난 것 같구나."

해골이 대답했다.

"이런 경우는 오랜만이네~"

"어차피 금방 육체를 떠나게 될 영혼이다. 크게 관심 갖지 말거라."


"안녕, 인간. 나는 서큐버스 데시아라고 한단다. 너 이름은 뭐니??"


헉, 너무 그렇게 얼굴을 들이대시면... 부끄럽잖아요.


"김리환이요."

"깅리한??"

"...네, 하하."


나는 멋쩍어서 뒤통수를 긁었다.


"깅리한이는 강인하구나~? 약해빠진 인간영혼들은 말한마디 못 해보고 그냥 죽어버리거든. 호호."

"헐...진짜요?"

"응. 부디 오래오래 버텨서 우리 오래오래 보자~?"

이 누나, 왜 이렇게 무서운 말을 저렇게 서슴없이 하냐...


서큐버스 데시아와 대화중인데 해골이 껴들었다


"관심 갖지 말라니까. 이름은 알아서 뭐하게?"

"고작 애 이름 물어본 것 가지고 왜 그래?"


둘은 그렇게 시작하여 한참을 투닥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처음에 놀랍고 무서웠던 외모는 영화에서 자주 봤던 것처럼 금새 적응이 되었다.


"음... 저... "


내가 말문을 열자, 두명이 동시에 나를 쳐다봤다.


"왜?"

"왜 그러느냐."


아씨, 부담되네.


"제가 여기 왜 있나요? 제 몸은 또 왜 이렇고요."


내 질문에 해골이 대답해줬다.


"나는 강대하신 벨하프님의 종복 리치 브리안이다. 인간이여, 너는 벨하프님의 제물이 될 것이다. 그러니 호기심은 접거라."


리치 브리안이 끔찍한 소리를 하니까 옆에서 데시아가 뜯어 말렸다.


"애한테 못 하는 소리가 없어! 깅리한아 너는 지금 최강의 육체를 가지신 벨하프님의 몸 속에 들어가 있어. 자, 거울 좀 봐봐."

"헐..."


여자마족이 내게 거울을 비춰 줘서 내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다.

내 모습은 몸의 딱 절반인 정수리부터 명치, 가랑이를 기준선으로 나누어졌다

왼쪽은 영락없는 악마의 모습이었고, 오른쪽은 죽기 전 내 모습이었다.


"벨하프님의 반쪽 몸은 최강의 육체시지. 드래곤의 브레스를 맞고도 끄덕없으셔. 근데 오른쪽 몸은 인간의 몸이야. 특이한 것은 주기적으로 인간의 영혼이 필요하단거야."

"왜요?"

"인간의 영혼이 있어야 오른쪽 몸이 유지가 되는데.. 그 영혼이 벨하프님의 강대한 힘을 못 이기고 나가버려지거든."

"제 왼쪽 몸이 그렇게 강해요?"

"응. 내가 본 남자 중에서 가장."

"와...대박사건. 가장 오래 산 영혼은 얼마나 살았어요?"

"유론 왕국의 소드마스터 출신 아카리카의 영혼. 15년 정도 살았지."

"그럼 결국 제 수명은 길어야 15년 이네요?"

"그것도 너가 오른쪽 몸을 소드마스터의 경지로 만들었을 때의 이야기야."


이런... 이해했다.


"시한부 인생이 되다니..."

"너 어차피 죽고 나서 데리고 온거잖아. 억울할 게 뭐 있어~ 최강의 몸에서 조금 더 살게 해주는 건데 호호."


어? 듣고 보니 그렇네?


번쩍.

순간 머리에 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네? 나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었지?


"시험해 봐야겠어요."

"뭐를?"


데시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왼손으로 있는 힘껏 벽을 쳐봤다.


쿠웅! 우르르르.


"인간, 멀쩡했던 벽을 왜 더 부시냐!"

브리안의 말을 다 듣지 않고 나는 벽을 뚫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맹랑한 꼬마네. 후훗."

"게 섯거라. 인간."


빨리 밖으로 나가 보고 싶어서 길이 보이는 대로 무작정 달렸다.

저쪽 복도 끝에 햇빛이 들어온다. 내 다리는 저절로 그쪽으로 향했다.

이 곳에 다다르고 보니 넓은 테라스였다.

눈 뜨고 처음 보는 햇빛을 받으며 일순간 눈앞이 하얘짐을 느껴져 눈을 찌뿌렸다.

곧이어 상쾌한 산 냄새가 코 안으로 들어왔다.


"하아, 좋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내가 있던 건물의 웅장함에 쾌감을 느꼈다.

이렇게 거대한 산성이라니...

내가 있던 건물은 성의 중심이었다.

바로 앞에는 광장이 있었고 주변에는 몇개의 건물이 더 있었다. 그리고 모든 건물을 둘러 싼 성벽까지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밑에 있던 소머리를 한 괴물과 갑자기 눈이 마주쳤다.

괜히 혼자 흠칫 했는데 그 괴물이 내게 인사했다.


"일어나셨습니까, 벨하프님."


그 말을 필두로 각양각색의 괴물들이 나를 한번 쳐다본 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벨하프님."

"안녕하십니까, 벨하프님."

"안녕하십니까, 벨하프님."


수 십마리의 괴물이 외치는 인사는 온 산을 쩌렁쩌렁 울렸다.


오잉? 이게 뭐지..? 손이라도 흔들어줘야 되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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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3 내가난데몬
    작성일
    20.05.11 13:18
    No. 1

    학폭 죽여버려ㅠㅠㅠㅠㅠㅠ 다시태어나서 벨하프님?? 된건가 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담호랑
    작성일
    20.05.13 11:50
    No. 2

    아이고...학폭은 근절되어야지요. 새로 태어난 것은 아니고, 원래 존재했던 벨하프라는 마족의 반쪽 몸으로 영혼이 들어갑니다. 이 둘의 이야기, 앞으로도 함께 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동네선수
    작성일
    20.05.31 18:04
    No. 3

    근데 모든 사람이 눈을 떠서 최강의 몸이 되는 것은 말이 좀 그렇네요

    차라리 각성하자마자 최강의몸 이런것은 이해가 됩니다.

    동료의 의견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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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니들이 용사냐 20.05.12 8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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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떠보니 최강의 몸 +3 20.05.11 172 11 10쪽
1 프롤로그 +5 20.05.11 234 2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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