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반인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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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호랑
작품등록일 :
2020.05.11 12:22
최근연재일 :
2020.06.0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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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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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일대일 대결

DUMMY

9. 8화


나는 이 악물고 왼손 주먹을 머리 위로 들었다.

명치를 맞은 마르크헌은 살짝 허리가 굽혀졌고, 내 왼주먹의 풀스윙 펀치가 마르크헌에게 휘둘러졌다.


퍽.


나는 처음으로 마르크헌의 얼굴에 타격을 성공하였다.

마르크헌이 몇미터 날아가며 쓰러졌다.

이번에는 일어나지 못한다. 기절시킨 것 같다.


"휴우..."

내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곧이어 나를 지켜보고 있던 모든 몬스터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하지만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는 지쳤다. 왼발로 서 있는 것조차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마르크헌이 다리를 후들거리며 일어났다.

"크흡... 대단한 펀치였다. 이 내가, 순간적으로 실신을 할 만큼..."


나는 이겼다는 안도감에 활활 타버린 불꽃이 꺼져 재만 남은 듯이 전투의욕이 다시 올라오지 않았다.


"마르크헌, 정말 남자답고 멋진 결투였다. 이제 그만 쉬어라."

'제발...'

《이익... 인간꼬마, 제발은 무슨 제발이냐! 너가 가서 한 방 더 때려서 직접 쉬게 만들면 되잖느냐!》


내 입과 내 머리와 내 머릿속의 음성에서는 각자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쿵.

마르크헌이 뒤로 대자로 뻗었다.


"하하, 틀렸구나. 턱을 제대로 맞았구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프데빌킹이여, 나와의 결투가 재밌었다면 내 뒤에 성직자와 마법사는 보내주면... 안되겠습니까?"


아까의 그 누구보다 크고 거대했던 사내가 내 앞에서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다.


"결투가 끝나면 저를 치유하고 이동마법을 쓰려고 데리고 왔습니다. 저로 인해 온 것인데 죽는다면 저는 죽어서도 눈을 못 감을 것 같습니다."

"..."

"부디 저와 저쪽에 있는 칼잽이 목숨을 거두시고, 저 두명은 보내주십시오."


아까 나에게 하대를 하던 그가 누구보다 극진하게 내게 존대를 하고 있다.


끄덕.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문장 오우거를 불렀다.

"크르칸."

"네, 벨하프님."

"저기 널브러져 있는 감히 나를 암살하려고 한 놈을 죽여라."

"네, 알겠습니다."


수문장 오우거는 들고 있던 거대한 몽둥이로 단숨에 어쌔신의 머리를 터뜨려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마르크헌은 목숨을 구걸하지 않으려는 듯 살며시 눈을 감았고, 마법사는 기겁하며 텔레포트 캐스팅을 시작했다.


뭐야, 기껏 살려줬더니 말도 없이 가려고 하네?


나는 손짓으로 그 둘을 불렀다.

마법사는 즉시 캐스팅을 멈추고 부리나케 내 앞으로 뛰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 성직자도 뛰어왔다.


"하프데빌킹님 부르셨습니까?"

마법사가 내게 허리를 굽신대며 말했다.

"너희 둘 다 오늘 일 어디가서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네, 네, 그럼은요. 당연하지요. 그럼...가봐도 될까요? 헤헤."

"음...저쪽에 리치 보이지? 저기 가서 너네들 소속과 이름 적고 여기 있었던 일 누구에게도 말 안한다고 맹세 하나 하고 가."

"네네 알겠습니다요. 감사합니다요."


나는 벨하프의 기억 속에서 브리안의 능력 중 하나인 영혼의 맹세를 생각해냈다. 저 둘이 브리안에게 영혼의 맹세를 했다가 지키지 않을 시 저 둘은 브리안에게 복종하게 될 것이다.

내 기억이 맞나? 아무튼 자세한 건 벨하프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마법사와 성직자는 브리안에게 가서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멀리 떨어져서 다시 텔레포트를 할 준비를 했다.


성직자와 눈이 마주치자, 무언가 생각났는지 마법사의 등에 손을 올려 내게 인사를 하게 하며 본인도 90도로 인사를 하였다.

"반마왕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푸른 빛이 그들을 휘감으며 사라졌다.


"크르칸."

"네, 벨하프님."

"쟤 좀 감옥에 갖다 놔."

"네, 알겠습니다."

오우거 크르칸이 마르크헌을 들처 업고 감옥으로 데려갔다.


주변의 몬스터들로부터 벨하프님이 인간을 또 안 죽인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투 끝나고 지루해져서 잠깐 졸았는데, 인간 둘을 살려보내줘? 인간꼬마 미친거냐?》

'죄송해요. 저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요.'


몬스터들과 벨하프의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왼손으로 브리안을 불렀다.

그리고 귓속말로 말했다.

"브리안님, 텔레포트로 제 방에 좀 데려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브리안은 몬스터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내게 존댓말로 대답했다.


어두운 기운이 나와 브리안을 휘감았고 눈을 감았다 뜨니 내 방안이었다.

긴장이 풀리며 내 몸이 침대에 쓰러졌다.

오랜만에 축구 풀타임 했을 때보다 열배는 더 힘든 것 같다.

곧이어 내 몸의 곳곳에 다친 상처들의 세포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특히 내 오른발은 옴짝달싹 할 수가 없었다.

"빨리, 빨리 데시아님을 불러줘요."

"기다리거라, 인간영혼이여. 이 정도 통증에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야 한단다."

"으윽... 아파 뒤지겠는데, 님은 해골이라 아픈 것도 못 느끼면서 남말이라고 막말하네."

"어허, 인간영혼 말을 가려하거라. 나는 그냥 일반 해골이 아니다."

"아! 됐고 그런건 모르겠고 아파서 말도 안나오니까 데시아님이나 불러줘요."


문이 벌컥 열리며 데시아가 들어왔다.

"어머어머, 우리 깅리한이 벌써부터 나 찾는거봐, 으이그 애고 어른이고 하여간 남자란~"

그녀의 말에 나는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져 아무말도 못했다.

"깅리한아, 허벅지가 제일 다쳤는데 바지를 벗어야 치료를 해주지~ 호호"


순간 나도 모르게 벨트를 풀렀다가 퍼뜩 생각나서 대답했다.

"힐링 마법으로 치유할거면서 바지를 왜 벗어요?"

"호호호, 농담이야 농담~ 귀엽다니까~"


몸을 다 치유한 나는 저번처럼 쓰러져 있지 않았다.

"데시아님, 감옥 좀 같이 가주세요."

"그럼그럼~ 깅리한이가 같이 가자고 하면 어디든 같이 가주지~"


나는 옷을 말끔히 갈아입고 데시아와 감옥으로 갔다. 감옥은 성 오른쪽 끝부분에서 지하로 가는 계단으로 내려가자 나왔다.

지하 공간의 대부분은 수련장이고 자투리 공간으로 감옥을 만든 것 같다.


내가 들어가자 의자에 앉아있던 코볼트 한마리가 황급히 일어나며 90도 인사를 했다.

"히익, 베, 벨하프님을 뵙습니다."

"그래, 수고가 많다."

"허억, 가, 감사합니다."

"죄수는 잘 있나?"

"네넷, 그렇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처음 받는 죄수들이라 최선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그래, 잘했다. 안내해라."


나는 착한 꼬마같은 코볼트가 괜히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근데 처음 받는 죄수라고?

벨하프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그동안 감옥을 쓸 일이 없었다. 그냥 죄다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그랬구만..


"으헉. 누추한 곳이지만 모시겠습니다."


축축하고 음습한 느낌을 주는 감옥임에도 불구하고 창살로 된 방이 4개만 있는 것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었다.


"애초에 4개밖에 없구나. 코볼트, 꿀 빠는 직업이었네?"

"넷, 그래서 다들 부러워 하기도 하고 저도 나름대로 보수공사도 하고 자기개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오호라, 얘 봐라. 몬스터가 자기개발 시간이라니... 웃겨서 물어봤다.


"그래서 무엇을 개발했는데?"

"제가 여기 온 지 5년동안 한번도 죄수가 온 적이 없습니다. 여기 온다는 것은 그만큼 죽이지 않을 만큼 중요한 인물이라는 거겠지요."

"오~ 계속해봐."

"그래서 방마다 배변처리가 가능하도록 배수구를 만들고 각방마다 큰물통을 비치했으며 인간들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매일 연습했습니다."


굉장한데?


"요리를 어떻게 배웠지?"

"이게 다 제가 본 책들입니다."

벽한쪽에는 요리책부터 시작하여 인간들의 습성, 인간 보살피기 같은 인간에 관련된 책부터 시작하여 병법, 무기술, 마법의 종류, 살아남는 법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책이 있었다. 심지어 아스트리아 대륙의 역사서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 정도면 정말 뛰어난 인재다. 아니 몬재다.


"정말 뛰어난 몬재로구나. 오늘부터 그동안 공부한 인간 관리와 연습한 요리를 마음껏 해볼 수 있겠군."

"네, 3개월 전부터 열심히 해봤습니다. 인간 죄수도 제가 한 음식이 맛있다고 했습니다."

"뭐라고? 3개월 전?"

"넷."

"마르크헌이라는 죄수를 오늘 처음 보냈는데?"


나는 의문을 가지며 감옥을 둘러봤다.

방 2개는 빈방이고, 한개는 망신창이가 된 마르크헌이 누워있었다.

"왔는가? 내 파란만장했던 인생,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다네... 이렇게 아픈 채로 여기 갇혀서 평생을 썩느니 그만 나를 고통 없이 보내주시게나."


나는 대답하지 않고 데시아에게 그의 치료를 부탁했다. 인간을 치료해달라고 했는데도 데시아는 별다른 말 없이 그를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방을 봤는데...


"너가 왜 여기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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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자세히 보다. 20.06.05 57 2 9쪽
20 하산하다. +3 20.05.31 44 6 9쪽
19 제압하다 -3 +2 20.05.29 39 3 9쪽
18 제압하다 -2 +5 20.05.28 42 7 9쪽
17 제압하다 +3 20.05.26 47 5 9쪽
16 그녀의 선택 20.05.25 71 2 9쪽
15 재회를 하다 20.05.23 55 4 10쪽
14 귀환하고 멘붕이 왔다 +1 20.05.21 52 4 10쪽
13 두 명의 귀인 20.05.20 55 3 11쪽
12 뭐 좀 배우고 와야겠다 20.05.19 43 1 11쪽
11 처음으로 인간 수하가 생겼다 20.05.18 43 4 9쪽
10 니가 왜 여기서 나와? 20.05.16 53 4 9쪽
» 남자의 일대일 대결 20.05.15 60 6 9쪽
8 드디어 마나를 느끼다 20.05.14 60 5 9쪽
7 소드마스터고 뭐고 미치겠다 20.05.14 62 5 9쪽
6 또 다른 나와의 만남 +1 20.05.13 85 6 9쪽
5 니들이 용사냐-2 +2 20.05.12 83 8 9쪽
4 니들이 용사냐 20.05.12 85 6 9쪽
3 뭐? 벌써 용사가 왔다고? +1 20.05.11 113 8 9쪽
2 눈 떠보니 최강의 몸 +3 20.05.11 171 11 10쪽
1 프롤로그 +5 20.05.11 233 2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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