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신령의 눈을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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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안달래
작품등록일 :
2020.05.14 08:54
최근연재일 :
2020.06.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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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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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물아일체의 경지

DUMMY

20화 물아일체의 경지


명호는 오늘 패션에 신경을 썼다.


구두 대신 스니커즈 운동화, 핏이 있는 양복, 화사한 넥타이 색깔, 시원한 향이 나는 향수


5시가 채 안되어 드디어 비서실에서 인터폰이 울렸다.


“ 네”


“ 어제 오셨던 손님 오셨습니다.”


“ 들어오라고 하세요”


약간 긴장이 된 듯 벌써 뺨이 후끈거린다.


아내 몰래 줄리아와의 첫 데이트


줄리아가 사무실에 들어왔다.


비서도 따라 들어와 물었다.


“ 차 준비해드릴까요?”


“ 아니, 조금 있다 같이 나갈 거에요”


“ 네 알겠습니다.”


비서가 나가자 줄리아가 굳어있었던 인상을 풀고 환히 웃는다.


“ 커피 한잔 마시고 가도 시간 되는데 ”


“ 그래? 한 잔 달라고 할까?”


“ 아니에요. 예약 시간보다 이르긴 한데 먼저 가요”



호텔 주방장이 고기 야채 볶음밥을 구워주는 철판요리는 곁에서 조잘대는 줄리아의 목소리마저 감미롭게 들릴 정도로 맛있었다.


아쉬운 식사 시간이 점점 지나가더니 과일 샤베트 디저트가 나왔다.


“ 덕분에 맛있게 먹었네. 회사 근처에 이런 맛집이 있는 줄 몰랐는걸”


“ 네. 잘 먹었어요. 이제 뭐 하죠?”


“ 글쎄. 언제까지 들어가야 돼?”


“ 백조가 언제까지가 어디 있어요. 오빠랑 데이트 나왔는데 조금 더 있고 싶네. 오늘 저녁 제 시간 책임져 주세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눈동자는 영혼의 창.


그 영혼이 창문을 통해 나의 창문 속 영혼을 바라보고 있다.


나를 유혹하는 그 영혼을 따라가 보리라.


원래 우리는 서로 부부의 인연이 있었던 영혼들이니까


명호는 초자아를 완전히 버리고 원초아를 선택하고 말았다.




나는 사막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트롤 수 십 마리가 내 뒤에 달려오고 있었고 나는 도망갈 방향을 찾고 있었다.


전방 오른쪽에 보이는 포탈.


포탈로 뛰어가 순간 이동을 하고 나니 보스가 있는 지하 동굴.


머리에 뿔이 난 커다란 보스 악마는 나를 발견하고는 주머니에서 총을 꺼냈다.


치사하게 총이라니... 긴장감 속에서 꿈을 깨니 방 안이었다.


며칠 째 게임을 했더니 이제는 게임이 내가 되고 내가 게임이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올랐구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상율 선배?


“ 네 선배”


“ 수강신청 오늘까지 아냐? 나도 갈 일이 있는데 학교까지 태워줄게 가자.”


오랜만에 보는 상율 선배의 외제 차는 역시 멋있었다.


2년 전 납치되었던 기억이 떠올라 조수석에 타는데 조금 꺼림직 한 느낌이 들었다.


“ 어떻게 지냈어?”


“ 복학할 때까지 집에서 못 한 게임이나 실컷 하려고요”


“ 취업 자리 알아봐야 되는 거 아냐? 알바를 하던지”


“ 명호 형이 집에 와서 돈을 주고 가면서 조건으로 지난 번 납치처럼 위험한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알바 하지 말라고 하고 나중에 취업도 시켜줄 거라 했어요”


“ 명호 형이? 아 장모님 회사에 자리 알아봐준대?”


“ 장모님 회사요? 명호 형 거기 다녀요?”


“ 응. 몰랐구나. 결혼하고 이직했잖아”


“ 네~ 무슨 회사라고 했죠?”


“ MK 그룹이잖아. 몰랐어?"


" MK요? 거기 MK건설도 있죠?“


“ 응. 건설도 있지. 너 건축설비기사 자격증은 어떻게 된 거야? 그 때 한참 공부했었잖아.”


“ 우리 감금되고 풀려나던 주 주말에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 있었는데 포기 했어요. 복학하면 다시 공부하려고요.”


“ 응 포기한 게 아니라 못 본거지. 그 때 복잡하고 신기한 일 우리한테 참 많이 생겼잖아. 명호 형도 갑자기 결혼한다고 하고”


2년 전 그때의 악몽이 잠깐 생각났다.




해운 홈쇼핑의 부산 사옥의 옥상


김 회장과 황 부장이 나란히 하늘을 보며 서 있다.


말이 없는 김 회장과 황부장.


흐린 하늘에 구름이 떠 다니고 있다.


황부장이 오랜 기간 존경하고 모시던 회장님이었지만 요즘은 속으로 불만이 많다.


“ 비 오겠네요. 회장님”


“ 응”


“ 고 기사 한테 차 대기 시켜놓으라 할까요?”


“ 아니야. 조금만 여기 있다가 내려가서”


“ 네”


그렇게 또 김 회장은 한참을 멍하니 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하늘을 바라보며 명운을 읽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 팬텀 10인방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황 부장도 알고 있지만 오늘은 꽤 긴 시간 동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다.


“ 어쩌면 그 날이 빨리 오겠네”


“?”


“ 황 부장”


“ 네?”


“ 자네가 내 밑에서 몇 년이지? 15년? 16년?”


“ 벌써 16년차네요.”


“ 요즘 해킹팀 지휘 하느라고 고생이 많네. 새로운 소식은 없나?”


“ 김상율이랑 전정규 만나서 같이 학교 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 말고는 특별한 소식 없습니다.”


“ 그래. 우리 회사와 팬텀을 위해서 내가 어쩔 수 없이 불법사항을 지시할 수 밖에 없었던 점 자네가 잘 이해해주고 잘 수행해줘서 고맙네”


“ 회장님도 별 말씀을요. 제가 잘 보필해드려야죠.”


이 늙은이가 갑자기 평소에 안 하던 칭찬을?


“ 몇 년 전에 팬텀에 있는 최면술사를 통해서 알게 된 건데 내가 전생에 천왕성을 발견했던 영국 천문학자 허셜 남매 중에 여동생이었더구만”


“ 아.. 전생에도 천문학자셨었군요.”


“ 나는 당시에 여자라서 주목받지 못했었고 조카가 또 천문학자가 되어 궁수자리의 삼엽성운을 발견했는데 나는 죽고 나서 그 성운에서 별이 새로 생기면서 그 곳으로 떠났지”


“ 말씀하시던 지구 위를 떠도는 보통 영혼이 아니셨네요.”


“ 몇 만 광년 떨어진 별로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온 얼마 안 되는 영혼 중에 하나지. 자네 내가 어려운 일 하나만 더 부탁 하려는데 거절해도 좋네”


“ 말씀하십시오. 회장님”


고급 영혼이 미천한 영혼에게 부탁하는데 거절하면 어떻게 될까?


“ 송대식을 가능하면 빨리 죽여야 한다네”


“ 네? 갑자기 그게 무슨...”


“ 그게 우리가 번영하고 세계가 번영하고 팬텀이 추구하는 길이네. 힘 센 악령들이 되살아나고 있어”


도청도 모자라서 이제는 살인교사까지... 이 노인네가 망령이 났나?


“ 자네가 죽이라는 게 아니라 이제 팬텀에서 한 명씩 송대식을 찾아 한국으로 와서 시도할 거네. 그 때 그 사람들과 내 지시대로 잘 도와주기만 하면 돼”


“ 송대식은 회장님이 아끼고 탈북도 도와준 사람 아니었었나요? 왜 팬텀에서 갑자기?”


“ 그게 하늘의 뜻이라면 믿겠나? 송대식은 원래 며칠 전 사고 났었던 대회에서 죽을 운명 이었어”


못 믿어. 아니 안 믿어. 이 구렁이 같은 노인네야.


송대식에게 들켜 하이킥을 맞고 정신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지는 상상을 했다.


한편으로는 지난 번 김상율과 전정규를 쉽게 납치했으니 어쩌면 팬텀이 쉽게 끝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네 믿고 따르겠습니다. 회장님”


“ 그래 고맙네. 황 부장. 자네 밖에 없네”


두 손으로 황 부장의 손을 꼭 잡는 김 회장.




이탈리아 로마의 어느 저택.


흑인 청년 한 명이 베란다에 앉아 신문 한 면을 고개를 파묻고 뚫어져라 읽고 있다.


가끔 괴상한 소리로 끽끽대기도 하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크게 웃기도 하는 모든 행동이 미친놈이 분명하다.


보고 있는 신문은 한국어로 쓰인 바둑신문.


골똘히 신문을 보며 생각도 하고 갑자기 일어서서 이슬람 기도문 같은 것도 신문을 잡은 손을 가슴에 대며 소리 내어 외우기도 한다.


서번트 증후군. 자폐증이 있는 30대 초반의 흑인 청년.


그 옆에는 엄마뻘 되는 흑인 하녀가 모든 행동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청년의 옆을 지키고 서 있다.


방 안에 있던 나이든 백인 남자가 베란다의 청년에게 다가온다.


“ 회장님, 방 안에 화상회의 준비되어 있습니다.”


“ 오늘은 누구?”


“ 중국의 류양 신부와 한국의 미스터 김입니다.”


“ 가요”


손에 쥐고 있던 바둑 신문을 베란다 테이블에 휙 던지지만 조준을 잘못해서 테이블 밖으로 날아간다.


백인 남자가 눈짓을 하자 얼른 주워 신문을 접어 테이블 위로 올려놓는 흑인 하녀.


커다란 방 안에 설치되어 있는 TV에 세 명이 분할되어 보인다.


자리에 앉은 팬텀의 수장 압데라.


TV에 나온 류양과 김회장을 보며 순수한 함박 웃음을 짓고 손을 흔든다.


“ 니하오마. 안녕하세요”


능숙한 중국어와 한국어로 인사를 하는 압데라


그는 타고난 언어 천재로 거의 모든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같이 회장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류양과 김회장


“ 신부님 먼저 보고하세요.”


중국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 류양과 압데라


“ 말씀드린 대로 구마예식을 하는 과정에 지하교회 신부의 몸에서 거대한 악령이 나왔습니다. 수호령들과 혼자 맞붙어 싸워도 이길 수 있는 크기의 악령이었습니다.”


“ 8년 전에 리비아에서 보았던 말리노 같은 악령이 그 신부님한테 빙의된 게 맞나요?”


“ 네. 분명히 리비아에서 봉인된 말리노 정도의 크기와 힘이 있었습니다. 아니 느낌으로는 더 크고 단단했습니다.”


“ 중국에서 지하교회 신부로 위장해서 악인들을 선동해 보려고 했는데 신부님 때문에 빙의에 실패한 거군요. 환생은 불가능한 영이기 때문에 빙의를 시도했다고 보고 관찰하면 될 것 같습니다. 미스터 김 의견은요?”


중국어로 이어온 대화가 끝나고 갑자기 한국어로 얘기하는 압데라


“ 말리노보다 큰 악령이라면 과거에 봉인되어 있는 상태였다가 누군가 흑마법 주문으로 깨우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깨어난 악령은 아마도 인류에게 더욱 큰 재앙을 내리기 위해 수 많은 악령들을 선동해서 수호령을 없애려는 군대를 모으기 시작할 겁니다. 그게 악령들의 습성이니까요.”


“ 지금 영계에 있는 수호령들로는 막을 수 없을 정도인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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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 공지입니다. 20.06.24 32 0 -
30 30화 망각의 여행 (완결) +2 20.06.24 56 2 9쪽
29 29화 미래의 유토피아 +2 20.06.23 31 2 10쪽
28 28화 악마의 눈빛 +3 20.06.22 29 3 10쪽
27 27화 말고문 +2 20.06.19 29 2 9쪽
26 26화 무도인의 따귀 +2 20.06.18 26 2 10쪽
25 25화 어제 만난 인연 +2 20.06.17 31 2 10쪽
24 24화 빈집털이 +1 20.06.16 32 1 10쪽
23 23화 사탄의 인형 +3 20.06.15 32 3 10쪽
22 22화 보디가드 +2 20.06.12 52 3 10쪽
21 21화 병맛 커밍아웃 +2 20.06.11 38 2 10쪽
» 20화 물아일체의 경지 +3 20.06.10 63 4 10쪽
19 19화 원초아와 초자아 +1 20.06.09 37 1 10쪽
18 18화 높은 차원의 절대 권력자 +2 20.06.08 46 2 10쪽
17 17화 이름 없는 포비아 +1 20.06.05 50 1 10쪽
16 16화 처량한 영혼들 +2 20.06.04 43 1 10쪽
15 15화 천진난만했던 그 때 20.06.03 40 0 10쪽
14 14화 나비효과 +2 20.06.02 44 1 10쪽
13 13화 미지의 영혼 20.06.01 51 4 10쪽
12 12화 개똥같은 프로포즈 +2 20.05.29 57 2 10쪽
11 11화 날벼락 20.05.28 45 1 10쪽
10 10화 의미없는 기도 20.05.27 133 1 10쪽
9 9화 악몽의 순간 20.05.26 59 1 10쪽
8 8화 수호자의 운명 20.05.25 57 3 11쪽
7 7화 사랑의 파수꾼 20.05.22 79 1 10쪽
6 6화 계절은 없다 20.05.21 76 0 11쪽
5 5화 룰도 모른다 20.05.20 76 3 11쪽
4 4화 수평선을 바라보며 20.05.19 87 5 11쪽
3 3화 꿈을 향한 노력 20.05.18 92 4 11쪽
2 2화 소리없는 눈물 20.05.15 11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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