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신령의 눈을 뜨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안달래
작품등록일 :
2020.05.14 08:54
최근연재일 :
2020.06.24 08:58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872
추천수 :
88
글자수 :
135,994

작성
20.05.27 09:57
조회
133
추천
1
글자
10쪽

10화 의미없는 기도

DUMMY

10화 의미없는 기도



마취가 풀리고 있을 때쯤이었나 보다.


희미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 상태는? ”


" 체온도 정상이고 혈압도 정상입니다.”


" 그래 얼른 치우자고 ”


힘겹게 눈을 들어 올려 보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외국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잠이 다시 들고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싶어 황급히 눈을 떴다.


앗! 여긴 상율 선배의 차 안 조수석.


옷도 해장국을 사러 나온 그 날 아침에 입었던 옷이 그대로 입혀져 있고 묶인 밧줄도 모두 풀려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 일어났어?”


상율 선배는 먼저 일어나서 이미 차의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튼 다음 운전석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어느 산 중턱의 길가 한 구석에 세워진 상율의 차


" 이게 뭐죠?”


" 나도 조금 전 일어났는데 지금 생각중이야. 네비를 보니까 아직 가평인데?”


주머니를 뒤지니 폰이 그대로 들어있다.


현재시간 수요일 오전 11시.


해장국 사러 나온 일요일 오전으로부터 계산하니 3일이 지나 있었다.


송골매들에게 부재중 통화 여러 개와 문자가 와 있었다.


요한

< 형님들 먼저 가셨나보네요. 저희들도 늦게 일어나 집으로 출발합니다. 다음 정모 때 뵈요>


대식이 형

< 짜식들이 연락도 안 받고 삐져서 먼저 갔냐? 즐거웠다. 다음 정모 때 보자>


명호 형

< 잘 들어갔니? 연락해라. 상율이랑 같이 회사 근처로 오면 저녁 한 번 살게>


“ 내 핸드폰은 밧데리가 다 나갔네”


상율 선배에게 폰을 건네 문자들을 보여줬다.


상율 선배가 힘없이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 집에 갈까? ”


“ 경찰서 가야 되지 않을까요?”


“ 몰라. 일단 집에 가서 쉬고 싶다.”


상율 선배가 출발을 했고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이제 안전하다고 생각하니 몸도 쑤시고 피곤이 몰려왔다.


상율 선배는 어느 휴게소에 도착하고 나서야 쉬었다 가자고 하며 눈을 감았다.


나는 잠에서 깨어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요한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 믿기 힘들겠지만 아직도 가평이다. 일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얘기해 줄게>


다시 눈이 감기려 하는데 진동이 울렸다.


요한이의 답장


< 형. 아직도 상율이 형이랑 같이 있어요?>


< 응 >


< 얼른 올라 오세요>


< 그래 만나서 얘기하자. 우리 황당한 일을 당했어. >


< 네. 얼른 올라오시고 내일 저녁에 시간 되면 만나요.>


< 너 우리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별로 궁금하지 않은 거야? >


< 몰라도 안 좋은 일이라는 거 알 것 같아요. 내일 뵙고 얘기해요>


고개를 돌려 잠 든 상율 선배의 모습을 보니 다시 한 번 컨테이너 안에서의 시체 같은 싸늘했던 모습이 생각나 오싹해졌다.




명호는 자기가 나올 때까지 펜션 앞에 서 있었을 미란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 명호 오빠! 오랜만이에요”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오는 명호의 목을 와락 끌어안는 미란 때문에 당황했다.


“ 우린 먼저 차에 가 있을게”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대식이 형과 요한이는 서둘러 자리를 피하였다.


“ 네 형 금방 갈게요”


뒤돌아 가는 대식이 형과 요한이가 들리지 않게 미란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 왜 여기까지 온 거야? 그 정도 안 만났으면 헤어진 거잖아. 스토커야?”


“ 스토커라뇨? 저는 그냥 오빠 만나서 얘기할 게 있어서 찾아 왔어요.”


불장난 같은 한 달이었지만 사랑했었던 사이에 스토커라니 말이 조금 심하네.


“ 점쟁이한테 뭘 물어보려구? 아버지는 이번 선거에서 안타깝지만 근소한 표차이로 낙선 하실 거구요. 김미란 씨는 앞으로 좋은 직장 취직하셔서 잘 먹고 잘 사실 겁니다. 됐어요? 이제 가도 되지?”


“ 별로 용한 점쟁이는 아니네요. 그건 나도 다 알 수 있는 건데 ”


“ 친구들이 기다려서 나는 갑니다. 연락하지 마세요.”


뒤돌아서는데 미란이 다급히 말을 건넨다.


“ 팬텀이라는 조직 알죠? 그 쪽 세계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은 다 알던데 ”


“ 무슨 세계? 미안하지만 팬텀인지 고스트인지 못 들어봤습니다.”


“ 어제 같이 모여서 게임했던 사람들 전부 그 쪽 세계 사람들인데 정말 모르는 구나”


“ 뭐? ”




상율 선배가 집까지 태워다 줘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마루에 앉아 TV 드라마에 빠져 계신다.


“ 왔어?”


뒤도 안 돌아 보신다.


“ 네”


“ 이번에는 꽤 오래 놀고 왔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 배고파요”


“ 라면 끓여 먹어라. 아빠 이거 끝날 때까지 기다리던지”


“ 네”


라면에 계란 두 개 넣어서 허겁지겁 먹었다.


포만감에 행복한 기분


자유란 먹고 싶을 때 마음 놓고 먹는 것이다.



늦게까지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요한이의 문자를 확인하고 요한이의 퇴근 시간에 맞춰 강남역 어느 식당에서 만났다.


이틀 동안 감금당했던 자초지종을 들은 요한이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 그 정도면 다행이네요”


“ 다행? 임마! 형들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이틀 동안 의자에 묶여 있었다고. 얼마나 무서웠겠냐?”


“ 경찰에는 신고 하셨나요? ”


“ 아니. 상율이 형이 왔다 갔다 귀찮아진다고 일단 하지 말자고 하네. 나도 괜히 복잡하고 무섭고 귀찮은 일에 얽히고 싶지 않고... 증거라고는 주사 자국 하나 있는데 상처 하나 없이 살아 돌아온 게 어디야”


조금 전 나온 돈까스를 하나 썰어 한 입에 넣었다.


“ 형 드릴 말씀이 있어요”


“ 뭔데? 너 오늘 좀 이상하다? ”


“ 제가 어렸을 적에요...”



요한은 어렸을 때 아빠에 대한 기억이 없다.


엄마에 대한 기억도 어느 시장에서 국수를 팔던 엄마 등에 업혀 있었던 가물가물한 기억 뿐.


그 다음 부터는 가족사진 한 장도 없이 동네 슈퍼마켓의 사나워 보이는 뚱뚱한 아줌마를 엄마라고 불러야 했다.


새 엄마는 엄마가 요한을 자기에게 맡겨놓고 외국으로 돈 벌러 가 버렸다고 어린 요한에게 억지로 세뇌시켰지만 엄마가 나를 버렸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다른 자식이 없었던 새 엄마는 그리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양아들을 사랑으로 키우셨다.


혹시 우리 자식이 다른 아이들에게 기를 못 펴는 것 아닐까 노심초사 하면서 비쌌던 그 게임기도 사 주셨다고 했다.


새 엄마는 천주교 신앙이 깊어 용하인지 연우인지 지금은 확실히 기억도나지 않는 이름을 세례명인 요한으로 바꾸었고 매주 내 손을 잡고 성당에 나가 기도하는 것을 너무나도 기뻐하셨던 사나워 보이는 첫 인상과 달리 순박한 분이셨다.


여섯 살이었는지 일곱 살이었는지 정확한 나이는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으로 새엄마 손을 잡고 성당에 갔었던 그 날


손으로 성호를 긋는 방법을 어제 새엄마에게 배웠었고 오늘 꼬마가 잘한다며 신부님과 주변 신도들이 칭찬해주니 어깨가 으쓱했다.


“ 미사기도 드리겠습니다.”


모두 손을 합장하여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나도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하느님 아버지 도와주세요 속으로 되뇌었지만 하느님 아버지가 뭘 도와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게 의미 없는 기도를 계속 드렸다.


기도가 끝나 눈을 떠 앞을 바라보았다.


모든 사람의 머리 위에 구름 같은 풍선이 생겼다.


모두 머리 위에 하얀 크고 조그만 풍선을 얹어 놓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같은 동네의 할머니 머리 위에만 검은 풍선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하얀 풍선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성당의 신부님을 비롯해서 크고 단단해 보이는 풍선을 가진 사람이 몇 명 보였다.


내 머리 위에도 있는지 만져 보았는데 만져지지 않았다.


“ 엄마 이 풍선 뭐야?”


엄마의 머리 위 풍선을 잡아보려 어린아이의 조막손을 휘둘렀지만 잡히지 않았고 엄마가 내 손을 잡고 조용히 하라며 손을 입술에 갖다 대셨다.


그 이후로 나만 볼 수 있는 사람들 머리 위 풍선을 엄마를 비롯하여 친한 친구들에게 얘기해 보았지만 그러냐 하면서 웃어넘기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그 후로는 어린 마음에도 무시당하기 싫어 누구에게도 얘기 안하고 지냈다.


검은 풍선을 머리 위에 얹은 할머니가 이틀 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끔씩 보게 되는 검은 풍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여지없이 3일 이내에 어떤 방법이건 죽게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요한의 말을 듣고 정규는 생각했다.


요한이가 나에게 지금 들려준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면 분명 미친놈이라고 무시했을 법한 자기 능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요한이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놀라운 것은 그 능력이 아니다.


나도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할 귀신의 목소리를 듣고 귀신을 불러올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정말 우연히 만나지 않았던가.


그 것도 내가 2년 전 게임 출시회에서 먼저 얘한테 말을 걸었는데..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게 나와 비슷한 어디에 얘기하면 사기꾼이라고 취급받기 딱 좋을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놈이었을까?


아니면 이 세상에 내가 모르게 이런 숨겨진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는 걸까?


내 능력에 관한 얘기는 요한이에게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 내 풍선은 어떻냐? 크고 단단해?”


“ 아무래도 괜히 얘기 드린 것 같네요. 우리 게임 얘기나 해요”


“ 왜? 나 곧 죽어?”


“ 아뇨. 실은 형 말고 상율이 형이 이상해서요. 본인한테 얘기하면 기분 나빠 할까봐 형한테 말씀드린 거에요. 어제 그 납치 사건도 있었다고 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송골매 신령의 눈을 뜨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공지입니다. 20.06.24 32 0 -
30 30화 망각의 여행 (완결) +2 20.06.24 56 2 9쪽
29 29화 미래의 유토피아 +2 20.06.23 32 2 10쪽
28 28화 악마의 눈빛 +3 20.06.22 29 3 10쪽
27 27화 말고문 +2 20.06.19 30 2 9쪽
26 26화 무도인의 따귀 +2 20.06.18 26 2 10쪽
25 25화 어제 만난 인연 +2 20.06.17 31 2 10쪽
24 24화 빈집털이 +1 20.06.16 32 1 10쪽
23 23화 사탄의 인형 +3 20.06.15 33 3 10쪽
22 22화 보디가드 +2 20.06.12 53 3 10쪽
21 21화 병맛 커밍아웃 +2 20.06.11 38 2 10쪽
20 20화 물아일체의 경지 +3 20.06.10 63 4 10쪽
19 19화 원초아와 초자아 +1 20.06.09 37 1 10쪽
18 18화 높은 차원의 절대 권력자 +2 20.06.08 47 2 10쪽
17 17화 이름 없는 포비아 +1 20.06.05 51 1 10쪽
16 16화 처량한 영혼들 +2 20.06.04 44 1 10쪽
15 15화 천진난만했던 그 때 20.06.03 40 0 10쪽
14 14화 나비효과 +2 20.06.02 44 1 10쪽
13 13화 미지의 영혼 20.06.01 51 4 10쪽
12 12화 개똥같은 프로포즈 +2 20.05.29 57 2 10쪽
11 11화 날벼락 20.05.28 45 1 10쪽
» 10화 의미없는 기도 20.05.27 134 1 10쪽
9 9화 악몽의 순간 20.05.26 60 1 10쪽
8 8화 수호자의 운명 20.05.25 58 3 11쪽
7 7화 사랑의 파수꾼 20.05.22 80 1 10쪽
6 6화 계절은 없다 20.05.21 77 0 11쪽
5 5화 룰도 모른다 20.05.20 76 3 11쪽
4 4화 수평선을 바라보며 20.05.19 87 5 11쪽
3 3화 꿈을 향한 노력 20.05.18 93 4 11쪽
2 2화 소리없는 눈물 20.05.15 118 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