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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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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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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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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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2)

DUMMY

뒤늦게 깨달은 사실.


세상을 구할 신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

다만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 * *




금빛 우물은 몹시 효과적인 용광로였다.

한때 흑색의 마법사 유논이라 불렸던 사내의 의식, 정신, 지식, 의지···그 모든 것들은 금모래 속에 녹아들어 씨앗을 위한 양분이 되었다.


그 비옥한 토양 위에 씨앗이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이전의 토양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기에 처음에는 주춤하는 듯했지만, 이내 무서운 기세로 새로운 그릇에 적응해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영혼과 신체가 모두 아주 협조적이었다. 이전의 몸처럼 오랜 시간 뿌리내릴 필요 없이 결합하는 그 순간부터 씨앗에 맞춰 신체도, 영혼도, 모든 것이 재배열된다.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던 것 같았다. 다른 종류의 힘, 다른 종류의 자질, 다른 종류의 영감···그것만 받아들인다면, 이제 그는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몸, 영혼, 그리고 신. 그 모든 것이 일체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장애물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깔끔하게 집을 청소해 놓았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전 주인의 자취가 남아 있기 마련이다.

깊숙한 곳, 침전되어 있는 끈끈한 것들이 있었다. 부질없는 속세의 정과 미련들.


새 시대의 신에게는 필요 없는 것들이었다.

거슬리지 않게 전부 쓰레기통에 모아 담았다. 저 멀리 치웠다.


그리고 나서야, 준비가 끝났음을 알게 되었다.


신은 눈을 떴다. 깨어나자마자 신음하며 죽어가는 세상을 느꼈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사명을 알았고, 스스로가 지닌 힘과 지식을 깨우쳤다.


한마디로 발아, 그리고 성장.

그다지 극적인 과정은 아니었다.


신화에서 기록될 법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지도 않았고, 기적이 일어나는 일도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한순간에 이루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신은 망가진 세계를 고칠 능력을 얻게 되었다.


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우선 나가야 했다.


알을 깨고 날아오르는 새처럼, 세상을 나가서 저 너머 우주로. 차원을 뛰어넘은 아득한 은하로.


고개를 든 신은 가볍게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새롭게 구성된 신의 육신은 한 번의 도약만으로 거슬리는 장애물들을 뚫고 상공으로 솟구쳤다.


겉보기에는 여전한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지닌 사내의 모습이었으나, 실상은 완전히 다른 존재였다.

번쩍 뜬 눈동자 동공 한가운데 금빛 정광이 번뜩인다. 신성을 담은 세계의 의지 그 자체.


이전에 이 몸의 주인이 사람이었다면, 이제 이 몸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의 허물을 벗고 나왔기에 신이요, 이전의 능력, 지식, 기억은 있을지라도···이전의 감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소리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대기권을 넘었고, 이내 용들이 기거하는 천상의 궤도를 넘었다.

미끄럼틀 넘듯 가볍게 차원의 격벽을 넘어, 자신의 세상을 바라본다.


우주적 시선에서 바라보는 환상의 세계는 몹시도 아름다웠다. 위기에 처해 있기에 더더욱 그러한 것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세상 유일한 신으로서 강요받는 애정과 연민, 그리고 의무 때문일지도 몰랐다···.


노란 황무지, 회색 겨울, 더러운 숲과 늪지, 기묘할 정도로 깨끗한 어둠, 죽은 보라의 땅, 그리고 그곳을 사는 수많은 생명들···사람과 괴물, 마나와 의지.


신으로서 그 모든 과거와 현재, 미래의 원인과 결과들을 볼 수 있었다. 흩어져 다른 곳으로 향하다가도 결국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세상의 결론, 그 모든 각각의 이야기들.


재미있었다. 그대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가는 줄 모를 것 같았다. 갓 태어난 아이다운 호기심에 그렇게 푹 잠겨 있고만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신도 일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멍하니 보고 있다 출근 시간을 놓쳐서 세상의 시간을 되돌려야만 하는 결과를 낳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 이대로라면 그리 될 것이었다.


일에 집중해 볼까···하는 생각과 함께 세계를 계산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땅답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차원.

방벽에 구멍이 너무 많이 뚫렸다. 지구와 지나치게 가까워졌고, 격벽이 약화된 탓에 외계의 망령들이 군침 흘릴 만한 매력적인 침략지가 되었다.


이 몸의 전 주인이 이리 되기까지의 과정에 어느 정도 기여하기도 했고.


‘물론, 말 그대로 어느 정도에 불과하지만.’


고작 차원에 구멍 뚫어 여행 조금 한 것 가지고 무너질 정도로 차원 격벽이 나약할 리 없었다.

흑색의 마법사가 한 일은···굳이 따지자면 무너져가는 탑을 톡, 손가락으로 건든 것 정도였다.


손가락을 가져다 대지 않았더라면 훨씬 느리게 무너지기는 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붕괴를 피하지는 못한다.

근본적으로 차원 방벽 자체가 약화된 것이기에, 필연적으로 이상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구와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진 것 또한 그 일환이고.


그리고 차원이 약해진 이유는 지금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그마한 세상의 자그마한 신으로서는 감히 어찌 손도 대지 못할 영역이다.


저 위, 수많은 차원과 우주, 은하의 뿌리라 할 만한 근원에서 일어난 사건이 여기까지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다차원의 영역을 지배하는 거인들끼리 일으킨 충돌에 운 없이 휘말리고 만 것이다.


그 거대한 흐름 가운데, 마법사가 한 일은 고작 순서를 조금 앞당기고 이상 현상의 종류를 확정지은 것뿐이었다.

애초에 그가 이쪽 세계에 떨어진 것 자체가 이상 현상의 일종이니,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지만.


한 인간이 한 일치고는 대단한 규모이기는 했다. 그 정도는 되기에 신의 전신인 것이다.

딱 그 정도의 감상. 그 정도의 생각을 품으며···신은 나약해진 차원의 장벽, 송곳으로 뚫린 듯 숭숭 나 있는 허점들을 보았다.


이걸 어찌 해결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에도 광속으로 이동하며 점차 가까워지는 외우주의 침략자들이 보였다.

저들을 어찌 물리친다 해도 다음에는 더 많은 침략자들이···어쩌면 이 자그마한 차원의 역량으로는 결코 막아내질 못할 상위 차원의 망령들이.


예정된 미래, 종말이 눈앞에 보였다.


싸워서 해결할 수는 없다.


저들 침략자들은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존재들이며, 힘으로 이길 수 있다 해도 그리 신명나게 싸우는 동안 이미 쇠락한 세상을 재생할 적기를 놓치게 될 것이다.


저들도 오고 싶어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저들은 이쪽 세상에서 일어난 일을 먼저 겪은 이들이었다.

변두리 차원보다 훨씬 더, 파장의 근원과 가까이 있었기에, 거인들의 싸움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은 위쪽 차원의 주민들.


저들 또한 멸망의 피해자였다. 자신의 세상에서 더는 살 수 없어 도망친 난민들이었다. 악의와 적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그나마 방벽이 약한 이쪽 차원으로 몰려드는 것에 불과했다.


결국 해결책은 하나였다. 차원 방벽을 보수하는 것. 차원 자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

그러면 침략자들도 방벽에 막혀 돌아갈 것이고, 세상의 정기도 돌아올 것이고, 더 큰 문제들이 생기지 않게 되어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말이 쉽지, 밑 빠진 독을 어떻게 매울 것이냐. 그 해결책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문제인데···. 아하.


과연 이 몸은 창의력이 상당했다. 위기를 직면하자마자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최적의 방법을 고안해 내는 회로의 수준이 상당하다.


꽤나 과격하고 거친 방법이기는 하나, 마음에 든다. 이 방법 하나면 길게 시간 끌 것 없이, 단숨에 끝낼 수 있었다.


신은 고개를 돌려 옆쪽의 차원을 바라보았다. 본래는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다차원의 이상 현상으로 인해···그리고 마법사의 개입으로 인해 여러모로 가깝게 연결되어 버린 형제 차원.


지구.


신의 전신의 옛 고향. 환상세계와 여러모로 복잡한 연으로 얽혀 있는 곳.


신은 웃으며 말했다.


《네 힘이 필요하겠구나, 형제 차원이여.》


두 손으로 허공을 잡아당긴다. 끌어오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영차···힘을 주자,


우주가 움직였다.


끼기기기기긱···.


귀를 긁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별들이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저 멀리, 차원의 관점에서는 가깝지만 물리적 관점에서는 수억 광년도 넘게 떨어져 있던 태양계가, 신의 인력에 의해 강제로 끌어서 당겨진다.


저쪽 세상에도 차원신이 있다면 뭐 하는 짓이냐 노발대발하여 항의했겠지만. 애초에 똑같은 종류의 힘으로 저항하여 끌고 올 수조차 없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저쪽 세상에는 신이 없었다.


세계의 권능이 한 존재에게 몰아서 주어지지 않은 차원이었다. 드물게도 존재하는 아주 자연적이고 우연한 세상.

혹은 과거에는 신이 존재했으나, 다 죽거나 다른 어딘가로 떠난 것일지도. 어느 쪽이건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저들에게 신이 없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덕분에···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다. 상호 간의 차원 방벽이 크게 약화된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방벽이 건재했다면 아무리 신이라 해도 멋대로 다른 차원에 통째로 이만한 영향력을 끼칠 수는 없었을 것이니.


이 차원은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


문득 떠오른 농담을 읊으며, 어린 신은 어느새 손에 닿을 듯 가까워진 녹색 푸른 별을, 그 별을 둘러싼 차원 격벽을 어루만졌다.


역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게 나다, 빛처럼 등장한 초천재신···.


자기자랑은 이쯤 해두고, 슬슬 작업에 들어갈 때였다.


장벽에 올려둔 손에 집중했다. 그물의 형태를 그리며 타차원의 간섭을 막는 시공간 에너지의 흐름과 접촉한다.


《흐읍───.》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지구의 차원 장벽을 일시적으로 꺼뜨린다!


정전이 일며, 우주가 잠시 흔들렸다. 남의 차원벽을 멋대로 쥐락펴락 하느라 힘의 소모가 만만치 않아, 신도 몸을 휘청했다.

이거 창세 첫날부터 심상치 않구만. 골병들겠어.


투덜대며 장벽 없이 맨몸으로 외우주에 노출된 태양계를 끌어당겼다. 이번에는 품이 크게 들지 않았다.

지구의 생존 본능이 발동한 것. 자신의 차원을 보호하는 장벽이 사라졌음을 눈치 채고, 세계 전체가 보다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아 움직이려는 성향을 띄게 되는 것이다.


전부 노린 대로였다.

그래, 여기로 와라. 여기가 안전하다.


조금 더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녹색 차원이 통째로 이쪽 차원에 부딪혔다. 우당탕탕 흔들리며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구.》


잘못 저지른 꼬맹이처럼 슬쩍 고개 내밀어 녹색별을 살펴보니, 뭐 큰일은 아니었다. 끽해야 지진이나 해일이 조금 일어난 정도?


인간들의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재앙이겠지만, 세계적 측면 그리고 신의 시야로 보면···.


음, 그래도 좀 큰 실수긴 하네. 다음부턴 조심해야지.


그래, 다음부터 조심하면 된다. 그런 거였다. 뭐 어차피 내 세상도 아닌데 알바냐···. 저기 사람들이 이쪽 차원 많이도 괴롭혔는데, 이걸로 퉁 쳤다 치자고.


대충 그렇게 유일신만이 할 수 있는 합리화를 하며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큰 충돌이 없게끔 살살 잡아당겼다.


너무 빠르면 조금 전처럼 지구가 흔들리고, 그렇다고 너무 느리면 곧 차원 방벽이 복구될 텐데 그 전에 일을 끝내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칠 터였다.

그러므로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딱 적절한 세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저쪽 푸른 차원을 잡아당겨서···.


방벽 안쪽에 밀어 넣는다!



뻥───!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지구와 태양계가 방벽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 세계를 통째로 들여보낸 여파로 안 그래도 약화되었던 차원 장벽이 잠시 흔들렸으나, 진정하라는 의미로 힘을 조금 뿌려 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그래, 이거지.

보기 좋게 성공한 작전에 신은 몹시 만족스러웠다. 이것이 그가 시작한 창세의 첫 업적,


지구의 인수 합병이었다.


다른 차원, 그러니까 지구와 지나치게 가까워졌다? 그래서 문제가 된다? 그러면 지구를 우리 차원과 아예 합쳐 버리면 그만이다!


본래대로라면 갓 태어난 신의 힘만으로는 결코 불가능할 업적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지구와 환상세계는 이미 여러 균열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처지였다.


그 결과 서로의 성질이 섞여 같은 차원이라고 보아도 상관없을 정도의 유사한 환경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듯 인수 합병을 시도할 수 있을 지경이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세상, 환상-지구.


저 멀리 어딘가에 태양계와 지구가, 그리고 여기 이곳에 환상세계의 행성과 그 주위 천체의 용들이 돌고 있는 형상.

이제 두 세상은 서로 공생해야만 하는, 같은 하나의 우주를 공유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봤자 거리가 하도 멀리 떨어져 있어, 두 행성의 생명체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하는 날이 오려면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은 더 지나야 할 테지만.


《뭐, 잠 한숨 자고 나면 금방이겠지. 그날이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만.》


신은 들뜬 낯으로 두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의 천재적인 발상, 환상-지구의 결과로 두 세계 사이의 불완전한 연결은 종료되었고, 게이트는 전부 사라졌다.

같은 차원으로 통합되었기에, 더는 다른 차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고작 이 정도에서 끝나면 이 몸, 위대한 천재 신의 계획이라 부를 수 없지.


이 작전의 가장 큰 이점이, 하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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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흑과 백(Black & White)(2) 22.03.24 183 13 13쪽
271 흑과 백(Black & White)(1) +1 22.03.24 199 9 15쪽
270 스승과 제자(4) +6 22.03.23 218 12 15쪽
269 스승과 제자(3) 22.03.23 190 13 13쪽
268 스승과 제자(2) +3 22.03.23 193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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