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죽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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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작은불꽃
작품등록일 :
2014.06.09 01:04
최근연재일 :
2014.08.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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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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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일주일 만에 작업실에서 나온 센은 좀비와 같은 걸음으로 침실로 향했다. 집안은 여전히 검게 얼룩져 있었고, 파편들은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집은 청소가 아닌 리모델링이나 재건을 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침실의 원형 침대 역시 반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센은 침대에 걸터앉아 검은 부분에 손을 댔다. 마치 돌조각처럼 딱딱했다. 센은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균형을 잃은 몸이 침대 위에 기울어졌다.


하루하고 반이 지났다. 죽은 듯 자던 센이 갑자기 눈을 떴다. 머리와 어깨를 주무르다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앞으로의 할 일을 머리에 그려보았다.

가장 먼저, 좀비의 출몰 장소를 알아내든지, 최소한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어야 했다.

센은 욕실을 나와 벗은 몸으로 거실에 섰다.


“스크린.”

1층 전체에 차양막이 처지고, 중앙에 1인용 의자가 올라왔다. 어두워진 실내에 스크린이 떠올랐다. 스크린은 의자를 중심으로 3m 반경에 둘러 있었다.

센이 의자에 앉았다.

고글로도 어지간한 정보는 탐색하고 정리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성능과 화면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센은 지도를 띄우고 그동안 좀비가 출몰했던 지역들을 표시했다. 한눈에 보이는 정보는 지난 60년간 일어난 수백 건의 좀비 출몰이 모두 Dr.센 시티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수도 외곽지역에서도 수십 건의 출몰이 있었지만, 크게 벗어난 지역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좀비 문제는 그야말로 중앙정부의 수도, 단 한 곳의 문제였던 것이다. 센은 정부의 수습이 느렸던 것이 다른 도시, 다른 지역에서의 압박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Dr.센 시티는 중앙정부의 수도요, Dr.센의 성지라는 상징성은 있었지만,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핵심적인 도시는 아니었다. 세계적으로 이곳보다 더 발달하고, 더 큰 도시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 형편이니 중앙정부가 골치 아픈 좀비에 대해 큰 압박은 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좀비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수도라 해도 정부에 큰 압박을 넣거나 시위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소한’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신인류의 특징이었다. 인생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벅찬데, 남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었다.


센 자신도 데보라가 희생되지 않았다면 좀비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얼마 전부터 좀비의 행적을 검토해보고 있었지만, 그것도 일시적인 조사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았다.

더군다나 신인류라면 대부분 유일한 가족인 아내가 좀비가 되는 순간, 완전히 관심을 끊어버렸을 것이다. 법적인 부부관계가 끝난 시점에서 여전히 아내에 집착하고 있는 센이 유별난 경우였다.


센은 지도를 노려보았다. 센의 매서운 눈을 지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겼다. 센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수도의 지도를 여러 개, 빙 둘러 띄워놓았다. 하나는 연대별로 색상을 달리하여 표시해놓고, 다른 하나는 규모별로, 또 월별, 요일별, 시간별, 지역별 등으로 나눠 표시해 보았다.

센은 하나씩 대질심문을 했다. 첫 번째 지도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센의 시선을 따라 의자가 회전했다. 두 번째 지도도 자신은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눈이 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다양하게 분류된 다른 지도들도 노려보았지만, 얻을 수 있는 게 없었다.


센은 인공지능 ‘지니어스’에게 사소한 규칙이라도 좋으니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지니어스가 훑어보는 지도들이 깜빡였다. 다양한 지도들을 모두 살펴본 지니어스가 대답했다.


-핵심적인 규칙성 : 없음.

-사소한 규칙성 : 3개.

-자료분류 등급 : 보통.

-충고 : 핵심적인 규칙성을 찾기 위해서는 자료의 보충이 필요함.


지니어스도 찾아낸 게 없었다. 센은 사소한 규칙성이라도 살펴보기로 했다.


-1. 중복된 출현지 : 부활광장.출현 시기 : 신인류력 439년 7월, 468년 2월.

-2. 중복된 퇴각 지역 : 시청, 남서쪽 150m.시기 : 신인류력 444년 11월, 498년 3월.

-3. 부활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22km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출몰한 적이 없음.


이 정도라면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라 할만했다. 센은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다.

첫째, 지난 60년간 좀비는 얼마든지 다른 도시, 다른 대륙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신출귀몰한 움직임으로 볼 때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오로지 Dr.센 시티 안에만 머물렀다. 그렇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둘째, 출현과 퇴각에 거의 반복된 곳이 없었다. 중복된 출현지라고 해봐야 부활광장뿐인데, 좀비오가 되살아난 곳이 부활광장이었으니 그 첫 번째를 제외하면 반복된 곳이 없다고 봐야 했다. 한 도시에서 수백 번 출몰하면서 한 번도 중복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연히’ 가능할까? 우연이 아니라면 왜 그래야만 했을까?


센은 중복된 퇴각지역이 사용된 날짜를 살폈다. 444년 11월이라면, 5년 만에 활동 재개한 지 2번째, 즉 3번째 출몰 때였다. 498년이라면 작년, 그러니까 가장 최근에 일어난 좀비 사건 중 하나였다.


‘가장 오래된 것과 가장 근래의 것이 겹쳤다. 한 번의 로테이션이 끝났다?’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었다. 작년 3월 이후로 총 3번의 출몰이 있었지만, 그중 출현이나 퇴각 장소가 겹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위의 가설이 틀렸다는 근거는 될 수 없었다.

로테이션이 끝나가는 와중 겹친 것이 먼저 나타난 것일 수도 있고, 처음과 마지막에 목격된 장소가 반드시 출현이나 퇴각 장소인 것도 아니니 데이터 자체에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가정들을 통해서도 다음 출몰지를 예상할 수 없었다. 날짜는 더더욱.


‘부족해……. 뭐가 빠졌을까?’

센은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고민에 잠겼다. 시선을 따라 의자가 천천히 회전했다. 펼쳐진 지도들을 스무 번쯤 반복해서 봤을 무렵, 센이 손을 마주치며 말했다.


“아, 날씨!”

센은 곧장 날씨 정보를 추가하고, 빈 지도에 날씨별 출몰현황을 표시했다. 예상대로 대부분 맑은 날씨에 출몰했고, 흐린 날씨는 적었다. 그리고 비가 온 날에 출몰한 적은 3% 미만이었다. 그나마도 새벽이나 아침에 잠시 비가 온 후, 활짝 갠 뒤에 출몰했다.


‘좀비는 맑은 날을 좋아해. 써니, 써니……. 하지만 그래서 뭐?’

안타깝게도 좀비가 맑은 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그것을 토대로 출몰을 예측할 수는 없었다. 센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번엔 의자가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돌았다.

오랫동안 멈추지 않던 의자가 툭 멈췄다. 센의 눈이 감겨 있었다. 센은 작게 코를 골았다. 지니어스가 스크린의 밝기를 서서히 낮췄다. 의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눕혀졌다. 간이침대로 변한 의자에서 센은 자연인의 상태로 꿈을 꿨다.



***



“뎁! 보고 싶었어!”

하얀 드레스를 입은 데보라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센이 불렀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센은 달렸다.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걸어가는 데보라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센은 에어볼을 꺼내려 배낭을 찾았다. 배낭이 없었다. 그 사이 데보라는 훨씬 멀어져 있었다.


“뎁! 돌아와! 뎁!”

애타게 불렀으나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센은 고개를 숙였다. 주저앉았다. 한숨이 나왔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하얀 하이힐과 그 위로 잘 뻗은 종아리가 보였다.


“그래, 정말 보고 싶었어.”

센은 다리를 붙잡고 여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마틸다였다.


“저도 당신이 정말 보고 싶었어요.”

“나도.”

센은 자연스럽게 마틸다를 끌어안았다. 마틸다는 달라붙는 센을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어쩜 나에게 그럴 수 있어요?”

“미안해. 정말 어쩔 수 없었어.”

“괜찮아요.”


둘은 손을 마주 잡았다. 화사한 꽃밭이 펼쳐졌다. 뭐가 좋은지 둘은 깔깔거리며 소년소녀처럼 뛰어다녔다. 마틸다가 뒤로 넘어졌다. 꽃잎이 사방으로 휘날렸다. 센은 떨어져 내리는 꽃잎을 손에 받았다.

쌓이는 꽃잎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흘러내리는 꽃잎은 피가 되었다. 센은 핏물로 온몸을 적셨다. 세상의 모든 꽃잎이 센을 향해 날아왔다. 센은 그 모든 핏물을 몸으로 빨아들였다. 즐거웠다. 슬펐다.

센은 꽃밭에 누운 데보라를 보았다. 데보라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어쩐지 그녀가 보기 싫었다. 센은 뒤를 돌았다. 마틸다가 서 있었다. 둘은 팔짱을 끼고 걸어갔다.


마틸다가 가볍게 땀을 흘리며 말했다.

“요즘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센은 러닝머신 위에서 죽을 듯 살 듯 발버둥 치느라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틸다는 상관없다는 듯 계속 말했다.

“제가 ‘신의 향기’에 6, 7년 전부터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었나요?”


마틸다의 말에는 약간의 자부심이 포함되어 있었다. Dr.센 시티의 공기 정화를 책임지는 메이저 기업인 ‘신의 향기’. 그곳에 원료 공급을 담당하는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느낄 법한 자부심이었다.


“요즘 실적이 떨어진 것 같아서 장부를 살펴보다가 느낀 건데요, 이상한 이름의 비싼 원료 하나가 수개월, 또는 수주의 간격을 두고 가끔씩 공급되더군요. 꼭 필요한 원료라면 지속적으로 공급되었어야 할 텐데,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양이라도 많으면 한 번에 사놓는 거로 생각하겠지만, 너무 적은 양이라 그것도 아닌 것 같고. 특정 고가 제품에만 들어가는 고급 원료일까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방향제와는 상관없는 원료라……. 혹시 다른 사업으로 확장을 준비하는 건지도 모르죠.”

마틸다는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센은 죽어가느라 대답할 여력도 없었다.


“아! 센, 이거 절대 내가 얘기한 거 아니에요! 원료명은 계약상 보안규정에 걸려있어서 절대 말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제가 원료명은 얘기 안 했죠? 그럼 괜찮은 건가?”

마틸다가 미소 지었다.



***



센은 눈을 떴다. 오래전 잊고 있었던 사소한 일이 꿈을 통해 되살아났다. 간절한 염원은 이루어지는 법이던가? 어째서 그 일이 꿈에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증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간이침대는 다시 의자가 되었다. 창문을 가렸던 암막이 걷어져 있었으나 여전히 어두웠다. 스크린이 서서히 밝아졌다.


“얼마나 잔 거지?”

센이 중얼거렸다.


“4시간 2분 15초 동안 잠들어 있었습니다.”


센은 물을 마시고 간편한 옷을 입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지니어스, 해킹모드 작동.”

스크린 한쪽에 깨끗한 창이 하나 마련되었다.


“‘신의 향기’ 서버 해킹 시작. 목표는 원료 품목과 공급 날짜, 가능하다면 제품 제조 일자와 사용 일자까지도 알아보도록.”


깨끗한 창에 각종 코드와 문자들이 채워지더니 순식간에 지나가기 시작했다. 간혹 붉은색 글자와 경고음이 울렸고, 그럴 때마다 지니어스는 다시 우회하여 다른 길을 찾았다.

30분째 해킹을 시도했으나 아직 보안 서버를 뚫지 못했다. 센은 계속 기다렸고, 지니어스는 계속 다른 길을 찾아다녔다.


한 시간쯤 해킹을 시도하고 있을 때, 메시지가 울렸다.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센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메일을 먼저 확인했다. 남자의 굵고 짧은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당장 해킹을 멈추지 않으면 고소할 거요.”


지니어스는 당장 해킹을 멈췄다. 센의 개인 장비로는 세계적인 대기업의 보안을 뚫기엔 부족했다.

잠시 고민하던 센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지니어스, 마틸다의 유통업체 이름이 뭐였지?”

“‘민트’입니다.”

“그래, ‘민트’의 30년 전 거래자료를 해킹해봐. ‘신의 향기’와 거래목록을 중심으로 알아보면 뭔가 나올 거야.”

다시 지니어스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몇 번의 경고음이 뜬 후, 메시지가 울렸다.


“자료 확보했습니다. 오래된 자료라 세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자료를 스크린에 띄웁니다.”


센은 마틸다가 얘기했던 원료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 장부를 뒤적였다. 30여 분 만에 4년 치의 목록을 훑어본 센은 그 원료가 무엇인지 찾아냈다.

수개월이나 수주마다 비정기적으로 공급되면서, 양은 많지 않고, 방향제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원료. ‘x1dsz'라는 이상한 코드명이라 용도 자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x1dsz'의 공급 날짜와 좀비 출몰 날짜를 비교해봐.”

4년간의 거래목록에서 두 날짜는 모두 평균 4일의 간격을 두고 일치하고 있었다. 'x1dsz'이 공급되면 약 4일 후에 좀비가 출몰했다. 그 원료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좀비의 출몰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찾았다!”

센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리했다. 그리고 명령했다.


“좀비 출몰지에 ‘신의 향기’가 방향제를 살포했었는지 조사해봐.”

“출몰 1시간에서 12시간 전에 살포했었습니다.”

‘x1dsz'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뿌려지고 난 다음 좀비가 출몰한 것은 분명했다.


“지금 ‘신의 향기’에 원료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유통업체는 어디지?”

“퍼스트 유통입니다.”

“그곳 서버를 해킹할 수 있겠나?”

“최근 자료는 3중으로 보안 되고 있어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드3를 가동하면 가능합니다.”


지니어스 모드3는 센이 재미삼아 만든 확장팩 개념이었다. 가정집에 설치하는 인공지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고,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정부의 허가를 얻은 뒤, 따로 사무실을 둬야 했다.

센은 집이 직장이었기에 번거로운 게 싫었다. 그래서 만든 게 모드3였다. 주변 가정집의 인공지능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는 용량을 끌어모아 일시적으로 지니어스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능이었지만, 많은 제한이 있었다.

10분이 넘어가면 상대 인공지능이 감지하여 자동으로 끊어낼 가능성이 높았다. 진짜 문제는 끊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역추적하여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처음 만들어 테스트할 때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모드3을 가동하면 해킹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나?”

“6분 17초쯤 걸릴 것이라 예상됩니다.”

“혹시 ‘신의 향기’도 해킹 가능한가?”

“24분 정도 걸립니다.”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말과 같았다.


“혹시 방향제 살포일정을 알아낼 수는 있나?”

“그건 공개정보입니다. 매주 8~11개 구역에 살포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십니까?”

“아니야, 됐어. 일단 퍼스트 유통을 해킹해서 자료를 뽑아봐.”


지니어스는 예상시간 내에 해킹을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최근 x1dsz이 공급된 적은 없었다. 다만 과거 센트럴파크 좀비 사건이 있기 4일 전에 공급됐던 것과 몇 주 전 옐로우 타운 좀비 사건이 있기 3일 전에 공급됐던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에 맡겨야 할까?’

센은 고민했다. 이 정도 증거라면 ‘신의 향기’를 좀비 사건과 관련하여 수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체포한다고 해서 좀비를 없앨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정부가 몰라서 놔둔 것인가?’라는 의문을 털어버릴 수 없었다.

센은 만약을 위해 증거를 정리해 놓되, 일단 스스로 추적하기로 결심했다.


“퍼스트 유통 자료 중에, 혹시 ‘신의 향기’ 발주서도 있나?”

“네.”

“x1dsz이 발주된 게 있나?”

“3일 전에 있었습니다.”

센은 회심의 미소를 띄웠다.


“언제까지 공급하기로 되어 있지?”

“내일입니다.”

센은 “좋아.”라고 말한 후, 명령했다.


“공개된 방향제 살포 일정 중에서 4일 후와 5일 후 일정이 잡힌 지역이 있나?”

“4일 후에는 없습니다만, 5일 후에는 5개의 지역에서 작업이 있습니다.”


지니어스의 대답에 센은 기운이 쫙 빠졌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지만, 20%의 확률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확률을 높여야 했다.


“지도에 표시해봐.”

다섯 개의 지역은 도시 전체에 퍼져 있었다. 어느 한 곳을 특정하지 못하면 소용없을 거리였다. 좀비가 출몰한 이후에 쫓아가면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없었다.


“예전 좀비 출몰지와 중복되는 곳은 제외해.”

“3곳 남았습니다.”

아직 33%였다.

‘더 줄여야 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센이 물었다.

“그날 일기예보가 어떻지?”

“오전에 잠시 비가 온 후, 갭니다.”

“좋았어! 오후에 작업하는 곳이 어디야?”

지도에 딱 한 군데만 표시되었다.


‘호텔, 신의 정원.’


호텔을 중심으로 직경 1km 정도에 방향제를 살포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센은 작업실에서 에어볼이 들은 배낭에 에어볼보다 작은 공 여러 개를 넣었다. 그리고 그 밤에 호텔 신의 정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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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예약 연재로 올리다보니,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합니다.

이건 뭐...

답글을 달아드리는 것도 아니고, 작가의 말로 답하는 것도 아니니...

그저 작가의 게으름이겠지요. ㅠㅜ;


어제, 자그마치 금강 문주님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캬캬캬.

그리고 큰 조언을 주셨죠.

제 글의 연독률이 왜 초반에 처참해 질 수 밖에 없는지.

하아...

조언은 감사한데, 그 내용을 제가 얼마나 체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노력해야죠.


이번 작품이야 완결까지 써 놓은 거니 이제와서 수정하기를 어렵습니다만,

다음 작품부터는 문주님의 조언을 새기고 최대한 애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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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안녕 데보라, 안녕 마틸다-2 +1 14.07.23 610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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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틸다와 데보라-1 14.07.15 981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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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센트럴파크의 폭도-2 +3 14.07.12 1,263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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