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Lv.MAX 이세계패키지투어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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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경
작품등록일 :
2020.09.25 18:39
최근연재일 :
2020.11.0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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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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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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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DUMMY

SSS급 Lv.MAX 이세계패키지투어가이드




34

갑자기 끼어든 송필헌이었지만.

정호와는 달리 바퀴벌레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검을 무심히 고깃덩어리가 된 송필헌에게서 검을 뽑을 뿐이었다. 오히려 바퀴벌레가 당황한 건 그 순간이었다.


송필헌이 바퀴벌레의 검을 붙잡고 있던 것이다.


이미 숨이 끊어진 송필헌이었지만, 그의 손은 바위처럼 굳건히 검을 심장을 관통한 검을 쥐고 있었다. 바퀴벌레는 순간적으로 움찔했고, 정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송필헌의 얼굴을 감싸며, 벼락같은 기세로 파리대왕의 검을 휘둘러 바퀴벌레의 목을 베어버린 것이다. 바퀴벌레의 몸뚱아리는 꿈틀꿈틀거리더니 곧 허무하게 쓰러져버렸다.


정호는 송필헌을 부드럽게 안아 모래바닥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바퀴벌레의 검을 뽑아낸 후에, 날개짓으로 모래바람을 일으켜 송필헌의 시체를 모래 속에 묻어버렸다. 위치값을 저장해놨으니, 후일 모든 것들이 일단락 된다면.

송필헌의 시신을 제대로 된 곳에 안치할 수 있을 것이다.


“새끼...술 한잔 사려고 했더니...

결국 못 사게 만드네...”




***




바퀴벌레가 죽은 이후.

정호 일행이 있는 곳에는 양산형 블랙 엔젤이 거의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아마도 바퀴벌레의 죽음으로 인해, 본능적으로 피해야한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하아...순간이동만 되었어도...


오각피라미드 내부와 근방으로는 당연하게도 순간이동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수많은 블랙 엔젤 때문에 위치값이 수시로 바뀌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고.

블랙 엔젤 여왕이 무슨 수를 쓴 것일지도 몰랐다.


악마화된 모습으로 하늘에 떠있는 채 오각피라미드를 바라보고 있던 정호는, 뒤돌아 모래 언덕 위에 있는 김지영을 바라봤다. 김지영의 온몸은 달구어진 쇠처럼 빛나고 있었다.


이제 곧 시작되겠군.


정호는 김지영의 뒤로 날아가 모래 언덕 아래로 안착했다. 이제 거의 얼마남지 않았기에, 서둘러야만 했다. 그는 김지영과 오각피라미드를 일직선상으로 볼 수 있는 곳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땅에 대고, 활짝 핀 기괴한 날개를 꽈배기처럼 꼬아 등 뒤로 곧게 뻗었다. 그리고 아주 가늘지만 강력한 마기의 흐름을 날개 끝에 집중시켰다.


그 모습은.

마치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선수의 자세였다.


정호의 날개끝이 강렬하게 응축된 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일럼임으로 들끓을 무렵. 드디어 김지영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시스템 알림이었다.


-경고. 주문인식번호 BSD907283asc인 초고위험군 주문 멸망의 광채가 실행됩니다. 주변인들께서는 실행자 “김” “지” “영” 님의 앞에서 떨어져 주시기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경고. 주문인식번...-


정호는 이를 악물었다.

이제 시작이다.


그때 김지영이 들고 있던 블랙카본티타늄 마법지팡이를 앞으로 겨눴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 수천개의 마법진들이 나타났고, 그 형태는 제각각 달랐다.


-카운트다운-

-5...

-4...3...2

-...1


정호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순간.


-Fire!


알림음과 함께.

김지영의 앞에 떠오른 수천개의 마법진들에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불길해보이는 색깔의 광선이 뻗어나왔다. 그리고 그 흉흉한 빛들은 제 일 앞에 있는 대형 마법진을 투과해 서로 얽히고 꼬이며 응축되기 시작하더니.


일순간, 산 하나를 통째로 지워버릴 정도로 거대한 크기로 변해, 김지영의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지워버렸다.


단, 2초.

김지영이 단 2초 동안 잠시 빌려온 그 멸신의 힘은 수천만, 수억마리나 되는. 그래서 하늘을 까맣게 물들여 마치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처럼 보이는 그곳을, 푸른 하늘로 뒤바꿔 놓았다.

단 2초만으로.

만일 그때 정호가 고개를 곧바로 숙이지 않았다면, 그의 시각센서는 그대로 다 타버렸을 것이다.


2초가 지난 후, 멸망의 광채는 가늘어지며 실선으로 반짝거리다가 사라졌다. 김지영은 휘청거리며 모래바닥으로 쓰러졌으나, 탄환같은 속도로 그녀의 몸을 붙잡아 피라미드로 날아가는 이가 있었다.

정호였다.

김지영은 주문을 준비하기 전 그에게 말했었다.


“멸망의 광채를 시전하면 오각피라미드로 향하는 길을 뚫을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블랙 엔젤의 번식속도를 봤을 때.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30초 이상 그 통로가 유지 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제 주문이 끝나자마자 가이드님은 절 데리고 최고속도로 오각 피라미드에 도달하셔야 해요. 그러니까 미리 준비를 하셔야 돼요.

저는 주문이 끝나자마자 강제냉각모드로 들어갈 거예요. 최소 5분동안은 움직일 수 없어요. 그러니 절 데리고 날아가셔야해요.”


그래서 정호는 김지영의 뒤에서 달려나갈 준비를 한 것이다. 그는 최대한 꼰 날개를 응축한 마기와 함께 풀어내어, 로켓처럼 발사될 준비를 한 것이고. 그리고 주문이 끝난 직후인 지금.


정호는 섬광을 남긴 채.

빛과 같은 속도로 오각피라미드를 향해 날아갔다.


그가 떠난 모래 위는 엄청난 고열로 녹아내려, 정호의 발자국이 거푸집처럼 남아 있었고. 그가 피라미드에 표면에 부딪히자마자, 다시금 하늘은 블랙 엔젤 양산형으로 뒤덮였다.

그 시간은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




오각 피라미드 내부.

피라미드의 내부는 동굴처럼 텅 비어 있었고, 꿇린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빛 한줄기만이 부드럽게 퍼져나가 피라미드 내부를 어슴풋이 비추었다.

그리고 그 빛 한줄기 바로 아래, 먼지쌓인 고대 파라오의 돌왕좌가 있었고. 그곳에 정호에게서 떨어져 나온 블랙 엔젤이 오만한 자세로 팔을 괴고 앉아 있었다.


“늦는군.”


블랙 엔젤은 나직이 말했다.

흉흉한 기운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다.

그때 쾅! 하고 벽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피라미드의 한쪽 벽면에 커다란 구멍을 뚫고 정호가 나타났다. 그는 특유의 기괴한 날개를 활짝 펴 속도를 줄인 후.

블랙 엔젤을 발견하고 바닥에 내려앉았다.


정호의 뒤를 이어 수천마리들의 양산형 블랙 엔젤들이 뚫린 벽면으로 침입했고, 정호를 향해 돌진했으나 블랙 엔젤이 손을 들어 막았다.

그러자 양산형 벌레들은 여왕의 손길에 따라 피라미드 내부 허공에서 유유히 떠돌며 유영했다. 마치 그 모습은 철새의 움직임을 조종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정호는 김지영을 옆에 조심히 내려놓았다.


정호는 여왕의 바뀐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자신과 똑같은 키였던 그 인간형 벌레는 두배로 더 키가 커지고 덩치가 더 다부져졌다. 게다가 검붉은색으로 갑각이 던 단단해졌으며, 소름끼치도록 날까롭고 징그러운 뿔들이 온몸에 돋아나 있었다.

하지만 정호가 가장 놀란 점은 블랙 엔젤이 말을 걸 때였다.


“모습이 많이 바뀌어서 놀랐는가?”


“뭐..뭐야?! 이제 말까지 할 수 있어?”


“크흐흐...알마크디스의 뇌는 무척이나 신선하더군. 그의 기억과 정보도 마찬가지였지. 특히...세상을 향한 그의 분노는 너무나도 달콤했어.

그래서 그 점만은 그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리고 약속했지.”


정호는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바퀴벌레의 검을 꺼내 여왕을 겨눴다. 파리대왕의 검은 기운이 다해 쓸 수 없었기에, 아까 챙겨둔 것이었다.

그러자 여왕은 어깨를 활짝 펴고 날카로운 발톱들을 들이밀며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 모습은 허탈하게도 존경이 담겨 있는 진지한 자세였다.


“내 이름은 세크메트.

나를 낳아준 나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여.

감사를 담아 정중히 당신의 뇌를 파먹어,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겠나이다.”


그 말도 되지 않는 억지에, 정호는 욕설을 내뱉었다.


“미친 새끼!”


하지만 그 욕설이 끝나기도 전에

정호와 세크메트는 한줄기 빛을 남기며 맞부딪혔다.

결전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




쉬이이이익!

스걱!


세크메트의 손톱은 단 일격에 피라미드를 두부 썰듯 썰어버린 것을 넘어서, 양산형 블랙 엔젤들까지 한번에 수백마리씩 베어버렸다.

하지만 정호는 번개같은 몸놀림으로 그 손톱의 살기 사이로 몸을 틀어 파고든 다음, 바퀴벌레의 검을 세크메트의 어깨에 깊숙이 찔러넣었다.


푸욱!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정호는 찔러넣자마자 검에다가 엄청난 마력을 주입했고, 바퀴벌레의 검은 마치 폭발이라도 한것처럼. 날에서 수천개의 가시가 튀어나왔다. 정호가 있는 곳을 제외하고 튀어나온 가시에 세크메트는 기침하며 체액을 토해냈다.


쿨럭!


정호는 뒤로 점프해서 거리를 벌리며, 일부러 거칠게 검을 뽑아냈다. 세크메트는 쓰러져 무릎을 꿇고 땅을 짚었다. 녹색 체액이 그의 입가에서 질질 흘러나왔다.

정호는 빈틈없이 반격태세를 취하며 그를 바라봤다.


“크크크크크...”


정호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청각센서가 오류가 난 것이라 생각했다. 웃었다고? 지금? 피를 토하고 있으면서? 그때 세크메트가 웃으며 일어섰다.


“크하하하하하하.

이래야 나를 탄생시킨 호걸이지!

그래 그래야지!

더욱 더 먹고 싶군! 더욱 더 먹고 싶어!

당신의 뇌를!

크하하하하하하하!”


정호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세크메트는 굉장히 기괴하고 삐뚫어진 성격처럼 보였다. 마치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성격들을 섞어놓은...


어?!


정호는 그제야 깨달았다. 아, 알마크디스의 인격들이 섞여서 미치광이가 된 거군! 그러니까 지금 세상을 위협하는 저 벌레 한 마리는, 세상을 전복시키려는 싸이코 집단의 인격들을 흡수한 것이다.


최강이자 최악의 싸이코패스.


정호는 순간적으로 등뒤부터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틈도 없이 세크메트는 자신의 모든 상처를 순식간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스스스스스.


수천마리의 조그마한 블랙 엔젤들이 상처와 절단면들 사이에서 튀어나와, 서로가 얽혀 다시 단단한 갑각으로 변했다. 갑각은 더 단단해졌고, 세크메트는 더 흉악하게 변했다.


“보이는가 창조주여.

당신이 나에게 준 이 힘이.”


정호는 일단 저 거지같은 말투부터 조지고 싶어졌다.

그래서 대답도 하지 않고 파리대왕의 검을 꺼냈다. 원혼으로 이루어진 검은 흐릿흐릿하게 당장이라도 사라질 듯한 모습이었다.


꺄아아아아악!


검에 붙은 원혼들이 귀곡성을 지르며 흩날렸다. 아직 제대로 휘두르기에 원혼들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정호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푸우우욱!


정호는 자신의 심장에.

파리대왕의 검을 찔러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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