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Lv.MAX 이세계패키지투어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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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경
작품등록일 :
2020.09.25 18:39
최근연재일 :
2020.11.0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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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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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에필로그(완결)

DUMMY

SSS급 Lv.MAX 이세계패키지투어가이드




35

푸우욱!


파육음이 적나라하게 들리며, 파리대왕의 검은 아주 깊숙이 정호의 가슴팍을 파고들어갔다. 정호는 모든 감각세포들이 튀겨지는 듯한 그 고통에 이를 악물었지만, 그 고통은 사라지지 않고 더 온몸을 휩쓸었다.

정호는 감각센서를 꺼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더 많은 고통 더 최악의 고통이 있어야만 불러올 수 있다.


“호오라...

그것이 바로 당신의 마지막 몸부림인 것인가.

꼭 보고 싶었는데. 그놈의 악마라는 놈을...”


세크메트는 히죽 웃으며 손을 멈추고 가만히 정호를 바라봤다. 정호는 더 강하게 검을 찔러넣으며, 더 거대하게 다가오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처절한 그의 비명이 피라미드 안에서 메아리쳤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그순간, 세크메트가 히죽대던 웃음을 멈추고, 재빨리 전투태세를 취했다. 검이 박힌 정호의 가슴팍에서 검은 번개가 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맹렬한 검은번개가 부글부글 끓어오듯이 그를 감싸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거대한 힘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세크메트는 두려움에 휩싸이면서도, 순간적으로 새로운 강자와 마주한다는 것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함을 느꼈다.


그리고 번쩍! 하는 섬광과 함께.

정호의 앞에 흰색 빛을 머금고 있는 사각기둥이 나타났다. 기둥은 4조각으로 갈라지며 꽃이 펴지듯 열렸고, 그제야 세크메트는 기둥 표면에 움직이는 얼룩들이 보였다.


그것은 파리였다.


그 순간 활짝 핀 기둥 한가운데서 발가벗은 검은 머리 남자가 철푸덕! 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그의 온몸은 매케한 연기를 내뿜는 흑색 점액질로 칠해져 있었고, 흑발의 머리가 치렁치렁했다.

사내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주변을 돌아보더니, 정호에게 발견하곤 다가가 반갑게 인사했다.


“아우님 오랜만일세!”


정호는 그제야 무릎을 풀썩 꺾으며 주저앉았고, 헐떡이며 인사했다.


“파리...형님...오셨...습니까......

저 자를...저 벌레새끼를...”


그러자 파리대왕은 뒤를 돌아보며 세크메트를 바라봤다.


“허허.

네놈이 요새 뉴스를 떠들썩하게 한 버러지구나.

이것 좀 보게.”


세크메트는 그 거만한 모습에 빈정댔다.


“같은 벌레 주제에 말버릇이 험하군.”


그러자 피라대왕은 웃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정호에게 다가갈때까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하하하하.

내가 우리 아우님 때문에 버러지한테 저런소리나 듣고 아주 기분이 좋구나! 내가 아주 좋은 아우를 두었어! 계약자를 참 잘두었지! 암! 그렇고 말고!”


“혀...형님...농담할 때가...”


“그래그래!

내 뜻대로 해주었구만! 그래! 고통에 더욱더 몸부림쳐야해! 더 고통스러워해야한다! 그것이야 말로 악마에게 있어 진정한 힘으로 각성할 수 있는 기회.”


말이 끝나자마자 파리대왕은 점액이 뚝뚝 떨어지는 발로 정호에게 박힌 검손잡이를 콱! 하고 밟아 눌렀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래그래그래! 옳지 좋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우리 아우님!

어? 그래 잠깐만...”


파리대왕은 세크메트트 바라봤다.


“...오호라...그거 참.

네놈 또한 별 거 없는 놈이구나!

허허허.”


세크메트는 눈을 부라리며 파리대왕을 쳐다봤다.


“네놈이 뭐라하든 상관없다.

빨리 나의 창조주를 완성시켜라.

나는 그를 죽이고 이 세상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것이다.”


“...어떻게?”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이딴 세상을....”


“진짜로 사랑하는 아이들인가?”


“...뭐?”


파리대왕은 전투의 파장으로 죽은 블랙 엔젤 양산형 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진짜로 사랑한다고?”


“저..저건...”


“넌 그저 복제품일 뿐이야.”


“뭐..뭣이?!”


“저기 저 우리 아우님이, 애를 엄청 좋아해.

애딸린 미혼남이거든. 매일 나한테 사진을 보내지.

그걸 보면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게 느껴져.

그런데 넌 뭐지?

저 시체들은 뭐지?

넌 그저 그 감정을 보고 따라할 뿐인 복제품일 뿐이야.”


“아...아니야! 나...나는...”


파리대왕은 세크메트의 말을 끊었다.

그의 눈이 붉게 빛나며 이글이글 타올랐다.


“아니.

넌, 그저 아무것도 아닌.

버러지일 뿐이야.”


그 순간.

검은 번개로 온몸을 감싼 푸른 그림자의 인영이 섬광같이 튀어나와 세크메트의 머리에 바퀴벌레의 검을 박아버렸다.


푸우우욱!


그 모습에 파리대왕은 손뼉을 치며 웃어댔다.


“그래! 그 모습이야! 그게 바로 진정한 악마라고!

그 시답잖은 뒤틀린 날개 가진 박쥐가 아니라! 하하하!

그럼 아우님! 나중에 여행이나 한번 더 가자고!

나는 더 이상 여기에 못 있네!

그럼 이만!”


그 말과 함께 파리대왕은 홀연히 사라졌다.

하지만 세크메트는 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세크메트는 고통과 분노로 울부짖었고, 그의 앞에는 미친개처럼 혼란스럽게 움직이며 세크메트를 손톱으로 뜯어대는 푸른빛의 야수가 있었다. 정호였다.


검은 번개로 둘러싸인 그 푸른 그림자는, 일렁거리면서 제대로 된 모습을 못 갖췄지만. 모든 것을 썩어문드러지게 할만큼 흉흉한 색채와 소음을 내뿜고 있었다.

그건 완전한 악마였으며 오로지 악의만을 추구하는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행동했다. 때로는 짐승처럼 때로는 사람처럼 때로는 그 스스로가 무기가 된 듯한 움직임으로.


세크메트를 살육했다.


정호의 발톱은 세크메트의 깊숙한 내장까지 끄집어내 찢어 발겼고, 정호의 날개는 세크메트의 사지를 절단하며 피분수를 일으켰으며, 정호의 이빨은 세크메트의 목덜미를 물어뜯어 우드득우드득 뼈를 기괴한 소리와 함께 씹어댔다.

세크메트는 악착같이 자신의 몸을 회복시키며, 정호의 쇄도하는 공격에 하나씩 방어했다. 미친개처럼 사방팔방에서 혼란스럽게 쇄도하는 정호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단지 부딪히는 충격만으로도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난 살아남을 테다!!!!!!!!!!!!!!!”


정호가 내지른 주먹을 세크메트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며 막아냈다. 그 힘을 이기지 못해 주르륵 뒤로 밀려났으나 겨우 막아낼 수 있었다.

정호가 으르렁거리자, 세크메트는 웃었다.

그순간 세크메트의 팔꿈치에 튀어나온 뿔이 길쭉히 늘어나더니 번개처럼 쪼그라들면서 그의 손바닥으로 튀어나왔다. 정호가 암무트를 토벌할 때 썼던 방법이었다.


쉐에에엑!


정호는 재빨리 주먹을 떼어내려고 했으나, 세크메트가 한발 앞섰다. 단순히 뿔을 찌른 것이 아니라, 뿔을 휘둘러 정호의 왼손을 베어낸 것이다.


“캬아아아악!”


정호는 짐승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울부짖었다.

베어진 팔의 단면에서 검은 스파크가 튀어올랐다. 그것을 보며 세크메트는 꽈배기처럼 뒤틀어져 늘어진 오른팔을 부여잡으며 다시 회복시켰다.


“너의 방식으로 죽여주마...”


하지만 정호는 세크메트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잘린 왼팔을 들어보였다. 그러자 그순간, 스파크로부터 다시 왼손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어..어떻게...”


세크메트는 당황한 목소리로 말하다가 문득 파리대왕의 말이 떠올랐다.


-넌 그저 그 감정을 보고 따라할 뿐인 복제품일 뿐이야.-


“아...아니야!

그럴 수 없어! 이건 나만의 능력이라고!”


세크메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무시한 채, 정호는 다시 미친개처럼 세크메트에게 덤벼들었다. 세크메트는 이미 혼란스러운 정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짐승처럼 울부짖는 정호의 모습을 보고.

세크메트는 번개같은 움직임으로 뒤를 잡아 팔꿈치 뿔을 찔러 넣으려 했으나, 정호는 연기처럼 인영만을 남기고 물처럼 흘러가 다시 새로운 곳에서 나타날 뿐이었다.

그렇게 한번, 두 번, 세 번.

세크메트의 손은 그저 허무하게 허공을 그러잡기 시작했고, 어느새 정호는 싸늘한 눈빛으로 세크메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푸른 그림자로 둘러싸인 얼굴은 아무런 형태가 없었고, 그저 하얀 안광만이 번뜩일 뿐이었다.

세크메트는 그 눈빛을 보며 공포에 사로잡혔다.


“난 널 죽일 수 있어!

난 널 죽이고 이 세상을 아이들과 함께...!

아니 나혼자! 그래 나혼자서 이 세상을!!!

난 널 뛰어넘고 완벽해질 수 있어!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

내가 감히 너 따위를 두려워 할 것...”


그 순간 세크메트는 자신이 알마크디스의 뇌를 파먹은 것이 떠올랐다. 진득하고도 부들부들한 식감과 산뜻한 피비린내. 달콤한 내음과 함께 폭신한 목넘김. 세크메트가 그들을 붙잡고 두개골을 쪼갤 때,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최후를 맞이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의 마지막은.


세크메트를 바라보던 두려움 어린 얼굴이었다.


세크메트는 그 두려움이 가득 담긴 뇌를 자신이 파먹었음을 깨달았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내가 무슨 짓을 해버린 거지?


하지만 블랙 엔젤 여왕의 공포는 오래 가지 않았다. 푸르게 빛나는 정호의 오른손이, 망설임 없는 손놀림으로 세크메트의 두개골을 꿰뚫어버렸고.

그 속에 들어있던, 세크메트의 뇌를 말그대로 잡아 으깨버렸다.


콰직!


세크메트는 그대로 쓰러졌고, 남은 그의 육신은 부들대며 떨다가 곧 멈춰버렸다. 정호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때 머리 위에서 귀를 울리는 날개소리가 들렸다.


위이이이이이잉-


통제를 잃은 블랙 엔젤 양산형들이 혼란스러워 하며 이곳저곳으로 움직이며 난동을 부리는 소리였다. 블랙 엔젤들은 마치 자살이라도 하는 것처럼 피라미드 내벽에 머리를 들이박으며, 목숨을 끊기 시작했고.

당장이라도 피라미드가 무너질 듯이 흔들렸다.


쿵!

쿵!

쿵!


그 순간.

정신을 차린 김지영이 으깨진 세크메트의 뇌에 달려들어, 재빨리 마력을 불어넣었고. 피라미드에 대가리를 부딪히던 블랙 엔젤들은 한데 모여, 정호가 뚫은 구멍을 통해 피라미드 밖으로 날아가버렸고.

피라미드 밖에서 날아다니던 모든 블랙 엔젤들도 그 무리와 합류하여 하늘 저 어디를 향해 날아가버렸다.


그리고 그날 이후.

케메트에서는 단 한 마리의 블랙 엔젤도 찾을 수 없었다.




***




5일 후.

인천다차원공항.


정호와 김지영, 바쿰과 장민기는 정호의 투어팀과 함께 한국으로 입국했다. 고객들은 대부분 지쳐서 쓰러질 것만 같은 표정으로 가족들을 맞았고, 매스컴을 피해 보안요원들의 협조로 조용하게 집으로 가는 리무진을 탈 수 있었다.


“고생했어요, 가이드선생님.”

“나중에 또 보고 싶네, 가이드 선생님 입담이 오죽 좋나.”

“혹시 다른 곳은 여행 안가우?”

“몸 다친 곳이 없어뵈니, 정말 좋네. 다음에도 봐요.”


정호는 고객들 하나하나와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했다. 눈물을 흘리며 떠나보내는 이도 있었고, 힘들다고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 가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정호는 그 모두에게 웃음을 잃지 않았다.


“벌써 여기까지 왔네요, 고생이 드디어 끝났네요.”


인사인지 아닌지도 모를 말을 남기고.

장민기는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 인사도 없이 사라졌고, 바쿰은 정호와 김지영에게 인사를 하고 마중나온 케메트인과 함께 떠났다.


“다시 한번 박사를 따볼생각 임다.

나중에 한잔 하시지 말임다.”


정호와 김지영이 공항 로비에 도착하자, 그때 어디선가 아이들 목소리가 들렸다.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 9명이 소리를 지르며 정호에게 달려왔다.


“아빠아아아아!”

“왜이렇게 늦었어!!!!”

“선물~사왔어?”

“아빠 괜찮아?!”


정호의 아이들이었다.

그는 한쪽무릎을 꿇고 달려오는 아이들을 감싸 안았다. 정호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졌다. 아이들은 정호의 눈물을 닦아주며 걱정했다.


“아빠 왜 울어!”

“아빠 괜찮아?”

“아빠 선물은?”

“울지마!!!!”


정호는 아이들의 그 모습에 눈물 흘리며 웃었다.


“그래. 아빠 안울어.

아빠는 너희들 정말 보고 싶었는데.

너희는 안보고 싶었어?”


김지영은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돌아섰다. 그녀를 마중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지영은 새삼 자신의 별명을 다시금 되새겼다.


마녀.


김지영은 그대로 공항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때.


“팀장님.”


정호의 부름에 김지영이 돌아봤고, 그녀는 수많은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호가 웃으며 말했다.


“식사 안하실래요?”






(완결)


작가의말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재밌는 소설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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