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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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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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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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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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잔 - 제29장 세 번째 시험

DUMMY

직접적으로 없앨 수 있는 마지막 호크룩스인 후플푸프의 잔을 파괴한 날 이후로는 한동안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별다른 일 이라는 범주에 해리에게 파이어볼의 축복이 사라지자 부쩍 헤르미온느에게 다른 여학생들의 시비나 모르는 마녀들로부터 이상한 편지들이 오는 일이 부쩍 줄어들었다거나, 니플러 수업이 끝난 후 론이 레프러칸의 금화를 잔뜩 모아 상으로 받은 허니듀크의 커다란 쵸코바를 누군가에게 선물한 것이나, 해그리드가 매주 주말마다 해리에게 용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하다가 결국 해리가 질려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했다가 해그리드가 눈물을 글썽이며 부탁을 해왔던 일 따위를 제외한다면 그랬다.


해리는 파이어볼의 축복-하지만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은 반드시 파이어볼의 저주라고 불렀다-이 사라진 이후로는 여학생들의 관심이나 질투 같은 게 눈에 띄게 줄어든 걸 느낄 수 있었지만, 반대로 <마녀 주간지>를 읽은 사람들은 더 늘어난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더 이상 헤르미온느를 적대시하거나, 해리를 힐끔힐끔 보거나 하는 일들을 그만두었지만 대신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걸어 다니거나 수업을 듣고 이동하거나 할 때 마다 자기들끼리 소곤거리거나 대놓고 꺄르륵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이 상황이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았지만 그렇다고 썩 유쾌하지도 않았으므로 빨리 이 상황이 끝나기만을 바랬다.


그리고 5월에 접어들자 해리를 제외한 호그와트의 학생들은 슬슬 학기말 시험을 준비해야 했으므로 서서히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교수님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숙제를 내주었으며, 더 어려운 마법을 준비하게 하였다. 시험 준비와 수많은 과제가 시작되자 론은 해리에게 챔피언이 된 것이 부럽다는 말을 거의 입에 달고 다니기 시작했다.


“오, 론 그만 좀 해.”


헤르미온느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산술점 숙제를 하며 시험범위를 체크하고 있었다.


“우리가 시험을 보는 것만큼 안전하고 쉬운 일이 어디에 있니. 우린 용을 상대하거나 인어들을 상대로 인질들을 구해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무디의 주문반사 테스트를 위해서 하루에 두 번 기절하진 않잖아.”


론이 툴툴거렸다.


다시 두 주가 흐르고 5월의 마지막 주가 되자 변신술 수업이 끝나고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를 불렀다.


“포터, 오늘 밤 9시에 퀴디치 운동장으로 내려오너라. 베그만 씨가 그곳에서 챔피언들에게 세 번째 시험에 대해 알려 줄 예정이다.”



그날 밤 8시 30분디 되자, 해리는 헤르미온느와 론을 그리핀도르 기숙사 휴게실에 남겨두고 계단을 내려와 퀴디치 운동장으로 향했다. 해가 완전히 져버린 퀴디치 운동장에는 해리의 가슴팍까지 오는 덤불의 미로가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다. 완전히 직각으로 자라는 덤불들은 1미터쯤 되어 보이는 폭에, 덩굴들과 작은 정원수 가지들이 서로 엉켜서 단단한 벽을 이루고 있었다. 해리는 이 덤불들이 퀴디치 운동장의 완전 끝에서 끝까지 자라는 것을 보며 어마어마한 미로의 크기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일찍 왔구나!”


덤불들 모양을 쳐다보며 무의미하게 길을 찾아보는 해리 뒤로 쾌활한 목소리가 들렸다. 루도 베그만이 크룸과 플뢰르를 양쪽에 데리고 퀴디치 운동장으로 오고 있었다. 크룸과 플뢰르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퀴디치 운동장의 미로를 보고 있었지만 베그만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일초도 미소를 잃지 않고 해리에게로 다가왔다.


그들이 가까이 오자 플뢰르가 환하게 웃으며 해리에게 손을 흔들었고, 크룸도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해왔다. 해리도 둘에게 인사를 하고 나자 베그만이 그들을 미로의 한쪽 구석 입구로 데려갔다.


“자 어떤가요?”


모두가 입구 앞에 모이자 베그만이 말했다.


“아주 멋지게 자라고 있죠? 이제 한 달만 더 있으면 해그리드가 이 덤불들을 6미터 높이까지 자라게 할 겁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요, 포터군. 트리위저드 시합이 끝나고 나면 호그와트의 퀴디치 경기장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겁니다. 자, 우리가 여기에서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짐작이 가나요?”

“미로요.”


곧바로 크룸이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았어요! 미로입니다! 세 번째 시험은 아주 간단합니다. 미로의 중앙에 저기 보이나요? 네 약간 텅 빈곳이 있죠? 저곳에 놓여있는 트리위저드 컵을 가장먼저 만지는 사람이 우승을 하게 됩니다.”


루도 베그만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능 그저 미로를 통과하기망 하면 되나용?”


플뢰르가 물었다.


“물론 장애물이 설치될 겁니다.”


베그만이 잔뜩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도대체 장애물을 설치하는 게 뭐가 저리 신이 나는지 궁금했다.


“해그리드가 여러 생물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챔피언 여러분이 반드시 깨뜨려야 할 주문들도 준비될 예정이고, 그 외에도 조금 특별한 장애물들도 설치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가장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미로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루도 베그만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해리는 베그만이 해리에게 돈을 걸었다고 확신했다.


“현재의 점수는...”


베그만이 주머니에서 양피지 한 장을 꺼내 펴며 말했다.


“해리 포터가 89점 으로 선두, 빅터 크룸이 85점. 플뢰르 델라쿠르 양이 64점입니다. 점수의 순서대로 출발하지만 1점당 3초의 어드밴티지를 주어 먼저 포터 군이 출발한 뒤 12초 뒤에 크룸군이 출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1분 3초 뒤에 델라쿠르 양이 출발합니다.”


베그만의 이야기에 크룸과 해리가 모두 플뢰르를 쳐다보았다. 두 번째 시험에서 많은 차이가 난 만큼 플뢰르가 너무 불리한 조건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플뢰르는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이 담담하게 서 있었다.


“물론 시간적으로 유불리가 존재 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 번째 시험과 두 번째 시험을 진행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승부는 여러분이 얼마나 훌륭하게 장애물을 통과하는가에 따라서 갈라질 겁니다. 아주 재미있겠죠? 그렇죠?”


세 명의 학생들이 별 반응이 없자 루도 베그만은 약간 시들한 웃음을 지어 보인 뒤 손뼉을 짝 소리가 나게 쳤다.


“아주 좋습니다... 혹시 다른 질문이 없다면 이제 성으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날씨가 꽤 춥군요....”


루도 베그만의 말이 끝나자마자 해리과 크룸과 플뢰르는 그대로 퀴디치 운동장에서 나와서 호그와트 정문으로 향했다. 그들은 서로 꽤 친해졌으므로 돌아오는 길에 이번 시험이 어떨 것 같다 던지, 아니면 이번 대회는 정말 귀찮은 것이 많다 던지 하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은 뒤 서로 웃으면서 헤어졌다.


“해리. 잠깡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깡?”


해리가 호그와트 정문을 열자 뒤에서 플뢰르가 해리를 불렀다.


“어- 그래.”


해리가 어색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크룸은 저 멀리 혼자서 덤스트랭의 배로 돌아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


플뢰르의 뒤를 따라가며 해리가 말했다. 그러나 플뢰르는 말없이 해리를 호그와트의 작은 정원으로 데리고 갔다. 해리는 먼저 앞서서 걷는 플뢰르를 따라걸으며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플뢰르는 정원을 지나, 외부의 돌로된 복도를 건너 커다란 분수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길다란 벤치에 먼저 앉았다. 해리는 플뢰르와 너무 붙지 않도록 약간 거리를 두고 따라 앉았다.


“별로 중요한 이야기능 아니양.”


플뢰르가 해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혹시... 너는 헤르미옹느와 무슨 관계닝?”

“어-”


해리의 말문이 막혔다. 헤르미온느와 해리의 관계를 단순히 친구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까웠고, 연인 이라고 하기에는 서로 그 몇 발자국 앞에서 억지로 멈춰 세운 관계였다. 해리가 원래 살던 세계에서는 썸이라고 부를 만한 관계 였지만 지금은 그런 용어가 없었다.


“알아 가는 관계...? 정도?”


해리의 말에 플뢰르가 웃음을 터트렸다.


“서로 마음이 있능가 보구나.”


플뢰르가 웃으며 말했다. 해리는 순수하게 미소 짓는 플뢰르가 자기가 본 어떤 사람들 중에서도 손에 꼽게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쉽네.”


플뢰르가 들릴락말락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릉건 아니고, 이거 헤르미옹느에게 전해 줬으명 해성.”

“어, 고마워.”


플뢰르가 해리에게 작은 병을 쥐어 주었다. 그리고 작은 편지도 함께 주었다.


“피부에 좋응 약이양. 사용법은 적어놨엉.”

“고마워 잘 전해줄게.”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플뢰르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해리는 어색한 시간이 견디기 힘들어서, 먼저 아무 이야기나 꺼냈다.


“가브리엘은 잘 지내니?”

“오- 물론이양. 널 보러 가자공 떼를 쓰공 있지망... 맥심 부인이 잘 막아 주고 계셩.”

“주말에는 가끔 와도 되는 걸?”

“정말이닝?”

“그럼. 대신에 미리 이야기 해 줘야 해. 약속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해리의 말에 플뢰르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해리, 나능...”

“플뢰르- 혹시...”


플뢰르의 말을 끊고 해리가 먼저 말을 꺼냈다.


“혹시, 정말로 혹시나... 아니라면 그냥 비웃어도 되지만, 혹시나 나한테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라면- 그건 진짜 네 마음이 아니야.”


해리의 말에 플뢰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 모두 다 말해 줄 수 없지만, 나는 최근까지 어떤 축복에 걸려 있었어. 첫 번째 시험에서 파이어볼이 내게 걸어줬거든. 축복의 내용이 이성에게 인기가 생기는 일종의 사랑의 묘약 같은 거야. 나도 최근에 알았고, 덤블도어 교수님과 함께 축복을 없앴어. 그러니까 네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건 축복으로 인한 착각이지 정말로 내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닐거야.”

“그렇구낭...”


해리의 말에 플뢰르가 해리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망....”


플뢰르가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니양. 네 말이 맞능 것 같앙.”

“가브리엘도 그래서 영향을 받은 것 같으니까... 덤블도어 교수님의 말로는 감정적으로 남은 영향은 천천히 사라질 거라고 하셨어. 완전히 효과가 사라지려면 길게는 몇 달 정도는 걸릴 거라고 하셨으니까. 이번 학기가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 올 거야.”

“그렇구낭... 그랬구낭...”


해리의 말이 끝나고 플뢰르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해리는 그녀가 너무 부끄러워서 그렇거나, 아니면 울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얼굴을 든 플뢰르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괜찮앙. 오히려 속 시웡하게 털어노을 수 있게 되었으닝.”


플뢰르가 말했다.


“고마웡, 해리. 이야기를 들어줘성.”

“아냐, 나도 해명을 할 기회를 줘서 고마웠어.”


해리의 대답에 플뢰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젱 개운해 졌으닝 돌아갈게. 시합 때 보장. 해리.”

“그래. 시합 때 보자 플뢰르.”


해리와 플뢰르가 악수를 한 번 한 뒤 헤어졌다. 해리는 그녀를 호그와트 정문까지 배웅 해주고 호그와트로 돌아왔다. 해리가 플뢰르가 혹시 억지로 참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그리핀도르 탑을 오르다가 탑에 난 작은 창으로 보바통의 마차방향을 보았지만, 플뢰르는 이미 마차로 돌아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세 번째 시험은 학기가 끝나기 일주일 전에 벌어질 예정이었고, 남은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다. 해리는 헤르미온느와 론의 도움을 받아서 꽤 많은 주문을 습득했다. 호그와트 비밀지도에 있던 주문은 모두 익혔으며, 그 외에도 원래의 해리가 배웠던 나침반 마법이나 알지도 못했던 마법들도 익혔다. 헤르미온느와 론은 학기말 시험을 준비해야 했으나, 시험 전날까지 틈만 나면 해리를 도와주었다. 해리는 사실 현재 찾을 수 있는 주문 중에 필요해 보이는 거의 모든 주문을 배운 상태였으므로, 둘 에게 연습을 그만두고 시험공부를 하지 않겠느냐고 계속해서 말했지만 헤르미온느와 론은 그 말을 탐탁지 않아 했다.


“하지만 어떤 마법이 더 필요한지 알 수 없잖아. 어떤 상황이 네게 닥칠지 모르니까.”

“그리고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4세기에 처형당한 집요정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이게 더 유용한 것 같거든.”


론이 자신이 설치한 주문이 느리게 날아가는 구역에 두 가지 주문을 충돌시키며 말했다. 붉은색과 주황색의 주문은 서로 부딪히자 기묘한 소리를 내며 폭발해 버렸다. 헤르미온느가 그 모습에 눈을 흘겼지만 딱히 론을 더 타박하지는 않았다.


결국 6월 24일, 트리위저드 시합의 세 번째 시험을 하는 날이 되자 아침부터 그리핀도르 기숙사는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해리를 응원하는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오늘이 학기말 시험의 첫 날인걸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이 웃고 떠들며 큰소리로 해리를 응원했다.


“너희 오늘 시험 있는 거 아니니?”

“맞아. 15분 후에 마법의 역사 시험이 있지.”


헤르미온느가 삶은 양배추를 조심스럽게 한 겹 떼어내며 말했다.


“할 수 있을 만큼은 해뒀어. 여기서 뭔가를 더 봐도 지금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 물론 저 애 만큼은 아니지만.”


헤르미온느가 마침내 떼어낸 양배추를 한입 먹으며 포크로 론을 가르켰다. 론은 어젯밤에 해리를 돕느라 미처 외우지 못했던 해리의 노트 요약을 보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제기랄, 어제 네 말대로 집요정의 이름을 외우는 게 더 나았던 것 같아.”


론이 소시지를 입에다 쑤셔 넣으며 말했다. 식사시간 이 끝나기도 전에 헤르미온느가 아직도 해리의 노트에서 눈을 떼고 있지 않은 론을 끌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해리, 그러면 우린 먼저 시험을 보러 갈게. 경기 준비 잘 하고, 이따 다시 만나.”

“그래, 너희도 시험 잘 보고.”


해리는 마법의 역사 교실로 올라가는 둘을 빤히 쳐다보다가 마지막으로 자몽을 먹고 그릇을 치웠다.


“그러면 나는 이제 뭘 하지?”

“마침, 내가 할 일을 주면 되겠구나.”


그 순간 해리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해리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를 보고 서 있었다.


“포터, 챔피언들은 아침 식사 후에 연회장 뒷방에 모이기로 했단다.”

“어- 하지만 시험은 오늘 밤이잖아요?”


해리가 물었다.


“그렇지. 하지만 우리는 챔피언들 가족이 마지막 시험을 관람할 수 있도록 모두 초대 했단다. 그래서 가족을 맞이할 시간을 주는 거야.”

“그럼 누가 오죠?”

“글쎄- 근데 어차피 알고 있잖니?”


맥고나걸 교수가 나지막하게 말하고 돌아가 버렸다. 해리는 교무실 방향으로 가는 맥고나걸 교수를 빤히 쳐다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연회장 뒷방으로 향했다. 불의 잔에서 이름이 나온 이후 처음으로 모두가 모였던 연회장의 뒷방에 들어가자 이미 크룸과 플뢰르는 그들의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리가 방으로 들어서자 크룸이 해리를 향해 손을 살짝 흔들고 불가리아어로 그의 부모님에게 해리를 소개하는 것 같았다. 크룸의 이야기가 끝나자 크룸의 부모님이 해리를 향해 모두 손을 짧게 흔들어 주었다. 해리는 짧게 목례 한 뒤 자리를 옮겼다.


“우왁!”


몇 걸음 걷지도 못한 해리에게 조그만 여자아이가 해리에게 안겨들었다. 해리는 깜짝 놀랐지만, 가브리엘을 가볍게 안아서 플뢰르에게 돌려주었다.


“안뇽, 해리.”

“안녕, 플뢰르. 안녕하세요.”


해리가 플뢰르에게 가브리엘을 넘겨주자 가브리엘이 해리에게 다시 안기려 들었지만 델라쿠르 부인이 가브리엘은 빼앗듯이 안아서 제지했다. 엄마 품에 안긴 가브리엘은 해리를 빼꼼히 쳐다보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반가워용. 학생이 해리 포터로군용.”


델라쿠르 부인이 플뢰르와 마찬가지로 서툰 영어로 말했다. 그리고 플뢰르가 불어로 속사포같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무언가 설명하자 그제야 알겠다는 듯 델라쿠르씨가 해리에게 악수를 청해왔다. 해리는 델라쿠르씨의 손에 힘이 조금 많이 들어간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들어간 악수를 한 뒤 방 가장 안쪽의 벽난로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벽난로 앞에 가까이 가니 익숙한 얼굴이 눈에 보였다.


“해리, 깜짝 놀랐지!”

“위즐리 부인!”


해리가 벽난로 앞에서 기다리는 위즐리 부인과 빌과 찰리를 발견했다. 해리가 꾸벅 인사를 하고 환하게 웃으며 다가가자 위즐리 부인을 해리를 꼭 껴안아 주었다.


“해리, 우리는 너를 보러 왔단다!”


해리를 놔준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넌 괜찮니?”


빌이 씩 웃으면서 해리와 악수를 나누었다.


“찰리도 정말로 오고 싶어 했어. 하지만, 아직 파이어볼 반환 문제로 중국에 있어서 말이야. 도저히 일정을 맞출 수가 없다고 하더라. 네가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파이어볼을 상대 했다고 하던데?”


해리는 빌의 말에 씩 웃어주었다.


“정말, 와주셔서 감사해요.”

“여기 돌아오니까 정말 좋구나!”


빌이 천천히 망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해리는 위즐리 부인을 제외한 모든 여자들이-심지어 초상화를 포함해서-빌을 최소한 한 번 씩은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만큼 빌은 놀라울 정도로 미남이었는데, 빌과 외모로 겨룰만한 남자는 해리가 본 사람들 중에서는 시리우스와 록허트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5년 만에 처음으로 와 보는 거야. 그 미친 기사는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니? 캐도간 경 말이야.”

“오, 그럼요.”


해리가 대답했다.


“아직 팔팔하게 소리치고 다니죠.”

“아하하하. 뚱뚱한 여인도 마찬가지지?”

“네 맞아요.”


해리의 대답에 빌이 한껏 미소 지었다.


“그 여자는 내가 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있었단다. 어느 날 새벽 4시에 기숙사로 들어가려고 하자, 나를 호되게 야단 쳤었지.”

“그런데 엄마는 새벽4시까지 기숙사 밖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죠?”


위즐리 부인의 말에 빌이 놀라서 물었다.


“네 아버지와 난 밤마다 산책을 즐겼단다. 그러다가 네 아버지는 그 당시의 기숙사 관리인이었던 아폴리온 프링글에게 붙잡히기도 했었지. 지금도 그 때의 상처가 남아 있단다.”


위즐리 부인이 눈을 깜박이며 미소 지었다.


“우리 한 바퀴 돌아볼까, 해리?”


빌이 해리의 어깨를 툭 치면서 제안했다.


“오, 좋아요.”


해리의 대답에 위즐리 부인과 빌이 방에서 나섰다. 세 사람은 연회장을 통해 밖으로 나와 6월의 따듯한 햇살이 내리쬐는 학교 운동장을 거닐었다. 해리는 위즐리 부인과 빌에게 보바통의 마차와 덤스트랭의 배를 소개시켜 주었다. 그들은 즐겁게 운동장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와 헤르미온느는 정말로 어떻게 된 거니?”


잡다한 이야기가 오가다가 위즐리 부인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해리에게 물었다. 해리는 위즐리 부인이 지금까지 그런 짓궂은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어...”


해리는 한 달 쯤 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말했다.


“서로 의식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그 정도에요. 저희는 아직 어리니까요...”

“그게 무슨 소리니, 해리.”


위즐리 부인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아서와 나는 3학년 때부터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단다.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건 5학년 때였지.”

“어- 아빠가 한 학년 늦게 들어가지 않으셨나요?”


빌이 끼어들었다.


“저는 그렇게 알았는데요.”

“오, 그럼.”


위즐리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서가 4학년 때 내가 5학년 이였거든. 해리 네 나이 때 벌써 선배를 꼬시기에 여념이 없었지.”


위즐리 부인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어쨌든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네 나이 때는 뭐든 겪어보는 게 좋다는 거란다.”

“네?”

“너는 특히 어른스러우려고 노력하잖니? 어릴 때는 좀 더 내려놓고 보내도 되는 법이란다.”


해리는 위즐리 부인이 진심으로 해리를 위해서 하는 말인걸 알고 가슴 깊이 감사함이 느껴졌다.


“감사합니다, 부인.”


해리의 목멘 소리에 위즐리 부인이 해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참, 빌 형은 그린고트에 있었죠?”

“그렇지. 지금은 휴가 중이야. 트리위저드 시합에 쓰일 재료나 생물 몇 가지를 수입 하는데 관리를 했거든. 내가 할 일은 끝났고 고향에 오는 김에 이주 정도 휴가를 받았어. 저번 주부터 쉬고 있지.”

“빌은 결승이 끝나고 며칠이 지나면 다시 이집트로 돌아간단다. 아쉽지만, 함께 호그와트에도 오게 되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구나.”

“저도요, 엄마.”


빌이 웃으며 말했다.


“저, 그린고트에서 궁금한 게 있는데요.”

“뭐니?”

“그 얼마 전에 덤블도어 교수님하고의 일로 그린고트에 방문한 적이 있어요. 아, 물론 런던에 있는 곳이요. 근데 지하에 눈먼 용이 있더라구요. 혹시 그 용을 풀어줄 수는 없나요?”


해리의 말에 빌이 먼 곳을 보며 턱을 매만졌다. 꽤 시간이 지난 뒤에 빌이 입을 열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 할 거야.”


빌이 말했다.


“네가 말하는 건 ‘그 용’이 풀려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그런 방범을 위한 장치가 없어졌으면 하는 거잖아? 만약 눈먼 용이 풀려난다고 해서 다른 용이 그 자리를 메꾸는 건 네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잖아.”

“네.. 맞아요.”


해리가 대답했다.


“아마 가능하다고 해도 비용문제나 효율성으로 절대로 다른 형태를 취하지 않을거야. 다른 그린고트 지점에도 비슷한 방범 책은 많이 있거든. 안타깝지만 누군가가 훨씬 효율적인 방안을 내기 전에는 다른 방법을 채용하지 않을 거야.”

“다른 지점에서도 용을 사용하나요?”

“아니, 나라마다 다른 것 같아. 프랑스에 있을 때는 마찬가지로 용이었고, 이집트는 지금 스핑크스를 이용하고 있어. 스핑크스는 용과 다르게 그 일이 적성에 맞아서 스트레스를 덜 받긴 하지만....”


빌이 말했다.


“어쨌든 지금 네가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나중에도 네가 그쪽으로 일하고 싶다면, 졸업 후에 내가 그린고트 쪽 면접을 소개해 줄게.”

“거 보렴. 해리.”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너무 어른스러우려고 하잖니.”


위즐리 부인의 말에 해리마저도 한번 크게 웃은 뒤 그들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호수를 빙 돌아서 호그와트로 돌아왔다.


“엄마! 빌!”


그리핀도르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던 론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쳤다.


“여기에서 뭘 하시는 거예요?”

“해리가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는 걸 지켜보기 위해 왔단다. 솔직히 말해서 집안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멋진 기회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 시험은 어땠니?”


위즐리 부인이 명랑하게 물었다.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도깨비 반란 쪽 이름은 다 외울 수가 없어가지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몇 개는 찍어야 했거든요.”

“미안, 조금 늦었-”


론의 대답이 끝나는 찰나에 헤르미온느가 손의 물기를 털면서 테이블로 다가왔다.


“위즐리 부인! 빌!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오,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오는 걸 본 위즐리 부인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리고는 해리와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헤르미온느를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네가 고생이 많겠구나,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위즐리 부인의 말에 그녀의 품에 안겨서 한번 꽉 안기더니 자리에 앉았다. 모두가 다시 자리에 앉고 나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시험 이야기로 흘러갔다. 헤르미온느야 뭐 시험을 당연히 잘 봤을 거라 별일이 없었지만, 위즐리 부인은 생각보다 준비가 덜 된 론의 모습에 약간 실망하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 여기서 뭐 하세요?”


뒤늦게 식사에 합류한 프레드와 조지, 그리고 곧바로 온 지니까지 합류하자 해리는 거의 그리몰드 광장 12번지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프레드와 조지는 위즐리 부인의 잔소리에서 도망치기위해 시험 준비를 한다며 재빨리 자리를 떠났고, 더 자리에 있으려는 론을 헤르미온느가 끌고서 가 버리자 지니도 한숨을 쉬며 시험을 치기위해 자리를 떠났다.


해리는 위즐리 부인과 빌과 함께 호그와트의 곳곳을 얼마나 바뀌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애리!”


해리가 위즐리 부인과 빌과 함께 연회장을 떠나려는 순간, 저 멀리서 탁탁 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인영이 해리에게로 달려들었다. 해리가 급하게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주고 나니, 가브리엘 델라쿠르가 해리에게 안겨 들어왔다.


“나-나도 가-가치...”


가브리엘이 더듬더듬 말했다. 해리가 가브리엘을 안아들자 가브리엘이 해리에게 안겨들었다. 해리가 그대로 가브리엘을 안아들고 멀리서 뛰어오는 플뢰르에게 가브리엘을 넘겨주었다. 플뢰르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가브리엘을 억지로 떼어서 데려간 뒤 해리에게 사과했다. 가브리엘은 해리에게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플뢰르가 호되게 혼내며 가브리엘을 데려갔으므로, 어쩔 수 없이 울음을 훌쩍이며 엄마 품으로 돌아갔다. 해리는 플뢰르의 아버지인 델라쿠르씨가 자신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오- 저 애가 네게 관심이 있나봐?”


돌아가는 델라쿠르 가족을 보며 빌이 짓궂게 물었다.


“그럴 수도 있는데... 아마 파이어볼의 영향일 거예요.”


해리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파이어볼이 제게 축복을 걸어 주었었거든요. 이성에게 호감을 사는 축복이에요. 얼마 전에 덤블도어 교수님과 그린고트에 갔을 때 알게 되었고, 없애버렸구요.”

“오, 찰리가 알면 기절하겠는 걸?”


빌이 말했다.


“그나저나 그런 축복이면 거의 저주가 아니니? 썩 유쾌한 축복은 아니구나.”

“맞아요. 덤블도어 교수님이 축복은 사라졌지만 그로인한 감정은 천천히 사라질 거라 몇 달 정도는 기다려 봐야 된다고 하셨어요. 이미 꽤 지났지만 효과가 남아 있는 사람도 있나 봐요.”

“사실 빌은 잘 이해하지 못할 거란다.”


위즐리 부인이 끼어들었다.


“빌은 학생 때부터 계속 인기가 많았거든.”

“에이, 그렇지는 않았어요.”


빌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요즘은 좀 그런 것 같구나. 그... 머리나 귀걸이만 어떻게 하면...”

“오, 저기 켈피 동상도 아직 있는 것 같은데?”


위즐리 부인의 말에 빌이 황급히 말을 돌렸다. 그들은 오후에도 호그와트 곳곳을 둘러보며 산책을 즐겼다. 해리는 필요의방을 보여주며 혹시 위즐리 부인과 빌이 놓고 간 물건이 있는지 물었는데, 빌은 놀라워하면서 혹시 학생 때 숨겼던 팔찌가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더 놀라운 건 위즐리 부인은 필요의 방을 알고 있었는데, 정확한 유래나 사용법은 몰랐던 것 같지만 위즐리씨와 밤에 몰래 데이트를 할 때 종종 숨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필요의 방과 천문동을 둘러보기도 하고, 성의 곳곳을 둘러보며 오후를 보냈다. 해리는 자신도 모르는 곳곳을 알고 있는 두 사람에게 놀랐는데, 몇 년 전까지 학교를 다녔던 빌은 그렇다고 해도 위즐리 부인은 상상도 못한 곳에 있는 작은 틈새나 기묘한 통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들은 호그와트를 거의 대부분 둘러 본 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왔다.


연회장은 마지막 식사를 앞두고 만찬을 시작하기 위해서 떠들썩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상석에는 심판들이 앉아 있었는데 루도 베그만은 싱글벙글 웃으며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고, 맥심부인과 카르카로프는 딱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서 플뢰르와 빅터의 가족을 살펴보고 있었으며 퍼시는 위즐리 부인이 오는걸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다. 해리가 위즐리 부인과 빌의 표정을 보자 위즐리 부인은 의외로 덤덤하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빌은 얼굴이 구겨지며 나가는 퍼시를 계속해서 지켜보았다.


저녁 만찬에는 평소보다 몇 가지의 요리가 추가되고, 새하얀 빛을 내는 촛불들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며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음식은 언제나처럼 맛있었고, 학부모와 심판단을 위한 가벼운 와인도 몇 병이 공중을 돌아다니며 잔을 가져다대면 와인을 따라주었다. 물론 학생들은 술을 마시면 안 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잔을 가져다대면 와인 병이 도망을 쳤다.


해리는 음식을 가볍게 먹은 뒤로는 음료를 홀짝이며 헤르미온느와 위즐리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두가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고 나자 연회장 천장이 푸른색에서 어두운 보라색으로 순식간에 바뀌며 덤블도어 교수가 교직원 테이블에서 일어섰다. 모두가 덤블도어 교수를 바라보는 사이 해리는 어느새 돌아와 앉아있는 퍼시를 볼 수 있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5분 후에 트리위저드 시합의 마지막 시험을 위해 퀴디치 운동장으로 내려가 주시기 바랍니다. 챔피언들은 지금 즉시 베그만 씨를 따라서 운동장으로 가십시오.”


소리를 듣자마자 해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소리에 그리핀도르 모든 학생들과 호그와트의 많은 학생들이 박수를 쳐 주었다.


“잘 하고 오렴!”

“꼭 이겨!”


위즐리 부인과 프레드가 한마디씩 했다.


“즐기고 와.”

“잘 할 거야.”


빌과 론이 해리를 격려해 주었다.


“죽지 마.”


마지막으로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해리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연회장을 나와 이미 기다리고 있는 베그만과 빅터와 플뢰르를 따라서 퀴디치 운동장으로 향했다.


“기분은 괜찮니, 해리? 자신 있니?”


그들이 운동장에 들어섰을 때, 루도 베그만이 물었다.


“괜찮아요. 신경써주지 않으셔도 돼요.”


해리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실 해리는 세 번째 시험에 대해서는 거의 걱정을 하지 않았다. 몇 가지 준비한 비책도 있고, 가장 먼저 출발도 하는데다가 시험의 대략적인 내용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첫 번째 시험과 다르게 관중들에게 들킬 걱정 없이 모든 기량을 다 쏟아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고, 두 번째 시험처럼 마법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해리가 긴장하고 걱정하는 이유는 세 번째 시험 이후의 볼드모트와의 일들뿐이었다.


곧 그들이 퀴디치 운동장에 도착하자 세 번째 시험을 위해 변화한 퀴디치 운동장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퀴디치 운동장에 만들어지던 덤불은 8미터를 넘을 정도로 높다라하게 자라 있었고, 얼기설기 얽힌 윗부분을 제외해도 미로의 높이는 거의 6미터를 넘어 보였다. 그리고 가장 구석부터 시작되는 10미터 정도 일자로 쭉 뻗은 미로의 입구는 주변의 높다란 덤불들과 함께 비현실적으로 길어 보여서 약간 소름이 끼쳤다.


5분이 지나자 관중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어 주변에 높이 설치된 관중석을 하나씩 채우기 시작했다. 해리가 옆으로 살짝 빠져서 살펴보니 관중석은 덤블보다 훨씬 높게 설치되어 미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어 있었고, 미로 위에 는 커다란 판이 서서히 움직이며 사방으로 조립되더니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해리가 미로 입구로 돌아오자 어느새 해그리드와 무디 교수, 맥고나걸 교수, 플리트윅 교수가 경기장으로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뾰족한 모자에 반짝거리며 점멸되는 붉은 별을 달고 있었는데, 해그리드는 맞는 모자가 없어서인지 두더지 가죽조끼의 등판에 별을 달고 있었다.


“우리는 미로 바깥에서 경비를 서고 있을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세 명의 챔피언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만약 어려운 일이 생겨서 구조를 받고 싶다면 하늘로 불꽃을 쏘아 올리도록 해요. 그럼 우리 중에 한 사람이 당장 달려가서 구해줄 테니까... 알겠어요?”


챔피언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포터, 너는 지팡이를 두 개 사용 할 거냐?”


무디 교수가 물었다.


“네. 이미 허락은 받았어요.”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알겠다.”


무디 교수는 그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좋아요, 어서 자리에 위치 해 주세요.”


루도 베그만이 네 명의 구조반을 향해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행운을 빈다, 해리.”


해그리드가 지나가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구조반인 네 교수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서 미로 바깥의 지정된 위치로 향했다. 해그리드까지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자, 루도 베그만이 빗자루에 올라타고 자신의 목에 마법을 걸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트리위저드 시합의 마지막 시험이 곧 시작됩니다!”


루도 베그만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빗자루를 타고 관중석으로 날아올랐다. 미로 위에 설치된 투명한 판에는 루도 베그만의 모습이 사방으로 나오고 있었다.


“먼저 현재까지의 점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1등은 호그와트의 해리 포터 군입니다. 해리 포터 군은 89점으로 선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 소리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2등은 85점을 기록한 덤스트랭의 빅터 크룸 군입니다.”


다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3등은 보바통의 플뢰르 델라쿠르 양입니다. 델라쿠르 양의 점수는 64점입니다.”


마지막 박수갈채가 끝나자 베그만이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점수는 미로에 입장하는 시간에 활용됩니다. 1등인 포터 군이 가장 먼저 입장 한 뒤, 1점당 3초의 어드벤티지를 부여하여 4점차의 크룸군이 12초 뒤에 입장합니다. 그 뒤 델라쿠르 양이 21점차이, 63초 뒤에 입장하게 됩니다.”


베그만의 설명이 끝나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시작 신호를 기다렸다. 해리는 오른손에 딱총나무 지팡이를 잡고, 왼쪽 바지 벨트구멍에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꽂은 채로 미로의 입구에 섰다.


“좋습니다. 포터군은 준비가 된 모양이군요. 그럼 제가 호각소리를 내면,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리는 베그만이 말하는 동안 커다란 판에 자신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 게 보였다.


“셋... 둘... 하나...”


그리고 베그만이 짧게 호각을 불었다. 해리는 재빨리 미로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해리는 지팡이를 손바닥 위에 놓고 말했다.


“방향.”


그러자 요술지팡이가 한 바퀴 돌고 좌측면에서 조금 치우친 방향을 가리켰다. 그쪽이 북쪽이라는 얘기고, 방향상 해리는 북서쪽으로 가야 했으므로 우선 왼쪽길로 접어들었다.


“우선 시험을 해보자..”


해리는 왼쪽길에서 방향을 신경 쓰지 않고 이리저리 꺾어졌다. 저 멀리 거대한 폭탄꼬리 스크루트가 집게발을 딸깍거리며 모퉁이를 도는 걸 확인한 해리가 심호흡을 한 뒤 중력마법을 걸었다.


“그래바이트!”


중력을 한없이 가볍게 조절하자 천천히 해리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해리는 이런 방식으로 미로를 정복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시험 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사용해 보고 싶었다. 해리의 몸이 빽빽한 덤불을 넘어서 올라가다가 덤불의 끝에 다다르자 투명한 벽이 해리의 머리를 막아섰다. 해리는 만약 날아서 가려는 챔피언이 있다면 그걸 막기 위해 천장이 만들어져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정확했다. 해리가 살짝 아쉬워 하며 얼기설기 덜 영글은 덤불을 두 손으로 헤치고 보니 저 멀리 덤불들이 좀 비어있는 부분이 보였다. 트로피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그 곳 외에는 트로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해리가 그대로 아래로 내려왔다.


바깥에서 박수소리가 울려 퍼지는 게, 해리는 슬슬 플뢰르가 들어왔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우승이 문제가 아니라 빅터 크룸과 플뢰르 델라쿠르를 볼드모트에게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내려오자마자 양손에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리라시오.”

“리듀시오.”


해리가 딱총나무 지팡이로 불꽃을 내뿜고, 서양 호랑가시나무 지팡이로 그 불꽃의 두께를 작게, 작게 줄였다. 불꽃이 손톱정도의 굵기가 되었을 때 그것을 덤블에 가져다 대니 덤블이 새까맣게 타서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걸 사람 하나가 충분이 지나갈만한 크기로 잘라내서 발로 차버렸다. 그러자 퉁 소리와 함께 덤불이 잘려나가서 쓰러져 버렸다.


잘려나간 덤불은 스멀스멀 빠른 속도로 구멍을 메우기 시작했다. 해리는 깜짝 놀라서 빠르게 덤불의 구멍을 지나서 옆 통로로 통과했다. 해리가 뒤를 돌아보니 이미 구멍은 막혔고, 점점 더 빽빽하게 아물어지며 순식간에 원래의 덤불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통과를 못할 정도는 아니었으므로, 해리는 또다시 똑같이 주문을 준비해서 처음보다 조금 크게 구멍을 뚫고 다음 칸으로 옮겨갔다. 공중에서 베그만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해리는 방향을 가늠해서 약간 왼쪽으로 몸을 틀어서 구멍을 뚫고 다시 다음 칸으로 옮겼다.


“우왓!”


미로를 일직선으로 통과한다는 건 시간 절약에 매우 좋은 방법이었지만, 반대로 수많은 함정을 만나야 한다는 것과 같았다. 해리가 세 번째로 벽을 넘었을 때 곧바로 해그리드의 폭탄꼬리 스크루트를 마주쳤다. 스크루트는 몸길이가 거의 4미터는 되었고, 꼬리는 위로 3미터쯤 치켜 올린 해로 해리를 보고 몹시 화가 난 듯이 집게발을 딸깍거렸다.


해리는 폭탄꼬리 스크루트가 꼬리를 흔들다가 내려찍는 것을 보고 곧바로 옆으로 몸을 굴렸다. 하지만 몸의 반응이 살짝 씩 밀리고 있어서 스크루트의 꼬리가 해리의 왼발을 스치고 펑 소리와 함께 폭발해 버렸다. 해리는 뜨거운 불꽃이 발에 쏟아지는 걸 느끼고 발을 털어냈다.


“아구아멘티! 스투페파이!”


해리가 왼손으로는 아구아멘티 마법을, 오른손으로는 기절마법을 발사해 물을 끄면서 기절마법을 날렸다. 하지만 스크루트는 해리의 기절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튕겨냈다. 해리는 재빨리 몸을 숙여서 아슬아슬하게 스크루트의 집게발을 피한 뒤 몸을 데굴데굴 굴려서 스크루트의 배 밑으로 들어갔다. 당황한 스크루트가 빨판을 해리에게 덮치기위해 주저앉으려고 했다.


“스투페파이!”


해리의 두 개의 지팡이가 빨간 주문을 날려보내 스크루트의 배에 적중했다. 두 발이나 기절주문을 배에 맞은 스크루트가 비틀대다가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해리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스크루트의 빨판에 닿지 않기 위해 몸을 옆으로 굴려서 스크루트의 아래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하아..하아..”


해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흠뻑 젖은 등에 달라붙은 나뭇가지를 떼어낸 뒤 다시 방향을 확인하고 덤불을 잘라냈다. 잘라낸 덤불을 발로 차서 넘어뜨리자 덤불이 그대로 다음 길로 쓰러졌다. 하지만 덤불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는 게 아니라 바닥에 잠기듯이 천천히 가라앉아 버렸다. 당황한 해리가 덤불을 밟고 옆으로 뛰어내렸다. 해리의 발이 땅에 닿자 발이 쑥쑥 바닥으로 빠져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우왁...”


해리는 천천히 가라앉는 자신의 몸에 놀라서 허우적거렸지만 몸이 점점 더 가라앉았다. 최대한 침착하게 고민한 해리가 두 지팡이를 모두 아래로 향했다.


“디펄소!”


해리의 지팡이에서 커다란 소리와 함께 푸딩처럼 말랑말랑한 바닥을 모두 날려버렸다. 해리는 그제야 지금껏 가라앉던 바닥이 마법으로 만든 가짜 바닥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날아간 잔디와 흙들 사이로 아래에 새로운 잔디로 된 바닥이 있는 게 보였다. 해리가 바닥으로 떨어져서 바닥을 밟자 튀어 날아간 흙과 잔디가 점점 투명해지더니 단단한 지면 위로 해리가 돌아왔다.


그 뒤로 해리는 덤불을 열심히 잘라가면서 한발자국씩 트로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미로 안은 완전히 함정 덩어리라서, 해리는 그 뒤로 보가트를 만나서 그냥 스스로 터져버리길 기다리거나, 그라인딜로우가 있는 수조로 빠져버리거나 모래폭풍이 날리는 통로와 비바람이 쌩쌩 부는 통로를 지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는 막힌 길 뒤를 지나고 커다란 뱀이 있는 통로에 도착했다. 해리는 아직까진 뱀의 말을 할 수 있었으므로, 뱀을 안심 시킨 뒤 옆의 통로를 잘라서 넘어갔다.


이번 통로에는 사자의 꼬리와 이어진 사자의 몸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는 단발머리를 한 사람의 뒤통수가 보였다.


“스핑크스?”

“어?”


해리의 목소리에 스핑크스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스핑크스는 짧은 단발의 머리를 찰랑거리며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전형적인 이집트인의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는데,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과 뾰족하고 고양이를 닮은 눈과 오똑한 코, 그리고 고양이처럼 작은 삼각형의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어? 그- 그대는 어떻게 거기로 들어왔는가?”


당황한 스핑크스가 말했다.


“어... 덤불을 잘라서요?”

“뭐?”


스핑크스가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해리는 딱딱해 보이던 스핑크스에게 표정이 생기니 훨씬 미인으로 느껴졌다.


“그쪽에 계시다는 건 이 뒤가 목적지 인 것 같네요. 그렇죠?”

“어- 말해줄 수 없다.”


스핑크스가 몹시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이 상황이 대단히 혼란스러운 것처럼 서성이며 몸의 방향을 돌렸다.


“수수께끼를 풀기 전에는 너를 지나가게 둘 수 없다. 대답을 맞추면 통과시켜 주지만 맞추지 못하면 너를 공격할 것이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겠다면, 그냥 돌아가도록 내버려 두마.”

“음... 그러면 아무것도 안할게요. 어차피 이대로 가면 될 거 같은데요.”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스핑크스는 해리의 대답에 안절부절 하지 못한 채로 해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 좀 당황하고 계신 것 같은데... 굳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이상하게 지나온 거지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고맙구나. 그렇지만...”


해리는 안절부절하는 스핑크스를 뒤로 하고 마지막 덤불을 잘라냈다. 스핑크스는 해리가 덤불을 잘라낼 때까지 그냥 지켜만 보고 있다가 해리가 덤불을 발로 차자 앞발을 치켜들고 해리에게 내리쳤다. 해리가 재빨리 몸을 굴려서 피하고 장애마법을 날렸지만 스핑크스는 어깨로 주문을 튕겨냈다.


해리는 놀라서 뒤로 물러섰지만, 스핑크스는 해리를 더 공격하려는 움직임을 취하지는 않았다.


“왜 공격하신 거죠?”

“하- 하지만 난 퀴즈를 맞히지 못하면 이곳을 지나지 못하게 해야 해.”


스핑크스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앞에서 지나온 게 아니잖아요. 저는 옆에서 옆으로 지나가는데...”

“그렇지만 나는 너를 가게 둘 수는 없어.”


그녀가 발톱을 세우며 말했다. 해리는 날카로운 발톱을 보고 스핑크스가 첫 번째 공격 때 자신을 봐 준거라고 확신했다.


“좋아요. 그러면 수수께끼를 내 주세요.”


해리의 말에 스핑크스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시를 읊기 시작했다.



나는 손은 없지만, 발은 가지고 태어났다.

나는 전체이며, 일부이다.

나는 음식이며, 방이다.

나는 하나지만, 여럿이다.

나는 위험이며, 안전이다.

나는 누구인가.



“네?”


해리가 되물었다. 해리가 알고 있는 거미에 대한 수수께끼가 아니었기 때문에 해리는 이해를 위해 다시 한 번 수수께끼를 들어야 했다.


“모든 시를 범주로 줄이면 ‘나’를 알 수 있나요?”


해리의 말에 스핑크스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였다. 해리는 그녀의 단발머리가 약간 흔들리는 것으로 미루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고 생각했다.


“좋아. 모든 명제가 참이라면... 우선은 ‘음식’이라는 얘기군요. 방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해리가 하나씩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음식인데 위험이며 안전이다... 라는 건 독이 있는 게 있다는 이야기 같은데.. 마늘 같은 건.. 아니겠지 방이 설명이 안 되고.. 하나지만 여럿이라는 건... 조각이 있다는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마늘인데....”


해리가 중얼거렸다.


“죄송한데 한 번 더 말씀해주실래요?”


스핑크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시를 다시 읊어주었다.


“손이 없는데 발은 있다는 건 뿌리가 있다는 건가... 방은 무슨 소리지... 전체면서 일부라는 것과 왜 하나지만 여럿이라는 게 두 번 나오는 거지... 여럿과 전체가 다른 건가...”


해리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어떤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거 영어 인가요?”


해리의 말에 스핑크스는 아무것도 말 하지 않았다.


“아니 죄송해요. 영어가 맞을거야... 그러면 Room 이겠지.. 그러면.. Mush...room.. 맞아. 음식이고 방이고, 균체니까 전체이자 일부이고 한 개체에서 여러 개가 나오지만 개별개체가 아니니까 하나지만 여럿이고 독 버섯이 있으니 위험이면서 안전이라고 한 거야. 맞죠? 답은 버섯이에요!”


해리의 대답에 스핑크스가 활짝 웃더니 자리에 아예 앉아버렸다. 해리는 그것이 통과해도 좋다는 신호임을 확신하고 덤불을 다시 잘라냈다. 완전히 잘라낸 덤불을 발로 찰 때에도 스핑크스는 아무런 방해도 하지 않았다. 해리가 덤불을 넘어서 나오자 30미터 정도 앞에 트리위저드 우승컵이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바로 옆에서 달려오는 거대한 털투성이의 무언가가 보였다.


“제길!”


해리가 재빨리 몸을 굴려서 그 생물의 공격을 피했다. 그것은 털투성이의 거대한 거미였다. 거미는 4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몸과 기다란 다리, 그리고 여덟 개의 새까만 눈과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스투페파이! 임페디멘타! 스투페파이!”


해리는 두 지팡이로 쉴 새 없이 주문을 쏘아냈지만 거미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해리는 다시 몸을 굴려서 피하고 두 지팡이를 겹쳐들고 주문을 외웠다.


“스투페파이!”


그러자 두 개의 주문이 하나로 엮여서 굉음과 함께 거미의 눈에 적중되었다. 거미는 그대로 뒤로 한 바퀴를 굴러 배를 내놓은 채 기절해 버렸다. 해리가 지팡이를 보니 서양호랑가시 나무 지팡이가 힘을 버티지 못하고 살짝 금이 가 있는 게 보였다.


“이런...”


해리는 지팡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허리춤에 꽃은 채 딱총나무 지팡이를 들고 루모스 마법으로 주변을 살폈다. 저 멀리 커다란 거미가 배를 뒤집고 누워있는 것이 보였지만 그 외에 주변에는 더 이상 위험이 없었다. 해리가 트로피로 걸어가다가 왼쪽 다리가 뜨끔한 느낌이 들어 보니 거미에게 긁힌 다리에서 피가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거기에 운동화가 녹아서 일그러져 있었으며 피가 조금씩 배어나온 바지는 다리에 딱 붙어버렸다.


“이정도면 괜찮아. 진짜 시험을 하러가야지.”


해리가 한 번 심호흡을 한 채 트로피 앞에 섰다. 저 멀리서부터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는 게 느껴졌다.


“가자.”


해리가 트로피를 붙잡았다.


그 순간 몸의 중심이 앞으로 확 쏠리며 해리가 어디론가로 날려가기 시작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던 것처럼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볼드모트를 부활시키기 위해 원작처럼 우승컵을 포트키로 설치했고, 해리를 리들 행글턴으로 날려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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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불사조 기사단 - 제10장 새학기 +1 23.07.03 149 4 33쪽
100 불사조 기사단 - 제9장 그레인저 부부 +1 23.06.28 166 3 23쪽
99 불사조 기사단 - 제8장 선전포고 +2 23.06.24 163 4 26쪽
98 불사조 기사단 - 제7장 동굴의 잠자는 용 +1 23.06.18 161 4 36쪽
97 불사조 기사단 - 제6장 선고 +1 23.06.12 150 4 23쪽
96 불사조 기사단 - 제5장 두 번째 청문회 +1 23.06.08 155 3 29쪽
95 불사조 기사단 - 제4장 첫 번째 청문회 +2 23.06.04 164 4 28쪽
94 불사조 기사단 - 제3장 마법부 +1 23.06.01 162 5 26쪽
93 불사조 기사단 - 제2장 불사조 기사 +3 23.05.29 161 5 27쪽
92 불사조 기사단 - 제1장 귀환 +1 23.05.27 155 5 22쪽
91 불의 잔 - 제34장 죽음과 의심 +1 23.05.21 170 3 28쪽
90 불의 잔 - 제33장 연회 +1 23.05.21 159 4 27쪽
89 불의 잔 - 제32장 결전 23.05.21 157 2 31쪽
88 불의 잔 - 제31장 관리자 +1 23.05.21 159 3 31쪽
87 불의 잔 - 제30장 볼드모트의 부활 +1 23.05.21 156 3 33쪽
» 불의 잔 - 제29장 세 번째 시험 +1 23.05.21 150 3 46쪽
85 불의 잔 - 제28장 다섯 번째 호크룩스 +1 23.05.21 140 3 28쪽
84 불의 잔 - 제27장 불꽃과 소나기 +1 23.05.21 147 4 39쪽
83 불의 잔 - 제26장 두 번째 시험 23.05.21 149 3 27쪽
82 불의 잔 - 제25장 에메랄드 빛 비늘 +2 23.05.21 162 4 47쪽
81 불의 잔 - 제24장 애니마구스 +1 23.05.21 167 3 33쪽
80 불의 잔 - 제23장 크리스마스 무도회 +1 23.05.21 167 3 46쪽
79 불의 잔 - 제22장 전해버린 말 +2 23.05.21 161 3 31쪽
78 불의 잔 - 제21장 네 번째 호크룩스 +1 23.05.21 144 3 28쪽
77 불의 잔 - 제20장 첫 번째 시험 +1 23.05.21 148 3 40쪽
76 불의 잔 - 제19장 지팡이와 용 23.05.21 150 3 46쪽
75 불의 잔 - 제18장 지팡이 검사 +1 23.05.21 143 4 29쪽
74 불의 잔 - 제17장 덤블도어 교수의 새로운 작전 23.05.21 145 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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