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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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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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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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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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잔 - 제30장 볼드모트의 부활

DUMMY

마침내 해리는 발이 땅바닥에 닿는 것을 느꼈다. 미리 방비하고 있던 덕분에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왼쪽 다리가 휘청이는 게 느껴졌다. 해리는 트리위저드 트로피를 왼손에 든 채로 딱총나무 지팡이를 왼쪽 허리에 꽃아 넣고,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바꿔들었다.


“데려와.”


저 멀리 어둠속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이마의 흉터가 쿡쿡 쓰시는 게 느껴졌다. 물론 해리가 직접적으로 아픈 게 아니라 누군가가 아픈 걸 간접으로 체험하고 있는 기분이었지만 몹시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주문이 날아와 해리를 멈추고 그의 몸을 꽁꽁 묶었다.


“맥네어!”

“입 다물어라.”


맥네어가 해리에게 말했다. 그는 길게 내려오는 검은색 망토를 두르고, 한손에는 역시 검은색 천으로 둘러싼 꾸러미를 들고 있었다. 맥네어는 요즈음 꽤나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인지 작년의 모습은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볼은 쏙 들어가 있었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던 콧수염은 들쑥날쑥 했으며 면도도 제대로 하지 못해 볼에는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라 있었다.


맥네어는 해리의 지팡이를 빼앗아 들고 해리의 뒷덜미를 거칠게 잡아서 끌고 가기 시작했다. 해리가 발을 헛디뎌서 쓰러질 뻔 하자 맥네어가 욕지기를 내뱉으며 해리의 다리를 걷어찼다. 맥네어는 해리를 끌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묘지로 데려가 묘비에 해리를 묶었다.


안고 온 모포를 조심히 내려놓은 맥네어가 거칠게 해리를 앉히고 손부터 몸까지 꼼꼼하게 묶은 뒤 해리의 입안에 더러운 검은 천을 쑤셔 넣었다. 그리고 다시 내려놓은 모포를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맥네어는 조심스럽게 안아든 모포를 낡은 의자 위에 다시 내려놓고는 해리의 지팡이를 들고 묘지 뒤편의 어디로 사라졌다. 맥네어는 해리를 단단히 묶긴 했어도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묶어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고개를 조금씩 움직여 주변을 볼 수 있었다.


해리는 이곳이 리들 행글턴의 묘지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해리의 앞쪽에는 널따란 대리석이 깔려 있는 묘지와 그 뒤로는 꽃으로 장식된 수풀이 펼쳐져 있었다. 수풀은 관리가 되지 않은 게 얼마 지나지 않은 것처럼 조금씩 삐죽삐죽 가지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왼쪽 멀리에는 작게 불빛이 새어나오는 수풀이 있어서 저 멀리 마을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오른쪽에는 제법 가까운 곳에 커다란 저택이 보이는 걸로 보아서 해리는 저 저택이 리들 하우스가 확실하라고 생각했다.


곧 리들 하우스 방향에서 천천히 검은 물체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해리는 그것이 마법의 약 시간에 사용하는 솥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모양은 똑같지만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컸는데, 아래 오는 맥네어가 솥 안에 앉으면 쏙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해리는 그 솥이 볼드모트를 부활시키기 위한 솥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자코 구경하고 있었다.


맥네어는 해리의 지팡이로 솥을 옮겨서 대리석 무덤과 해리 너머의 넓은 공터에 솥을 내려놓았다. 솥이 쿵 소리를 내며 떨어져서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맥네어는 해리의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휙휙 흔들면서 다시 한 번 욕지기를 하더니 내려온 솥 밑에 불길을 일으켰다. 불은 가마솥을 순식간에 달구더니 곧 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솥 안의 액체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안에 든 액체는 거품이 올라와서 솥을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면서 탁탁 소리를 내며 불꽃을 사방으로 튀어냈다. 해리는 그 불꽃 때문에 주변이 밝아질 때에 맞춰서 맥네어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보았다.


“서둘러.”


가마솥의 액체는 한동안 불꽃을 튀기다가 점점 튀기는 불꽃의 크기와 높이가 작아지더니 이제 별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가마솥 위쪽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해리는 강제로 앉혀졌기 때문에 솥의 안쪽을 볼 수는 없었지만, 맥네어가 솥 안쪽을 살펴보고 말했다.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주인님.”

“자.... 어서.”


볼드모트가 멕네어를 재촉했다. 맥네어가 흔들의자에 놓인 볼드모트를 안아들고 강보를 풀자 검붉은 살덩어리같은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비정형으로 둥근 머리에 몹시 두꺼운 목이 몸통으로 보이는 또 다른 덩어리에 붙어있었고 가슴과 엉덩이의 구분이 없는 덩어리의 그것은 매우 가늘고 짧은 긴 돌기 같은 팔다리가 붙어있었다. 그것들은 갓난아이처럼 잔뜩 웅크린 채로 있었는데 뱀의 가죽처럼 오돌도돌한 비늘이 돋아 있었다.


해리는 볼드모트가 내기니의 피와 사악한 마법의 약을 통해 몸은 만들었기 때문에 뱀과 본래의 형상이 반쯤 섞인 모습의 갓난아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맥네어가 딱딱한 표정으로 볼드모트를 안아 들고 가마솥의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해리가 그의 인내력에 혀를 내두르는 사이 맥네어가 안고 온 볼드모트를 가마솥 안으로 집어넣었다. 맥네어는 자신의 손이 뜨거운 것도 내색하지 않고 볼드모트를 깊이 넣어 내려놓았는지 바닥에 닿는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맥네어는 자신의 손에 묻은 액체를 털어낸 뒤 해리의 지팡이를 들고 해리의 발밑의 무덤을 가리켰다.


“자신도 모르게 바쳐진 아버지의 뼈여, 당신의 아들을 새롭게 하라!”


그 순간 해리가 앉은 묘비 앞의 공간이 쩍 열리더니 안쪽의 납골함의 뚜껑이 깨지듯이 열리며 뼛가루가 그대로 솟아올랐다. 뼛가루는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며 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솥의 위에 튀기는 불빛이 흰 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하더니 불꽃을 튀겨내기 시작했다.


맥네어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솥을 바라보고 섰다. 그는 망토 안에서 길고 가느라단 은제 단검을 꺼내고 잠시 호흡을 골랐다. 그리고 입을 가늘게 떨며 자신의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 종의 살을 기꺼이 바치나니 그대의 주인을 다시 살아나게 하라!”


맥네어가 오른손으로 단검을 높이 쳐들고 왼손을 솥 위에 위치하게 한 뒤 단검을 내려쳤다. 단검은 서걱 하는 소리와 함께 맥네어의 손이 뼈까지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맥네어가 낮게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며 뒤로 몇 발자국을 뒷걸음질 쳤다. 맥네어의 손은 순식간에 솥에서 녹아내렸는지 솥에서 튀는 불꽃이 피처럼 붉은 색으로 변했다. 맥네어가 해리의 지팡이로 밧줄을 불러내 왼팔을 묶어 지혈하고는 해리에게로 다가왔다.


맥네어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강제로... 빼앗은 원수의 피... 그대는 그대의 적을... 부활하게 하리라!”


해리는 거칠게 숨 쉬는 맥네어의 숨결이 불편했지만, 맥네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은 단검으로 해리의 오른쪽 팔을 찔렀다. 해리는 날카로운 단검이 살을 찌르고 나서 피가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맥네어는 호주머니에서 깨끗한 유리병을 꺼내 해리의 소매를 찢어버리고 흐르는 피를 받았다. 피가 어느정도 모이자 유리병을 들고 비틀거리면서 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솥에 피를 붓자 쉬이익하는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하얀 불꽃을 튀겨내기 시작했다.


눈부신 빛이 나기 시작하자 맥네어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나 유리병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섰다. 맥네어는 해리의 지팡이를 바닥에 던진 채로 자신의 왼팔을 붙잡고 고통을 참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솥은 이제 불꽃이 튀어오르는게 줄어들면서 흰 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증기는 사방을 가득 메우더니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를 가리기 시작했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불꽃이 완전히 가라앉고 나자 솥 위로 사람의 인영이 나타났다. 볼트모트는 인영으로만 보아도 깡마르고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옷을 입혀라.”


날카롭고 차가운 볼드모트의 말소리가 들리자 맥네어가 휘청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검은 옷을 집어들고 오른손 하나만으로 볼드모트에게 옷을 입혀 주었다. 서투르게 옷을 모두 입히고 나자 볼드모트가 솥에서 바깥으로 나왔다. 긴 다리를 들고 솥에서 나온 볼드모트는 손을 휙 저어 흰 수증기를 흩어버리고 해리를 쳐다보았다.


볼드모트는 이전에 보았던 퀴렐의 뒤통수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뱀처럼 구멍만 나 있는 납작한 코, 창백한 얼굴, 머리카락 하나 없는 스킨헤드에 툭 튀어나온 핏줄이 곳곳이 보였다. 거기에 새빨갛게 번뜩이는 눈. 볼드모트가 해리를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몸을 돌렸다.


볼드모트는 자신의 몸을 이곳저곳 만져보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마음껏 확인한 볼드모트가 비틀거리며 팔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맥네어에게 다가갔다. 맥네어는 부들부들 떨며 볼드모트에게 잘린 왼팔을 내밀었다.


“주인님... 약속하신...”

“아직.”


볼드모트가 태연하게 말했다.


볼드모트는 허리를 살짝 숙이고 맥네어의 왼팔의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팔뚝에 새겨진 선홍색 해골 문신을 확인했다. 해리가 문신이 조금씩 더 붉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이 볼드모트가 입을 열었다.


“다시 돌아왔다.”


볼드모트가 나직이, 그리고 환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가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곧 알게 될 테니까.”


볼드모트는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맥네어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을 꾹 눌렀다. 맥네어가 낮은 신음소리를 내는 사이 볼드모트가 손을 떼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의 문신은 어느새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볼드모트의 얼굴에 잔인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볼드모트는 몸을 똑바로 일으켜 세운 후, 고개를 돌려 어두운 공동묘지를 빙 둘러보았다.


“이것을 느끼고 다시 돌아올 만큼 용기 있는 자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볼드모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차갑게 번뜩이는 볼드모트의 눈동자는 밤하늘의 별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것을 모르는 척할 만큼 어리석은 자들은 또 얼마나 될 것인가?”


볼드모트는 줄곧 공동묘지를 둘러보면서 이리저리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해리는 볼드모트가 아무리 그래도 옷 하나로 이 저녁에는 좀 춥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볼드모트가 고개를 돌려 해리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얼굴에 잔인한 미소를 떠올렸다.


“해리 포터, 너는 지금 죽은 내 아버지의 유골 위에 서 있다.”


볼드모트가 목소리를 낮게 깔면서 속삭였다.


“멍청한 머글이었지... 꼭 네 엄마처럼 말이야. 하지만 두 사람 다 나름대로 쓸모가 있었다. 안 그런가? 네 엄마는 어린 너를 지키려고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나는 내 아버지를 죽였다. 그리고 죽은 그 자의 뼈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았다...”


볼드모트가 다시 냉혹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계속 이리저리 서성거렸다.


“포터, 언덕 위에 있는 저 집이 보이느냐? 리들 하우스... 내 아버지가 살았던 곳이다. 이 마을에서 살았던 내 어머니 마녀는 아버지와 사랑에 빠졌지. 하지만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자신이 마녀라는 사실을 밝히자, 아버지는 그만 어머니를 버리고 말았어... 그는 마법을 좋아하지 않았지. 내 아버지는 말이야...”


볼드모트는 쩍 갈라진 무덤을 힐끗 쳐다보았다. 해리는 문득 볼드모트가 메로프 곤트가 톰 리들에게 사랑의 묘약을 사용한 사실을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의 머글 부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나를 낳다가 그만 죽고 말았지. 나는 머글들의 고아원에서 자라나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반드시 아버지를 찾겠다고 맹세 했지... 그리고 그 자에게 복수를 했어... 나에게 톰 리들이라는 이름을 물려준 그 멍청이에게...”


볼드모트는 여전히 서성거리면서 새빨간 눈으로 공동묘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잘 들었나, 나의 가족사를...”


볼드모트가 음산하게 말했다.


“이런! 내가 좀 감상적이 되었군... 하지만 보아라, 해리! 나의 진정한 가족들이 돌아오고 있다...”


갑자기 망토 자락이 펄럭이는 소리가 주위를 가득 채웠다. 무덤들 사이사이 나무그늘 사이로 마법사들이 뿅 하고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검은색 두건을 눌러 쓴 채,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들은 볼드모트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온 그들은 말없이 서있는 볼드모트에게 다가오다가 한명이 털썩 무릎을 꿇더니 기어오기 시작했다.


“주인님... 주인님...”


그는 볼드모트의 검은 옷자락에 입을 맞추면서 정신없이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를 시작으로 모든 죽음을 먹는자가 똑같이 검은 옷자락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나서 조심히 물러나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볼드모트의 주변을 둘러싸고 앉았다. 해리가 누가 빠졌는지 세어보는 사이 모든 인원이 둥글게 앉는 것을 본 볼드모트가 입을 열었다.


“잘 왔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여!”


볼드모트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13년.... 무려 13년 만에 다시 만나는 구나. 하지만 그대들은 마치 어제의 일인 양 나의 부름에 즉각 응답해 주었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어둠의 표식 아래 굳게 결속되어 있구나! 과연 그런가?”


볼드모트는 구멍만 남은 코를 움직여 냄새를 맡는 시늉을 했다.


“죄악의 냄새가 난다.”


볼드모트가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죄악의 더러운 냄새가 진동하는구나.”


이 말에 원을 그리고 있던 죽음을 먹는 자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났다.


“이렇게 신속하게 나타난 걸 보니까, 그대들 모두 건강하고 멀쩡하다는 걸 알겠노라.”


해리는 이후에 일어날 일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야기를 한 귀로 흘리며 주변을 살폈다. 볼드모트는 그 유치하고 오만한 말들로 자신을 의심한 죽음을 먹는 자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고 있었다. 해리가 덤블도어 교수와 함께 할 작전을 생각하던 중, 갑자기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끔직한 비명소리가 묘지에 울려 퍼졌다.


“일어나거라, 애버리.”


볼드모트가 애버리를 보며 말했다.


“일어나거라. 나에게 용서를 구했느냐? 나는 용서하지 못한다. 잊지도 못한다. 13년이라는 긴 세월을... 나는 너를 용서하기 전에 그 13년이라는 세월에 대해 대가를 치르기를 원한다. 여기 있는 맥네어는 이미 그 대가를 치렀다. 그렇지 않느냐, 맥네어?”


볼드모트는 이제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앉은 채로 휘청거리는 맥네어를 향해 말했다.


“너는 나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입지 때문에, 그리고 다른 충직한 부하들의 권유에 의해 나에게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자신의 살을 바쳤다. 그렇겠지?”

“...예... 영광...입니다.”


맥네어가 목소리를 쥐어짜며 말했다.


“그 대가로 너는 내게 몸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볼드모트가 냉정하게 말했다.


“너는 쓸모도 있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자였지. 좋다. 상을 내려주마.”


볼드모트가 맥네어 앞에 준비된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지팡이를 휘둘러 허공에 수은 같은 액체를 만들어 냈다. 반짝이는 액체 금속은 그대로 구불구불하게 구부러지다가 맥네어의 손에 달라붙더니 천천히 금속장갑이나 마네킹 같은 손으로 변했다. 손이 완성되자 맥네어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가 볼드모트의 망토에 입을 맞추고 감사인사를 한 뒤 비틀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서서 빈 자리 한군데로 돌아갔다.


맥네어가 자리로 돌아가자 볼드모트가 그 옆의 빈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에는 레스트랭 부부가 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즈카반에 갇혀있다. 그들은 나를 부인하느니 차라리 아즈카반에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아즈카반의 문이 활짝 열리는 날, 레스트랭 부부는 상상을 초월한 영광을 누릴 것이다. 디멘터들도 우리편이 될 것이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우리와 같은 부류인 것이다. 우리는 멀리 추방된 거인족들도 다시 부를 것이다... 나는 나의 충성스러운 모든 종족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마법 생물의 군단을...”


볼드모트가 아무 말도 없이 몇 명을 지나갔다.


“자리가 많이 비어있군. 이 자리는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자리이다.”


볼드모트의 이야기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서로 낮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만!”


모두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자 볼드모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세베루스 스네이프는 나를 배신하고 덤블도어의 편에 붙었다는 소리를 많이 듣곤 했다. 하지만 내가 늘 말했듯이, 그는 나의 가장 충실한 종이었다.”


해리는 스네이프가 아무리 덤블도어 교수를 떠나더라도 볼드모트에게 다시 붙지 않을 거라 믿었지만 작년의 모습은 확실하게 볼드모트의 편이였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째서 그렇게 된 건지 이야기를 듣기위해 귀를 기울였다.


“물론, 그대들의 생각처럼 스네이프가 나를 맹목적으로 따른 것은 아니었다. 그는 호그와트에서의 안락한 삶에 취해 3년 전 마법사의 돌을 지키는데도 일조했지... 하지만 그는 작년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아직 비참한 유령이나 다름없던 내게 내기니의 독과 그가 만든 특별한 약을 먹여 어느 정도 힘을 되찾게 도왔지.”


볼드모트가 말을 이었다.


“그는 어떤 일 때문에 나의 또 다른 충실한 종인 바티 크라우치와 옆의 저택에 대기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쪽 자리를 살폈다. 그리고 그가 한자리에 멈춰 섰다.


“루시우스 말포이... 나의 오랜 친구였지.”


그가 비어있는 자리를 보며 말했다.


“그는 지금 호그와트에 숨어 있다. 꽤 많은 종들이 아직 나를 따르고 있으며, 그 때문에 나는 이 자리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보상을 할 것이다.”


해리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것 같았다. 루시우스 말포이가 호그와트에 숨어있다니... 어떻게 숨어들어있는지 생각하는 사이 볼드모트가 해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으로 우리의 어린 친구가 오늘밤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원을 그리며 앉아 있는 어둠을 먹는 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해리에게 쏠리자 볼드모트는 입술이 거의 없는 입을 말아 올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친절하게도 해리 포터는 나의 부활 파티에 참석해 주었다. 그러므로 포터를 나의 영예로운 손님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모두가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사이 볼드모트가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모두 내가 나의 힘과 육체를 잃어버린 그날 밤에 이 소년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소년의 어미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솔직히 나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보호막을 이 소년에게 씌워주었던 것이다. 나는 이 녀석에게 손가락 하나 댈 수가 없었다.”


볼드모트는 길고 하얀 손가락 하나를 해리의 뺨에 갖다 대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혀 상관이 없지.”


해리는 볼드모트의 손가락이 마치 시체처럼 차갑다고 생각했다.


“나의 동지들이여! 그것은 나의 계산착오였다. 솔직히 나의 실수를 인정한다. 한 여자의 어리석은 희생 때문에 나의 저주는 반사되고 말았다. 오히려 그 저주는 다시 나에게 되돌아 왔던 것이다. 아아.. 그것은 고통을 넘어서는 고통이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내 육체로부터 이탈하고 말았다. 아까 말했듯 나는 유령 같은, 아니 그보다 더 비참한 존재로 추락했다. 하지만 그래도 난 내 자아를 잃지 않았다.”


그가 새빨간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 또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대들은 알 것이다. 내가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불멸에 가장 근접했다는 것을. 그리고 죽음을 정복하려고 했던 나의목표를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떠면 나는 내가 불멸의 존재가 되기 위해 애를 썼단 그동안의 나의 노력의 덕을 보게 된 것이다. 왜냐면 나는 마땅히 죽어야 할 저주를 받고도 죽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볼드모트는 말을 이었다. 해리는 도대체 이 듣기 싫은 연설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진절머리가 났다. 쓸데없는 얘기와 자아도취가 가득한 볼드모트의 연설을 십 분 넘게 듣고 있는 건 고문처럼 느껴졌다. 해리는 볼드모트의 말이 3년 전에 마법사의 돌을 탈취하려다 실패한 것을 지나, 작년 웜테일이 찾아왔던 것, 그리고 이어 스네이프가 자신을 찾아와 바티 크라우치를 찾아간 것, 그리고 웜테일, 스네이프, 바티 크라우치와 새로운 협력자인 퍼시 위즐리 네 명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육체를 어느 정도 되찾아서 부활을 준비하는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을 얌전히 듣고 있어야만 했다.


“본래 나는 웜테일의 살을 종의 살로 삼으려고 했었다. 그 능력 없고, 비굴한 친구는 가장 먼저 나를 찾아왔으므로 나에게 은혜를 입힐 기회와 그에 따른 보상을 해 주려했었다. 하지만 그는 먼저 우리 곁을 떠나 버렸다. 저 해리 포터에게 납치가 막힌 이후, 마법부 장관이 디멘터로 그의 영혼을 뽑아내 버렸지.”


볼드모트의 말에 죽음을 먹는 자들의 시선이 모두 해리에게로 쏠렸다.


“그래서 나는 내게로 돌아온 맥네어를 종으로 삼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13년간의 벌과, 웜테일이 받아야 했던 보상을 받게 되었다.”


그가 맥네어의 은빛 손을 잠시 바라보았다.


“자, 그대들은 내가 어떻게 해리 포터를 데리고 왔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나는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대단히 유용한 정보를 취합했다. 스네이프와 그가 데려온 새로운 우리의 동료인 퍼시 위즐리는 올해 트리위저드 시합이 열릴 것이라는 사실을 말했다. 퍼시 위즐리는 이 소년이 트리위저드 시합에서 확실히 우승할 수 있도록... 다시말해서 제일 먼저 트리위저드 우승컵을 잡도록 조치를 취해 놓았다. 그 우승컵은 이후 카르카로프가 우리에게 합류한 뒤 포트키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에 덤블도어의 눈앞에서 감쪽같이 우리에게로 해리포터가 배송되게 된 것이다. 너희들 모두가 나를 몰락시켰다고 믿었던 바로 그 소년이..”


볼드모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와 해리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요술지팡이를 집어 들더니 주문을 외웠다.


“크루시오!”


해리는 육체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해리에게 고통이 전해지는 건 아니었으므로 고통스러운 척 몸을 비틀어댔다. 볼드모트는 이상한 방향으로 팔다리를 비트는 해리에게 만족한 듯이 웃으며 지팡이를 거두었다. 여기저기서 죽음을 먹는 자들이 킬킬거리면서 웃음을 터트리는 소리가 고요한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이제 이 소년이 나보다 더 강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추측이었는지 똑똑히 깨달았을 것이다.”

볼드모트가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과거에 해리 포터가 나의 저주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못 박아 두고 싶다. 그러므로 너희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바로 이 자리에서 해리 포터를 죽임으로써 나의 힘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지금은 그를 도와줄 덤블도어도 없고 그를 위해 대신 죽어 줄 어미도 없다. 하지만 나는 해리 포터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우리 두 사람 중에서 어느 누가 더 강한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밝히기 위해, 나는 해리 포터에게 나와 대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볼드모트의 말이 끝나자 죽음을 먹는 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해리 포터를 풀어 주거라, 맥네어. 그리고 그의 요술지팡이를 돌려주도록 해라.”


볼드모트의 이야기에 맥네어가 다가와 해리를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 거칠게 입에 쑤셔 넣은 천 뭉치를 꺼내서 버려버리고 은색 단검으로 해리를 묶은 밧줄을 끊고 해리의 손에 지팡이를 쥐어주었다. 해리는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가 몹시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 가늘게 떨리던 지팡이가 해리의 손으로 돌아오자 떨림이 멎었다.


맥네어가 다시 죽음을 먹는 자들 사이로 돌아가자 볼드모트가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떻게 결투를 하는 건지 배웠겠지, 해리 포터?”


볼드모트의 새빨간 눈동자는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해리, 먼저 서로 인사를 하자.”


볼드모트가 살짝 허리를 숙이면서 말했다. 그는 허리를 살짝 숙이면서도 얼굴만은 해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기 위해 꼿꼿이 쳐들고 있었다.


“자, 품위있는 행동을 보여라... 덤블도어는 네가 예의바르게 행동하기를 원할 게다... 해리, 죽음에게 인사를 해라.”


죽음을 먹는 자들이 다시 킬킬거리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해리는 허리를 숙이지 않았다. 지팡이를 치켜든 채로 볼드모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인사를 하라고 말했다.”


볼드모트가 요술지팡이를 들어 올리면서 중얼거렸다. 그 순간해리는 지팡이를 휘둘러서 그 주문을 튕겨냈다.


“무언주문?”


볼드모트가 놀란 눈을 뜨고 해리를 쳐다보았다.


“그래, 제법 재주가 있구나. 아주 좋아.”


볼드모트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정도는 되어야 내가 실망하지 않는다. 자 그럼... 결투를 시작하자.”


볼드모트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해리는 크루시오 주문이 확실한 짙은 남색의 주문이 날아오는 것을 보았으므로 그것을 피하지 않고 지팡이를 볼드모트에게 겨누었다.


“스투페파이!”


그러나 해리의 주문은 볼드모트가 튕겨내 버렸다. 크루시오 주문을 맞은 채로 몸을 굴려 두 번째 날아오는 주문을 피했다. 밀리는 반응속도 때문에 어깨를 스치고 주문이 지나가는 것을 본 해리가 리들 하우스를 지켜보았다.


아직이야.


해리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했다.


“크루시오를 견디는 것이냐? 그럴 수는 없을텐데... 무슨 짓을 했지?”


볼드모트가 해리를 노려보며 말했다.


“대답해라! 임페리오!”


볼드모트의 임페리오 주문이 해리에게 적중했다. 해리는 무디가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해리는 손을 축 내린 채 임페리오에 걸린 척 하다가 지팡이를 앞으로 치켜 올리고 기절 주문을 쏘아냈다.


볼드모트는 깜짝 놀란 것 같지만 곧 지팡이를 휘둘러 해리의 주문을 없애 버렸다.


“어째서 임페리우스 저주도 통하지 않지? 무슨 짓을 한 거냐, 포터!”


볼드모트가 씩씩거리면서 화를 내며 닥치는 대로 주문을 쏘아댔다. 해리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으므로 지팡이를 들었다.


“그래바이트!”


하지만 지팡이는 불발이었다. 해리는 타닥타닥 하는 소리를 내며 불똥을 몇 개 튀기는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두세 번 흔들고 곧바로 몸을 굴려서 볼드모트의 주문을 피했다. 하지만 반응이 느려 두발의 주문에 맞았는데 크루시오 인지 다행히 두 발 모두 해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결국 널 죽여야 하겠구나. 금방 끝날 것이다. 아무런 고통도 없을 것이다. 물론 나는 한 번도 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볼드모트의 말에 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문을 쏘아냈다.


“스투페파이!”

“아바다 케다브라!”


다행이 이번에는 불발이 아니었지만, 반응이 밀리고 있었기 때문에 두 주문은 거의 동시에 발사되었다. 해리의 붉은 주문과 볼드모트의 초록색 주문이 부딪치자 두 지팡이가 부르르 떨며 연결되기 시작했다. 해리는 어떻게든 시간을 더 벌어야 했기 때문에 지팡이를 꽉 붙잡고 앞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두 지팡이는 황금색의 굵은 광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천천히 해리와 볼드모트가 공중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해리는 지팡이에 집중하면서 틈 만나면 주변을 살폈다. 해리가 주변을 살필 때마다 황금 광선은 수천 개로 갈라지면서 두 사람을 그물망 안으로 가두어 버렸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 주변을 돌며 이상 상황을 살폈지만 볼드모트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아무 짓도 하지 마라!”


볼드모트가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날카롭게 소리쳤다. 해리는 볼드모트가 놀라서 당황하는 사이에도 주변을 살폈다.


아직도 멀었나?


그 순간 저 멀리 리들 하우스에서 어두운 초록색의 불꽃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됐다!”


해리가 지팡이를 양손으로 잡고 지팡이가 연결된 황금의 광선 가운데 있는 구슬에 집중했다. 그러자 황금색 구슬이 천천히 앞으로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해리는 구슬을 천천히 밀어내 그 구슬의 위험을 볼드모트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볼드모트의 지팡이에 모두 집어넣었다.


모든 구슬을 삼킨 볼드모트의 지팡이는 역 주문효과로 죽인 사람들을 연기처럼 토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맥네어의 손이 나오더니 그 뒤에는 리들 하우스의 정원사로 보이는 노인이, 그 뒤에는 릴리 포터가 튀어 나왔다.


“네 아버지가 오실 거다...”


릴리포터가 말했다. 그녀가 해리를 응원하는 사이 제임스포터가 튀어 나오고 나자 해리는 자신의 지팡이가 힘에 부쳐 하는 게 느껴졌다.


“릴리, 제임스 미안해요. 하지만 지금은 더 이야기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지팡이의 금이 간 부분이 조금씩 벌어지는 걸 확인한 해리가 릴리 포터와 제임스 포터의 메아리에게 말했다. 해리의 말에 릴리 포터는 조금 화가 난 것 같았고 제임스 포터는 놀란 것 같았다.


“우린 네 부모란다, 해리.”

“알고 있어요. 다만-”


그 순간 해리의 지팡이가 세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해리는 재빨리 지팡이를 비틀어 내자 서양호랑가시 나무 지팡이가 쩍 소리와 함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미안해..”


해리가 지팡이를 지켜보며 말했다. 제임스와 릴리 포터의 메아리는 해리를 지키기 위해 볼드모트에게로 날아들었지만 해리는 도망치지 않았다. 해리가 땅에 내려오자 죽음을 먹는 자들이 해리에게 지팡이를 겨누었다.


“그래바이트!”


해리의 주문에 모든 죽음을 먹는 자들이 땅으로 처박혀 버렸다. 이 주문을 끝으로 해리는 자신의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가 끝이 나버렸다는 걸 알았다. 세로로 갈라져 버린 지팡이는 완전히 부서져서 새빨간 깃털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린 채로 완전히 쪼개져 버렸다. 해리는 마치 오래 알고지낸 친구가 쓰러진 것 같은 씁쓸함을 느끼며 그 지팡이를 조심히 땅에 내려놓고 바지에서 딱총나무 지팡이를 빼들었다.


“멈춰라! 내가 하겠다!”


볼드모트가 정신을 차렸는지 무시무시하게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


“포터! 내 지팡이에 무슨 짓을 한 거냐!”


볼드모트가 자신의 주목나무 지팡이를 휘두르며 말했다. 주목나무 지팡이는 해리의 지팡이가 깨지며 함께 충격을 받았는지 세로로 길게 부서져서 퍽스의 깃털을 흩날리고 있었다.


“주인님.. 제 지팡이를-”


죽음을 먹는 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볼드모트가 죽음을 먹는 자의 지팡이를 홱 낚아채고 자신의 주목 지팡이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아바다 케다브라!”


해리는 막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지팡이를 치켜 올렸다.


“프로테고!”


하지만 아바다 케다브라 저주는 해리의 만들어지지도 않은 프로테고 주문을 그대로 박살내고 해리의 명치에 그대로 꽂혔다.


그리고 해리의 시야가 점멸했다.






모든 게 끝나고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흰 바닥에 자신이 엎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리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자 온 세상이 흰 세상 한 가운데에 자신이 덩그러니 남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해리는 이곳이 책에서 본 저승으로 가는 킹스 크로스 역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자신이 아직도 호그와트의 로브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고 로브를 들어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는 양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신발은 구두를 신고 있었고, 얼굴을 만져보니 안경도 쓰고 있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해리가 주변을 살펴보니 흰색 구름 같은 증기가 천천히 엉기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해리가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볼드모트의 영혼의 파편이 존재하는 것이 보였다. 조금 전 해리가 보았던 그 작은 강보에 쌓여있던 볼드모트와 거의 흡사했다. 다른 점이라면, 조금 더 반투명하고 조금 더 작고 조금 더 끔찍해 보인다는 점뿐이었다. 해리는 그것을 가까이 보고 싶어서 두 걸음 가까이 걸어갔다.


“오- 나라면 그러지 않을 거야.”


해리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몸을 천천히 돌려서 목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해리가 그토록 만나고 싶었고,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서 있었다.


“해리.”

“그래. 너도, 나도 해리지.”


그곳에는 진짜 해리 포터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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