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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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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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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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1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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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魔王)

DUMMY

………………………..


레아는 성에서 고립된 존재였다. 티아와 시누를 제외하고는 그녀와 말하는 사람은 칸뿐이었다. 하지만 꿈이 점점 향기를 품게 되자 시누가 정신을 차리게 되고 티아가 동정심 때문에 알미와 친해지게 되면서 레아를 중심으로 모이는 자들이 있었다.


티아와 시누의 힘을 보고 찾아온 이들은 이지미와 요지나의 버려진 권속들이었다. 이들은 여신의 힘을 받지 못하고 판에서 떠돌던 부랑자들이었으나 칸이 조건 없이 받아들이자 우루스 용병들보다 더 많은 수가 입대하고 있었다.


다른 여신들이라면 권속들을 버리지 않지만 상왕의 여신들인 이지미와 요지나는 힘이 약해, 신성력이 끊어져 버려지는 권속들이 많았다. 이들은 신역에 있지 못하고 판으로 떠나게 된다. 사실상의 추방이었다.


이들은 불완전한 진체를 이은자들이었다. 여신을 닮지 못하고 온전한 진체를 갖지 못한 이들이 신성력이 끊어지면서 버려지게 된 것이다. 그들이 알미를 중심으로 모이게 된 것은 당연했고, 끈이 없던 알미가 레아를 선택한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알미 자작 축하한다."


알미는 대행이라는 꼬리말을 떼게 되었다. 나락에 남아 있는 가문의 동의 없이 공로를 인정 받아 신전에서 자작 위를 승인했다. 가문으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만, 작위는 신전이 내리는 법이라 손쓸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레아님."


레아는 검을 손에 놓지 않고 알미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녀가 나놈도 아닌 알미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티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암살검에 흥미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레아의 검은 앞을 공격하지 뒤를 공격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칸을 만나고 검이 변하면서 다른 검에도 흥미를 가졌고 알미에게 배운 검으로 지치사를 암습하기도 했다. 레아는 권속보다 검에 더 중심을 두는 자였다.


"나락으로 돌아갈 생각인가?"

"아닙니다. 저는 가족이 없습니다. 저는 제 가족을 만들 생각입니다."


알미의 말에 레아의 눈빛이 변했다.


"칸에게서 아이를 얻을 수는 없다."


레아는 알고 있었다.


"들어서 알고는 있습니다. 노력해보고 안 된다면, 차선을 찾을 생각입니다. 이곳에서는 쓸만한 칼들이 많으니까요."

"솔직히 나는 칸이 다른 여성을 품는 것이 싫다. 하지만 오랜 관습에 따라 좋은 씨를 원하는 가모를 막을 생각은 없다."


레아는 솔직했다.


"죄송합니다."

"미안해 할 필요 없다. 그것이 율법이니까."


레아는 담담하게 넘긴다. 그녀도 소유욕과 질투심이 있지만, 집착할 만큼 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칸이 더 이상 여성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여성이 대화를 나누는 곳은 낮은 언덕 성에 레아의 방은 아니었다. 바닥에는 피가 낭자했고 시체들이 줄지어 쓰러져 있었다. 당한 자들은 모두 살육자들로 그들은 자신들이 죽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살해되었다.


여기는 주논의 요새들 중에 한 곳이었다. 레아는 단순히 검술을 연습하기 위해 한 개의 요새를 죽음의 장소로 만든 것이다.


"으악"


멀리서 아직도 죽지 않은 살육자들의 비명이 들렸다. 그들은 불꽃 마녀의 유흥으로 서서히 재가 되었다. 티아와 시누는 아껴가며 살육자들을 불태웠다.




………………………….


판에서 가장 많은 권속은 가이아 권속이 아니다. 전쟁의 주역은 가이아와 주논이지만 테헤라의 권속들이 가장 많았다. 그들은 신역을 잃고 떠돌아다니기 때문이었다.


오래 전, 테헤라 신역은 오염되었고 권속들은 다른 신역을 떠돌게 되었다. 오래된 자들만 기억하는 과거부터 떠돌아 다녔던 테헤라 전사들이 모이기 시작한 곳은 판이였다. 판은 테헤라에게 중요했다. 오염된 신역을 정화하기 위해 많은 마정석과 해독제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테헤라는 가이아와 비견되는 고대 여신이며 막강한 힘을 가졌기 때문에 전사들도 가이아 전사들에 비하여 약하지 않았다. 그들은 판에서만은 강한 세력을 보였다. 하지만 판에서는 권속을 늘릴 수 없었다. 생명샘이 흐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테헤라의 다섯 왕들은 아귤라 판의 동쪽에 141개의 성을 쌓고 세력을 유지했으며, 주논은 이들과 지루한 대치 상황을 보였다. 테헤라와 대치하는 자들은 주논의 살육자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신 아시로디떼의 전사들이었다. 순결한 자만이 전사가 되는 아시로디떼의 전사들은 테헤라 전사들의 유혹하는 힘을 무용지물로 만들며, 테헤라 전사들의 수를 줄였다.


테헤라 여신이 있는 나락의 유일한 신역 ‘모퉁이’보다도 더 큰 신전이 있는 테헤라 제1성, 부활 성에는 왕들과 치사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들 알고 있듯이 아귤라 판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아귤라 판이 소멸되면 새로운 판이 생길 때까지 또 기나긴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킹 후크가 말했다. 그는 아름다운 여성의 외모를 가지고 가냘픈 몸매로 보호 본능을 자극하지만 테헤라의 왕들 중에 가장 강한 자였다.


"우리는 또 다시 다른권 속들의 눈치를 보면서 떠돌아다니고 싶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선택할 것은 많지 않다."


킹 후크의 말에 대부분의 치사들과 왕들이 끄떡였다. 불만의 표정을 가진 치사들도 있었지만 소수였다.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두 알 것이다. 나락에서 전쟁을 벌여 신역을 늘리던가, 새로운 판을 만들기 위해 문을 열어야 한다."


모두 위험한 일이었다. 특히 문을 여는 것은 다른 신들이 안다면 죽음을 면하기 어려운 짓이었다.


"나는 전쟁을 원한다. 문을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락에 땅이 없다면 권속의 수는 계속 줄 것이다. 모퉁이의 작은 땅만으로는 권속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는 강하지만 계속 수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락에 신전을 세울 땅을 넓혀야 한다. "


다른 왕들과 치사들은 말이 없다. 이유는 책임을 지기 싫어서였다. 문을 여는 것도, 전쟁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쟁을 위해서는 신들의 다툼이 있어야 하고 충분한 근거지가 있어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곳은 드물다. 그리고 우리가 싸워야 하는 신역도 골라야 한다. 가이아는 최대한 피해야 한다. 우리의 전력으로 싸워 이길 수도 없고 그 동안 가이아의 침묵으로 쌓은 가이아 내의 세력이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패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게 고른다면 요지나와 이지미 신역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신역은 공격하기 어렵습니다. 요지나 신역은 험준한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지미 신역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차지한다고 해도 쓸모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의 전사들은 약하지만 상왕들이 있습니다. 상왕은 위험한 존재입니다."


지치사 한 명이 용기를 내 말했다.


"맞다. 우리는 전쟁조차 치루기 어렵다. 유일하게 남은 남신 우루스가 나길라의 불꽃을 범하지만 않았어도 그곳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우루스가 살기위해 일부러 나길라의 불꽃을 범했다는 것은 모두짐작하는 일이다. 그리고 요지나와 이지미도 쓸모 없는땅과 상왕이 있기에 전쟁의 이익이 적다. 그렇다고 끊어진 땅을 건너 먼 신들의 신역을 정벌하기에는 너무 멀다. 우리는 춘타카를 중심으로 하는 7신역에서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를 생각하고 있습니까?"

"여신께서 단서를 주었다."

"어머니께서 신탁이 있었습니까?"

"여신께서는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미천한 종을 깨우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르페아와 이피와띠의 전쟁에서 넓은 땅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말입니까? 두 여신의 전쟁은 수천 년을 이어왔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 전쟁에 끼여든다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적습니다."

"아니다. 이번 전쟁은 다를 것이다. 신탁을 해석한다면 두 여신의 전쟁은 결말을 향해 달리게 될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합니까?"

"이피와띠를 선택한다. 그리고 언제나 같이 만약을 위해 근거지를 마련한다."

"어디에 말입니까?"

"그들과 가까운 가이아의 땅에 우리의 신전을 세운다."

"가이아가 허락 할까요?"

"허락하도록 해야지."


킹 후크는 모종의 계획이 있었다. 그리고 왕들과 치사들은 후크의 계획은 몰랐지만 자신감을 느꼈다. 후크는 떠돌아다니는 권속들을 모아 아귤라 판에서 141개 성을 차지하게 만든 자였다. 상왕이 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왕이었다.


"그럼 지금까지 준비했던 문은 어떻게 할 것인가?"


킹 브라운은 문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아귤라 판의 소멸이 가까워지자 과거에 그랬듯이 문을 준비한 것이다.


"그것도 같이 병행한다. 우리가 나락에서 땅을 얻는다고 해도, 판은 필요하다. 문을 여는 것에 모두들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때문에 저쪽에서 많은 메시지가 넘어오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한 자제하며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옛 땅을 정화하기 위해서라도 판은 필요하다. 우리의 죄악이 더 깊어진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귤라 판을 소환할 때도 후크는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문을 열었고 판을 소환했다. 한 번 저지른 일을 다시 못할 것도 없었다.


"이 모든 것은 여신을 위해서 이다."


후크의 낮은 목소리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닿았다.


"어머니를 위해서"

"여신을 위해서."

"그리고 떠도는 우리를 위해서."


떠돌이들은 한을 담아 말했다. 떠돌기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들의 선택은 다른 자들의 피를 부르지만 자신들이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이었다.


………………………………………………………..


테헤라의 마지막 남은 신역, 모퉁이는 거대한 신성력으로 둘러싸인 땅이었다. 신성력은 눈에 볼일정도로 짙어 모퉁이라 불리는 땅 전체를 반구형태로 둘러싸고 있었고, 그 안에는 도시가 있었다.


모퉁이 도시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분비는 도시였다. 아란트 성보다 작은 도시에 5백만이 넘는 인구가 거주했고 천만이 넘는 유동인구가 있었다. 아차 하면 사람에게 치여 밟혀 죽기 쉬운 도시였지만, 테헤라 권속들은 나락 유일한 테헤라 신전을 찾기 위해 이곳을 와야만 했다.


멀리 모퉁이 밖, 부글거리는 오염된 대지가 보이는 건물 창에는 데니아가 있었다. 그녀를 따라온 테헤라 전사들은 오래 전에 비야마로 떠났지만 데니아는 테헤라의 신명에 따라 남아 있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지?’


데니아는 고민했다. 그녀는 테헤라 신전에 도착해, 상급의 성직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이상의 신성력을 얻었다. 그리고 커진 신성력과 함께 테헤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테헤라는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다. 데니아가 진정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기회는 또 다른 선택을 불렀다. 하나를 선택한다면 하나를 버려야 했다. 그러나 버려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하나는 그녀의 영혼이었고, 하나는 그녀의 가족이었기 때문이었다.


‘샤리, 아리엘, 시누, 소론, 갸리푸…….그리고’


영혼을 버린다면, 가족들을 얻을 수 있었다. 잃어버린 가족들도 찾을 수 있었다. 테헤라의 힘이라면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데니아는 선택은 오래 전에 끝나 있었다. 영혼은 소중하지만 가족은 더 소중했다.


그녀는 큰 가문을 만들 능력을 얻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한다면 그녀의 아이를 키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가족을 얻는 것이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비록 영혼을 잃는 다고 해도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 그를 배신하지 않는다면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데니아의 선택은 끝났고 그녀의 고뇌도 끝나 갔다.


……………………………………………………………………..



하늘은 높고 땅은 단단하다. 숲은 파릇하고 푸른 하늘에 구름은 정겹다. 아이들이 개울에서 떠드는 소리가 새들의 지저귐과 하나로 들린다. 바람이 시원하여 칸의 얼굴을 간질인다. 그는 조심이 몸을 돌려 보았다. 멀리 산봉우리에 적설(붉은 눈)은 순결했고 산 밑으로 저무는 붉은 태양은 부드러웠다.


해가 지고 있었다. 붉은 해는 아름다웠다. 노을이 하늘을 물들여 선홍빛 생명을 던졌다. 칸은 꿈속에 있었고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붉은 태양이 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고맙소."


칸은 현자의 목소리에 돌아보았다. 북쪽의 현자가 피곤하지만 아름다운 얼굴로 그를 맞이 했다. 현자의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가 기억하는 이들이 칸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하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현자의 두 눈에는 지혜의 눈물이 반짝였다. 슬픔이 자욱하게 깔렸다. 주저앉아 울고 있는 어린제자의 모습이 보였다. 칸은 빙그레 웃어 그들의 근심을 받았다. 그리고 가볍게 돌아 선다. 환상임을 알기에 쉽게 돌아 선다.


칸은 다시 흰 눈이 붉은 산을 보았다.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가장 오만한 산, 그의 산, 붉은 산을 칸은 오랫동안 보았다.


어깨에 무거운 것들이 떨어져 나간다. 중심에 섰을 때, 그는 모든 것을 흘려버리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는 돌아와 다시 무거운 짐을 지었었다. 지금 그 짐들 중에 가장 무거운 짐이 내려졌다.


홀가분했다. 원하던 것을 이루었음을 알았다. 비록 꿈속이라도 그는 자신의 업이 끝났음을 알았다. 한 번 업을 소멸시킨 적이 있기에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그는 너무나 힘들었다. 죽은 자들의 환상 속에서 거짓을 연기하기에는 그의 정신은 너무나 맑았다.


석양이 져 산 봉오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칸은 서 있었다. 그리고 기나긴 죽음의 환상 속에서 무한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자신을 위해 짧게 웃어주었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흩어졌다.


…………………………………………………………………………


칸 백작의 군대는 판 최강의 군대로 명성을 떨쳤다. 몇 번의 큰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산발적인 전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따라서 많은 용병들과 전사들이 칸의 밑으로 들어오기를 원했다.


처음, 지원하는 자들 모두를 받아들이던 칸 군도 전사들을 고르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부정과 알력이 발생했다. 모병관의 자리는 최고의 자리가 되었고 각 권속들은 모병관에게 압력을 넣고 달래며 자신들의 권속을 늘리기 원했다. 하지만 칸 군의 대다수는 가이아 전사들이었다.


이로 인하여 라피타 알미 에드워드는 자연스럽게 연합하게 되고 가이아 전사들과 자주 충돌하게 되었다. 가이아 전사들이 수가 더 많았지만 알미가 자작이고 모르페아 전사들 중에 용성 받지 못하는 자들이 있기에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소가모들과 칼들의 대립과 가이아 전사들과 다른 신의 전사들간의 대립은 칸군의 고질적인 분쟁이었다. 더 깊게 들어가면 각 부대마다 경쟁심을 넘는 갈등이 있었지만, 겉으로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칸이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사들간의 차별은 계속 만들어졌다.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비야마 출신과 판에서 모인 전사들간의 차별이었다. 최초 5,000명에 속했던 전사들은 대부분 오랜 훈련을 통해 정예화된 전사들이고 다른 전사들에 비하여 뛰어났으며 다른 전사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었다.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해, 자존심을 건들이면 곧바로 뭉쳐 상대방의 항복을 받아냈다. 그들은 능력과 기득권을 가지고 있기에 전사들 사이에서도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새로운 신병들과 차별화 되는 것은 당연했지만 도를 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대장들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같이 동거 동락한 정 때문이라도 벌하기는 어려웠고 그들이 가진 칸에 대한절대적인 충성심이 원인이 되어 대부분 일이 터지기 때문이었다. 칸 군은 숫자가 많아지면서 더 많은 문제들을 떠안게 되었다.


병력이 6만을 넘어가자, 아리는 결정을 내렸다. 더 이상 전사들을 받는 것은 무리였다. 낮은 언덕 성이 10만이 넘는 병력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졌지만, 오랜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였고 자금도 넉넉하지 않았다. 천천히 늘린다면 10만을 채울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병력이 6만이 되고 300명이 칼이 있으며, 2명의 자작과 4명의 남작 그리고 6명의 준남작이 있는 사단규모의 병력이 완성되었다. 자작은 레힐리나가 되었다. 그녀의 정찰대가 공을 인정 받은 이유도 있지만 그녀가 여성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알미가 자작 대행에서 자작이 되므로 2명의 자작이 칸 밑에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칸은 아직도 자신을 지원할 한 명의 자작을 선출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 권리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남작이 된 칼들은 제홉크, 룽카, 부커 뿐이었고 필캬스, 쟈론은 준남작에 작위를 받았다. 나머지 남작위를 받은 한 명은 이슐리였다. 이슐리는 천공괴 소환의식에 참가한 후에 ‘무너진 언덕 전투’가 끝난 뒤 다시 합류한 비야마 출신의 사제였다. 그녀가 남작이 된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이유였다. 레힐리나가 자작이 되었지만, 남작의 자리를 모두 칼에게 줄 수 없기 때문에 신전에서 택한 여성이 이슐리였다.


이슐리의 입장은 미묘했다. 이슐리 가문은 본래 비야마에서 아귀난이 벌어졌을 때 가장 강력한 가문이었다. 하지만 비야마 남작의 용병으로 있었기에 아귀들과 전면전을 벌였고, 가모와 많은 가족을 잃어 칸 군에 흡수된 가문이었다.


문제는 이슐리 가문이 샤무린 백작의 직계이며, 샤무린 백작을 경계한 오케아스 공작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떨어져 나갔지만 아직도 샤무린 백작의 일족으로 인정받는 가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문에 내려오는 전통에 따라 이슐리는 남작이 된 후에 독립을 선언하고 샤무린 백작에게 돌아가 가신 가문이 돼야 했다. 하지만 이슐리는 그럴 수 없었다.


"백작님의 전언은 치사님을 지키라는 것뿐입니다."


이슐리는 샤무린 백작에게서 온 사람을 물끄러미 봤다.


"알았다."


이슐리는 짧게 대답하고 그자를 돌려보냈다. 샤무린 백작의 뜻을 알 수 없지만 이슐리는 칸에게서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아틸렌이 몰락하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전대 가모가 죽은 후에 이슐리는 아틸렌의 협박을 받으며 살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간다. 그녀는 아틸렌의 몰락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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