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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336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7.13 17:08
조회
1,191
추천
8
글자
8쪽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DUMMY

***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온 몸이 나른하다. 슬며시 떠오르기 시작하는 정신은 무거운 몸에 투덜거리고 있었다. 헌혈을 제대로 한 탓인지, 눈꺼풀을 들어올릴 힘도 모자랐다.

몇 번인가 씨름을 반복하고 나서야, 나는 흐릿한 시야로 주변을 훑었다.

“정신이 좀 들어요?”

흐릿함 가운데서도 눈에 확 띄는 금발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그래도 살짝 걱정했었거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아직 일어나지 말아요.”

그녀는 나를 제지하며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도 마법사가 있나 봐요.”

“예? 마법사요?”

마법사라면 최근에도 본적이 있다. 아직 견습이지만 나름대로 자질을 갖췄다고 칭찬 받았었던 메이린. 하지만 나는 메이린이 늑대를 부릴 줄 안다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학파가 다른 거에요. 마력을 주변에 퍼뜨려서 그 주위에 있는 지성이 낮은 동물들을 강제로 부리는 거죠.”

“그거, 무시무시하게 들리는데요.”

야생 동물, 그것도 집단을 이루는 동물들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덤빈다는 건, 잘 훈련된 인간들의 군대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야생동물의 반응속도나, 직감은 도저히 인간이 따라갈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럴 때는 무리의 대장 격인 적을 먼저 물리치는 게 좋아요. 다소 피해는 입더라도, 단결력이 떨어지거든요.”

물론, 이 ‘괴물’은 빼고.

“후, 근데 여기는?”

“근처 마을의 여관이에요. 아까 그 상인 분이 답례라며 베르카산 치료약을 주셨거든요,.”

우와아, 그 비싼걸?

베르카산 치료약이라는 건, 일종의 젤 형태의 약인데, 베르카라는 지역에서 아주 소량만 체취되는 식물로 만든 것이다. 그 효험은 비록 외상에만 먹히는 것이라도, 매우 뛰어났기 때문에 가격은 천정부지나 다름없었다.

우리 집, 아니 정확히는 북부군에도 아주 소량만 지급될 정도의 구한 물품이다.

내 얼굴을 보더니 루리안은 풋하고 웃었다.

“마침 배달하는 물품이었다던데요? 한 개 값은 그 분이 치르신다고.”

병 주고 약주는 구만 그 아저씨.

하지만, 뭐 확실히 다리는 움직이기 편해졌다. 그 무시무시한 늑대의 이빨이 박혔었다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그나저나 그 마법사라는 작자는 도대체 뭐하는 인간이길래...

“진로가 살짝 틀어졌지만...”

“네?”

“그냥 놔둘 수는 없겠죠?”

루리안의 눈에서 기묘한 빛이 어른거렸다.

참고로...

‘무서웠다.’


“누워 있으라니깐...”

“괜찮아요. 이정도로 뭐.”

정말이다. 산 속에서 이리저리 구르는 게 일상다반사였던 나였다. 이 보다 더 심한 상태로도 이리저리 잘 뛰어다녔었다.

루리안은 그 마법사의 행적을 찾아본다고 했다. 음, 의외로 은원관계는 철저한 사람인가?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진 않을 것 같은데...

왜 저렇게 불타오르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마법사를 찾으신다구요?”

우리가, 정확히는 스승님이 구해준 상인, 다르씨. 그는 기분 좋게 술잔을 기울이다가(하기야 죽다가 살아났으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다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시는 게 있나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 근방에서 벌써 3달째 난리라더군요, 아마 산을 좀 뒤져보면 금방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방?

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다르씨가 루리안을 힐끔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즉 무력시위라는 거군.

저 사람도 어지간히 놀랐나 보다.

“감사합니다.”

음 예의 바르다.

하지만 덕분에 나까지 인사해야 한다는 건 맘에 안 들어. 솔직히 스승이 저렇게 꾸벅 인사를 하는데 뒤에서 멀뚱히 서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

“이왕 안 이상 가만히 두기는 찝찝하잖아요? 대다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위해 손을 쓰는 게 힘을 가진 자의 의무에요.”

이게 루리안의 지론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도 숲 전체를 지배영역으로 두는 건 불가능해요, 거기다가 부릴 수 있는 동물의 수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루리안과 나는 나름대로 작전회의를 했지만 이렇다 할 방법이 없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소굴인지 알 수가 있나, 결국엔 하나하나 뒤져보는 수밖엔 방법이 없다.

더더군다나, 어떤 위험이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 인정하긴 싫지만 완전하지도 않은 내 몸으로는 루리안과 떨어지면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움직이는 편이 좋았다.

“본거지라면 나름대로 장치를 해뒀을 수도 있죠?”

나는 밧줄을 휘감아 배낭에 넣으며 물었다.

“글쎄요, 평범한 산적이라면 아무래도 그렇겠지만 마법사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죠.”

“근데 그 검, 불도 솟아나는 겁니까?”

문득 기억을 더듬어 보니, 분명 그녀의 검에서는 불꽃이 치밀어 올랐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가운데서도 확실히 보였다.

“마법이 걸려있다고 할까요?”

“네?”

마법이 무기에 걸린다는 소리는 거의 전설 속의 이야기에나 나오는 소리다.

포뮬러 공화국, 최초로 대륙을 통일했다던 나라의 건국 초기 이후로 몰락의 길을 걷던 마법사는 요즘에야 간신히 수가 불어나고 있는 편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은 마법을 보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마법이 걸려있는 무기라니!

“요즘은 실전된 기술이지만요.”

“그럼, 그 검 무지하게 오래된 물건인가요?”

루리안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1000년쯤은 되지 않았을까요?”

처, 천년!

천년이나 지났는데도 저렇게 날카롭다니... 도대체 무슨 금속을 써야 저렇게 멀쩡하게 남아 있을 수 있는 거지?

“뭐, 정확한 얘기는 아니니까요. 대충 마법이 활발했던 시기에 만든 것이 아닐까, 하고 추정 하는 것 뿐이에요.”

저 검 하나 팔아도 성한 채는 충분히 살 거다. 아니, 어디 변방의 섬 도 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저 검에 상처하나만 나도 가슴이 울렁거릴 텐데... 나는 새삼스럽게 루리안이 대단하게 보였다.

“어머? 표정이 너무 세속적으로 보이는 데요?”

“험험.”

나는 돼도 않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어떤 물건이든 쓰라고 만든 게 물건이니까요. 걸어두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뭐, 맞는 말이니깐.


남부로 살짝 내려오니 기후도 확실히 온화해졌다. 마침, 슬슬 여름이 다가올 무렵이라서 그런지, 풀들은 더욱 싱그럽게 자라고 이름 모를 날벌레들도 부산스럽다. 특히 나뭇잎 아래서 조각조각 부서지는 초여름햇살은 가만히 바라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어서, 눈이 아파도 바라보고 싶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공기가 상쾌하네요.”

“네, 그런데 오늘은 무리려나요?”

아침부터 한나절은 돌아다닌 것 같은데 수확이 없다. 기껏해야 발견한 거라곤 야생동물들의 발자국 정도가 전부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어요. 뭘 해도 경험이 되는 거니까. 그런데 몸은 좀 괜찮아요?”

“조금 걷다보니 오히려 나아진 것 같아요.”

이제 허벅지의 상처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루리안이 검을 빼들었다.

투명한 광택을 내는 검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좋습니다.”



-------------------

어제야 비로소 시험이 끝났습니다. ㅠㅠ 어제는 하루종일 잤는지라...

방학이기도 하니, 성실연재를 지켜보도록(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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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8 1,186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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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6 1,166 10 7쪽
»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13 1,192 8 8쪽
12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6.12 1,239 8 8쪽
11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6.05 1,370 10 8쪽
10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4 10.05.29 1,245 10 7쪽
9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5.23 1,470 10 8쪽
8 2화. 그 여행 +2 10.05.22 1,480 12 9쪽
7 2화. 그 여행 +1 10.05.16 1,513 13 7쪽
6 2화. 그 여행 10.05.15 1,617 9 6쪽
5 2화. 그 여행 +2 10.05.09 1,809 10 8쪽
4 1화. 그 만남 +4 10.05.08 1,942 12 9쪽
3 1화. 그 만남 +4 10.05.07 2,156 13 6쪽
2 1화. 그 만남 +3 10.05.07 2,388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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