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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331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8.21 12:48
조회
942
추천
10
글자
6쪽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DUMMY

목욕은 피로를 부드럽게 풀어줬지만 몸을 나른하게 만들었다. 거실에 있는 쇼파에 눕자 저절로 잠이 쏟아졌다.

“세인.”

“음, 네?”

잠깐 잔 것 같다. 루리안도 목욕을 끝냈는지 피부가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잠깐 잤네요. 하암.”

“피곤하면 잠깐 자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요.”

“아뇨, 그런데 여긴 왜 온 거에요?”

“잠깐 쉬자는 의미도 있고, 아는 사람도 만나는 겸 해서요.”

“아는 사람이요?”

“네.”

빙긋웃는 루리안.

루리안의 아는 사람이라... 적어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리라는 것은 확신한다.

루리안과 나간 시간은 거의 저녁 무렵. 간단한 요기를 한 뒤에, 우리는 극장으로 향했다.

“연극이라...”

하지만 아무래도 유치하지 않을까? 솔직히 어설프게 칼을 휘두르며 ‘마왕아 물러가라!’할 것이 뻔하다. 물론, 내가 검을 배우지 않았다면 나름대로 흥미롭게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나는 어느정도의 위치까지는 올라 서 있었다.

“요번 건, 갈라스 대제와 그 연인 올리비에의 이야기라네요.”

“에? 그거 아에니스제국의 건국시조잖아요.”

“그렇죠.”

루리안의 기색이 살짝 다르게 느껴진건 내 착각이었을까?

“이 나라가 어디죠?”

“그거야 나갈릭 연합... 아...”

나갈릭 연합국은 그저 연합체재 이용한 것이지, 다른 왕국들처럼 ‘무조건 우리가 우월해야 해!’하는 강박 관념은 없는 나라이다. 오히려 각 나라의 문화들을 폭넓게 수용하고 있는 편이므로, 확실히 시조의 주제를 담고 있는 연극리가도 공연하는 것은 부담이없다.

“그런데 친구분은 언제 오시는 거에요?”

“글쎄요?”

루리안은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대륙제일미‘라고 칭찬받는 애니, 후훗, 긴장하는 게 좋을 걸요?”“네?”


***

그리고 막이 내렸다.

햇빛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서 빛이 쏟아졌다. 등장하는 배우들, 귀에 익은 이야기, 눈에 익은 이야기들을 그들은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풍자적으로, 때로는 냉소적으로... 그리고 또 애절한 몸짓으로 풀어헤쳤다.

단지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아니다. 음악과 감정이 섞인 말들, 그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다.

매혹적인 춤사위, 붉은 드레스를 따라 춤추는 진홍의 머리카락에 숨이 막혀버릴 것 같았다. 새하얗고 가느다란 목에서 흘러나오는 엄청난 성량, 고음. 소름이 돋았다.

마침내 공기를 찾아 숨을 헐떡거릴 무렵....

연극은 끝났다.


***

“멋지네요.”

루리안도 감탄한 모습이었다. 나도 동의하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왜 사람들이 연극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지 막연하게 상상만 하던 일들이, 실질적으로 눈 앞에 펼쳐지니 그 느낌이 색달랐다.

특히, ‘올리비에‘ 불운한 소녀시절을 딛고 전쟁의 영웅으로 거듭나, 마침내 갈라스대제와의 결혼으로 전 대륙에 위명이 쟁쟁한 황후가 되어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숨막힐 듯이 매혹적이었다.

아니, 그 이야기에 매료된 것이 아니다. 내가 매료된 것은... 실질적으로 올리비에와 동화된 그 배우. 아름다운 얼굴보다도, 그 분위기, 몸짓에 마치 그녀가 정말로 올리비에인 양, 착각해버리고 말았다.

“쯧, 남자 배우가 너무 묻혔어.”

“후후후, 세릴을 능가하는 배우가 이 세상에 있을 것 같은가?”

“확실히. 원래 이 연극도 올리비에의 이야기가 아니라, 갈라스대제의 영웅기였지, 아마? 그걸 저 세릴 로자몬드가 뒤바꿔 놓은 거고.”

“천고의 기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야.”

부유하게 보이는 옷차림의 사람들이 평을 남겼다. 과연, 갈라스 대제의 역을 맡았던 사람은 확실히 죽어있었다.

잠시 여운을 느끼던 무렵, 뒤에서 한 사람이 다가왔다. 역시 우아한 몸짓에 공손한 자세로, 그는 루리안에게 말했다.

“숙녀분, ‘아가씨’께서 찾으십니다.”

“후후, 알겠어요. 그럼 갈까요? 세인.”

“네.”

어리둥절하며 그녀는 따라 걸어갔다. 분명히 출입제한 구역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장소로 앞장 선 남자는 거침없이 발을 놀렸고, 루리안과 나는 그 뒤를 따랐다.

“루리안!”

10대 소녀의 그것마냥 너무나도 반가운 목소리. 우리를 안내했던 남자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물러났다.

“보고 싶었어. 일년이나 연락이 없다니, 너무 하잖아!”

“미안, 일이 좀 있어서.”

그녀의 품에 엉겨붙는 여자 아니 여자이 아니라 소녀로 보인다. 분명히 외모는 훌륭한 성인 여자의 것이지만, ‘분위기’가 달랐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충격 받았다.

마치 타오르는 것 같은 붉은 머리에, 최고급 와인에 루비를 녹여 굳힌 것만같은 붉은 눈동자, 대조적으로 새하얀 피부...

“세릴 로자몬드...?”내 입으로 흘러나온 말에, 루리안의 품에 매달리다 시피 붙어있던 그녀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머나, 누구신지?”

우아한 말투에 우아한 몸놀림. 그리고 부드러운 눈초리는 흡사 귀족의 영양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 제자. 인사해요 세인, 제 친구에요.”

“안녕? 제자라니, 루리안도 많이 변했구나.”

순식간에 변하는 분위기. 그것은 조카를 보는 고모의 그것... 아니 잠깐만 난 고모가 없잖아?

“너무 놀래키지 마.”

루리안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세릴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가 뭘?’이라며 중얼거렸고 루리안은 살폿 웃었다.

“모처럼 왔으니까,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럴까? 그러고 보니 저녁도 안먹었네. 세인, 괜찮아요?“

“네.”

요즘 정말로 절감하는 건데...

나.

얼떨떨할 일이 너무 많다.

“하아...”

“왠 한숨? 애늙은이처럼.”

세릴씨의 새초롬한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루리안.

제대로된 친구는 없는 겁니까...


-------------------------------

아아아악! 개학크리+컴퓨터승천 ㅠㅠㅠㅠㅠㅠ

거듭 죄송합니다. 짧아도 양해해주시길. 피말리며 두들겼답니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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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5화. 그 희비에... +6 10.09.12 923 11 10쪽
23 5화. 그 희비에... +4 10.09.09 910 10 6쪽
22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8.30 1,030 10 7쪽
21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8.26 902 9 8쪽
»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8.21 943 10 6쪽
19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8.10 993 8 7쪽
18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4 10.08.04 1,103 10 8쪽
17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31 1,088 11 8쪽
16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8 1,186 10 8쪽
15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7.27 1,085 9 9쪽
14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6 1,166 10 7쪽
13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13 1,191 8 8쪽
12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6.12 1,239 8 8쪽
11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6.05 1,370 10 8쪽
10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4 10.05.29 1,245 10 7쪽
9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5.23 1,470 10 8쪽
8 2화. 그 여행 +2 10.05.22 1,480 12 9쪽
7 2화. 그 여행 +1 10.05.16 1,513 13 7쪽
6 2화. 그 여행 10.05.15 1,617 9 6쪽
5 2화. 그 여행 +2 10.05.09 1,809 10 8쪽
4 1화. 그 만남 +4 10.05.08 1,941 12 9쪽
3 1화. 그 만남 +4 10.05.07 2,156 13 6쪽
2 1화. 그 만남 +3 10.05.07 2,388 11 8쪽
1 1화. 그 만남 +3 10.05.06 4,122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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