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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328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8.30 18:08
조회
1,029
추천
10
글자
7쪽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DUMMY

순간적으로 눈앞에 펼쳐진 것, 그것은 하나의 마을이었다.

우거진 숲이라기 보다는 아늑한 느낌을 주는 숲을 병풍처럼 둘러놓고, 중심에 커다란 나무를 기준으로 드문드문 지어져 있는 집들.

마치 동화속의 난쟁이들의 집 마냥, 그 크기는 귀여울 정도였다.

그리고.

“다앗?”

의미모를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깜찍한 아이.

새하얀 머리카락과 역시 마찬가지로 새하얀 눈동자, 그리고 팔 다리를 훤히 내놓은 다소 특이해보이는 검은색 옷.

“안녕?”

루리안이 방긋 웃어보이자, 그 아이는 역시 해맑게 었다.

“다다다앗.”

역시 무슨의민지 모르겠다.

“키렐 님께 안내해주지 않을래?”“닷.”아마 ‘응’아라는 뜻인 듯한 짧은 소리를 내고 아이는 앞장서서 길을 걸어갔다. 주위에 보이는 것은 전부 방금만난 이 아이와 닮아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지나가자 그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시선은, 처음만난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이라기보다는 방금만난 사람처럼 친근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 표정들은 하나 같이 똑같게만 보였는데, 그것은 나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같은 사람이 여럿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은 이상하리만치 거부감이 생겼다.

하나같이 귀엽고 예쁜 아이들 투성이었는데도, 내가 느끼는 것은 불쾌감이었다.

루리안을 돌아보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아무렴 해가되지는 않겠지.

그런 일념으로 나는 루리안을 따랐다.

우리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마을 중심의 나무. 자세히 살펴보자 나무 앞에는 집이 한 채 놓여 있었는데, 형태는 비슷했지만 그 크기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집들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다디닷.”

“고마워.”

루리안은 생긋 웃으며 그 아이의 구름 같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만지고 지나간 곳은 다시 볼록볼록 솟아오르는 게, 왠지 만지면 푹신푹신할 것 같았다.

아이는 싱긋 웃더니 곧 우리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루리안은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들려오는 미성. 듣는 것만으로도 경계심이나 거부감이 한껏 누그러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한 여자였다. 흔들 의자에 앚아 뜨개질을 하고 있던 그녀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새하얀 머리카락에 새하얀 눈동자, 그리고 무늬가 없는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가워요. 루리안.”

“오랫만이네요. 키렐님.”

“안녕하세요.”

도대체 누구지? 그리고 이 마을은 어디야?

“저는 키피들의 대표자. 키렐이라고 합니다.”

나는 화들짝 놀랐다.

“네, 네. 저는 리카세인입니다.”

“루리안의 제자인가요. 밝은 분이시로군요.”

아무도 말한 적 없다.

루리안의 말투로 보아 오랜만에 만난 사람인듯하고, 적어도 루리안의 제자가 된 뒤로 떨어져본 기억은 없다.

즉,

“네. 저는 생각을 읽는답니다.”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집안을 느긋하게 펴져나가는 차 향.

그 속에서 키렐씨는 옛날이야기를 하듯 느긋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태초에 고독한 어둠이 있었으니, 그 고독함 속에서 아스라이 빛이 피어났으리라, 빛과 어둠의 틈바구니에서 태어난..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공간. 그리고 빛, 어둠, 그리고 공간사이로 생겨난 흐름. 공간. 흐름. 빛. 어둠. 이 4명의 신은 이 세상을 창조했으리라.”

키렐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생긋 웃었다.

“몇천년, 아니 몇 만년이 흘렀는지도 모를, 그런 옛날이야기에요.”

“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지켜온 존재들. 떼 묻지 않기 위해서 ‘개인’을 버렸고 하나가 된 존재들.”“네?”

“우리는 사람이되, 인간(人間)이 아닌 존재들.”

“그게 무슨...”

“또는, 숨김이 두려워 도피해 버린 타락한 존재들.”

섬칫했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받아들여질 수 없겠죠. 인간(人間)에게는.”

슬픈 음색. 숨이 답답해진다.

“그리고 대표자라는 이름하에, 오직 한 존재에게만 오롯이 감정을 남긴 부적절한 존재죠. 우리는.... 그 존재자체가 모순인지도 몰라요.”

“아니요, 당신들은 당신들이기에 존재의 의미가 있을거에요. 완벽히 하나가 된 사람들, 그것을 꿈꾸는 이상가들은 아직도 셀 수 없이 많은 걸요.”

키렐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럴까요.”

“큭.”

“세인?”마을에서부터 느껴지던 답답함. 그 답답함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치밀어 올랐다. 탁자를 부여잡고 삭이려 애써봤지만, 계속되는 이 이질감은 멈추지 않았다.

“헉헉.”내 몸이 내가 아닌듯, 나의 다리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다. 문을 향해. 문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리고 터져나가는 문. 보이지 않는 칼에 난자당하듯, 조각조각 난 문조각들이 휘날린다. 걸어나가는 발걸음... 그리고 내가 도착한 곳은 집의 반대편.

“세인?!”

루리안의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

“아니요. 기다리세요.”

“키렐님!”

“어쩌면 당신이 저분을 데려온 것도, 운명일지도 모르겠군요.”

“크윽.”

답답함 속에서 심장이 고동쳤다. 머리가 띵해지며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내의지를 벗어난 몸은 그와는 상관없이 손을 뻗는다.

거대한 나무, 나무는 바람에 휩쓸리듯, 거칠게 요동 쳤다.

나무의 바로 앞부분, 단단한 흙이 자로 잰듯 잘라지며 흙에 감싸인 사각기둥이 뻗어올라왔다. 바람에 흩날리며 흩어진 모래, 그 속에는 길쭉한 검은색의 나무 상자가 있었다. 하지만 이 바람은 그 상자마저 충동질하며 집의 문 처럼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은색의 검.

검신부터 손잡이까지 모든 것이 은색일통인 금속성의 검.

내 손은, 그 검을 쥐었다.

-Master registering

"하악.“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기묘한 목소리. 흡사 철이 말하는 듯한, 음색의 고저도 감정도 실리지 않은 목소리.

내 손에서 바람이 샘솟았다. 아니, 내 손이라기보다는 이 검에서 바람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검의 주위를 타고 스멀스멀 내려앉는 바람. 투명하지만 그 기운이 느껴진다.

순간, 내 몸의 감각이 돌아왔다.

하지만 내 몸은 움직였다. 의도한 바가 아니라, 단순히 흐름을 타고 뻗어나간 몸짓.

그것은 바람을 타듯 퍼져나가더니 공기를 찢어발기듯이 격한 움직임으로 변해간다. 순식간에 반으로 쪼개지는 돌멩이들. 나풀나풀 떨어지는 나뭇잎들.

그 움직임은,

이 움직임은.

언젠가 루리안이 보여줬던 것, 그리고 내가 펼쳐냈던 것.

이것은....풍신의 춤-‘사헤’




-------------------

-system: 세인(주인공)님이 '전설의 검'을 습득하셨습니다.

우와아, 4화가 끝났어요. 쓰면서도 지겨웠던 ㅠ,ㅠ

휴 근데 요즘은 글 올리기가 겁나는 군요. 퀄리티가 떨어질 제도 떨어졌는지 낄낄 3편올리고 선작-16....ㅠㅠ

올릴때마다 떨어지는 선작 앞에, 점점 무력해집니다. 이거 안보이게 할 수 는 없나요 엉엉

즐거운 일주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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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5화. 그 희비에... +4 10.09.09 910 10 6쪽
»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8.30 1,030 10 7쪽
21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8.26 902 9 8쪽
20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8.21 942 10 6쪽
19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8.10 993 8 7쪽
18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4 10.08.04 1,103 10 8쪽
17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31 1,088 11 8쪽
16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8 1,186 10 8쪽
15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7.27 1,085 9 9쪽
14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6 1,166 10 7쪽
13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13 1,191 8 8쪽
12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6.12 1,238 8 8쪽
11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6.05 1,370 10 8쪽
10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4 10.05.29 1,245 10 7쪽
9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5.23 1,470 10 8쪽
8 2화. 그 여행 +2 10.05.22 1,480 12 9쪽
7 2화. 그 여행 +1 10.05.16 1,513 13 7쪽
6 2화. 그 여행 10.05.15 1,617 9 6쪽
5 2화. 그 여행 +2 10.05.09 1,808 10 8쪽
4 1화. 그 만남 +4 10.05.08 1,941 12 9쪽
3 1화. 그 만남 +4 10.05.07 2,156 13 6쪽
2 1화. 그 만남 +3 10.05.07 2,388 11 8쪽
1 1화. 그 만남 +3 10.05.06 4,122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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