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82,711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02 10:17
조회
1,337
추천
24
글자
18쪽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꿈을 생각할수록 미루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마치 앞날을 예시하는 듯한 느낌에 온몸이 싸늘히 얼어붙었다. 혹시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


그러면서도 쥬맥은 아내가 하도 걱정을 하니 평소에 가지고 다니지 않던 단검도 하나 챙겨서 허리춤에 걸고, 주작(朱雀) 신수가 준 깃털을 심장이 있는 왼쪽 안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설마 별일이야 없겠지만 걱정하는 아내를 조금이라도 안심시키기 위한 것.


“여보! 항상 몸조심하고, 건강하게 돌아오세요. 정말 몸조심해야 해요.”


“아빠! 보고 싶으니까 빨리 와야 해.”


“아뻐! 뽀뽀 뽀뽀!”


“그래, 모두 걱정 말고 잘 지내고 있어. 금방 돌아올게.”


아내와 귀여운 아들딸을 차례로 안아 주고 뽀뽀를 해 준 뒤에 집을 나섰다.


대연무장에는 벌써 대부분의 무사들이 도착했고 수르도 백호대 소속 무사들과 함께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다.


수르가 손을 흔들며 위치를 알린다.


“대장님! 여기요 여기.”


그래도 대장이라고 모두 반기니 그쪽으로 가서 풀밭에 털썩 주저앉았다.


“빨리들 왔네. 모두 아침 식사는 든든하게 하고 왔지?”


“예, 잘 먹고 왔으니 염려 마세요.”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보 대족장이 여러 측근들과 함께 나타났다.


측근들을 살펴보니 지난번에 쥬맥을 유인해서 비무를 빙자(憑藉)하여 해치려고 했던 다섯 명도 포함되어 있었고.


“모두 주목!”


보 대족장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진기(眞氣)가 실린 목소리로 외쳤다.


“곧 출발할 것이니 모두 집결하라!”


둥둥둥~ 둥둥둥~ 둥둥둥~


모두 소속별로 줄을 맞추어 늘어섰다.


내공이 이 갑자 이상의 고수들이라 모두 풍기는 예기(銳氣)가 남다르다.


천령대가 백오십 명, 비 대족장 산하에서 오십 명, 나머지 두 대족장 산하에서 오십 명이 소속별로 늘어섰다.


“지금 우리는 강력한 마수를 잡으려고 출발한다. 마수들이 워낙 강력해서 선인들도 열 명이 우리를 돕기 위해서 함께 간다. 천궁도 다섯 기를 동원했다.


연병장 뒤쪽의 시원마에 각자 비상식량이 실려 있으니 우선 부대별로 출발하여 현지에서 재편(再編)하도록 하겠다. 천령대부터 출발하도록.”


“천령대 출발!”


“백호대 출발!”


······.


출발과 동시에 속도를 높이더니 휴식을 최대한 줄이고 빠르게 이동하여 나흘 만에 목적지 인근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미 해가 져서 어둠이 내린다. 어쩔 수 없이 활엽수가 자란 숲에 말들을 묶고 숲에서 야숙(野宿)을 하기로 결정했다.


식사는 비상식량으로 때우기로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뭔가 뱃속이 따뜻해지는 먹거리가 필요하다.


출발할 때 비상식량(非常食糧)을 개인별로 주었지만 맨날 맛없는 그것만 먹기는 지긋지긋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눈치가 빠른 부대원 몇몇이 불을 피우고 그 위에 솥을 걸었다.


들판에서 나물을 캐고 물고기나 들짐승을 잡은 고기에 곡물을 넣어서 팔팔 끓이니, 비상식량보다 훨씬 먹을 만했다. 우선 뱃속이 뜨끈해서 좋았고.


수르가 죽 두 그릇을 들고 와서 쥬맥과 함께 먹는데, 한쪽에 선인들이 모여 앉아서 간단히 선식(仙食)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선인들도 술과 고기를 먹기는 하지만, 수행에 별 도움이 안 되니 가능한 자제하고 선식을 먹는 편이다.


이번에 온 선인들 중에 혹시나 태을 선인이 있나 살펴봤지만 환시성의 기초 작업에 바쁜지 보이지 않았다.


‘하기야 태을 선인이 함께 오셨으면 진작에 나를 찾아오셨을 텐데······.’


저녁을 끝내고 숲속에 부대별로 자리를 만들어 잠을 청하는데, 자꾸 말이 ‘히히힝~’ 하고 우는 소리가 왠지 귀에 거슬렸다.


‘말이 왜 저러지?’


뭔가 느낌으로 불안감이 전해져 온다.


쥬맥은 혹시나 하여 백호제마검을 왼손에 잡고 비상시에는 바로 싸울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채 잠자리에 들었다.


깜박 잠이 드는데···, 이미 7단계 전신의 경지에 올라서 그런지 자면서도 귀가 예민하여 멀리서 풀을 밟는 소리들이 미세하게 들려왔다.


사락~ 사라락~ 바삭!


그리고 이제는 말들이 낮게 ‘흐흐응’ 하고 우는 것이 마치 무서워서 살려 달라고 신음 소리를 내는 것만 같았다.


이는 뭔가 이상이 발생했다는 것일 터!


‘혹시 천마수가 온 게 아닐까?’


쥬맥은 살며시 일어나서 백호제마검을 등에 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초는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사방은 야조와 풀벌레 우는 소리 하나 없이 숨막힐 듯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뭔가 이상이 발생한 상황이다. 그러니 야조나 풀벌레까지 울음을 멈춘 것!


서서히 눈에 진기를 싣고 달빛과 나무 그늘이 어우러진 숲속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백 장 정도의 거리에서 큰 짐승 같은 것들이 살그머니 다가오는데, 밤에도 눈빛이 마치 야수처럼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외형이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천마수가 아닌가!


쥬맥은 전음으로 백호대부터 시작해서 주변의 사람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모두 눈을 비비고 잠에서 깨어나 무슨 일인가 궁금해하는데, 손짓으로 마수들이 오고 있는 곳을 가리키며 빨리 전투 준비를 하라고 알려 주었다.


주변의 다른 부대에도 알리고 전투 준비(戰鬪準備)를 막 마쳤는데···, 바로 마수 떼가 우르르 달려들었다.


“캬르르르르~~~”


“캬우우우우우~~~”


밤에도 빛나는 커다란 눈을 마치 화등잔처럼 치켜뜨고, 여섯 개의 손으로 갈고리같이 날카로운 손톱을 휘저으면서 사납게 달려든다. 형상은 마치 두 발로 일어선 도마뱀 같은데, 탄탄해 보이는 비늘이 불빛에 번쩍거렸다.


“캬아아아아아~~~”


“모두 오행천둔진으로 대응하라!”


“진법을 펼쳐라!”


무사들은 다섯 명씩 짝을 지어 진을 펼치고 천마수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런데 몸통의 두께가 일곱 자(2.1m)에 키가 오십 척(15m)이나 되니 거인족보다 덩치가 더 큰데도 동작이 비호(飛虎)처럼 잽싸다.


앞에서는 여섯 개의 팔로 싸우면서 창 같은 긴 꼬리로는 기척도 없이 뒤를 찔렀다. 앗차 하면 한 순간에 바로 저세상으로 갈 판인데······.


어디 그뿐인가? 비늘이 얼마나 단단한지 도검에 진기를 실어서 내질러도 표시도 나지 않았다. 마치 금강불괴처럼.


검강으로나 겨우 상처를 내는 정도였다. 몇 마리에게 상처를 입히기는 했지만 벌써 몇 사람이 당해서 바닥에 쓰러졌다.


쥬맥이 백호제마검의 검수에 물려 있는 마정단(魔晶丹)을 이용하여, 혼원은하무량검법(混元銀河無量劍法)의 제마마천(制魔魔天)이나 현천무류(玄天霧流)의 초식을 펼치려고 했지만···,


마수와 무사들이 뒤섞여서 혼전을 벌이고 있으니 행여 아군이 다칠까 봐 함부로 펼칠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쥬맥은 동료들을 보호하면서 일곱 번째 초식 팔천제혼(八天制魂)으로 검탄을 수없이 쏟아 내며 마수들을 공격했다. 그 공격에 몇 마리가 검탄에 맞고 크게 상처를 입었다.


그러자 마수들이 그 주변으로는 오지 않고 다른 쪽으로 몰려가는데······.


천인족 무사들은 잘 자다가 밤중에 갑자기 역으로 기습을 당하니 당황하여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쥬맥도 검탄이나 검강으로 장시간 상대하려면 진기가 많이 소모되므로, 이제는 혼원벽력권(混元霹靂拳)을 운용하여 마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몸체에 비늘이 철갑처럼 단단한지라 보법으로 번개처럼 접근하여, 네 번째 초식 은하무량(銀河無量)으로 몸통에 힘껏 권경을 내질렀다.


“이얍!”


그러자 권강이 맺힌 주먹이 몸체를 강하게 쳤는데도 그냥 ‘퍽’ 소리만 났다. 그러나 은하무량이 어떤 초식인가?


겉은 멀쩡하되 내부를 산산이 부수는 초식. 내가중수법(內家重手法)이 가미되어 커다란 바위 속을 모래처럼 가루로 만드는 무서운 초식이 아니던가?


처음에는 별로라는 듯이 쥬맥을 노려보고 덤비려던 천마수가, 고개를 휘휘 젓더니 점차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리면서 바닥으로 천천히 쓰러졌다.


그리고 전신에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면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고.


쥬맥의 권경이 실린 일격에 심장과 장기가 모두 파괴된 것이다.


파바바바밧! 퍼버버버벅!


효과를 확인한 쥬맥이 백호대 주변을 돌면서 위험한 곳마다 뛰어들어 혼원벽력권의 은하무량으로 내지르니, 순식간에 이십여 마리가 바닥을 굴렀다.


이에 용기(勇氣)를 낸 백호대가 거세게 몰아붙이자 갑자기 천마수들이 웅크리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이놈들이 도망을 가려나 했는데···, 그러나 귀를 찢는 듯한 고성과 함께 목에서 검붉은 불을 내뿜었다.


“끄아아아아~~~”


검붉은 불길이 입에서 뇌전처럼 뿜어져 나와 여기저기를 휩쓰니, 모두 정신없이 피하기에 바빴다.


한 번만 뿜어낸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물줄기처럼 뒤쫓아 다니며 뿜어 대니, 결국은 피하지 못한 몇몇 무사들이 그 불길에 맞아 검게 그을려 죽고 말았다.


“으아악! 뜨거워!”


불에 타면서 고통스러워 발버둥치는 그 모습이 너무도 처참했다.


어찌나 불길이 강한지 한 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도 않았다. 마치 불길이 끈적이처럼 몸에 달라붙었다.


그때 선인들이 뛰어들어서 법술로 공격하고 결계를 쳐서 불길을 가두니, 그제야 마수들이 주춤주춤 물러선다.


부대를 정비한 천령대와 보 대족장 산하의 무사들이 천궁을 날려서 공격하자, 천궁은 그래도 강력한 화살이라 살갗을 뚫고 들어가니 효과가 있었다.


순식간에 또 몇 놈이 쓰러지고······.


그러자 가장 덩치가 큰 천마수가 그 중 대장인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꾸워워워워~~~”


그 소리를 듣고 천마수 떼가 뒤를 돌아보며 천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뒤돌아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무사들을 바라보며 서서히 뒷걸음질을 쳤다. 마치 잘 훈련된 병사처럼.


마수가 물러간 뒤에 살펴보니 백호대에서도 세 명이 불에 타 죽었고, 천령대에서 열두 명, 두 대족장 산하에서 아홉 명 총 스물네 명이 죽었다.


죽은 마수들을 살펴보니 육십여 마리인데, 백호대에서 쥬맥과 함께 죽인 것이 사십 마리로 절반을 넘었다.


쥬맥은 죽인 마수들의 가죽을 모두 벗기게 했다. 이대로 두면 다른 짐승들이 먹지도 못하니 시체가 썩는 데도 오래 걸린다. 고기가 상하기 전에 배고픈 들짐승들이 먹게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순리다!


결국 모든 것은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자신이 태어난 흙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천마수의 가죽은 매우 단단하여 보호구를 만드는 데에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그 가죽으로 부하들의 보호구를 만들어 주고도 싶었고 말이다.


“단전에서 모두 마정단을 제거하라!”


“알겠습니다.”


지시에 따라 마수들의 단전(丹田)부위를 갈라서 마정단을 꺼내 따로 보관하게 하니, 백호대가 하는 것을 보고 다른 부대들도 죽은 마수들의 가죽을 벗겨 내고 마정단을 제거했다.


다른 짐승이 잘못하여 마정단을 먹게 되면 또 다른 마수가 되기 때문이다.


싸움이 끝나고 나니 벌써 새벽이 되었지만, 모두 지쳐서 잠깐 더 눈을 붙이기로 했다. 보초를 세우고 한 시진 정도 더······.



“전원 기상하라!”


퉁퉁퉁~ 투둥투둥~ 퉁퉁퉁~


모두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정리하고 간단히 비상식량으로 아침을 때운 뒤에 다시 부대를 재편성했다.


보 대족장은 부대 간 무력의 차이가 크니 공격력의 균형을 맞춘다고 원래의 소속과 관계없이 모두 뒤섞어서 조를 편성해 버렸다.


사망자를 빼고 전체를 마흔다섯 명씩 5개 조로 나누었다. 쥬맥이 이끄는 3조는 마흔다섯 명 중에 기존의 백호대는 쥬맥을 포함하여 다섯 명밖에 안 되었다.


열 명은 천령대, 서른 명은 보돈타와 야율린 대족장 산하의 무사들이었고······.


전에 쥬맥을 유인해서 비무를 빙자해 공격한 다섯 명도 같은 조에 속했다.


수르조차 다른 조로 배치하자 쥬맥은 화가 났지만, 전장에서 장수가 사적인 것을 내세울 수는 없어서 따지지도 못하고 화를 꾹 눌러 참았다.


“수르야! 대원들 다치지 않게 잘 돌봐 줘.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따로 움직여야겠다. 너도 몸조심하고······.”


“알았어. 우린 걱정 말고 몸조심해.”


부대는 조별로 각각 진로를 나누어 바이칸대호수를 향해서 천마수를 포위해 들어가는 형국(形局)이었다.


쥬맥의 무공이 가장 뛰어나다는 핑계로 3조에는 선인도 배치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싸울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정해 준 진로를 따라 천마수를 잡기 위해서 진군하기 시작했는데······.


그런데 주로 외지고 험한 길에다가 첫날부터 천마수 수십 마리와 부딪쳤다. 숲속에 숨어 있던 녀석들이 무사들을 보고 우르르 몰려나온다.


“모두 오행천둔진을 펼쳐라!”


다섯 명씩 잽싸게 조를 이루어 공격준비를 하는데 몰려오는 마수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꾸워워워워~~~”


거친 포효와 함께 마수 떼가 우르르 덤벼들었다. 그런데 두 대족장 산하의 무사들은 슬슬 뒤로 꽁무니를 뺐다.


방어만 하고 거의 공격을 안 하니 천령대와 백호대 소속의 무사들만 앞장서서 싸우게 되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쥬맥이 경고를 하고 누차 지시했지만 알았다고 대답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그저 하는 척만 할 뿐!


이렇게 몇 차례 마수들과 전투를 치르다 보니 그래도 천마수 백여 마리를 죽였다. 물론 그중에 절반 이상을 쥬맥이 내가중수법으로 죽였고 말이다.


그러다보니 이제 백호대는 두 명 천령대는 세 명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는 다 두 대족장 산하의 무사들인데 항상 슬슬 피하며 뒤에서 천궁이나 쏘아 대니 피해가 거의 없었다.


쥬맥은 죽이고 싶도록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동족을 죽일 수도 없는 일!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결국 진로를 따라서 마수를 공격하다 보니 어느덧 바이칸대호수 근처에 다다랐다.


그곳에서 또 마수를 뒤쫓다가 어느덧 밤이 되어 주변 환경에 맞게 위장을 시켰다. 달빛에 얼굴과 도검이 반사되어 마수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려고 하는 것이다. 말도 재갈을 물리고 가죽신을 신겼다.


그런데 두 대족장 산하의 무사들이 유독 진하게 얼굴에 진흙을 잔뜩 바르고 위장을 어둡게 하는 것이 아닌가?


‘밤에 잘 보이지 않으니 그래도 위장 하나는 잘했군. 저들이 이제야 정신을 차렸나? 한번 지켜봐야지.’


쥬맥은 그저 그리 생각했다.


“앞으로 전진하라!”


밤이라 낮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니 소리를 죽이며 전진하여 마침내 호숫가에 다다랐다. 그곳에는 마수들 수십 마리가 물로 뛰어들지도 못하고 호수를 등진 채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쥬맥도 모두 시원마에서 내리도록 한 뒤 부대를 정렬시켰다. 모두 마지막 결전을 치르기 위해 비장한 표정들이다.


그 사이에 저놈들에게 죽어 간 내 옆의 동료들이 어디 한두 명이던가?


“모두 전열을 정비하라!”


“천궁은 뒤에서 공격을 지원한다. 발사시에 아군에 유의하라!”


여기서 마지막 일전을 치러야 한다. 시원마로 끌고 온 천궁을 뒤에 배치하고 전 조원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오행천둔진으로 공격하라!”


“공격하라!”


네 명이 천궁을 쏘고 나머지는 조를 이루어 마수들을 공격했다. 다섯 명씩 조를 이룬 무사들이 도검을 치켜들고 마수의 무리를 향해서 뛰어들었다.


이제 천령대와 백호대 소속의 무사가 전사하여 거의 없으니 모두 나서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웬일인지 뒤로 빠지기만 하던 다른 대부족 소속의 무사들이 용기를 내어 앞으로 공격해 들어가더니 마수들을 참살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정신들을 차렸나?’


“와~ 죽여라!”


“꾸워워워워워~”


쉭! 쉬쉬쉭! 퍽! 퍼버버벅!


“끄아아아악~~~”


마수와 공격하는 무사들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사방으로 피가 튀고 전장에 드러눕는 마수와 무사들!


동료들의 피를 본 마수와 무사들이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서로를 치고 받았다.


마수들이 거대한 덩치로 사나운 야수의 손톱을 휘두를 때는 공기를 가르는 쉭쉭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무사들도 누구 하나 물러섬이 없이 마수들을 몰아붙였다.


“진을 좌측으로 이동하라!”


“크아아아아악!”


쒸잉~ 쉬쉬쉭!


마수와 인간이 싸우는 전장에는 비명 소리와 무기 휘두르는 소리가 요란했다. 이제는 서로 끝을 향해서 달려가는 것!


“이제야 제대로 정신들을 차렸군.”


쥬맥이 나직하게 읊조린 뒤 함께 전장에 뛰어들어서 위험한 곳을 지원했다. 십성의 공력(功力)을 실은 혼원벽력권으로 마수들의 몸통을 후려친다.


퍼버벅! 퍽! 퍽!


“끄아아아악!”


순식간에 쥬맥의 권경에 맞아서 내부 장기가 모두 파괴된 천마수 이십여 마리가 버둥거리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에 힘입어 다른 무사들도 분발(奮發)해서 일제히 천마수들을 공격하여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모두 진법으로 공격하라!”


“그쪽으로 간다. 후미를 봉쇄하라.”


서로 손발을 맞추어 합심(合心)해서 해치우니 이제 몇 마리 남지 않았다.


이제야 모두 정신을 차리고 제 역할에 충실하니, 쥬맥은 그동안 쌓였던 서운한 감정이 많이 해소(解消)되었다.


그저 그동안은 능력이 부족한 부대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살다 보니 그렇게 소극적으로 변했나 보다 하고 최대한 그들 입장을 이해하려고 했다.


전에 쥬맥을 합공(合攻)했던 다섯 명도 웬일인지 앞장서서 마수들을 공격하여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그런데···, 이제 몇 마리 남지 않자 후배들에게 넘기고 슬그머니 뒤로 빠져서 상황을 관전하는 것이 아닌가?


“천궁으로 계속 지원 사격을 하라!”


쒸잉~ 쉬쉬쉬쉭!


퍽! 퍼버버벅!


쥬맥은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끝장을 보기 위해서 진두지휘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3 83화. 화해 협상의 결렬 +1 21.07.11 1,352 42 19쪽
82 82화. 참혹한 전투(戰鬪) 21.07.10 1,351 42 20쪽
81 81화. 선발대와의 접전 +1 21.07.09 1,333 44 19쪽
80 80화. 거인족의 침략 21.07.08 1,355 43 20쪽
79 79화. 남은 자의 몫 +1 21.07.07 1,366 44 20쪽
78 78화. 사랑의 절규 +1 21.07.06 1,325 43 20쪽
77 77화. 불타는 것은 재를 남기고 21.07.05 1,331 45 19쪽
76 76화. 뜨겁게 타오르는 불 21.07.04 1,335 45 18쪽
75 75화. 사랑의 불씨 +1 21.07.03 1,357 46 18쪽
74 74화. 새로운 인연 +1 21.07.02 1,357 47 18쪽
73 73화. 최연소 소족장이 되다 21.07.01 1,349 45 18쪽
72 72화. 신의와의 새로운 인연 21.06.30 1,359 45 19쪽
71 71화. 점박이 별이와의 재회 21.06.29 1,346 45 18쪽
70 70화. 피 끓는 혈전 21.06.29 1,340 46 19쪽
69 69화. 백호대와 야차족의 전투 21.06.29 1,349 47 19쪽
68 68화. 백호대 대장이 되다 +1 21.06.29 1,341 46 19쪽
67 67화. 비월족과 소인족의 격돌 21.06.29 1,356 46 19쪽
66 66화. 유리의 결혼 21.06.29 1,354 47 18쪽
65 65화. 금령파와 금령신공 21.06.29 1,367 47 19쪽
64 64화. 백호제마검의 비밀 21.06.29 1,368 47 19쪽
63 63화. 마린챠 모녀의 복수 21.06.29 1,363 47 19쪽
62 62화. 새로운 출발 21.06.29 1,389 44 19쪽
61 61화. 기다리는 지혜를 배우다 21.06.29 1,365 46 19쪽
60 60화. 야차족과의 충돌 21.06.29 1,347 46 18쪽
59 59화. 길거리 생사결(生死決) 21.06.29 1,347 47 18쪽
58 58화. 영웅(英雄)이 되다 21.06.29 1,361 48 21쪽
57 57화. 비루먹은 망아지라고? 21.06.29 1,362 47 18쪽
56 56화. 영웅대회(英雄大會) 21.06.29 1,366 46 18쪽
55 55화. 선배들의 신고식 21.06.29 1,363 48 19쪽
54 54화. 의무 복무 입대 21.06.29 1,354 48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