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0,543
추천수 :
1,822
글자수 :
486,927

작성
22.07.26 20:00
조회
82
추천
21
글자
13쪽

50화. 전투 이후에(1)

DUMMY

전투가 끝난 직후

사람들은 분주히도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들 및 다친 사람들을 체크를 하여 부족의 현 인원수를 확인을 하여야 했고 전투에서 사용된 물품들과 식료품 등 다양한 물자의 사용량을 표시해두어 겨울이 왔을 때 식량 배급에서의 오차가 없게 해야 했다.

그리고 전투에서 진 부족들의 마을에 가서 식량과 물자들, 주민들을 전부 데리고 부족으로 데려왔기에 분류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이 섬에서 각 부족의 사람들은 많았지만 부족이라고 불릴 만한 곳은 젠카 부족밖에 없었다.

전부 포로로 잡혀왔으니 부족의 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에.


포로들을 모조리 모아놓고 수를 세어보니 젠카 부족의 수보다 몇 배나 되는 인원들이 나왔다.

배꼽보다 배가 더 큰 상황이 이럴 때 쓰는 단어일까?

전투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방심하면은 안 되는 것이 저들은 전투에서 짐으로서 편안한 삶에서 감시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입장이 되었기에 언제든 다시 들고 일어날 우려가 있었다.

그렇기에 패한 전사들은 일부로 험하게, 마을 주민들은 경계를 하면서 따뜻하게 대우를 해주며 적들의 경계심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동안 키타, 체르, 시르 같은 부족들은 포로로 잡으면 끝없는 노동생활을 시켜왔었지만 젠카 부족은 예로부터 반란과 같은 일만 벌이지 않는다면 좋게 대우를 해주는 편이었다.

처음에만 기강을 살짝 잡아줄 뿐 차별성을 두지 않았기에 그나마 다른 부족의 사람들도 그것을 아는지 크게 걱정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다만 시르, 카제 부족의 사람들을 적개심이 가득한 눈동자로 이쪽을 계속 노려보았는데 젠카 부족의 전사들이 곁에서 흉흉하게 쳐다보자 금세 꼬리를 말기도 하였다.


젠카 부족의 위치가 남쪽에 위치하여 그다지 좋은 자리가 아니었기에 부족의 이사도 필수적이었다.

포로로 잡혀온 사람들이 젠카 부족에 섞이지 않으면 아마도 부족의 체계로 이어나갈 것이고, 만약에 자연스럽게 섞이며 자신들의 부족에 대한 생활에 굳이 얽매이지 않는다면 왕국처럼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운은 잠시 역사적인 현장에 있는 듯 감격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고대 신석기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갈 당시 지금과 같은 부족이나 집단들이 힘의 우열로 인해 통합을 하여 나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 이 시대도 현대에서라면 삼국 시대와 같지 않을까.

문명이 빠른 곳은 철기 시대를 지니며 발전하고 있었고 섬이나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은 야만적인 생활을 이루거나 이곳처럼 부족의 형태로 살아가고 있었으니까.


지금부터 시행이 되어야 할 것은 우선 다른 부족민들의 안정화였다.

현재 이들만큼 머리가 아픈 것은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동화가 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

두 번째는 동화가 어느 정도 되고 다른 이들도 같이 살아갈 생각이 있을 때 즈음에 섬의 주변을 정찰을 해야만 했다.

내부적으로는 땅이 풍요로운 곳, 광석이 많이 묻혀있는 곳 등을 찾아서 지도로 제작하여 섬의 내부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하운 일행이 온 경로를 제외하고 주위에 다른 곳은 없는지 알아야만 했다.

무턱대고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가 훗날 대륙과 현재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공격을 해온다면 그만큼 답이 없는 상황은 없었기에 2달에서 4달 사이로 주변 곳곳을 항해하여 다른 대륙이나 섬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했다.

후에 알아보는 것 보다는 미리 알아보고 그에 따라 수도를 어디로 세울 지와 섬에서의 발전 상황도 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크게 보자면 이 두 가지이지만 세부적으로는 할 것이 되게 많았기에 다들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로이지만 곧 겨울이 오기에 미리 집을 지어야 했고 관리를 하여야 했기에 젠카 부족의 모든 사람들과 백작가의 병력 500명을 빌려 수행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운과 다른 사람들은 섬 곳곳을 돌아다니며 간이지도에서 조금 더 세세한 지도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하운이 이 일을 맡은 이유는 어차피 자신들이 살 곳을 받아야 했기에 일석이조라는 생각으로 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땅을 받는다고 젠카 부족과 사이가 나빠지거나 갈라서는 것은 아니고, 마을 대 마을로 교류를 한다거나 아니면 나라 속의 영지 같은 느낌으로 운영이 될 수도 있었다.

나라로 발전을 하게 된다면 많은 물품과 큰 도움을 준 하운 일행과 마지막에 잠시 참전한 것이지만 큰 병력 지원을 해준 백작가, 두 집단이 병력도 많고 전투에서도 70%~80%이상 물자적‧군사적 도움을 주었기에 그들이 나라를 세워도 되지 않겠냐고 말을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륙에서 건너온 몇몇 사람들이 그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곳은 오랫동안 이곳 부족의 사람들이 지내온 터전.

피난처를 세우고 여기서 안정적으로 생활을 하려는 미래를 보려면 이들과 굳이 척을 치지 않아야 했다.

유럽인들이 콜롬버스 이후 세계로 뻗어나간 것처럼 그들과 같이 무차별하게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곳에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나라를 세우게 된다면 반감을 품게 될 이들이 이 섬의 원주민들이었기에 그것을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다.

물론 하운 역시 자신이 나라를 세우고 권력을 누리고 싶다는 유형의 인물이 아니었고 가족과 페일 남작님도 역시 그러하였다. 그리고 율카스 도련님을 통해 율리시스 백작님이 이런 일에 대비하여 준 편지에도 자신들은 그러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었기에 다들 편하게 좋은 땅을 받아서 훗날 편하게 살만한 노후 계획을 세우기 바빴다.


다만 이곳에 더 들어오게 될 사람은 율리시스 백작가와 베아트리체 공작가 뿐이랄까.

이 두 가문 역시 대륙에서 큰 위기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상황이고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이런 곳에 올 일이 없기에 젠카 부족에서도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젠카 촌장이 머무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산에 지어진 임시 마을에 가서 오랜만에 사람들과 대화도 하며 밥도 먹기도 하였다.

그들에게 일의 진척도가 어떻게 되었는지 묻자 다들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열심히 말해주었다.

이 광물은 희귀한 것으로 쓰임새가 어떠며 저 광물은 잘못 쓰이면 위험하지만 자신들은 전문가이기에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는 둥 2시간이 넘도록 광물에 대한 이야기만 듣다가 나왔다.

뭐지. 들어본 적도 없는 광물인데 흔히 나오는 소설 속 판타지의 광물이나 현대의 광물들하고 다른가.

그래도 좋은 경험이기는 하였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광물을 보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였으며 예쁘장한 보석들도 많이 매장이 되어있었기에 장인들이 세공해두었다는 보석 몇 개를 선물 받아 어머니와 이모에게 선물로 줄 수도 있게 되었다.

남은 하나는 누구를 줘야 하나.

에리카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선물로 줄까?

그러다 좋아한다는 간접 신호로 표현이 되면 어떡하지.


하운은 에리나를 그저 친한 친구 혹은 친한 누나로 보고 있지만 에리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하운은 모르고 있었다.

초반에야 잘못된 만남이 될 뻔했지만 그 일 이후로 싸운 적과 다툰 적이 없었으며 서로를 배려하면서 각자 할 일을 했으니.

여성은 2차 성징이 11~12살부터 시작된다고 하던데 에리나 역시 2차 성징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처음 만난 날보다 더 젖살도 빠지고 몸의 굴곡도 여성스러움이 더해졌다.

그리고 하운이 현대의 지식과 대륙의 지식을 이용하여 어머니 그리고 연주 이모와 미용에 도움 되는 약재와 식품들을 찾아 팩 비슷한 것을 만들기도 하였고 여자들에게 좋다는 것들도 챙겨주며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알려주기도 했었다.

에리나가 그것을 사용하며 부족의 사람들과 다르게 피부가 더 하얘지며 인기가 더 오르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시아 권 사람들처럼 평범한 피부를 지닌 부족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만 새하얗고 투명한 피부를 가지며 외모와 몸매 또한 2차 성징을 겪으며 더 예뻐졌으니 부족의 남자들은 몸이 달아올라 기회만 보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에리나는 애초에 남자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키도 점점 커지며 근육도 다른 전사들처럼 무식하게 키운 근육이 아니라 실전 근육으로 무장이 된 하운을 보며 점차 마음을 열다가 현재는 짝사랑이라는 것을 자각하기도 하였다.

그것을 눈치 챈 이들은 젠카 부족의 족장과 주술사 그리고 어르신들, 연희와 연주였다.

호선은 눈치를 챈 것 같기는 했지만 크게 티를 내지 않아 아무도 그가 아는 것을 모르는 눈치기도 하였고.


하운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 그냥 주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대로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더 세공을 해서 목걸이나 귀걸이 등 장신구로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며 품속에 집어넣었다.

산에서 내려와 다른 부족들이 지냈던 마을들을 향해 가는 도중 전투가 치루어졌던 평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본래 평원에서 전투를 하면 농사를 짓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으나 이곳은 예로부터 전투에 쓰이던 작은 평원이었기에 상관은 없었다.

후에 시간이 지나면 농사를 짓거나 건물을 지을 수 있을 장소가 되겠지만 현재는 땅을 한 번 뒤집어 엎어주며 땅의 원기 회복이 잘 되도록 해주는 수밖에 없었다.

다른 부족들이 살던 곳에 도착하자 젠카 부족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집의 모양과 구조가 조금 달랐을 뿐 크게 다르지 않아 하운은 주변을 돌아보며 농사를 지을 곳이나 산에서 캘 수 있는 약초나 삼 같은 것이 있는지 지도에 표시를 하였고 같이 따라온 몇몇 사람들이 광석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바로 알 수는 없겠지만 대략적으로 있을 수도 있다와 없다 정도는 구별이 가능하다고 하기에 그저 내버려 두었다.


전투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포로들은 더 이상 반항하기를 그만두었다.

물론 반항을 하던 이들은 큰 부족의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기운이 꺾인 채 수용을 하는 단계로 넘어들고 있었다.

젠카 부족의 사람들이 열심히 활동을 해 준 모양.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안심하기 일렀기에 살짝 경계를 풀어주며 서로 교감하고 교류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운 역시 큰 섬을 돌아다니다 부족에 가서 잠시 쉬며 열심히 지도에 표시를 하고 있었고 호선은 부족의 장인들과 함께 집을 짓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여기서 하운이 놀랐던 점은 포로로 부족에 합류한 사람들이 쉽게 젠카 부족의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 시작한 것이 어머니와 이모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와 이모는 대륙에서 했던 사업의 물품들을 보내주며 포로들 중에서도 직급이 높았던 이들에게 선물로 주며 분노와 경계심을 푸는 것에 도움을 주었으며 다른 이들에게는 의상을 후에 제작해 주겠다고 약속하면서도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는 팩과 지식 등을 알려주면서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역시 여성의 일은 여성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사례였다.

남성들은 남성들대로 일반 사람들은 교류와 생활 지식을 알려주면서, 포로로 잡힌 전사들은 계속 대련으로 두드려 주면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준 후에야 기가 꺾여 반항심을 눌러놓았다.

이대로만 흘러간다면 겨울이 지나고 다 같은 하나의 부족원이 되어 이사를 갈 수 있지 않을까.

그에 대비하여 지금도 미리 목재와 황토, 돌과 석회 등 여러 가지를 모아두고 있었다.

당장 봄부터 재료를 모은다면 그만큼 시간이 지연이 되기 때문에 가을로 접어든 지금이 가장 움직이기 좋을 시기여서 다들 수긍을 한 채로 열심히 채집을 하고 있었다.

사실 사람들이 채집을 한 이유는 이사가 두 번째 목적이었고 가장 큰 목적은 겨울에 버틸 식량과 자재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뿌려둔 곡식을 회수하고 동물들을 잡아 춥지 않게 여러 짚들과 바람을 막아주는 건물에 넣어 사육하면서 먹을 것을 모아두었고 약재와 향신료와 같은 풀들도 채집하여 쌓아두었다.

먹을 입이 늘어난 만큼 많이 모아두어야 하기 때문에 다들 일하였고 포로로 잡혀왔지만 현재 반 부족원이 된 이들도 젠카 부족원들과 같이 움직이며 열심히 일을 하였다.

여기서 몇 명이 도망간다고 하더라도 그들로는 살아갈 수가 없으니 그렇게 움직인 것이었고 그 판단이 맞았는지 아무도 경계를 하지 않아도 도망가지 않았다.

집을 지어주고 식량은 자신이 구해야 하기는 하지만 부족한 경우 지원도 해주니 굳이 이곳을 떠날 이유가 없었다.

자신들에게 나쁘게 대해주는 것도 아니었으니 그저 자신의 뿌리인 부족의 이름이 사라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이렇게 미르타 섬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나기를 준비하면서도 서서히 하나의 부족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이번 주내로 시즌 1이 끝날 것 같습니다.

이번 주가 지나면 1주에서 2주정도 휴식을 가지며 2부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사실상 휴식이지 새로 얻은 야간의 일자리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그동안 열심히 비축분을 쌓아두고 있겠습니다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9 2부 59화. 섬에서(4) +11 22.08.26 69 21 11쪽
58 2부 58화. 섬에서(3) +18 22.08.24 77 21 11쪽
57 2부 57화. 섬에서(2) +14 22.08.23 79 20 12쪽
56 2부 56화. 섬에서(1) +16 22.08.20 73 21 10쪽
55 2부 55화. 2년이 흐르고(3) +8 22.08.18 79 20 14쪽
54 2부 54화. 2년이 흐르고(2) +17 22.08.17 89 25 14쪽
53 2부 53화. 2년이 흐르고(1) +28 22.08.16 92 30 15쪽
52 52화. 전투 이후에(1부 완결) +32 22.07.28 98 26 11쪽
51 51화. 전투 이후에(2) +9 22.07.27 82 20 17쪽
» 50화. 전투 이후에(1) +16 22.07.26 83 21 13쪽
49 49화. 운명을 건 전투(번외) +16 22.07.25 79 20 14쪽
48 48화. 운명을 건 전투(5) +25 22.07.21 93 26 31쪽
47 47화. 운명을 건 전투(4) +14 22.07.20 86 25 15쪽
46 46화. 운명을 건 전투(3) +16 22.07.19 92 25 18쪽
45 45화. 운명을 건 전투(2) +20 22.07.18 88 27 16쪽
44 44화. 운명을 건 전투(1) +24 22.07.14 92 30 16쪽
43 43화. 연희의 하루 +16 22.07.13 87 27 15쪽
42 42화. 논공행상(3) +17 22.07.12 94 27 14쪽
41 41화. 논공행상(2) +24 22.07.11 99 28 25쪽
40 40화. 논공행상(1) +26 22.07.07 118 28 2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