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949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5.11 14:04
조회
492
추천
12
글자
10쪽

< 5. 첫 번째 참교육 >

DUMMY

불독의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아, 그래? 정말이야?”


“네, 그렇다니까요. 신성의 협력회사인 샛별전자 홍대곤 회장의 아들이 맞다니까요”


“으허허허허.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구만. 아, 최서장, 수고했어. 괜히 총경이 아니네. 좋아. 정말 좋아.”


최서장은 거보란 듯이 얼굴이 자랑스러워진다.


“이제 그놈의 애비만 조지면 됩니다.”


“그렇겠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말이야... 하하하하하”


“그렇지요? 자, 이제 웬만하면 아버님들 선에서 해결하고 경찰은 손을 떼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샛별전자 홍대곤 회장의 아들인 홍길동이란 놈 때문에 못 살겠다고, 불독이 제 아버지에게 이르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소리였다. 테이블을 내려다보며 잠시 생각하던 불독이 고개를 번쩍 든다.


“아니야, 투트랙으로 가. 내가 아버지한테 말하는 거는 말하는 거고 최서장은 그 새끼 잡아들여. 내가 중앙지검 김검사한테 말해 놓을 테니 구속영장 치고 깜빵에 넣어버리라고. 그런 새끼는 완전히 밟아 버려야 돼. 그래야 분이 좀 풀리겠어.”


“우리 회장님, 화가 많이 나셨구나. 에이 나쁜 놈, 적당히 좀 하지 않고. 회장님,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불독이 품속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 테이블에 툭 던진다.


“고생했어. 최서장. 용돈 해”


함박웃음을 웃으며 최서장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아이, 뭘 이런 걸 다... 회장님. 잘 쓰겠습니다.”


최서장이 봉투를 안주머니에 챙기면서 불독의 표정을 훔쳐본다. 그동안 받아먹은 돈이 많아 말은 들어줘야 할 것 같은데 그러다가 동티가 날까 두렵다. 홍길동 그놈이 일단 이상한 요술 같은 걸 부리는 놈인데다 사실 홍길동을 구속 수사할 아무런 근거가 없어서다.


“그런데 최서장, 그 새끼, 그 새끼는 어떻게 갑자기 없어지고 나타나고 지랄을 할 수 있는 거지?”


갑자기 허공에서 말소리가 들려온다.


“이렇게?”


최서장과 불독이 놀라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나는 서서히 나의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테이블 상석, 룸 안쪽의 소파에 앉아있는 모습이 점점 선명해지자 두 놈이 기함한다. 시중들던 아가씨들도 놀란 나머지 놈들의 팔에 매달려 있다.


“언니들은 좀 나가 있을까?”


아가씨들이 어리둥절해 있다가 서둘러 방을 나간다. 최서장과 불독은 턱을 떨어뜨리고 귀신 보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 두 놈은 술에 취해 헛것이 보이는지 진짜 사람을 보고 있는지 헷갈리면서도 몸을 덜덜 떨고 있다.


나는 두 놈을 출입문 쪽으로 나오도록 불러냈다. 두 놈은 넋이 나가 시키는 대로 했다. 두 놈을 벽을 향해 돌아서도록 했다. 놈들은 벌 받는 학생들처럼 벽을 바라보고 서서 양손을 모은다. 나의 초능력과 위세에 기가 질려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했다.


“종아리 걷어”


나는 무심한 듯 지나가는 투로 두 놈에게 종아리를 걷도록 명령했다. 두 놈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벽을 마주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야, 이놈들아, 종아리들 걷으라니까.”


두 놈은 뜬금없이 종아리 운운하는 게 무슨 맥락인지 이해가 안 돼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참교육 회초리를 흔들어 보이며 씨익 웃어주었다.


서당 훈장들이 애용하던 시누대 회초리에서 영감을 얻어 아차산 연구실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회초리. 크기는 성냥개비 크기에서 장대높이뛰기의 장대 크기까지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하고 재질은 최첨단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이 주성분이다.


참교육 회초리는 교육용으로 쓰일 때는 낭창낭창한 재질이 종아리를 휘감으며 파고들어 고통을 극대화시킨다. 군사용으로 쓰일 때는 고주파레이저빔과 초음파공명폭탄을 발사해 적의 무기를 무력화시킨다.


참교육회초리는 정신감응초음파를 이용해 컨트롤한다. 허공에서 나의 의지대로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손잡이에 양각되어 있는 ‘참교육’이라는 세 글자를 놈들에게 보여주었다.


“이제 이해되지? 내가 참교육을 해야겠으니 종아리를 걷어 올리란 말이야.”


설마 정말로 종아리를 때리려고? 설마 설마 하면서 두 놈은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지 않고 꾸물대고 있었다. 나는 회초리를 들어 테이블을 내리쳤다. 대리석 테이블이 쫘악~ 정확히 두 동강이 난다. 놈들의 눈이 화등잔만 해진다.


“니들 몸도 이 짝 나기 싫으면 어서 종아리들 걷어 올려”


장난이 아닌 걸 알게 된 놈들은 떨리는 손으로 주섬주섬 종아리들을 걷어 올리기 시작한다.


“무릎까지 올려. 종아리가 확실히 드러나게 말이야.”


‘이 무슨 황당한 장난인가? 나이가 몇인데 종아리라니, 아니 정말로 회초리질을 하 겠다는 건가?’ 등등 온갖 생각들이 두 놈의 뇌리를 스친다.


나는 최서장부터 회초리질을 했다. 황금빛 회초리는 어두컴컴한 허공에서 여유롭게 유영을 하고 있다가 휘익~ 하는, 천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최서장의 종아리에 떨어졌다. 회초리가 허공을 가르고 지나간 자리에는 회초리 모양의 황금빛 잔영이 길게 남았다.


“아윽!”


최서장이 비명과 함께 엉덩방아를 찧으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엄살 부리면 한 대씩 더 올라간다. 다시 준비 자세로”


최서장이 종아리를 부비며 다시 회초리 맞을 자세를 취한다. 회초리는 가차 없이 최서장의 종아리를 다시 파고든다. 최서장은 이를 악물고 참는다. 마지막 회초리가 실내 공기를 예리하게 가르는 파찰음과 함께 종아리에 떨어지자 최서장은 신음을 흘리며 무릎을 꿇는다.


최서장의 양쪽 종아리에 육군 상병의 계급장처럼 가로 10센티, 세로 2센티 크기의 회초리 자국 3개씩이 벌겋게 돋아 올랐다.


무릎을 꿇고 고통을 참고 있는 최서장보다 이를 보고 있는 불독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자, 다음”


불독이 체념하고 심호흡을 한다. 나는 전광석화처럼 회초리를 불독의 종아리에 내리꽂는다. 놈의 종아리에서 지직~ 스파크가 일어난다. 짐승의 신음 소리와 함께 육중한 불독의 몸뚱이가 무너져내린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뜻밖에 잘못을 빈다. 그러나 잘못을 빌기에는 너무 늦었다.


“개기면 1대씩 올라간다. 준비”


놈은 땅바닥을 네발로 기면서 겨우 일어선다. 두 번째 회초리를 기다리는 놈의 종아리가 바들바들 떨린다. 가차 없이 회초리에 스냅을 넣어 풀스윙을 한다. 낭창거리는 회초리가 놈의 종아리를 휘감는다. 비명소리가 서초동 밤하늘에 메아리친다.


불독이 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 나를 우러러보면서 애걸복걸한다.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정말로 착하게 살겠습니다.”


“그런 정신으로 마지막 한 대를 맞아라.”


마지막 호소도 통하지 않자 절망한다. 일어서려다 종아리에서 통증이 올라오는지 무릎이 꺾인다. 놈의 양쪽 종아리에는 최서장의 것보다 훨씬 큰 회초리 자국 2개가 핏빛으로 점점 부풀어 오른다.


마지막 석 대째를 앞두고 불독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평생 처음 당해보는 참교육이리라.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체면도 잊은 채 엉엉 우는 모습에 나는 잠시 마음이 약해지는 걸 느꼈다. 그러나 참교육을 실시하는 데 감정에 휘둘리는 건 나의 교육관에 맞지 않다.


마지막 한 대를 날리기 위해 회초리는 잠시 허공을 선회하더니 움직임을 뚝 멈추고 한 곳에 정지한다. 머리를 어깨 사이에 감추고 이 광경을 바라보던 최서장이 눈을 질끈 감는 것과 동시에 참교육 회초리는 불독의 종아리를 파고들었다. 독수리가 먹잇감을 낚아채기 위해서 지상으로 급강하하듯이.


참교육을 마친 나는 두 놈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기업의 회장입네, 경찰서장입네 하고 잘난 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절대 강자 앞에서 납작 엎드린 짐승마냥 초라하기 그지없는 한낱 찌질이들에 불과했다.


나는 놈들에게 고개를 들어 룸 여기저기에 설치된 게 무엇인지 살펴보라고 말했다. 놈들이 두리번거리며 내가 보라고 한 것들을 유심히 살폈다. 얼마 되지 않아 놈들은 ‘완전히 x 됐다’는 걸 알았다.


맞다. 카메라들이었다. 액션캠들은 내가 놈들에게 참교육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녹화해 놓았다. 나는 불독에게 다시 다짐을 받았다.


“내가 뭘 하라고 했는지 네 입으로 다시 말해 봐”


“네, 은철이에게 사과하고 그 아이 아빠한테 1억 원을 주라고 했습니다.”


“응, 원래는 그랬는데 네가 약속을 어기고 경찰에 무고를 하고 나로 하여금 니들을 참교육하는 수고를 하게 했으니까 조금 바꿔야 할 것 같다.”


“...?”


“1억은 은철이 아빠한테 원래대로 주고, 10억을 더 내. 그리고 그 10억은 ‘사랑의 열매’에 기부해라. 언제까지? 내일까지. 또 장난을 치거나 약속을 어기면 그때는 너 재산의 절반을 뭉텅 잘라내야 할 거야. 알아들었냐?”


“...”


“알아듣지 못했다 이거지?”


놈의 얼굴이 점점 심하게 구겨졌다.


“갑자기 10억이 어디서 생깁니까?”


녀석이 볼멘소리를 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 10. 박계장, 강적을 만나다 > +1 22.05.14 353 5 9쪽
10 < 9. 감옥을 택하다 > +1 22.05.13 385 6 9쪽
9 < 8.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몸 > +1 22.05.13 389 7 9쪽
8 < 7. 놈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 +1 22.05.12 418 7 10쪽
7 < 6. 돈에 대한 집착 > +1 22.05.12 458 11 9쪽
» < 5. 첫 번째 참교육 > +2 22.05.11 493 12 10쪽
5 < 4. 맞어, 이상한 새끼야 > +1 22.05.11 513 13 9쪽
4 < 3. 귀신이냐 사람이냐? > +1 22.05.11 541 14 10쪽
3 < 2. 이런 우라질 놈이... > +1 22.05.11 629 14 10쪽
2 < 1. 제보를 받습니다 > +1 22.05.11 954 26 10쪽
1 프롤로그 +3 22.05.11 1,158 38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