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라서
이미 다 알고 있어요
내가 어디인지
내가 무얼 하는지
내가 다니는 길이 어디인지
버튼만 누르면
내 앞 수화기가 울린다는 것도
손 내밀면 그곳에 있을
내가 닿을 것이란 것도
하지만
그리 하지 않네요
알고 있어요
이해해요
그래도
속상하네요
가끔은 밉네요
사라지는 너의 향기
흐려지는 너의 미소
잊혀지는 너의 따스함
붙잡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애닳음
찾아 나선 발걸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무게만 더해가는 안타까움
얼마나 간절한지
얼마나 아파할지
얼마나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숨바꼭질 하는 너
스물 네 시간
너 하나만 생각하는 날
얼마나 생각해 주려나
간절히 구하면
정말 간절히 원하면
뒷모습이라도 볼 수 있을까
너에게 만은 바보라서
그 날을 그리며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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