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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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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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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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욕망의 시발점

DUMMY

소림 방장인 천료 대사는 무당 장문인 현명 진인의 말에, 수천문에 아직 고인들이 남아 있다 하는데, 수천문 소문주 시운학을 잡아들이는 것이 가능하냐는 개방 방주 윤일주의 물음에, 손에 든 염주를 굴리며 침묵하다 불호를 외고는 물었다.


"아미타불~

윤 방주,

분명 그자가 구파일방의 진산 절기를 배웠고 안다 한 것이오?"


"배웠다 하고 한 것이 아니라 안다 한 것이외다."


현명 진인은 윤일주의 말에 크게 노한 듯 소리쳐 말했다.


"그 말이 그 말 아니오?"


"그리 노하실 일은 아니올시다. 안다 했지만 익히지 않았다고 했소이다."


"그게 무슨 말 같지 않은 말씀이시오? 안다는 것은 익혔다는 것이 아니오?"


"소생도 그리 여겨지나 익히지 않았다 하니 들은 대로 전한 것뿐이올시다."


"흥~!

그야 아무리 전대 고인들이라 해도 심법은 알지 못하니 그리 말한 것 아니겠소이까? 아무리 심법이 빠졌다 하더라도 초식이 전해졌다면, 강호의 금기를 어긴 것과 다르지 않소이다."


"진인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소생으로서는 달리 드릴 말씀은 없소이다."


무당 장문인 현명 진인은 소림 방장 천료 대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들으신 대로이니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지 않겠소이까?"


천료 대사도 현명 진인과 마찬가지로, 소림의 절기 역시 수천문 제자들이 익히고 있다고 여겨지니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라 여겼다. 하지만 윤 방주의 말에 따르면, 수천문 소문주가 알고 있을 뿐이고 익히지 않았다 하니,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강호 동도들의 뜻을 묻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윤 방주,

소문주라는 자가 분명 알고 있으나 익힌 것은 아니라 했소이까?"


"소생이 헛소리를 했다 여겨 그리 물으시는 것이오?"


"그럴 리가 있겠소이까, 알고 있는 것이야 무슨 문제가 되겠소이까만,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잘 아실 것이고, 빈승도 무당의 검법이나 신법을 보면 무슨 검법이고 무슨 신법인지, 그것이 어떤 초식에서 나온 것인지 정도는 알아볼 수 있소이다.


하나 무당 절기를 알아본다 해서 무당의 절기가 펼쳐 내는 초식의 흐름을 모두 알지는 못하는 것 아니오? 그런데 수천문 소문주는 개방의 강룡십팔장을 알고 그 초식의 흐름도 알아, 곽 소협이 펼쳐 낸 공세에 불과 한 치 차이를 두고 모두 피해 갔다 하시지 않으셨소이까?


빈승도 개방의 강룡십팔장을 알고 있어도 그리하지는 못하외다. 강호 무림에서 한 갑자의 내공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소이까? 곽 소협의 내공이 한 갑자에 이르렀다 하시지 않았소이까? 그럼에도 수천문 소문주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했다 하셨고요?


누구라도 어찌 의문을 갖지 않겠소이까? 윤 방주께서야 공명정대하신 분이시니 그대로 믿고 전하신 것이지만, 현명 진인께서도 말씀이 계셨지만, 이 일을 우리만 알고 그대로 넘어가기에는, 그들이 강호 무림에 끼칠 영향이 너무도 크다 여겨지외다. 차라리 일을 공론화시켜 강호 무림의 뜻도 묻고, 그들의 움직임도 살피는 것이 좋을 듯싶은데, 두 분께서는 어찌 여기시는지요?"


무당 장문인 현명 진인은 소림 방장인 천료 대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화답했지만, 개방 방주 윤일주는 공론화가 가져올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 그리 말하는지 의아했다.


"공론화라니 무엇을 가지고 공론화하신다는 말씀이시오?"


천료 대사에게 물은 것이나 현명 진인이 바로 나서서 말했다.


"몰라 물으시오? 그자가 스스로 고인들의 가르침이 있었고, 그런 까닭에 강호 제 문파의 무공을 안다고 말했다 하시지 않으셨소이까? 경위야 어찌 되었든지 강호 어느 문파가 타 문파의 제자가 자신들 문파의 절기를 알고 익히는 것을 용인한다는 말씀이오?"


"익힌 것은 아니라 하지 않았소이까?"


"도둑이 훔치고 스스로 훔쳤다 하겠소이까? 잡아들여 죄를 추궁해야 겨우 토설을 하는 것 아니오?"


"허허

진인의 그 말씀은 기어이 수천문 소문주를 잡아들이시겠다는 말씀으로 들리외다."


"못할 것은 또 무엇이외까?"


"아미타불~!

잠시 고정들 하시지요?

천천히 논의하다 보면 방도가 나오지 않겠소이까? 그보다 수천문도 그렇고 소문주라는 자고 그렇고 우리가 아는 것이 없질 않소이까? 그러니 개방에서 무슨 말씀이 더 오갔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개방 방주 윤일주도 시운학을 비롯한 수천문 제자들이, 강호 무림에 미칠 영향이 크다 여겨 소림을 찾은 것이었으니, 사실 천료 대사와 현명 진인의 생각과 다를 것은 없었다.


"몇 가지 물은 것은 있었소이다. 감숙 숙왕부 호위 가운데 마교의 무공인 구음백골조를 쓰는 자가 있다며 황실과 친왕부들의 동향을 물었지요. 그리고 마교의 무공이 나타나 그런지는 몰라도 사파의 동향도 물었소이다. 아~! 그리고 지나는 말인 듯 가볍게 천룡 표국 양 국주의 인품도 물었소이다."


소림 방장 천료 대사와 무당 장문인 현명 진인은 마교의 구음백골조를 쓰는 자가 숙왕부의 호위로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지만, 이미 사라진 것과 다르지 않은 마교와 마교의 무공을 쓰는 자가 있었다는 말은 당장 급한 일은 아니라 여겼다.


사파의 동향을 물은 것도 사파는 정파의 힘에 눌려 세를 키우고 있지 못한 것을 아니, 그저 고개만 끄덕여 보일 뿐 역시도 지금으로서는 관심 밖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파사검 양단육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말에는 왠지 신경이 거슬렸다.


소림 방장인 천료 대사가 윤 방주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마교의 무공이야 여기저기 없는 곳이 없으니 그리 신경 쓸 일이 아닌 듯하외다. 사파가 요사이 세를 모아들이고 있으나, 머지않아 산문이 열리면 쉽게 정리될 것 아니오? 다만 천룡 표국주 양 대협은 검선 이자기 대협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니오?"


천료 대사의 말에 현명 진인은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생각에 잠겼고, 개방 방주 윤일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소생은 천룡 표국주 양 대협께서 검선의 종자로 따라다니다, 검선께서 은거하신 때를 전후로 표국을 연 것으로 알고 있소이다. 하나 검선께서 양 대협을 제자로 들이신 것은 아니라 알고 있소이다."


천료 대사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말을 받았다.


"맞소이다. 검선께서 소림에 들리셨을 때도 곁에 양 대협이 계셨지만, 제자로 들이시지는 않으신 것으로 아외다. 당시 빈승이 검선을 선사께 안내해 잘 알고 있소이다."


현명 진인은 검선 이자기와 천룡 표국주 양단육의 관계는 모르고 있었는지 천료 대사에게 물었다.


"그 말씀은 지금 양 대협의 파사검이 검선께 배운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시오?"


"그야 모르지만 종자로 오랫동안 함께했으니 검선의 절기 가운데 몇 초식이 전해진 것 아니겠소이까?"


"그럴 수도 있었겠소이다. 하면 수천문 소문주는 두 사람의 관계를 몰라 물은 것이겠소이까?"


개방 방주 윤일주는 잠시 시운학과 나눈 말을 되새기고 말했다.


"그저 지나는 말인 듯 천룡표국의 방주가 인품이 높다는데 어떤 사람이냐 물었소이다. 물론 소생은 호협하고 인의한 사람이라 했고요."


"개방에서 나눈 말씀은 그것이 다였소이까?"


"그렇소이다."


"머문 시간이 얼마나 되기에 나눈 말이 그것뿐이라 하시오?"


"불과 두 시진도 되지 않소이다. 그중 비무에 한 시진이 넘게 걸렸고요."


"윤 방주께서 청하신 것이 아니오?"


불러들이고도 그 말뿐이었느냐는 말이었다. 뭔가 감추고 있지 않으냐는 말이기도 했으니, 개방 방주 윤일주는 현명 진인의 물음에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감추려 했으면 이리 달려와 상의드릴 까닭이 없질 않소이까?"


"감추려 하신다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라도 더 알아야 공론을 일으켰을 때 동도들의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않겠소이까?"


"진인의 뜻은 알겠으나 소생도 더는 아는 것이 없소이다."


"아미타불~

수천문 소문주가 남궁세가에 머물렀을 때 남궁세가에서 제왕검대주가 화경에 들었다고 들었소이다. 그 일은 아시오?"


"소생도 그리 들었소이다. 하나 더는 아는 것이 없소이다. 당시 오대세가의 가주들께서 모두 남궁세가에 있었으니, 남궁세가주나 그분들께 물으시면 되지 않겠소이까?"


천료 대사는 윤 방주의 말에 더는 시운학에 관해 말하려 하지 않는 것을 알고, 현명 진인에게 물었다.


"공론을 일으키려면 어디서 주체하는 것이 좋겠소이까?"


현명 진인은 개방 윤 방주가 공론을 벌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자, 이 일을 무당이 주체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졌다.


"무당산에서 무림대회를 열겠소이다."


"규모는 어느 정도로 치르시려 하오이까?"


"천하 무림 동도들을 모두 불러 묻는 것이 맞지 않겠소이까?"


"차라리 무림맹에서 여는 것은 어떻겠소이까?"


"무림맹이요? 아무것도 없이 그저 이름뿐인 곳이 아닙니까? 물론 여 맹주도 부를 것이나 무림 대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무림맹주를 새로 세워야 할지도 모를 일이외다."


무당이 강호의 판을 새로 짜겠다는 말이었다. 천하 무림 대회를 열자면 들어가는 경비도 만만치 않았기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섰던 소림 방장 천료 대사는 현명 진인의 말에 아차 싶기도 했지만, 속가에서 올려지는 소소한 자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미타불~

진인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강호 무림의 홍복이 아닌가 싶소이다. 다만 통문은 소림과 무당, 개방의 연명으로 하시지요?"


무당에 모든 것을 내줄 수는 없다는 말이었고, 소림만 연명부에 올리기에는 소식을 가져온 개방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개방도 함께 연명부에 이름을 올려 무당의 권한을 줄이고, 소림도 천하 무림 대회의 주체자로 남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말이었다.


"무량수불~

그야 이를 말씀이겠습니까?"




시운학은 은창 유성이 무림맹 사람들과 인사를 마치자, 먹지도 않고 하루를 꼬박 잠들어 있던 섬도 진걸을 비롯한 금의위 대원들을 깨워 무림맹을 나섰다. 내려오면서 잠시도 쉬지 못했고 먹은 것이라고는 육포 몇 조각이 다였기에, 길을 나서고 보니 허기가 밀려들었던 섬도 진걸이 은창 유성에게 말했다.


"대사형,

저녁이라도 먹고 나올 걸 그랬소이다."


"소문주님께서 모르셨겠느냐?"


"하루를 굶은 게 아니오. 오면서도 육포 몇 조각으로 때웠소이다."


"벌써 해가 지려 하질 않느냐, 노숙을 하시려 이리 늦은 시간에 나오신 건 아니실 것이야?"


"그렇겠지요?"


은창 유성은 너른 들판에 익어 가는 곡식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 갔다.


"저리 농사를 잘 지어 놨으니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있지 않겠느냐?"


일행이 무림맹을 나와 한 시진쯤 움직여 가니, 정주성과 업양부의 경계에 이르렀고,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해 인적이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그곳에 마을이 있을 것 같았다.


잠시 후 일행이 멈춘 곳은 백여 호 정도 되는 제법 큰 마을 입구였다. 마을은 관도에서 조금 들어가 형성돼 있었으나, 관도를 끼고 마을과 관도 중간 정도의 위치에 객점이 등롱을 밝히고 있었다. 일행이 다가가 말과 마차를 세우자 객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놀란 듯 나왔다.


객점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주점인 듯싶었는데, 갑작스럽게 말 울음소리가 들리고 관복을 입은 사람들이 말에서 내리는 것을 본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더구나 섬도 진걸을 비롯한 다섯은 포교들과도 군졸들과도 달라 보이는 화려한 관복을 입고 있었으니,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 피하는 것은 당연했다.


시운학과 시운화가 마차에서 내리고 설호가 마차를 옮겨 말고삐를 늘어진 나뭇가지에 묶고 따르자, 멀리 달아나려던 사람들이 십여 장 떨어진 곳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객점 안으로 들어서 보니 조금 전 나간 사람들이 먹고 마시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점주인지 숙수인지 아니면 점소이인지 구별이 안 되는 사람이 주춤거리며 서 있는 것을 본 은창 유성이 말했다.


"오늘 쉬고 가려는데 방이 있느냐?"


"예, 나으리."


그 사람은 일행을 둘러보고는 두려운 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으리,

큰 방 둘과 작은 방 하나뿐입니다."


"상관없으니 깨끗이 치워 두고 먼저 먹을 것부터 내오거라."


"뭘 준비해야 할지요?"


은창 유성은 탁자 위에 먹다 남은 음식들을 살펴보고 말했다.


"우선 빨리 되는 것부터 내오고 안주 될 만한 것이 있으면 내오거라."


시운학이 은자 다섯 냥을 꺼내 설호에게 주자 설호가 그것을 받아 점주에게 건넸다. 점주는 손에 든 은자를 살피더니 표정이 밝아지며 대답했다.


"예, 나으리.

잠시만 기다리시면 먼저 국수와 만두를 내고 술과 안주를 마련하겠습니다."


은창 유성은 은자를 받은 점주의 밝아진 표정에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모자라면 더 내줄 것이니 서두르거라."


"예, 나으리."


날이 어두워진 연후에 손마다 도를 든 무인들이 들어오자 간이 오그라질 대로 오그라들었던 점주는, 은자를 내주자 두려움을 떨쳐 낸 듯 표정이 밝아지며 분주히 움직였고, 아직 멀리 가지 않고 숨어 살피는 마을 사람들을 부르더니 뭐가 도움을 청하는 것 같았다.


점주의 부탁이 있었는지 마을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들어와 어질러진 탁자를 치우고 나니, 얼마 안 되어 국수와 만두가 차려졌다. 섬도 진걸과 금의위 대원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려는 듯 그릇째 들고 국수를 흡입하고 만두를 베어 물었다.


금의위 대원들만큼은 아니라도 모두 늦은 저녁이었기에 국수와 만두는 순식간에 비워졌다. 점주가 주방에서 고개를 내밀어 살피고는 서둘러 훈제한 돼지고기를 썰어 튀겨 내고, 돼지 창자로 만든 순대를 쪄 냈다.


접시에 모양을 갖춰 나온 것은 아니나, 돼지고기와 순대가 나오고 술을 독째로 내오자, 그것으로도 일행은 만족했는지 얼굴마다 미소가 절로 피어올랐다. 시운학이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날이 밝는 대로 움직이면 늦어도 모래는 황하를 건널 수 있을 것입니다. 강을 건너면 경사까지는 이틀 길이니 하루의 여유는 있지 싶습니다."


섬도 진걸은 열흘의 시간에서 하루의 여유가 생기지 만족한 듯 말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은창 유성이 하루의 여유가 있다는 말에 물었다.


"무림맹에서 자고 아침 일찍 움직여도 되지 않았습니까?"


"유 사형,

소제가 알아볼 것이 있어 개방에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후개인 곽 소협과 비무도 가졌고요. 개방은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가까이 있는 소림과 상의하려 했을 겁니다. 무림맹에 머물면 머문 만큼 무림맹에 부담을 주는 일이 될 것이라 여겨 서두른 것입니다."


은창 유성은 그런 생각이라면 어제 정주성에 들지 말고 바로 움직이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 하려다가,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시운화를 보고는 말을 돌렸다.


"금의위 통령이 소문주님을 만나려는 까닭을 짐작하십니까?"


시운학은 금의위 통령이라는 말이 나오자 눈길을 모아 바라보는, 섬도 진걸을 비롯한 금의위 대원들을 돌아보고 말했다.


"황실과 관련한 일이니 직접 나서는 것을 피하고 싶었겠지요. 그렇다고 드러난 모반의 흔적을 그대로 묻을 수도 없는 일이고 난감한 상황에, 진 사형께서 소제의 말을 전하셨을 것이나 모두 믿지 못해 소제를 부른 것이지요."


"금의위 통령이 진 사제의 말이 있었다 한들, 어찌 소문주님을 알고 부른다는 말씀이신지 모르겠소이다."


"개방도 소제의 움직임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어찌 금의위와 동창이 모르겠습니까? 더구나 악양루의 일이 아니어도 진 사형께서 정왕부의 추천장을 들고 무과시에 응한 것 아닙니까? 그 두 곳은 친왕부와 관련한 일에 소홀히 여길 곳이 아닙니다. 정보 차원에서 가벼이 조사했다 하더라도 행적 정도 알아내는 일이 그리 어렵겠습니까?


지나온 길에 있었던 모든 일이 그대로 전해졌을 것이고, 강호에 퍼진 소문들도 모두 조사하려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차에 숙왕부의 일이 생겼고, 진 사형을 통해서라지만 소제가 자신한다는 말도 들었으니, 책임에서 한발 물러설 구실을 찾으려는 게지요."


"만일 금의위에서 숙왕을 지우라 하면 지우실 것인지요?"


"먼저 황실의 의지가 어디 있는지부터 살펴야겠지요. 좀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당금 황실의 뜻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정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환관들 아닙니까? 천하 이십이 성의 수장이 모두 환관들이고, 조정 신료들 대부분이 환관들과 가까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걸 어찌 아신 겁니까?"


"그렇다 하더군요."


시운학은 신선루주와 개방 방주에게 들었다 하지 않고 그렇다 하더라는 말로 대신했다. 하지만 은창 유성은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시운학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 중요했기에, 황실과 조정의 사정을 알고 경사로 가는 것이라는 말에 조금은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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