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였지만 마법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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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바람
작품등록일 :
2023.05.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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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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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수정)

DUMMY

<005>




자신처럼 마법을 부리는 상대와의 첫 전투였다. 이전에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


초론은 잠시 마음을 다잡고 드루이드 들을 주변을 꿰뚫어 보려는 듯 노려봤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


자신과 주인님을 위하여.


드루이드들은 수적 우위를 내세우고 있기에 여유로웠다. 저쪽은 마법을 부리는 자가 한 명. 우리는 마법을 부리는 자가 네 명이었고, 저들이 선택한 전장이었기 때문에 당연했다.


하지만 초론도 분명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냉정하게 가능성을 되짚어봤다.


뭐가 되었든, 작은 가능성이라도 시도해봐야 했다.


“크루스라노.”


초론은 기습적으로 마법을 외웠다.


동시에 재빠르게 손을 모아 세모꼴을 만든 후 드루이드들을 네 명을 차례로 향해 보였다.


이에 덩달아 드루이드들은 긴장하며 경계 태세를 지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지? 방금 마법을 제대로 외운게 맞냐?”


꽤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한 드루이드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초론은 대답 없이 단지 웃을 듯, 울을 듯한 오묘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이런 헛짓거리를 보며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지.”


다른 드루이드가 킬킬대며 다시 칼을 겨누며 다가오고 있었다.


“크라노우.”


또 다른 드루이드는 마법을 외우여 초론에게 손을 뻗었다. 저건 몇 분간 짧게 신체를 마비시키는 마법이었다. 적들에게 둘러쌓인 지금 저 마법에 걸리게 된다면 포박당하게되는건 시간문제였다.


“데인슨 크라데.”


초론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늦지 않게 크라노우의 무효화 마법을 외웠다.


“킬킬킬. 이 앵무새 모르는 마법이 없는데? 역시 인간 왕이 탐낼만하군. 덕분에 나는 큰 공을 세울 수 있겠어.”


자신의 마법이 취소당했는데도 드루이드는 곧 자신이 공을 세우겠다는 기대감에 가득 차있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초론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과연 이 방법이 통할지.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 생각에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워트르로노 메이라.”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드루이드들이 다시 달려들려는 찰나 초론은 또 다른 주문을 외웠다.


“저건 무슨 주문이지?”


“처음 듣는 데?”


드루이드들은 잠시 어리둥절 했다가, 아까처럼 아무런 위력도 없는 마법을 외웠거나, 마법이 실패했다고 여겼다.


“에잇. 이 녀석 쓸데없는 장난만 치는 고약한 놈이군. 바로 잡아버리자!”


드루이드 네 명은 동시에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한 명은 초론의 손과 발을 단단히 얼리려고 했다.


초론은 반대로 불을 잠시 소환하여 냉기를 쫓아버렸다. 동시에 다른 드루이드가 쌍칼로 복부의 급소를 피해 찌르려는 걸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하지만 또 다른 드루이드가 커다란 몽둥이로 초론을 내려치는건 피하지 못했다.


“크악.”


순간적으로 몸을 동그랗게 말아 머리나 어깨는 방어했지만, 등 부위를 맞았다


다시 도망치려 움직이자 맞은 부위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지만, 꾹 참고 드루이드로들로부터 벗어나 거리를 두었다.


“저 녀석 왜 마법 방어막은 안 쓰는거지?”


단순한 물리적 공격이 들어가자, 한 드루이드가 의아해했다. 방금 전 공격은 마법 방어막을 깨부스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네 녀석들은 마법 방어막 없이도 한 주먹 거리거든.”


초론이 드루이드 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드루이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시선을 교환했다. 너무 극한의 상황이라 저게 미쳤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


초론은 조금 초조한 기색으로 주변을 두리번 살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드루이드들이 자신들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려는 찰나였다.


“어어. 뭔가 뿌예지지 않았어?”


“맞아. 앞이 잘 보이지 않는걸. 언제부터 이랬지?”


드루이드들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그 순간에도 동굴 안은 안개로 가득해지고 있었다.


“나는 미친게 아니야. 미치게 될건 너희야.”


초론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자욱해진 안개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저 앵무새놈을 잡아!”


“크레그 지금 어디에 있어?”


“여기야 여기!”


드루이드들은 서로의 위치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법들은 시전하기 위해선 손으로 대략적인 방향을 향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젠 초론에게 마법을 시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었다.


그 안개는 초론이 30분 전에 외웠던 워트르로노 메이라 마법의 효과였다. 그것은 주변에 있는 물을 서서히 증발시키는 마법이었다.


“이제 내 차례다.”


초론은 안개 속에 숨어서 드루이드들에게 말했다.


“웃, 웃기지마라. 우리가 보이지 않는 상태면, 너도 마찬가지지.”


한 드루이드가 반박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주춤거리는 말투였다. 다른 드루이드들은 얼른 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는지 말이 없었다.


“그렇지 않을걸?”


그에 반해 초론은 자신만만한 말투였다. 상황이 바뀌었다.


“크라스마테오.”


초론은 마법을 외웠다. 그러자 날카로운 장창 같은 얼음 결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디론가로 손짓하자 생겨난 얼음 결정이 빛과 같은 속도로 그쪽으로 날아갔다.


“아아악!”


안개 속으로 사라지자, 곧바로 비명소리가 들렸다.


“데르노! 괜찮은거냐!”


초론에게도 아무것도 보이진 않았으나, 소리를 들음으로써 자신의 마법으로 드루이드 한명에게 타격을 주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부상정도?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제길. 네놈은 어떻게 맞춘거지?”


드루이드들은 당황한 듯 초론이 절대 알려주지 않을 것조차 물어보고 있었다,


“다 방법이 있지. 너희는 단순한 마법 시전 정도에만 익숙한 것 같네.”


초론은 자신의 계획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 조금은 안도했다.


드루이드들과 달리 안개속에서도 정확히 조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루스라노 마법을 미리 외워두었기 때문이었다.


단거리 추적 마법으로 마법에 걸린 상대의 공간적 위치를 알 수 있는 마법이었다.


이 두 가지 마법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마력을 써버려서, 마법 방어막을 사용하는 걸 포기했던 것이었다. 도박이었지만, 통했다.


초론은 고삐를 다잡고 본격적으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크라스마테오. 크라스마테오. 크라스마테오!”


초론은 날카로운 얼음 결정을 마구 만들어냈다. 온 주변이 물기로 가득한 이곳에서는 얼음 결정으로 공격하는게 가장 적당해 보였다.


그리곤 아까 조준했던 드루이드에게 모두 쏘았다.


“으아악! 아악! 아아악!”


드루이드가 짧은 간격으로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댔다. 아마 직접 볼순 없었지만, 얼음 송곳으로 신체가 너덜너덜해져 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데르노!”


남은 드루이드들은 절규했다. 그래도 저 네 명은 오랜 기간 함께 하며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던 것 같았다.


왜 이런 곳에서 자신을 만나가지고. 이렇게 된 상황이 초론은 안타까웠다.


“지금이라도 주인님을 풀어주는게 어때?”


초론이 마음이 조금 약해져 제안했다. 따지고 보면 애초에 싸우고 있는 이유가 저들이 주인님을 납치해갔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가 어떤 선택권이 있는 줄 알다니 순진하군. 왕명이다 왕명!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단 말이다!”


안개속에서 얼굴도 볼 수 없는 드루이드가 거의 공포에 발작하듯이 말했다.


동굴안에 펼쳐진 안개에 실린 차가움이 초론의 얼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왕명이 네 친구의 목숨보다 중요한건가?”


초론은 사뭇 진지하게 물었다.


“친구? 크하하하하.”


드루이드는 별말을 다 듣는다는 듯 별안간 크게 웃었다.


“누군가를 죽여온 우리는 언제나 죽임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지. 그런 와중에 친구라니? 그딴걸 만들 여유가 있을 것 같으냐?”


이 드루이드들의 사고방식은 초론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초론에게는 태어나자마자 유일한 친구로 지냈던 주인님이 가장 소중했는데.


“단지 전투에서 아군을 잃어 불리해진 것만이 아쉬울 뿐이다. 특히 너 같이 요술을 부려대는 앵무새를 잡으려할 땐 말이야.”


드루이드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했다. 하지만 말하는 드루이드는 한명 뿐인 것 같았다.


얼음 송곳에 관통당한 드루이드는 죽은 것 같고. 나머지 두 명은 뭘 하고 있는거지?


초론은 잠시 자신이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머지 이들도 먼저 죽은 드루이드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려고 다시 마법을 부리려고 하던 순간이었다.


“그리그노트!”


한 드루이드가 마법을 외웠고, 그 순간 초론의 오른편에서 커다란 불길이 치솟았다.


초론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불길을 잠시 멍하게 쳐다봤다. 그 주변으로 안개는 사라져갔다.


불길이 점점 더 커진다면 이 공간의 모든 안개들이 걷혀져버릴 지도 몰랐다.


어느 정도 앞이 보이자 송곳에 꽂혀 미동도 없는 드루이드 시체가 보였다. 역시 죽었구나.


초론은 일단 남아있는 안개 쪽으로 몸을 피하기 위해 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드루이드가 재빠르게 달려들어 쌍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 중 두 번의 유효타가 있었고, 초론은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멀리 날아오른 상태에서 초론은 자신이 얼마나 깊게 베인건지 확인했다. 다행히 많이 깊지는 않았지만, 이제 움직일때 신경을 써야 했다.


초론은 드루이드들도 마법간 상호작용을 통해 전투 장소의 상태를 바꿀 수 있다는 걸 금방 배웠음을 알아챘다.


역시 평생 전투를 하며 살아가는 드루이드들 다웠다. 초론은 그 점을 간과하면 안되었다고 자책했지만, 혹시 협상의 여지가 있을지 기대했기 때문이었던걸 떠올렸다.


초론은 생각했다. 앞으로는 협상이나 다른 방식에 기대지 않겠다.


모두 쓰러뜨리는 길밖에 없다.


초론은 남은 세 명의 드루이드들과 여전히 불리한 싸움을 계속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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