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였지만 마법 고수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앵무바람
작품등록일 :
2023.05.28 12:12
최근연재일 :
2024.09.18 09: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24
추천수 :
1
글자수 :
76,259

작성
24.09.13 09:00
조회
8
추천
0
글자
11쪽

010

DUMMY

<010>






"인간 세계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네 놈은 숨고 도망치는데 특화가 되어있구나."


드라스노가 초론을 깔보듯 말했다. 초론은 저 말을 자신을 자극하여 평정심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한 것임을 눈치챘다.


그럼에도 처절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도망쳤다고 일축해버린건 조금 화가나는 일이었다.


"마네스 아인스네노."


드라스노가 다시 마법을 외우는 소리가 들렸다.


오직 들리는 소리에만 집중하고 있던 초론은 즉각 빠르게 비행하기 시작했다.


초론의 뒤를 자동적으로 따라가는 마법화살을 생성하는 마법. 예전에 두 드루이드과 싸울때도 피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두 눈으로 주변 지형을 확인 할 수 있었지만 말이었다.


"도우레난."


정신없이 날고있는 데, 드라스노가 또다른 마법을 외우는 소리가 들렸다.


저건 손가락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파괴 광선을 소환하는 마법이었다. 그리고 그 손가락은 초론을 겨냥하고 있을 것이었다.


초론은 곧바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지그재그로 더더욱 빠르게 비행하기 시작했다.


"쿠과과과과광! 쿠과과과광!'


곧 동굴 벽이 파괴되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려오며 뭔가 타들어오는 냄새와 열기가 주변에 가득해졌다.


초론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최대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비행했다.

먼저번에 두 드루이드들이 강력한 마엘스 테론 마레르노 다스 마법을 써서 동굴의 석순이나 기둥을 모두 깎아놓았기에 부딪히는 것 없이 날 수 있었다.


가끔은 파괴광선을 1~2초 맞을 때도 있었지만, 잠깐 맞은 정도는 미리 외워둔 마법 보호막이 막아주었다.


"이런 날파리 같은 앵무새! 지가 무슨 독수리인줄 알아?"


드라스노가 격분하여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파괴광선이 멈췄다. 아마 한정된 시전 시간동안 파괴광선을 피해내는데 성공한 것 같았다.


"슈수우웅"


초론은 멈추지 않고 이번엔 급작스럽게 방향을 꺾어, 가능한 최고의 속도까지 높여 원을 그리는 식으로 날기 시작했다.


만약에라도 동굴 내벽에 부딪힌다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었지만, 그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콰광! 콰과광!"


곧 초론이 기대했던 소리가 들렸다. 자신을 지금까지 줄곧 따라오고 있었을 파괴적 구체가 자신의 방향 전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동굴 내벽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초론도 마법 책에서도 없었던 방법이었지만, 그를 응용하여 마법 구체를 따돌리는 또 다른 방법을 시도해본 것이었다.


"진짜 열받게 하는군. 이건 피할 수 있을까?"


초론이 숨을 돌리기도 전에 드라스노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어둠 속에서 드라스노가 어딨는지 알아낼 수 없는 초론은 드라스노에게 반격을 가할 수 없었다.


"마엘스 테론 마레르노 다스!"


이것도 두 드루이드들이 외웠던 마법이었다. 아마도 드라스노에게 배웠던 것이었겠지. 마법을 가르쳐주는 대가로 드라스노에게 충성해왔을지도 몰랐다.


역시 드라스노 주위로 수많은 구체들이 생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스노는 초론이 혈마법을 구사하여 이공간으로 잠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을 텐데.


"피세 트카크."


초론은 다시금 칼로 팔에 상처를 내었다가, 구체가 닿기 직전에 혈마법을 외웠다.


그리고 초론은 잠시 빛으로 둘러쌓인 이공간으로 이동했다.


몇번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볼 때마다 신비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


지금까지 깜깜한 공간에만 있다가 빛을 보고 주변이 보이니 반가운 마음이 들정도였다. 하지만 그 공간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되었다.


"프세트카크 크랏"


피세 트카크 마법의 종료를 선언하여 서둘러 다시 현세계로 돌아갔다.


"크하하하하하!"


다시 깜깜한 동굴 안으로 돌아오자 마자 매캐한 냄새와 열기가 느껴졌다. 어디선가에선 드라스노가 호탕하게 웃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동굴에 다시 빛이 돌아왔다. 아마도 드라스노가 방금전 대규모 파괴마법을 써서 암흑 마법을 유지할 마력조차 다써버린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드라스노의 마력이 재생성될테니 이번엔 초론 쪽에서 반격을 가하려는 찰나였다.


"그럴줄 알았다. 지금 네가 선택할 수 있는건 스스로에게 저주를 내리는 혈마법 뿐일테니까."


드디어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드라스노가 보였다. 지금까지 처음 들어보는, 마치 동정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네놈이 강력한 마법을 외워 마력을 다 써버릴때까지, 나는 몇번이고 혈마법을 외울 생각이다."


초론이 드라스노의 마법이 자신에겐 전혀 소용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말했다.


"저런. 내가 마력을 소비할 때 까지라고? 내겐 수십 명의 영주들이 가진 마력만큼 많은 마력이 있다."


"뭐라고?"


영주는 자신의 영지를 다스리기 위해 막대한 양의 마력을 마석으로부터 얻었다. 그리고 그 마석은 천문학적으로 비싸서 영주마저도 매우 아껴서 사용했는데...... 드라스노가 그 만큼 어마어마하게 많은 마석을 가지고 있다고?


"이게 다 인간 왕의 권능이지. 그리고 조만간 내가 뺏앗을 꺼고.''


농민들이나 기사들 심지어는 영주들에게서 마석을 무력으로 뺏아가간 인간 왕이 얼마나 많은 마석들을 쌓아놓았는지는 상상도 안되었다.


젠장. 인간 왕은 아주 은밀하게 이런 일들을 해왔던 것이었다. 초론도 인간 세계의 동향을 알기 위해 여러 정보책들을 통해 소식을 들어왔지만,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너는 혈마법을 쓸때마다 얼마나 생명이 깎이지?"


드라스노가 도발적인 목소리로 물어왔지만, 초론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계산해본 적은 없었다. 애초에 자신이 혈마법까지 쓰게될 줄은 상상도 못해봤으니까.


하지만 혈마법을 쓰는 대가가 적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입도 뻥끗 못하는걸 보니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혈마법을 배웠나 보군."


드라스노가 고개를 젓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결론은 네 녀석이 못하는 혈마법은 나는 할 수 있다는 거다."


초론은 흔드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최대한 차갑고 짧게 대답했다.


"웃기는 군. 나는 내가 선택하여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혈마법 따위는 배우지 않은거다."


드라스노가 경멸스러워하는듯, 아니면 위협을 하려는 듯 눈을 동그랗게 치뜨고 초론을 쳐다봤다.


"아까처럼 이공간을 넘어가는 그런 마법은 네 생명의 반년을 앗아갔을거다."


반년인라고? 물론 초론도 한두 달 정도 일찍 죽게될 거라고는 예상했었지만, 반년이라는 세월은 너무 길었다. 겨우 몇초간 이공간에 다녀왔을 뿐이었는데.


"그만 주절거리는게 좋을거다. 이번엔 내가 공격할테니."


초론은 드라스노가 저런 식으로 마력을 체울 시간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으므로 마법을 외울 자세를 취했다.


"아아. 내 마력 말이야? 이미 거의 찼는걸?"


드라스노는 그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 마법 시전 자세를 취하며 주변에 푸른색 오오라를 뿜어댔다.


"뭐라고?"


초론은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드라스노가 가진 마력 양과 회복 속도는 초론의 상식 밖이었다.


"아까도 말했을텐데. 내겐 최고급 마석들이 넘쳐난다고."


드라스노가 씨익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초론은 잠시 절망스러운 기분이 들어 고개를 떨궜다.


"내 마력이 더 많을지, 네 생명력이 더 질긴지 해볼까? 그 전에 네가 쓰러져버릴건 뻔하지만 말이야."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초론을 보며 승리를 예감한 듯 드라스노가 여유롭게 말했다.


하지만 초론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채로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대답했다.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꺼다."


초론은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이 전투에서 물러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호오. 아직도 덤비려고 한다니 주제파악이 필요한 앵무새 같군."


드라스노는 자신이 마치 채찍을 든 사육사같은 표정으로 초론을 내려다봤다.


"와라."


초론이 거두절미하고 대답했다. 짧은 시간안에 강력한 혈마법들을 마구 시전하여 드라스노를 쓰러뜨릴 계획이었다.


단숨에 쓰러뜨리는게 가장 중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초론이 혈마법에 모든 생명을 빼앗겨 먼저 죽어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마 덴."


드라스노는 또 다시 동굴 안을 온통 암흑으로 만드는 마법을 가장 먼저 외웠다. 주변은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해졌다.


이런 폐쇄된 공간에서는 저 마법으로 전투를 유리하게 시작해왔겠지.


"라스모 무스로."


초론은 이번엔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곤 마법을 외웠다.


그러자 마치 작은 태양과도 같은 구체가 중앙에 생겨났고 동굴 안은 눈이 부실정도로 밝아졌다.


"아니, 뭐지? 내 상급 마법이?"


이번에 당황한건 드라스노 쪽이었다. 한번도 자신의 마법이 통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겠지.


"상급 마법 마저도 관계에 따라서 넘어버릴 수 있는 게 혈마법이다."


초론이 나지막히 말했다. 가장 시급한 시야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으므로 이젠 어떻게 가장 적은 생명을 소비하며 효율적으로 드라스노를 쓰러뜨릴 지 고민했다.


"메이렌스 카란!"


드라스노가 질 수 없다는 듯 또 다른 마법을 외웠다.


순간 엄청나게 뜨거운 화염이 드라스노 쪽으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쿨크랑 트라노."


초론은 그에 대응하여 어떤 혈마법을 떠올려 외웠다. 그러자 동굴 안은 순식간에 추워졌다.


치솟던 불길은 오히려 냉기가 어린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버렸다.


"별별 혈마법들을 제대로 배웠군. 누구한테 배운거지?"


드라스노가 의아해하며 물었지만, 초론은 묵묵부답이었다.


저런 놈에게 스승의 이름을 말해줄 생각따윈 없었다.


"그래봤자 넌 방금 그 두 마법들로 이미 몇년 동안 살아갈 생명을 갖다 버린거다. 내 마력은 무한하고!"


드라스노는 길길이 날뛰며 소리쳤다.


초론은 곰곰히 생각했다. 드라스노에게 정말로 마력이 무한정 있다면 저렇게 초조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 그 어떤 것도 무한한 것은 없다. 내가 드라스노의 한계보다 더 오래 버티면 된다.'


초론은 드라스노를 쓰러뜨리고 마네프 주인님과 단 몇 개월만 살 수 있게 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다른 혈마법을 외울 준비를 했다.


오랜 시간 드라스노의 공격을 피해다니기만 했다. 이번에야 말로 초론이 공격을 가할 차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앵무새였지만 마법 고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015 24.09.18 4 0 11쪽
14 014 24.09.17 5 0 11쪽
13 013 24.09.16 6 1 11쪽
12 012 24.09.15 7 0 11쪽
11 011 24.09.14 7 0 11쪽
» 010 24.09.13 9 0 11쪽
9 009 24.09.12 7 0 12쪽
8 008 24.09.11 9 0 12쪽
7 007 24.09.10 9 0 12쪽
6 006 24.09.09 10 0 11쪽
5 005(수정) 24.09.08 10 0 11쪽
4 004 24.09.07 13 0 12쪽
3 003 24.09.07 7 0 11쪽
2 002 24.09.07 7 0 11쪽
1 001 24.09.07 15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