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재 마법명가 버린 딸내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RRB
작품등록일 :
2023.07.16 03:28
최근연재일 :
2023.07.31 11: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524
추천수 :
24
글자수 :
90,361

작성
23.07.20 12:45
조회
34
추천
1
글자
13쪽

5화_1_영특한 신입 (5)

DUMMY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사라진 것 같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눈앞에 복잡한 구조의 동굴이 있었다. 연은 먼저 정신을 차렸는지 앞에 있는 상자에서 무언갈 뒤적이고 있다. 거기서 패널을 하나 꺼낸다. 내가 신음을 내며 울렁이는 속을 이겨내고 있을 동안 그녀는 패널을 훑는다.


“...생각을 잘해야겠네. 하리야, 우리가 받은 특전은 다음에 써야겠다. 여기서 쓰기엔 효율이 안 좋아.”

“뭐라고...?”


어지럽다. 난 그녀에게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잘 되지 않는다. 연은 날 보며 쿡쿡 웃더니 다시 패널을 읽는다.


“어디보자.... 우리 하리가 뭘 할 수 있을까. 종합 점수가 1위인 우리 하리가 할 만한 게....”

“으윽....”


턱.


휘청이는 다리로 일어섰다. 내 머리를 내가 손으로 꾸욱꾸욱 눌렀다. 좀 나아지는 느낌이다. 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몇 번 반복하니 어지럼증이 가신다. 속은 아직도 안 좋지만. 울렁이는 게 불쾌하다.


연은 제 손목에 찬 인터페이스를 몇 번 두드린다. 일전에 칸막이의 입구를 열 때 썼던 저 손목의 인터페이스. 연은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는 걸 멈추더니 나에게 패널을 넘긴다.


“넌 콘솔이 없으니깐 이걸 들고 다녀. 난 내 콘솔에 패널 전체를 다운 받아서 없어도 돼.”

“이게 뭐야?”

“이 게임을 소개해주는 패널. 게임은 이미 시작됐어. 지금은 아마 다른 팀들도 패널을 읽고 있을 거야. 대충 설명해주자면 우리가 있는 전장에서 괴물들을 죽이고 점수를 모으는 방식. 근데 니가 어떤 괴물을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는지 모르겠네. 튜토리얼에서 잡은 괴물이 뭐지?”

“좀비였어.”

“그럼 니가 상대한 괴물은 좀비 말고는 없는 거잖아? 그럼 그런 소형 인간형 괴물을 상대해야겠다. 패널 봐봐. 거기 전장의 지도도 나와 있거든.”


난 내 손바닥만 한 패널을 조작했다. 볼 수 있는 파일이 몇 개 없었다. 지도 파일이 있어서 열었다. 온전한 지도가 아니었다. 지도의 대부분이 편집되어 없어져 있다. 지도의 밑 부분엔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그 영역이 지도에 표시되는 식으로 갱신된다고 한다.


일종의 탐험을 해야 하는 거구나.


철컥-


소리가 나서 그쪽을 봤다. 연이 권총형 지시기를 확인하고 있다.


탁!


슬라이더를 놓으니 원위치로 돌아가는 지시기.


“연아.”

“음?”

“넌 특기가 뭐야?”


내가 아는 지시기와 미묘하게 다르게 생겨서 물었다. 총구가 길다. 처음 보는 형태였다. 연은 자신의 지시기를 허리춤에 꽂아 넣으며 답했다.


“사수.”

“사수?”

“이 지시기, 1층에서 유일하게 나만 가지고 있는 지시기야. 설명하려면 길어. 일단 저기, 위쪽으로 가보자. 갈 수 있지?”


복잡한 동굴 형태의 전장. 이런 공간에서는 수직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 웬만하면 위쪽에 있는 것이 더 좋다. 그녀가 말하는 곳은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면 들어갈 수 있는 굴이었다.


“당연히 갈 수 있지.”


난 보라는 듯이 경사를 오르기 시작했다. 양 손목에 있는 팔찌가 거슬리긴 하지만 속도를 줄이진 않았다. 곧 밑에서 연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파박!


그녀는 금세 날 추월해 위로 달려가듯이 올라간다. 발을 한 번 잘못 내디디면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다칠 텐데, 그녀는 예술적으로 발과 손을 놀리면서 위로 이동한다. 난 안전하게 가려고 동시에 두 손을 경사면에서 떼질 않는데 말이다.


그녀는 내가 경사의 막바지에 다다르자 나에게 손을 뻗었다. 난 그 손을 맞잡았다. 그녀는 날 끌어 올려주면서 또 그 미소를 짓는다. 틀림없다. 분명 날 또 작은 동물처럼 생각한 것이다.


연보다 잘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다. 괴물이 있지도 않는데 난 미리 상상을 연습했다.


한동안 걸어다가다 그녀가 물었다.


“굴이 깊네. 패널엔 뭐가 나와?”


자캣의 안주머니에 넣어놨던 패널을 꺼내 살폈다. 지도엔 달라진 것이 없다. 아직은 편집되지 않은 지역에 있기에 그렇다. 그치만 이 굴의 반대편부터는 지도에 아무것도 나와 있지 않다. 이것을 연에게 전달하니 그녀는 알겠다며 선두로 굴 안쪽으로 들어간다. 난 그녀를 따랐다.


터벅-


바닥이 매끈하다. 굴 전체가 그런 느낌이었다. 딱히 튀어나온 돌부리나 그런 것이 없다. 어둑하긴 하지만 앞을 못 볼 정도로 어둡진 않다. 연이 걸음을 빨리 해서 나도 덩달아 빨리 걸었다.


우리는 별일 없이 굴을 통과했다. 굴을 통과하니 패널의 지도가 새로고침된다. 난 지도를 연에게 보여줬다.


“단순하네. 여기 아이템이 있을 것만 같은데.”


그녀는 지도의 한구석을 톡, 짚는다. 내 눈엔 지도의 다른 부분과 별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여길 먼저 가보자. 나머지는 나중에. 저기, 입구 보이지?”


앞을 말하는 거다. 난 그녀가 말하는 입구를 봤다. 굴을 통과하니 나온 것은 두 개의 철문. 철문 앞에 상자가 하나 놓여 있다. 철문의 테두리엔 여러 전자 기기가 붙어 있는데 모두 척 보기에도 망가져 작동을 안 하는 모습이다. 불이 안 들어와 있다. 그러나 상자의 뚜껑에 있는 잠금장치는 불이 들어와 있다.


“내가 규칙을 알려줄게.”


연이 상자로 다가가 상자의 잠금장치를 건드린다. 버튼 두 개를 동시에 누르니 상자가 열린다. 난 그녀 옆으로 가 그녀가 상자 안에서 배터리를 꺼내는 걸 지켜봤다. 연은 배터리를 꺼내 두 철문 중 오른쪽 것에 삽입했다. 철문의 상단에 무언갈 끼우는 듯한 홈이 있었는데 배터리를 거기에 끼우는 것이었다.


우웅-


배러티를 끼우니 문에 있던 기기들이 불빛을 반짝인다.


“지금처럼 보통 배터리는 하나야. 한 번 끼우면 다신 열 수 없고. 두 문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거지. 그래서 끼우기 전에 지도를 확인하는 거야. 내 직감은 이 오른쪽 문 뒤에 아이템이 있을 것 같다는 거고.”


이해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철문의 스위치를 누른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옆으로 스르륵- 밀려난다. 연이 먼저 발을 들이고 내가 뒤따른다.


안은 더 어둑했다. 그래도 앞은 보였지만. 무슨 실험실 같았다. 선반엔 알 수 없는 화약 약품이 보관된 플라스틱 용기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다. 컴퓨터도 몇 개 보이고 서랍장도 보인다. 모두 오래되어 먼지가 잔뜩 쌓여 있다. 방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우리는 세 개의 문 중에서 또 선택해야 했다. 하나는 우리가 들어온 맞은편 벽면에, 다른 두 개는 각각 왼쪽, 오른쪽 벽면에 하나씩 나 있다.


“아까 니가 말한 곳은 오른쪽 문하고 가까운 것 같아.”

“정확해. 이 문으로 갈 거야. 근데 니가 알아야 할 게 있어. 잘 봐.”


연은 문에 있는 화살표를 가리켰다. 양방향 화살표였는데 가로로 놓여 있다. 무슨 뜻일까. 방금 연이 열었던 문에는 저런 화살표가 그려져 있지 않았다.


“이건 나중에 닫을 수 있는 문이라는 거야. 우리가 들어온 문은 한 번 열면 닫을 수 없어. 이게 중요해. 행여 우리가 괴물을 피해 도망쳐야 할 경우에 문을 닫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굉장히 중요하거든.”


내가 아, 하며 반응하자 연은 문을 연다. 문에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문은 드르륵- 하며 부드럽게 열렸다. 다만, 연은 문을 열기만 하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나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한다.


안에 괴물이 있나?


난 조심스레 그녀 옆으로 갔다. 안을 살폈다.


우리가 있는 것과 같은 방이다. 다만, 방 가운데에 키가 2미터가 넘어가는 좀비가 한 마리 서 있다. 2미터 반은 되는 듯한데 덩치도 크다. 서서 자고 있는 듯하다. 연을 내가 그 좀비를 확인한 걸 보고 문을 닫았다. 문은 부드럽게 닫힌다.


“저런 좀비를 거인이라고 해. 너, 저걸 즉사시킬 수 있어?”


난 고개를 저었다.


“그치. 학살자가 아닌 이상에야 저걸 즉사시킬 수 있는 조율자가 있을 리가 없어. 니가 염동력 계열의 마법을 쓴다는 걸 알아. 내가 지시기로 놈의 가슴팍을 쏠 거야. 그럼 거인이 깨어나겠지? 그럼 니가 마법으로 저걸 묶어 둬야 해.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1분 정도는 거뜬하게 묶어둘 수 있을 거야.”

“3초면 돼. 준비되면 말해. 문 열고 바로 쏠 거니깐.”


난 궁금한 게 생겼다.


“잠깐. 이 문이 저 거인한테는 작잖아. 니가 그냥 여기서 쏘면 저 거인은 못 들어오는 거 아니야?”

“좋은 생각인데.”


연은 한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해서 난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제 손을 거둔다.


“하지만 그건 안 돼.”

“왜?”

“저 거인이 문을 못 통과할 것 같지? 할 수 있어.”

“뭐...?”

“그치만 지금 그걸 증명하는 건 위험한 일이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원하지 않아도 볼 수 있을 거야. 그거, 꽤 징그러운 장면이거든. 일단 마법을 준비해.”


거인이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으나 연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럴 이유도 없는 듯했고. 난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연은 문의 버튼을 눌러 문을 연다.


드르륵.


문이 옆으로 밀려나면서 열린다. 연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그녀는 문이 반쯤 열렸을 때 이미 지시기로 거인을 조준하고 있었고,


철컹!


연의 자세가 지시기의 반동으로 잠시 무너진다.


퍽!


거인의 가슴팍이 통째로 날아갔다. 누군가 망치로 가슴을 으깬 것처럼, 뭉개지면서 뒤로 떨어져 나갔다.


꿈틀!


거인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기괴하게 좌우로 늘어진 얼굴에 붙어 있는 네 개의 눈동자가 자신을 기습한 공격자들을 향한다.


난 마법을 사용했다.


우드득!


우리에게 걸어오려던 거인의 발을 억지로 붙잡았다. 거인은 잠시 제 발을 본다. 그것은 연의 두 번째 탄환이 거인의 머리를 날려버렸을 때였다.


철컹!


방을 울리는 묵직한 소리. 지시기에서 날아간 탄환이 거인의 머리 정중앙을 관통했다. 가슴팍이 으깨지면서 떨어져 나갔을 때처럼, 머리가 그렇게 되었다. 거인의 몸뚱아리가 휘청- 옆으로 기울더니,


쿵!


바닥을 울릴 정도로 세게 넘어졌다. 연은 내가 무엇을 하지도 않았는데 내 몸을 손으로 가로막으며 말한다. 표정이 진지하다.


“가만히 있어.”


그녀의 말을 따랐다. 연은 방 안을 노려보며 기다린다. 나도 그녀를 따라 기다렸다. 방 안엔 아무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무언가 있다는 듯이 방 안을 경계한다. 문을 넘지도 않고. 지시기로 안을 겨누고 있으나 내 눈엔 아무것도-


홱!


무언가 날아들었다. 너무 빨라서 난 그것을 보지도 못했으나,


탕!


지시기의 총성. 허공에서 무언가가 퍽! 하고 총알을 맞아 떨어진다. 난 그것의 사체가 바닥을 누르고 나서야 그 정체를 알아봤다.


커다란 벌레였다. 내 허벅지처럼 큰 것이 조그만한 다리가 수십 개가 나와 있다. 머리엔 더듬이가 여러 개. 벌레의 몸 전체가 진득한 갈색의 무언가로 덮여 있다.


“거인에 집중해.”


연이 말했다. 내 시선이 벌레에서 거인으로 옮겨갔다.


꾸물-


거인의 뚫린 가슴팍에서 같은 모양의 벌레들이 나온다. 한 마리, 두 마리. 난 빠르게 반응했다. 마법으로 둘을 동시에 잡아놨다. 연은 두 발을 연속으로 발사했다. 두 벌레에 한 발씩. 벌레는 즉사했다. 두 마리가 죽으니 더는 나오질 않는다.


“이제 없어.”


연이 지시기를 자신의 허벅지에 꽂아 넣으며 말한다. 그녀는 또 날 쓰다듬으려고 한다. 피했다.


“그러지 한 번만 하게 해줘. 응?”

“싫어.”


칫.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삐진 표정을 한다. 그래도 싫은 걸 어떻게 해. 내가 계속 싫다는 표정을 지으니 연이 먼저 표정을 풀었다.


“그래도 첫 거인치곤 잘했어 하리. 거인에서 나온 헤르스한테 바로 마법을 쓴 거, 정말 좋은 판단이었거든.”

“헤르스가 저 벌레 이름이야?”

“맞아. 저 역겨운 벌레의 이름이지. 봤잖아, 니가 반응도 못할 정도로 튀어나오는 거. 두 마리가 동시에 그랬으면 나도 까다로웠거든. 아마 한 마리는 니 얼굴에 달라붙었을걸?”


으으...!


상상한 해도 싫어서 난 얼굴을 찌푸렸다. 연은 그런 날 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지금처럼만 하면 돼. 난 헤르스에 반응이 되거든. 그게 내 능력이야. 내가 학살자가 아닌 사수인 이유이기도 하고.”

“그건 무슨 말이야?”

“나중에 멀한테 물어 봐. 멀이 너 잘 챙겨주던데. 특히 잘. 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닌가 몰라.”

“.......”

“농담. 움직이자.”


연은 바로 앞에 있는 벌레 사체를 넘어 움직였다. 반면 난 벌레를 돌아서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천재 마법명가 버린 딸내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화_2_인정을 받는 (7) +1 23.07.31 15 1 12쪽
15 15화_2_인정을 받는 (6) 23.07.30 16 1 12쪽
14 14화_2_인정을 받는 (5) 23.07.29 19 1 12쪽
13 13화_2_인정을 받는 (4) 23.07.28 13 2 12쪽
12 12화_2_인정을 받는 (3) 23.07.27 16 1 12쪽
11 11화_2_인정을 받는 (2) 23.07.26 17 1 12쪽
10 10화_2_인정을 받는 (1) 23.07.25 22 1 14쪽
9 9화_1_영특한 신입 (9) 23.07.24 24 1 13쪽
8 8화_1_영특한 신입 (8) 23.07.23 22 1 12쪽
7 7화_1_영특한 신입 (7) 23.07.22 21 1 13쪽
6 6화_1_영특한 신입 (6) 23.07.21 30 1 13쪽
» 5화_1_영특한 신입 (5) 23.07.20 35 1 13쪽
4 4화_1_영특한 신입 (4) 23.07.19 39 2 12쪽
3 3화_1_영특한 신입 (3) 23.07.18 54 3 13쪽
2 2화_1_영특한 신입 (2) 23.07.17 66 2 12쪽
1 1화_1_영특한 신입 (1) 23.07.16 116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