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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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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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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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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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2)

DUMMY


새하얀 아공간이 푸른 마력이 잠식당하며 뒤틀린다.

그러자 그 뒤틀린 공간이 아공간이 아닌 전혀 다른 공간을 불러왔다.


“너희는 아공간이 무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해? 그저 마석 대재해를 피하기 위한 대피소?”


백민호가 변해가는 아공간에서 김윤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니, 이곳은 하나의 연결 다리. 애초에 그걸 잇기 위해 우리가 이곳에 오게 된 거였어. 마석 대재해가 시작된 이유가 곧 이 공간이니까.”


그가 손을 뻗어 뒤틀리는 공간, 변해가는 공간을 가리켰다.


“모두 보라고. 이게 이 공간의 존재 이유니까.”


그것은 지구였다.

마석 대재해로 멸망을 맞이한 지구의 모습말이다.

그것이 지금 아공간에 뒤섞이고 있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공간이 연결되고 있었다.

포탈을 통한 이동이 아닌, 공간 그 자체를 연결한 것이었다.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정면의 공간이 지구로 통하는 하나의 길로 변했다.

포탈이 없이도 지구로 향해진다는 뜻이었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길로 말이다.


“하나의 길이 이어졌다.”


지금 이 공간의 변화.

그 자체로 아공간에는 격변이나 다름 없다.

그야 지금까지는 몬스터의 습격에서 안전하던 땅이 이제는 없어졌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격변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공간의 뒤섞임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이지우가 일대가 푸르게 물들 정도로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양팔을 벌리며 추가로 공간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잇고 이어라. 길을 잇는 자여.”


백민호는 그 모습을 흡족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당장 멈춰라!”

“그만둬!”


그러나 그것에 대해 만족하는 오직 그뿐이었다.


노호수가 폭풍을 쏘아내고, 김윤이 창에 마력을 휘감아 내던졌다.

그러자 둘의 공격이 합쳐지며 마력과 폭풍을 휘감은 창이 이기한을 노렸다.


“안 된다니까.”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을 백민호가 아니었다.

그가 마력을 이용해 거대한 장벽을 생성했다.

창은 그것을 뚫지 못한 채 박살이 났다.


“가만히들 보고 있으라니까? 이게 그나마 누군가라도 살 수 있는 길이라고.”


그사이 공간의 변화는 한 단계 더 진행됐다.


쿠드드드득!


이번엔 이전과 같은 거대한 변화는 아니었다.

눈부신 섬광이 휘감겨 있는 원들.

지금 시대의 사는 이들이라면 모두 아는 그러한 것이었다.


포탈.

아름 곳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포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정확히는 그 포탈이 존재하던 땅을 불러왔다.

마석과 연결된 땅으로 향하는 길이 곳곳에 열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전에 일어난 변화보다 더욱 큰 변화였다.


마석 던전의 포탈은 몬스터를 토해내는, 지옥의 입구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입구가 지금 아름과 모조리 연결되고 있는 것이었다.


“이게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요······?”


지금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이, 신윤아가 중얼거렸다.

그녀는 지구 바깥에서 저러한 던전과 맞서던 리터너.

저것이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이겠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 애초에 저것들은 이 공간 안에 있어야 했거든. 그런데 포탈이 아니라 내부가 연결되어야 하는데 마력이 부족했나?”

“하하······.”


그녀는 곧장 흑호를 몸에 둘렀다.

마치 새카만 갑옷처럼 그녀에게 딱 달라붙는 흑호.


콰앙!


신윤아는 그 즉시 이지우를 향해 포탄처럼 쏘아졌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을 흑호와 합쳐진 손으로 찢어발기며 그 너머에 있는 이지우를 노렸다.


조종하는 사람을 노릴 바에 이러한 일을 만드는 원인 그 자체를 배제한다.

그녀의 능력만 없어진다면 이 이상의 일은 벌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마력을 집어삼켜 덩치를 부풀린 거대한 흑호의 앞발이 휘둘러졌다.

이지우를 짓뭉개기 위함이었다.


“이미 늦었다고.”


콰아아앙!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백민호가 막아섰다.

그의 전신을 두른 마력이 그의 근력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이 친구를 죽이면 이 공간을 되돌리지도 못할 걸?”


단순한 방출.

그러나 막대한 마력의 양이 그것을 웬만한 스킬보다 강하게 만들었다.


콰과과과!


그의 손바닥에서 쏟아지는 마력이 흑호의 앞발을 소멸시키고 신윤아를 집어삼켰다.


“뭐, 살아 있다고 한들 웬만한 도시에 있는 사람들의 마력을 다 바치지 않으면 닫을 수는 없을 테지만.”

“······뭐?”


김윤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해서 되물었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의 마력을 다 바쳐······?”


그의 시선이 이지우의 등 뒤로 연결된 푸른 실로 향했다.

그것은 그녀가 나온 공간을 너머 연결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살던 곳은 섬광이라는 도시.

방금 백민호가 말한 것의 뜻.

지금 그녀는 섬광에 있는 이들의 마력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었다.


“너, 너··· 섬광의 사람들을 어떻게 했지?”

“아, 그들은 숭고한 희생을 했지.”


섬광 역시 아름보다는 작으나 거대한 도시.

몇만의 사람이 살고 있는 그러한 도시였다.

지금 그는 그러한 이들을 모조리 학살한 것이었다.

그들이 지닌 마력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것으로 말이다.


“박건영이 만든 기술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는 못했겠지만 말이야. 그놈이 기술 하나는 잘 만들더라고.”


그러나 그의 말투, 표정 그 모든 것은 그러한 학살을 자행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그들을 인간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에게 그들은 대의를 위한 희생 그러한 것조차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목숨이 신경 쓰이는 건가? 흠······. 어차피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잖아. 그리고 앞으로 엮일 일도 없는 사람. 그런데 그렇게 신경이 쓰이나?”


백민호가 팔짱을 꼈다.


“그냥 예전에 살던 것처럼 반대쪽 땅의 소식을 뉴스로 보는 거랑 다를 게 없다고.”

“네가 죽이고 연관이 없다고?!”


김윤이 마력을 쏟아냈다.

방출과 흐름이 뒤섞긴 마력의 광선.

회오리치는 마력이 백민호를 집어삼켰다.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김윤이 바닥을 강하게 박차며 쏘아졌다.


“인간이니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거라고.”


백민호가 김윤의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 세상이 멸망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그리고 반격을 가했다.


박건영과의 전투로 인해 모두가 지쳐있는 상황.

더군다나 잔당의 도주와 본대의 합류를 막기 위해 제대로 된 회복조차 하지 못한 상태였다.


반면 백민호는 현재 최고의 컨디션.

지금의 그들로는 이겨낼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다시금 찾아올 거대한 재해를 말이다.


‘아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저자를 이대로 두면 더 많은 이가 죽을 테니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그는 그렇게 다짐했으니 말이다.


김윤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한참은 부족한 마력.

그럼에도 그는 포기 하지 않았다.


기억의 지도라는 새카만 채찍을 꺼내들고, 한 손에선 지도를 불태웠다.

그의 왼손에 권총이 생기며 불을 뿜었다.


총 다섯 발의 총탄이 백민호를 노리고 날아갔다.

그러나 그가 몸에 두른 마력 앞에 허무하게 막힐 뿐이었다.

하지만 그 공격은 이어지는 하나의 스킬을 위한 것.


최후의 한 발.

목표를 지정, 단 한 발의 원거리 공격을 날리는 스킬.


그의 손에 들린 권총이 마력을 흡입하며 덜덜 떨렸다.

지금 이 총탄을 토해내면 자신이 망가질 것이라는 경고였다.


김윤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이러한 무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그였으니 말이다.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조준된 총탄이 마력을 휘감으며 쾌속하게 쏘아졌다.


콰앙!


동시에 권총이 박살이 났다.


김윤은 권총 파편을 곧장 흩뿌리며 채찍을 휘둘렀다.

기억의 지도의 길이가 늘어나며 백민호를 향해 쇄도했다.


백민호는 마력으로 방패를 만들어 총탄을 막아냈다.


콰드득!


그러나 그 위력이 상정 이상이었기에 방패가 박살나며 총탄이 팔을 파고들었다.

이어 그 틈을 노리고 다가오는 채찍.


쩌엉!


새카만 채찍이 백민호의 가슴팍을 강하게 후려쳤다.


그 충격에 그의 몸이 뒤로 크게 밀려났다.

내상이라도 입었는지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거 신기한 공격이네.”


백민호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회수되는 채찍을 바라보았다.

저것을 닿는 순간 그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불쾌한 기억을 떠올렸다.

감정 하나에서 피어나는 기억이었다.


분노가 솟구쳤다.

이러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 그에게.

당장이라고 그를 바닥에 처박고 짓밟고 싶었다.


“하지만 더 큰 미래를 위해서는 참아야겠지.”


하지만 그는 참았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김윤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김윤, 나와 함께 가자.”


그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뻗었다.


“아직 길을 만드는 일은 끝나지 않았어. 아니,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같은 길을 만드는 자로서 뭉칠 때야. 이미 길을 잇는 자는 확보했어.”


백민호가 이지우를 바라보았다.


“거기에 길을 비트는 자인 나 역시 이곳에 있지. 마지막 한 명은 찾지 못했지만, 곧 찾을 예정이고 말이지.”

“내가 같이 갈 거라고 생각해?”

“흐음, 협력하는 게 좋을 걸? 지금까지 협력하지 않았던 길을 만드는 자들은 파멸의 길로 향했거든.”


백민호가 뺨을 긁적였다.


“뭐 당장 따라오고 싶지 않으면 공간의 기억이라도 읽어봐. 네 특기잖아? 그럼 알게 될 테니까.”


김윤은 답하지 않았다.

그저 채찍을 휘두를 뿐이었다.

마력을 통해 강화를 한 채찍이 허공을 찢으며 다시금 백민호를 노렸다.


“그 기분 더러운 무기는 좀 치우고.”


그가 폭풍을 일으켜 채찍의 방향을 틀어냈다.

이어 새하얀 섬광을 쏘아내 채찍을 들고 있는 김윤의 손을 불태웠다.


“크으으윽······!”

“길을 만드는 자니까 이 정도로 봐주는 거야. 하지만······.”


그가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노호수와 신윤아를 바라보았다.


“다른 놈들은 아니지.”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그의 몸 주위에서 수많은 마력의 구체가 만들어졌다.

놀랍게도 그것은 하나하나 다른 속성을 지니고 품고 있었다.


백민호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많은 마력의 구체가 일제히 쏟아졌다.

그것은 뒤섞여 마치 무지개의 빛깔처럼 보였다가 이내 새카맣게 물들었다.

모든 속성과 그것의 색상이 하나로 섞였기 때문이었다.


콰과과과과!


하나로 뒤섞여 새카만 어둠이 된 마력이 일대를 휩쓸었다.


“크윽!”


노호수는 다급하게 폭풍의 방벽을, 신윤아는 흑호를 몸에 둘러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그러한 것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마력이 부족한 그들의 상태로는 말이다.


쏟아지던 어둠이 사나운 총탄이 되어 신윤아와 노호수의 전신을 꿰뚫었다.


“크··· 헉······!”


핏방울이 비처럼 쏟아졌다.


“백민호!”


그모습에 다시금 분노를 터트리는 김윤이 돌진했다.


“흐음. 이기한, 마력은 얼마나 남았지?”

“섬광의 마력은 다 썼습니다. 다른 도시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가.”


백민호가 김윤에게 어둠과 바람을 뒤섞은 덩굴을 쏘아내며 변해버린 주변을 살폈다.

망가진 서울이 뒤섞이고, 마석 던전의 입구인 포탈이 가득해진 아름.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다른 도시의 위치도 찾아뒀었지?”

“네.”

“이동한다. 먼저 출발해.”


그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기한이 이지우를 조종하며 아름을 벗어났다.


“멈춰-!!”


김윤이 자신을 휘감는 덩굴을 찢어내며 소리쳤다.


“다음에 보자고.”


그러나 그것이 끝일 뿐 그는 도시를 벗어나는 백민호를 막지 못했다.


백민호가 손가락을 뻗었다.

그러자 그곳에서 뿜어져 나온 섬광의 폭포가 김윤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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