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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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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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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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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장님, 위기일발 (1)

DUMMY

15


회장님, 위기일발 (1)






“우주에서 외계인을 찾는 거랑 비슷한가요?”


“그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죠.

아직 지구 외의 다른 행성에서는 생명체의 흔적조차 못 찾았잖아요.

하지만 여기 게이트 밖 이세계(異世界)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게 확인되었잖아요.

이렇게 풍부한 생명들 중에서 지성이 있는 존재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하지연이 안내한 건축물은 확실히 인공적으로 건축한 것이 확실해 보였다.

좌우 대칭의 모양을 하고 있었고, 내부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었다.

통로는 계단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선형으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인간 정도의 체형을 가진 존재가 보행하기에 편리하게 되어 있었다.


일행은 하지연의 안내를 받아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통로에는 환한 조명 장치가 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안핬다.


“지구의 나이가 46억년 정도인데, 인류가 등장한 건 불과 수백만 년 전입니다.

아직 현생 인류 같은 지성체가 나타날 정도의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묵묵히 같이 걸어가던 남강민이 자기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게요.

만날 몬스터만 나오고, 엘프나 드워프는 없으니 아쉽네요.”


조용히 듣고만 있던 채일우는 오랜만에 입을 열고 대화에 참여했다.


“그게 다행일 수도 있죠.

엘프가 폭격기를 타고 지구에 나타난다던가, 아니면 드워프가 핵무기로 인류를 공격한다거나 한다면 더 끔찍할 수도 있잖아요.”


에이프릴도 끼어들었다.


지성체라...


“모르죠.

최초의 게이트가 공식적으로 발견되기 이전에도 크고 작은 게이트가 이미 존재해서 아주 오래 전부터 지구와 이세계 사이에서 교류가 있었는지도 모르죠.

인적 교류도 이루어져서 과거의 지구인이 게이트를 넘어가기도 하고, 이세계의 존재도 지구에 와서 지구인인 척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요.”


백 년 전 소설에도 있지 않았나.

마법사들과 평범한 인간들이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세계의 이야기.


“그럴 듯 합니다. 회장님.”


채일우는 열심히 고개를 움직이며 유진의 의견에 동조하였다.


‘별로 진심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하지만 이제 유진도 그룹 회장이라는 자리가 때로는 없던 진심도 만들어내는 지위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연은 흥미로운 듯 유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일행은 수직 통로의 가장 아래쪽에 도착하였다.


통로의 끝은 양문형의 여닫이문으로 막혀 있었다.


“이 건축물, 방금 걸어온 통로.

모두 인공 건축믈로 추정되고, 지성체가 최소한 과거에는 존재했다는 유력한 증거에요.

하지만 정말 결정적인 증거는 저 문이죠.”


하지연은 정면을 향해 응시했고,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아무리 봐도 문으로 보이는 두 개의 직사각형이 세워져 있었다.


“다들 여기 처음 와 보셨을 거예요.”


“그러네요.

이 건축물 자체를 처음 알았습니다.”


남강민이 하지연의 말에 맞장구쳤다.


“선유도 게이트 자체가 많이 잊혀졌죠.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곳도 아니고, 자원 개발이 한창인 곳도 아니니까요.

이곳도 그냥 평범한 돌산인 줄 알았는데, 부속 건물을 위해 석재를 채취하다가 발견되었어요.

돌을 열심히 치우다보니 이렇게 생긴 좌우대칭형의 건축물이 나오더라고요.”


하지연은 팔을 벌려 건물이 대칭형임을 강조했다.


“좌우 대칭이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러니까요.

방금 지나오신 그 통로도 너무 인공적이고, 무엇보다 확실한 건 저 문이죠.”


“그냥 아무 문양도 없는 문이네요.

저 문 뒤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나요?”


에이프릴도 호기심을 표시했다.


“아무도 몰라요.”


“네?”


“저 문 뒤에 뭐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요.”





***





“그럼 저 문을 제7 본부에서 설치한 게 아닌가요?”


“전혀요. 우리는 문을 열려고 시도했죠.”


하지연의 설명에 따르면 몇 년 전에 지금의 건축물이 발견되었고 수직 통로 끝에 있는 저 문도 찾아냈다.

당연히 문을 열어보려고 시도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다 했다.


“열쇠 구멍 같은 건 없네요.

그럼 그냥 때려부수거나, 폭파 시키는 건 어때요?”


“폭파를 하면 이 건축물 자체가 무너지니까요.

문화재나 고대 유물은 아니지만 아직 어떤 가치가 있을지 확실치 않은데, 때려부수고 볼 수는 없잖아요.”


“그렇긴 하네요.

하지만 소형 폭약이나 건설도구 같은 걸 동원해서 억지로 열어볼만 한데.”


“최대한 시도는 해봤는데, 안 열렸고요.

문이 저렇게 거부하고 있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거라 더 이상의 강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한 건 저걸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일행의 눈길이 하지연의 손을 따라갔다.

그녀의 손가락은 문 바로 옆에 있는 벽 중간 어디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머, 귀여워라!”


에이프릴의 뜬금없는 반응이 터져 나왔고, 다른 사람들도 다가가서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이때 하지연의 눈길이 유진을 향했다.


유진도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하지연이 자신을 쳐다봤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거 분명히 손바닥 맞죠?

남자의 손바닥인 것 같은데.”


“부산 ‘스타의 거리’에 있는 영화 배우 손모양 동판도 아니고, 왜 이런게 여기 있죠?”


유진도 하지연을 제외한 세 사람은 떠들면서 자신의 손바닥을 벽과 맞쳐보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이목이 다른 쪽에 몰린 틈을 타서 유진은 하지연에게 질문했다.


“저것도 하 박사님이 만든 거예요?

비망록 표지에 있던 거랑 비슷한데요?”


“몰라요.

그런 기록은 못 봤어요.”


개연성은 충분하다.

선유도 게이트 자체가 인류가 제일 처음 발견한 게이트인데, 하지은이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이세계에서 대해 연구한 장소가 아닌가.


유진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회장님이 한 번 해보세요.”


“저희들하고는 다 안 맞네요.”


“해보세요. 회장님.”


일행의 응원을 등에 업고 유진은 손을 뻗쳐 벽에 대었다.


‘손바닥 사이즈가 정확하게 들어맞으면 문이 열리고.

문 뒤에는 뭔가 주인공을 위한 고대의 유물이 기다리고 있고.

너무 뻔한 클리셰인가?’


뻔하지만 기대되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민망했다.


심지어 하지연도 살짝 실망한 것 같은 표정.


‘아니, 애초에 땅속에서 발견된 손바닥 모양과 내 손이 일치할거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지.’

이런 반발심이 생겼지만, 그래도 민망했다.


이때 에이프릴의 명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회장님 손모양이랑 비슷한데, 살짝 다르네요.

저 손의 주인공이 좀 더 근육질인 거 같아요.”


말을 하면서 에이프릴은 문을 밀고 있었다.


“닥터 에이프릴, 그만하세요.

그렇게 해서 열릴 거면 제7 본부에서 벌써 열어봤겠죠.

이 사람들이 바보인가요?”


“그래요. 에이프릴 박사님.

운동은 피트니스 클럽 가서 하시고요.”


그러고보니, 집에 피트니스 기구를 잔뜩 갖다 놓은 방도 있었던 거 같은데.

남자 두 명은 에이프릴이 하는 쓸데없는 행동을 말리고 있었다.


“놔두세요.

원래 여기 오신 분들은 이것저것 해보다 안되면 마지막에는 꼭 저 문을 밀어봐요.

결국 최종적으로는 힘으로 하려는 원시인의 기질이 우리에게 있나 봐요.”


하지연은 웃으면서 유진을 바라봤다.

마치 당신도 밀어보라는 듯이.


그래, 남들처럼 손바닥도 비교해보고 문도 밀어보고 하자.

어차피 오늘은 게이트를 체험하러 온 거다.

이것저것 만져보고 느껴보자.


유진은 에이프릴이 밀고 있는 반대쪽 문 앞에 서서 문을 미는 시늉을 했다.


역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미는구나.’


건장한 남자 둘이 구경만 하는 가운데, 에이프릴은 정말 진심으로 문을 밀고 있었다.

뭘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모습을 보니 지금처럼 흉내만 낼 수는 없다.


-끄응.


슬슬 힘을 주기 시작했다.


‘힘들다.’


용병 일을 할 때는 체력에 생명이 달린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하고 육체를 관리했는데, 몇 년의 투병 끝에 지금은 평균 이하의 체력만 남았나 보다.

‘오늘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이제 꾸준히 운동을 해야지.’


유진의 시선이 에이프릴을 향했다.


‘심심하면 같이 운동하자고 할까?’


그 넓은 공간에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앞으로 박사랑 종종 이야기하면서 친하게 지내야겠다.


에이프릴은 그가 여기서 눈뜨면서 제일 먼저 만난 22세기의 사람이다.


‘무엇보다 예쁘지.’


-끼이익.


응?


“문이 열린다.”


“그만하세요! 회장님.

문이 열렸어요!”


추락한다.





***





문을 힘껏 밀던 자세 그대로 추락하면서 유진은 아래쪽을 봤다.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관성과 무게 때문에 유진의 머리가 자연스럽게 아래를 향했다.


유진은 본능적으로 그 탄력을 활용해서 상체를 다시 위로 올려 머리를 보호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래봤자, 의미가 없어.’


몇 미터 구르고 말 거라면 머리를 보호해야겠지만.


낙하는 몇 초로 끝나지 않았다.


계속되는 추락.



‘차라리 머리를 아래로 해서 앞을 살피는 게 낫겠어.’



아래를 앞이라 하면 어색하지만, 지금 진행 방향에서는 분명히 앞이었다.



가속도가 붙으면서 추락 속도는 계속 빨라지는데.



여전히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절벽이라면 차라리 바위틈으로 자라난 나뭇가지를 잡을 기회라도 있을 텐데.



끝도 없는 무저갱 속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다.





‘박사는?’




다행히 에이프릴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아까 같이 문을 밀던 그 간격 그대로 같이 추락하고 있었다.



미혼 남녀가 같이 죽었으니 귀신이 되어도 덜 억울할까?



가족은 없으니 회사에서 둘이 영혼 결혼식이라도 시켜주려나?



거짓말 전혀 안보태고 0.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수많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대부분은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이때 에이프릴과 눈이 마주쳤다.



기절한 줄 알았는데 그녀도 또렷이 의식이 있다.



‘생각보다 담이 크네.’



그녀도 유진과 눈이 마주치자 입을 벌려 뭐라고 소리를 쳤다.



안 들린다.



‘알아서 떨어지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추락을 멈출 방법이 없다.



‘아까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에 고집 부리지 말고 인공 각성을 하고 올 걸 그랬나?’



-슝



-슈웅




-슈우웅





‘이러다 추락 속도가 음속을 돌파하겠네.’





대책 없는 추락이 이어진다.






-피융




날카로운 파공음이 유진의 귀에 들렸다.




뭔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그 소리는 추락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유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유진의 아래에서 같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지?’




뭔가 번쩍이는 것이 보이는데 확실치 않았다.




‘대충 모양은 둥근 것 같은데.’




잠시 후 유진과 상대 속도를 맞춘 원형의 물체는 윗면에 있는 유리창을 열어 그를 삼켰다.





-씨잉




머리부터 떨어진 유진을 받아낸 물체는 순간적으로 회전하면서 그의 위상을 반대로 돌렸다.



이제 유진은 상체가 위로 간 안정된 자세로 뭔가 푹신한 의자 같은 곳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옆에 에이프릴도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을 수용한 원형의 물체는 이제 단순한 수직 운동이 아니라 조금 다른 궤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강 운동의 각이 180도에서, 170도, 160도로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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