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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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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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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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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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개막전(2)

DUMMY

오키나와의 어느 카페.

박사장은 내게 또 하나의 소식을 알리었다.


“오퍼가 늘었다고요?”


재규어스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두개의 국내 팀 오퍼가 늘어났다고 박사장이 말하였다.


“네, 특히 재규어스의 금액이 상당합니다.”


옵션까지 포함하면 5억 정도 되는 수치였다.

1년에 5억이라니···.

엊그제 노가다 하던 시절이 우습게만 느껴졌다.

지금 <죽어도 야구> 출연료의 몇십배이기도 하니깐.


“하지만 전···.”


국내에 남는다면 마린스에 가고 싶었으니까.

허나 재규어스에서 괜찮은 오퍼를 한다면 이 어찌 거부할 수 있을까.

이성과 가슴이 부딪치는 상황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마린스에 가고 싶어한다는 걸. 저도 고향이 그쪽이다 보니 왠만하면 마린스랑 했으면 하기도 하고요.”


아, 박사장도 창원 사람이었지.


“그럼 어떻게 하죠?”


이대로면 재규어스의 계약을 받아들어야 할 거 같기에.

방법이 있나 싶어서 박사장에게 물어봤다.


“걱정마세요. 마린스 모기업도 돈 많아요.”

“그건 그렇죠.”


돈을 쓸데 없는데 자주 써서 그렇지.

마린스의 모기업, 해강 그룹은 야구계의 큰손이었다.

물론 그만큼 마린스 팬들이 많아서 돈을 푸는 거겠지만.


“뭐, 생각이 있으면 좋은 제안 할겁니다. 저도 노력할거구요. 이덕씨는 이 부분에 대해 신경쓰기보단 훈련에 집중하시는게 맞습니다.”

“그치만, 제 문제이다 보니 신경이 안쓰일 수는 없네요.”


아무래도 앞으로의 운명이 결정되다 보니까.

계속 머리에 맴도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덕씨. 그럼 이덕씨가 원하는 기준이 있어요?”

“음···. 그건 말이죠.”


원하는 건 딱 두가지였다.

선발 기회 보장과 옵트아웃.

아무래도 선발로 뛰어야만 내 추후 몸값도 높아지고 대우도 달라지니깐.

또한 옵트아웃은 솔직히 미국을 염두한거다.


‘아직은 멀었지만, 증명이 된다면 빨리가고 싶으니까.’


“금액적인 부분은 상관없나요?”

“그건 괜찮습니다. 당장의 돈보다는 미래에 벌어드릴 돈이 중요하니까요.”


어짜피 지금은 많이 못번다.

증명을 해서 성적을 낸 뒤, 그 이후의 금액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렇기에 지금은 기회가 더 중요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참고해서 구단하고 협상을 하도록 하죠. 아, 그리고.”

“···?”

“만약 직접적인 오퍼가 오더라도 저하고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혼자서 계약했다가 장난질 하는 경우 더럿 봐서요.”

“진짜요?”

“네, 흔히 뽀찌라고 하죠. 단장이 돈을 더 줄테니 선수에게서 몰래 계약금을 빼돌리는 짓을 하더라고요.”


그런 짓을 대기업에서 시도하다니.

참으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사장님이 그러지는 않겠죠?”

“괜히 황금알 낳는 거위를 자를 필요는 없죠.”


나에 대한 기대가 상당한 모습이었다.

물론 내가 보여준 모습은 확실히 나도 기대가 될정도니까.


“일단 편하게 생각합시다. 시간은 저희 편이 될테니까요. 전에 말했다시피 투수 수요는 갈수록 늘어요.”

“넵!”



###




오키나와에 도착한지도 2주가 흘렀다.

이미 재규어스와 소프트뱅크 3군과의 경기는 끝이 난 상황.

<죽어도 야구>팀은 이제 국내로 향할 채비를 시작했다.


“다들 모여봐요.”


일본을 떠나기 전.

박세근 pd는 일정을 정리하기 위해 모두를 불러모았다.

바로 그들의 훈련 장소인 오키나와 스타디움에서.


“다 모인건가요?”

“잠시만요. 제가 확인해 볼게요.”


정지택이 모든 멤버들을 하나 둘 씩 확인하기 시작했다.


“빠진 멤버는 없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일단 공지사항을 얘기해야 하니 집중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에 부스터즈 멤버들이 박세근 pd를 바라보았다.


“우선 이번 스프링 캠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뭘 뽑거나 하지 않는데 이번 시청자 게시판에 이런 글이 올라와서요.”


박세근 pd가 보여준 글.

그것은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활약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자는 얘기였다.


“이 글에 추천수나 조회수가 꽤 많기도 하고 저희 측에서도 어쨌든 방송에서 활약을 한건데 보상을 안해주긴 그렇더라고요. 배중근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고요.”


<죽어도 야구>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가 배중근 감독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저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여튼 이번에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스프링 캠프 mvp 시상식을 말이죠!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냥 용돈 수준입니다. 하하.”


실제로도 스타플레이어 출연진에게는 용돈 수준이었다.

허나 그들 중에는 하꼬들도 있었으니.

그들에게는 이 상금 또한 귀하기 그지 없었다.


“근데 솔직히 다들 예상 가시죠?”


박세근 pd의 말에 모두가 한 남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나이덕이었다.


“···.”


나이덕은 말이 없었다.

하지만 속으로 자신이 받지 않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양심이 있으면 나를 줘야지.’


그도 그럴께 활약상이 가장 컸던 것도 나이덕이었고.

경기에서의 퍼포먼스도 나이덕이 가장 잘 보여줬다.


“저, 점마. 몰래 웃는데요.”

“야, 이덕아. 암만 네가 잘했다지만 그래도 시상 전에는 좀 포커페이스 좀 해라.”


선배들의 말에도 나이덕의 웃음은 멈추지가 않았다.

세상에 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냥 바로 공개하죠. 나이덕씨. 여기로 와요.”


당연하다는 듯 걸어나오는 나이덕.

그런 모습이 선배들은 얄밉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귀여웠다.

한때 자신들도 저랬던 시절이 있었기에.


“다들, 박수라도 쳐주시죠.”


이제는 뻔뻔하게 박수 유도까지 하는 나이덕.


“점마, 돌았나.”


이창호는 순간 한대 치고 싶다는 욕망도 들었다.

허나 한편으로는 나이덕이 밝아졌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주먹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야, 그 돈으로 뭐할거냐?”


돈을 받자마자 탐을 내는 마흔 둘의 아저씨.

은근 슬쩍 나이덕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자 나이덕은 웃으면서 말했다.


“저희 엄마 줄건데요.”


자신이 불속성 효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 그래···.”


순간 술이라도 한 잔 하려고 했었지만.

마흔 둘 아저씨는 엄마 줄 돈까지 뺏는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야, 니는 애 걸 탐내냐?”


이창호는 강제로 마흔 둘을 빼어냈다.

동시에 근처 카메라 감독이 줌을 당겼다.

이번 장면은 꽤 재밌어 보였기에.


“아, 잠시만요. 카메라 감독님.”


마흔 둘은 뒤늦게야 수습을 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카메라 감독은 촬영을 한 상황.

카메라를 뺏지 않는 이상 이건 방송에 나갈게 확실했다.


“축하한다. 악플 쎄게 달리겠네.”

“아···.”


안그래도 마흔 둘 아저씨는 악플이 많았다.

방송 태도가 불량한 모습을 자주 보였기에.

허나 그는 억울했다.

열심히 훈련한 장면을 거의 편집 당했으니까.


“그래도 돈 주잖아요. 대신 출연료 올려드릴게요.”

“그래요?”


마흔 둘의 억울함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네, 그 장면 순간 시청률이 높으면요.”


동시에 다시 억울해진 마흔 둘.


“아니, 저 열심히 한다구요···.”


그러거나 말거나 박세근 pd는 이제 진행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스프링 캠프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다들 과거의 모습을 되찾으신거 같고, 또 어린 분들은 성장을 하신거 같습니다. 덕분에 이번 <죽어도 야구> 시청률도 잘나온 거 같구요.”


실제로 <죽어도 야구> 시청률은 애리조나 편에서 상승했다.

전에 없던 강속구 투수가 합류함과 동시에 야구의 질이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개막전에서도 이런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커요.”


개막전이라는 말에 모두가 긴장했다.

경기가 얼마 없는 부스터즈 입장에선 첫 단추는 그 어떤 프로 경기보다도 중요하기에.


“그전에 출연진 여러분들.”

“···?”

“개막전 1주일 전에 출정식 참여해야 하는거 아시죠?”


출정식은 한 마디로 <죽어도 야구>의 미디어 데이라고 볼 수 있었다.


“팬들에게 포부를 보여주자구요. 다들 아자아자 화이팅!”

“화이팅!”



###




한국에 오고 3주 정도 지난 시간.

어느덧 개막전과 동시에 출정식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마운드 밖은 긴장되는데···.’


솔직히 팬들을 야구장 밖에서 보는 것은 무서웠다.

야구 할 때는 아무래도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괜찮긴 했지만.

내려오고 나서는 그 집중력이 분산되고 마니깐.

더 팬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거다.


“그렇다고 안 갈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것도 다 사회생활인데.”


그건 박사장의 말이 맞았다.

그래서 지금 JTC 방송국 홀에 있는거고.


“그치만, 긴장은 되네요.”


나도 모르게 정장 넥타이를 꽉 쥐어매고 말았다.

그보다 살이 빠졌나.

예전에 산 정장이 조금 헐렁했다.


“뭐, 별일 있겠습니까. 아직 시즌 개봉도 안했고 또 캠프에서의 활약은 좋았잖아요.”

“그건 그렇죠.”


괜히 박세근 pd가 돈을 쥐어준게 아니다.

다 내가 잘했으니까 또 더 열심히 하라고 쥐어준거다.

그러니 이번 출정식도 좋은 모습 보여줘야겠지.


“치킨 날라오진 않겠죠?”

“괜한 소리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세요. 그러다 화장 번져요.”

“아, 알겠어요.”


긴장해서 횡설수설한 걸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박사장의 의도는 나도 알겠지만 이번엔 상처 받았다고.


“이제 헤어만 받으면 끝이네요. 덕분에 감사합니다. 이창호 선수.”

“천만에 말씀.”


박사장은 이창호 선배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그도 그럴게 이창호 선배가 본인 스타일리스트를 빌려줬으니까.

그러면서 본인은 마린스에게 받은 150억이 있으니 상관말라 했는데.

역시 사람은 돈이 많아야 하나 싶었다.


“다 됐어요. 어때요?”

“어떻긴요. 저 아닌 줄 알았어요.”


농담 아니라 진짜 나 아닌 줄 알았다.

차은우를 보는 느낌이랄까.

원빈? 강동원? 이 나이덕이 다 물리쳐주지.


“이상한 생각 하시는거 아니죠?”


박사장은 아마 독심술의 마스터가 아닌가 싶었다.

어찌 내가 또 이상한 생각을 하는줄 알았을까.


“어쨌든 준비 다 됐으면 온나. 팬들 다 너 기다린다.”


팬들이 나를 기다린다니.

겁이 살짝 났지만, 잘생겨진 나를 보니 어느정도 괜찮아졌다.

이래서 여자들이 화장을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미모는 나의 무기!’


개소리를 하면서 긴장을 잊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덧 촬영장.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대를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안, 안녕하세요···.”


기껏 해준 화장을 망가트리며 나는 겁을 먹기 시작했다.


“괜찮나?”


이창호 선배가 옆에서 부축을 하기 시작했다.

허나 물까지 마셔도 속이 살짝 안좋았다.

어제 그냥 닭가슴살 먹고 잔 것 밖에 없는데···.

설마 유통기한이 지난거였나?


“나이덕! 나이덕!”


그때였다.

어느 한 여성분이 내게 응원을 해주기 시작한거다.

그리고 동시에.


“이덕아! 누나가 보고 있다!”


딱봐도 나보다 어린 여자애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힘내라!”

“힘내라 나이덕!”

“이제는 할 수 있다!”


마치 파도타기를 하는 것 마냥 사람들이 우후죽순 내게 무언가 말을 했다.

그것은 대부분 나를 위로 하는 메세지였다.


‘그래, 씨발. 여기서 꺾이면 안된다!’


마운드에서의 모습.

사회생활에서도 보여줘야 하는게 인생이다.

은퇴하고 나서 팬들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기, 여러분들.”


나는 근처에 있던 마이크를 잡았다.

입에서 맴돌던 말을 내뱉기 위해서.


“이번에 잘 던질게요.”


웅얼거리듯 말을 해서 그런지 제대로 들리지 않을 거 같았다.

허나.


“그러니 개막전, 많이들 보러 와주세요!”


나는 힘을 냈다.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상입니다···.”


끝은 멋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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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마린스와 나(3) +2 23.10.24 540 11 11쪽
20 마린스와 나(2) +1 23.10.23 604 15 11쪽
19 마린스와 나 (1) +1 23.10.22 682 11 11쪽
18 자, 이제 시작이야 (6) +1 23.10.21 711 13 11쪽
17 자, 이제 시작이야(5) +2 23.10.20 716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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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자, 이제 시작이야 (2) +1 23.10.18 772 13 11쪽
13 자, 이제 시작이야 (1) +1 23.10.17 819 14 11쪽
12 죽어도 야구(5) +1 23.10.16 782 15 11쪽
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7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8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20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9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23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30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9 17 11쪽
4 탐나는 재능(4) +1 23.10.08 1,172 21 13쪽
3 탐나는 재능(3) +1 23.10.07 1,242 26 11쪽
2 탐나는 재능(2) +1 23.10.06 1,400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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