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리, 이종족 휴게소 개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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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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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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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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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장 땅 따먹기

DUMMY

띠리리리-


이전엔 새벽같이 일어났지만, 알람시계는 8시 50분을 알렸다.


“후우.. 제발 제발..”


전날 밤 송시원이 떠난 뒤.

EL과의 계약서 일부분만을 사진찍어 어린 기자놈에게 보냈다.


“으하핫!! 됐어!”


한 주에 19만원선이던 것이 하루 밤 사이 23만원선으로 대폭 상승했다.


오를 때까지 올라라.

아직은 기다려주마.


휴대폰의 빨간 화살표를 보며 기뻐하던 그때.


“자자! 길이 좁으니까 조심해!”


아침 일찍부터 바깥이 소란스럽다.

대문 밖을 살피니 굴삭기부터 여러가지 장비가 밭으로 들어오고있다.


[ 땅에 들어 온 자의 접근을 허용하시겠습니까? ]


“그래.”


지금 밭에 들어갈 사람은 전부 EL 관련자들.


내 소유가 아닌 저 밭에 누가 들어오던 더 이상 알바가 아니다.


"이엘리스를 저 옆의 땅으로 옮길 수 있을까?"


[ 가능합니다. 전량 옮기시겠습니까? ]

"아니, 100L를 제외하고 전부 옮겨줘."

[ ‘이엘리스’ 주인의 권한으로 이엘리스를 이전합니다. ]


이전이 시작되자 인부들이 와 있던 밭이 푸른 빛을 발산했다.


“어어?! 뭐야.”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사님 모셔와!”


잠시 후.

김이사가 밭에 도착했다.


“무슨 일 입니까.”

“지금은 잠잠해졌습니다만 5분쯤 전에 흙 아래서 여기저기 푸른 빛이 발산했습니다.”

“그게 무슨···”


이엘리스를 다루는 국내최대기업 이사임에도 처음 접하는 광경인거지.


“이엘리스 일부가 이동했습니다.”


그때 뒤에서 이종족 중 엘프를 닮은 카란트인 하나가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확실히 문제가 있긴 하네요. 시추를 서두르세요.”

“예..예! 다들 서두르세요.”


그 콧대높은 김이사가 그의 앞에서 꼼짝 못하고 있다.


“필요한건 없으신가요? 일찍부터 피곤하실텐데 제 차에서 잠시 쉬고 계시면 음료라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지구에 대량의 이엘리스가 발견됐다고 하니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요.”

“잠시 기다리시면 의자라도 가져오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신경쓰지 마시고 일 보세요.”


저 정도 깍듯함이라면 최소한···


“저 어린 놈이 대주주라도 되는건가.. 회장은 저렇게 어리진 않을텐데..”


[ 지정구역으로 이엘리스 이전을 완료했습니다. ]


그를 살피는 동안 이전이 완료됐다.


“놈들 보다 빨리 움직여야겠지.”


EL의 인부들이 작업을 하는 사이.

부동산으로 향했다.


“아저씨 저희 밭 아니 어제 판매한 그 밭 뒤쪽으로 산 있잖아요, 거기는 어느 집 땅이예요?”

“거기도 이장네일걸? 왜 또? 거까지 사고싶은겨?”

“예.”

“주차장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사실 산이라기보단 언덕에 가까운 곳이다.


“왜 자꾸 불러 싸는겨!”

“아이~ 우리 이장님 돈 좀 벌게 해드리려고 그러죠.”

“뭔디 그랴.”

“저희 밭 뒤쪽에 언덕 저한테 파세요.”

“그 언덕배기를?”


또 땅을 산다는 말에 이장의 표정이 음흉해졌다.


분명 또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부를 심산이겠지.


“아저씨 그 언덕 전체 매매로 하려면 얼마나 들까요?”

“뭐 농사도 못 짓고 쓸모없는 땅이라..”

“아잇! 이 노인네가 뭐라는겨! 거가 왜 쓸모가 없어! 그 위에 평상 하나 갖다놓으면 오는 넘(놈)마다 올라가고 싶다고 성화인디! 을매나 존(좋은)땅이라고!”


이장은 아랫집 아저씨의 말을 황급히 끊었다.


“그래서 얼마예요 아저씨?”

“1억 6천 정도 되겄구만.”

“뭔 소리래~ 지금 시세가 을매나 올랐는디~ 2억은···”

“2억 5천까지 드릴게요.”

“뭐여? 오가 너 말 바꾸는거 없는겨?!”

“그럼요, 바꿀 필요 없이 바로 계약 하시죠.”


너무 후한 조건에 이장이 멈칫했다.


“거 사람도 많이 오든디, 거가 뭐 쓸모가 있는가벼? 기대려봐.”


아무래도 기대하는 바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언덕을 깎아 주차장을 만드려는 나의 의도까지는 모를 양반이다.


“저도 뭐 지금 아니면 기한이 얼마 없어서 잘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직 묫자리는 안 알아봤는가? 젊은 눔이 성격도 급하구먼!”


지역 유지인 이장의 땅을 죄다 사들이고 있다.

물론 웃돈을 주고 있지만..

차후에 생길 더 큰 이득을 얻지 못하게 막을 생각이다.


“생각 없으시면 전 일이 바빠서 가보겠습니다.”

“아잇! 기대려봐!”

“다음에 뵐게요~”

“알겄어! 찍는다 찍어! 여따 찍으면 된다는겨?”


정작 성격이 급한건 이 양반이다.

9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기회를 놓칠까 노심초사였다.


쿵.


“찍었다, 찍었어.”


계약서를 받아들고 일부 계약금을 그 자리에서 입금했다.

무사히 계약 후 부동산을 나가려던 그때.


“계십니까. 어?”


부동산으로 들어온건 송시원이다.


“송시원 네가 왜 여길 와?”

“아니.. 그 저희 시추 준비 중인 곳 옆쪽 언덕 땅 좀 알아보려고 왔는데요.”

“뭐여?!”


송시원의 말에 이장이 무너졌다.


“아 거기? 나랑 또 계약하려고?”

“하.. 거기도 당신 땅이야..?”


내 말에 송시원 마저 무너졌다.


송시원이 알고 온 건 아닐거다.

하지만 차라리 잘 됐다.


송시원은 나 때문에 또 제 일을 해내지 못했다.


회사 밖에서 나를 만난 이후.


인사고과가 곤두박질 치고 있단 소리다.


“설마 어제 숨기려던 부동산 계약서가···”


놈의 말에 그저 미소를 보이자, 송시원은 확신한 듯 부들부들 거린다.


“아무튼 전 먼저 갑니다~.”

“오기택씨 기다려봐.”


송시원은 나를 따라올 수 밖에 없다.


“왜, 또 뭐가 문젠데.”

“그 땅 우리 EL에 팔아.”

“싫은데?”

“값은 잘 쳐줄게, 팔아.”

“아 싫다고 니네가 길 다 막아놔서 거기라도 주차장으로 써야된다고.”


놈들도 이엘리스 시추를 위해선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EL에 다녔던 나는 누구보다 놈들의 일처리 순서를 잘 안다.

덕분에 송시원보다 한발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당신 차 한대 정도 댈 자리는 보장해 줄테니 팔아. 비싸게 산다고.”

“얼마나 비싸게 살건데?”


밭을 살 때와 달리 송시원은 잠시 멈칫했다.

국내 최대기업의 주식 15%나 가진 나다.


그런 내게 비싸다는 기준은 달라졌다.

놈도 그게 신경이 쓰이겠지.


“방금 매입한 값은 얼마인데?”

“뭘 물어, 나오기 전에 물어보는 것 같던데.”

“흠··· 2배 줄게.”


2배라면 5억.


“어쩌다보니까 우리 이장님은 손해 보셨네?”

“뭐여?!”


마침 부동산에서 이장이 나왔다.


“제가 운이 좋았죠 뭐.”

“저저..! 오가놈..!”

“아이고! 이장! 괜찮은겨?”


얼굴이 붉어지던 이장이 뒷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뒤에서 따라 나오던 아랫집 아저씨가 그를 차에 싣고 병원으로 떠났다.


“왜.. 왜 저러신거야?”

“10분 전까지만 해도 이장님 땅이었거든. 네가 좀만 빨랐으면 그 땅은 2억 5천에 살 수 있었을텐데 말이야.”

“씹.. 다 필요없고 지금은 오기택씨 당신이 땅 주인인거잖아? 두배에 팔아요.”


5억이란 거금에 내 주차공간까지 보장한다지만···


“싫어.”


일부러 어린아이가 투정 부리듯 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보다 속 터지는 건 없으니까.


“대체 왜 싫은데? 이유라도 들어보자.”

“네가 왔잖아.”

“하아.. 내가 미안했다니까···”

“그리고 나 차 살거야. 한 두대 댈 자리로는 부족해.”

“하··· 그럼 우리 작업용 차량 댈 공간 정도만 내줘. 요금을 지불할 테니까.”

“그래?”


이런 반응을 기다렸다.


“그럼 EL에서 언덕 깎아서 평탄화 작업까지 해줘. 그럼 유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줄게.”


내 제안에 송시원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작업비용도 우리가 대고··· 주차요금도 받으시겠다..?”

“맞아.”

“일단 위에 보고 좀 하고.”

“잘 얘기해서 빠른 시일 내에 작업 시작해줘, 난 구청에 서류 작성할게 있어서 간다~ 결정되면 연락줘.”

“연락처라도 주고 가던가!!”


송시원을 무시하고 구청에 가 노외주차장 설치관련 서류를 작성했다.


다행히 노외주차장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했다.


촌동네라 그런지 이런게 편했다.


집에 돌아오니 더 많은 인부들이 모여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집 앞에는 송시원과 김이사가 낮의 어린 카란트족 남자와 함께였다.


머리와 눈동자가 새카맣다는 것 외에는 피부가 하얀 것과 귀가 큰 모습까지.

마치 엘프와 비슷한 생김새다.


“어? 마침 저기 옵니다.”

“저 자가 이 땅의 ‘전’주인이고, 저 언덕까지 가지고 있다구요?”

“맞습니다.”


다 들린다 이놈들아.


“운이 말도 안되게 좋은 남자군요. 반갑습니다. 저는 EL의 사외이사 토비입니다.”

“오기택입니다. 그나저나 운이라고 하니 좀 서운하네요. 저 땅은 제 계획 하에 매입한 겁니다.”

“계획하에 샀다라··· 왜죠?”

“당신들한테 넓은 공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근데 왜 팔지 않는겁니까?”

“당신 회사놈들이 마음에 안 들거든.”


내 대답에 토비란 놈의 눈이 빛났다.


“저는 당신이 마음에 드네요. 저 공간을 이용하게 해준다면 평탄화 작업과 주차장 설비까지 전부 제공하죠.”

“좋네요.”


다른 EL놈들과 달리 조금은 말이 통하는 놈이다.


그는 추진력 또한 훌륭했다.


이엘리스 시추 작업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굴삭기와 5톤 덤프트럭 수대가 차례로 들어왔다.


“길이 좁아서 더 큰 차는 들어올 수가 없다군요. 그래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끝낼겁니다.”


꼴보기 싫은 놈들 대신 토비란 놈이 직접 집으로 찾아왔다.


“잘됐군요.”

“이런 시골 마을에 눈에 띄는 집을 가지고 계시네요.”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집을 리모델링 했거든요.”

“훌륭하네요. 생전에 부모님과 사이가 좋으셨나봐요.”

“네 뭐..”

“부럽네요.”


어린 나이에 EL의 사외이사인 놈이 별걸 다 부러워한다 싶었다.


“저도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저를 철 없고 능력없는 놈으로만 보시거든요..”


카란트인은 원래 이리 말이 많던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술술 잘도 떠들어댄다.


“그럼 토비씨는 아버지를 따라 지구에 온 거예요?”

“맞습니다. 아버지가 EL을 세우셨거든요.”

“아···”


토비의 아버지가 EL의 대주주이자 회장이라니..

김이사의 태도가 이해가 됐다.


“사실 사외 이사 자리에서 제가 실질적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요..”

“그럼 여긴 왜..”

“아버지에게 인정받을 만한 일을 해보려 왔어요.”

“EL같은 기업 회장님의 눈에 들려면 쉽지 않겠군요.”

“네 그래서 우리측에서 땅을 매입하기 전에 먼저 선수 친 오기택씨의 선구안에 대해 듣고싶어서 왔습니다.”


선구안이랄 것도 없다.


이엘리스가 생긴건 운이 좋았고, 미리 땅을 매입한 것도 EL에서의 경험 덕분이다.


“제가 EL에서 근무했던 건 알고 오셨죠?”

“송과장님께 들었습니다.”


그 새끼가 뭐라 했을지는 뻔하다.

김이사와의 갑질 얘기는 쏙 빼놓고 내 회사생활 얘기만 했겠지.


“상사들이 할 일까지 나서서 해결하고 꽤나 유능한 직원이셨다구요.”

“그 인간이 그렇게 말했습니까?”

“예.”


지금 상황에 내게 밉보일 필요도 없거니와 토비란 이 녀석이 나랑 대화할 것 까지 생각해 둔 거겠지.

하지만 마음에도 없는 칭찬은 듣고싶지 않다.


“그래서 저한테 바라는건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 뿐입니까?”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찾아뵈도 되겠습니까?”

“저를요?”

“예, 왜인지 신비한 기운이 있으신 것 같아서요. 카란트인으로서의 직감이랄까요.”


놈이 무슨 기운을 느낀건진 모르겠다.


EL이라면 치가 떨리지만.. 지구인이 아닌 덕분일까.

녀석에게는 딱히 적대감이 들진 않았다.


“거절하죠.”


이건 적대감과는 별개의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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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돈 떼 먹은 작업반장 +1 23.12.19 1,235 34 12쪽
25 휴게소 직원면접(1) 23.12.18 1,342 40 14쪽
24 휴게소 직원면접 +2 23.12.17 1,516 37 11쪽
23 오대리, 대통령 만나다. +2 23.12.16 1,624 43 12쪽
22 도지사 너마저.. 23.12.15 1,780 48 11쪽
21 굿바이 이장놈(1) +4 23.12.14 2,058 49 11쪽
20 굿바이 이장님 23.12.13 2,270 51 13쪽
19 합의는 없습니다만. 23.12.12 2,423 60 12쪽
18 이장은 나를 열 받게 해. 23.12.12 2,322 49 12쪽
17 전설의 경비원 +1 23.12.11 2,764 56 13쪽
16 국내 3대 명의 +2 23.12.10 2,802 58 14쪽
15 국내 3대 명의 23.12.09 3,112 62 13쪽
14 최고의 조력자. 23.12.08 3,247 69 12쪽
13 포탈신고는 군청에서 +1 23.12.07 3,434 72 13쪽
12 이엘리스가 더 있었네? +1 23.12.06 3,574 77 14쪽
11 전직장의 햇살 23.12.05 3,685 80 12쪽
10 무너지는 송시원 +1 23.12.04 3,820 79 12쪽
9 최고의 투자자들. +1 23.12.03 3,915 85 13쪽
8 이장 땅 따먹기(2) +3 23.12.02 4,150 92 14쪽
» 이장 땅 따먹기 +2 23.12.01 4,339 93 12쪽
6 진상 집합소. +1 23.11.30 4,480 91 11쪽
5 김대표는 내 커피셔틀. +3 23.11.29 5,093 105 12쪽
4 이엘리스 이사. +5 23.11.28 5,536 125 11쪽
3 우리집에서 대기업 총수모임 +3 23.11.27 5,714 128 12쪽
2 이엘리스 최다 보유자. +3 23.11.27 6,016 137 12쪽
1 퇴사하겠습니다! +11 23.11.27 6,951 14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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