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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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준
작품등록일 :
2023.12.24 23:57
최근연재일 :
2024.09.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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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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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 0. 협박 편지

DUMMY

월요일 아침.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평소처럼 집을 나왔다.


‘음?’


나는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에서 지내, 집을 나오면 작은 우편함이 하나 있었다.


그 우편함 안에 편지가 하나 들어 있었다.


밑바닥으로 종이가 삐죽 튀어나와 있는 게 보였다.


호기심이 들었다.


‘올 게 없는데.’


편지를 집어들었다.


편지에는 집 주소와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에게 온 편지였다.


하지만 보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적혀 있지 않아 이게 뭐지 싶었다.


‘누가 장난으로 보낸 건가?’


아직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편지 하나 정도 읽고 가도 학교에는 지각하지 않을 듯했다.


발신인이 없는 이상한 편지를 조심스레 뜯었다.


안에는 편지지 한 장이 들어 있었는데, 글씨가 무척 커서 고작 두 문장 적었을 뿐인데도 편지지가 가득 찼다.


신문지를 오려서 삐죽빼죽하게 만든 편지의 내용을 읽어 보았다.



-네가 저지른 짓을 알고 있다. 빨리 자수해라.-



나는 몇 초간 편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다 조금 늦게 그게 협박 편지임을 깨닫고서 피식 웃었다.


“뭐야, 이거? 누가 감히 날 협박하는 거야?”


지켜보는 사람이 있나 싶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흐음······.”


편지를 보낸 사람이 말하는 내가 저지른 짓이라는 게 대체 무엇일까.


한 가지 찔리는 게 있었다.


‘역시 살인이겠지? 내가 사람을 여러 명 죽인 일. 이걸 보낸 놈은 자기가 그걸 알고 있다고 하는 걸 거야.’


그런데 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고 나에게 이런 협박 편지를 보낸 걸까?


‘심증은 있는데 증거가 없으니까. 자기가 생각해도 내가 너무 완벽하게 일을 처리했나 보지.’


나는 편지를 원래 상태로 고이 접었다.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 없는 장난이야. 보나마나 이걸 보낸 놈은 이강현이겠지. 그래도 확인은 한번 해 볼까?’


백일하가 죽은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강현은 그 한 달 동안 많이 고민하며 기회를 엿보다가 나에게 이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내가 죄책감을 느끼도록 유도하려는 것 같았다.


‘잘못 짚었네. 난 죄책감 같은 걸 느끼지 않는다고.’


물론 살인을 하고 죄책감을 느꼈던 때도 있었지만 그건 과거의 일이었다.


지금의 나는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냥, 더는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을 뿐이다.


‘물론 백일하가 죽은 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계속 살려두었으면 나를 귀찮게 만들었을 거야. 걘 똑똑한 놈이니까. 그런 놈을 상대로는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나는 심부름 센터로 순간이동을 했다.



***



이른 시간인데도 심부름 센터 문은 열려 있었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허인범이 깜짝 놀랐다.


허인범과는 이번이 네 번째 만남이었다.


첫 번째는 백일하를 폭행하라는 의뢰를 맡겼을 때였고.

두 번째는 신민철이 입원한 정신병원에서.

세 번째는 백일하 모르게 조금 은밀하게 만났다.


백일하를 창고에 가둬 놓고 고문할 때, 녀석이 입을 열지 않아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었는데 문득 수첩이 생각났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한번 대충 훑어보고 가방에 넣어두었다가 다음 날에 백일하에게 준 그 수첩이, 어쩌면 나의 궁금증을 푸는 열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수첩에 무언가가 있어.’


그렇게 생각한 나는 곧장 심부름 센터로 갔다.


“무슨 일이냐?


그때 허인범은 의자에 앉았는데, 나는 허인범에게 말했다.


“잘 봐.”


심부름 센터에는 허인범 포함 총 세 명이 있었다.


세 명 중 두 명을 죽였다.


허인범의 부하들을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허인범의 눈앞에서 죽여 버린 것이었다.


“······뭐야?”


허인범은 자기 부하들이 머리가 터져 죽은 것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허인범이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볼 때, 왜인지 모르게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내 말을 안 들으면 너도 저렇게 되는 거야. 이번 건 환각인데, 다음번에도 환각일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가상의 벽을 부쉈다.


허인범의 부하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러나 허인범은 환각 속에서 본 충격적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


허인범은 잠시 말이 없다가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 물었다.


“뭘 원하지?”

“송시현의 수첩. 그걸 가지고 와.”

“송시현의 수첩을 왜 나한테서 찾는 거냐?”


내가 그냥 이강현의 집에 가서 가지고 오는 방법도 있었다.


사실 그게 더 편했다.


그런데 왜 이런 귀찮은 일을 하냐면, 이번 기회에 허인범을 내 부하로 만들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심부름 센터 부하라니 폼 나잖아!’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들여 허인범을 이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걸 가지고 오지 않으면 네가 죽게 될 거야. 시간은 하루 줄게.”

“뭐? 잠깐만―.”


황당해하는 허인범을 뒤로하고 심부름 센터를 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에 허인범에게서 백일하의 수첩을 받았다.


나는 수첩을 받고서 만약 그 수첩 속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면? 하고 가정해 보았다.


‘만약 그렇다면 백일하는······.’


그다음 부분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백일하가 죽고 나서부터는 내 말을 잘 따르는 허인범이었다.



***



“이걸 나한테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


심부름 센터에는 허인범 혼자 있었다.


나는 허인범에게 아침에 온 편지를 건넸다.


허인범은 약간 긴장한 상태에서 의아함을 내보냈다.


“왜지?”

“지금 나한테 질문을 하는 거야?”


부하가 나에게 질문을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내가 하라고 하면 넌 그냥 하는 거야. 알겠어?”


허인범은 나를 쳐다보다가 눈에서 살기를 읽고 서둘러 시선을 내렸다.


“······그래, 알았다. 내가 주제가 넘었군.”


허인범 입장에서 나는 미치광이 살인마였다.


나를 건들면 자기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알면 됐어.”


나는 허인범의 어깨를 잘하자는 뜻으로 경고 삼아 툭툭 두드린 다음에, 심부름 센터를 나왔다.


그리고 학교로 가는 걸음을 서둘렀다.


‘아마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이강현일 거야. 하지만 지금은 늦었으니까 학교 끝나면 이강현을 찾아가는 걸로 하자.’


학교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어떻게 하면 이강현이 나에게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무래도, 백일하를 잊을 정도의 아주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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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시즌3 9. 전세 역전 (1) NEW 13시간 전 7 0 12쪽
71 시즌 3 8. 감시자들 (2) 24.09.18 11 0 17쪽
70 시즌3 7. 감시자들 (1) 24.09.17 14 0 13쪽
69 시즌3 6. 감시자 (2) 24.09.16 14 0 12쪽
68 시즌3 5. 감시자 (1) 24.09.15 15 0 11쪽
67 시즌3 4. 동료 제안 24.09.14 16 0 12쪽
66 시즌3 3. 전설의 편지 24.09.13 16 0 12쪽
65 시즌3 2. 전설의 눈 24.09.12 18 0 12쪽
64 시즌3 1. 전학생 전설 24.09.11 19 0 13쪽
» 시즌3 0. 협박 편지 24.09.11 16 0 7쪽
62 시즌2 32.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24.09.10 17 0 11쪽
61 시즌2 31. 해산 24.09.09 21 0 15쪽
60 시즌2 30. 백일하의 세계 24.09.08 19 0 11쪽
59 시즌2 29. 송시현의 정체 24.09.07 19 0 11쪽
58 시즌2 28. 창고에서 (3) 24.09.06 20 0 13쪽
57 시즌2 27. 창고에서 (2) 24.09.05 20 0 11쪽
56 시즌2 26. 창고에서 (1) 24.09.04 23 0 12쪽
55 시즌2 25. 호텔에서 24.09.03 21 0 12쪽
54 시즌2 24. 사라지다 24.09.02 2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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