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의 제국 : 이세계 권좌생활은 욕망이 이끄는 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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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망령
작품등록일 :
2024.01.20 03:09
최근연재일 :
2024.02.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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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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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해피버스데이

DUMMY

지구의 모 공과대학의 어느 연구실.

무수히 많은 연구재로 둘러쌓인 책상에 앉은 남자는 무언가를 관찰하고 기록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며칠째 머리도 감지않고, 잠도 자지 않고, 음식도 시간에 쫒겨 먹어가며 프로젝트에 몰두한 그의 몰골은 그야말로 광장에 나가면 홍해의 기적이 펼쳐질 만한 것이었다.

"..."

게다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외출도 사람과의 만남도 전무했던 탓에, 그의 입은 그저 그가 살아갈 최소한의 에너지원을 그의 몸 안으로 들이는 데에만 쓰이고 있었다.

"..."

종이를 넘기는 소리와 펜데를 굴리는 소리, 그리고 그의 신체가 생리작용을 하는 소리 만이 지배하는 침묵의 공간.

"도저히...안되겠군..."

며칠만에 흘러나온 그의 목소리는 곧바로 하품으로 이어졌다.

책상에 놓인 수많은 카페인 음료의 시체들을 보니 문득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워커홀릭 기질이 다분한 그의 성향과 높은 지능이 맞물려 많은 학문적 성과들을 이뤄냈고 그에게 박사라는 지위를 안겨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듯 한번 몰두하기 시작하면 하루건 이틀이건 시간을 있는데로 쏟아부어 신체를 망가뜨리고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홀히 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휴대폰을 켜보니 새벽 2시. 며칠동안 온 전화나 메시지라곤 고작 광고나 보이스피싱이 전부였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성향을 I라고 부른다던데, 자기자신에게조차 무심했던 그는 그 문자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조차 몰랐지만, 자신의 신체가 한계에 달했음은 명확히 알고 있었다.

물체가 둘로 보이고 심장이 아파왔다. 오랜만에 연구에서 눈을 때고 보니, 온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딱 두 시간만 수면을 취하기로 했다. 효율적인 수면을 위해 자기가 직접 만든 약을 투여하고 연구실 한 구석에 있는 간이침대에 몸을 뉘였다.

어쩐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활동을 종료하게 된 의식이 잠 너머의 그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

.

.

단순히 수면 부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할만큼 무거운 눈꺼풀을 떴다.

다수의 생명체가 자신 앞에 서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그 맞은 편의 해괴망측한 생물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들의 입이 벙긋거렸지만 말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몸뚱이가 멋대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곧이어 자신의 것인지 불분명한 목소리가 의식 너머에서 들려왔다.

시아가 회복되자 앞에 서있던 다수의 생명체로부터 이쪽으로의 무수한 시선이 날아들었다.공포나 당혹감과 같은 감정이 실려있었다.

곧 눈꺼풀이 재멋대로 닫혔다.

의식은 다시한번 심연으로 가라앉았다.

.

.

.

다시 눈을 떴다.

이번에는 아주 개운했다. 불분명한 기억 속에 있던 그것은 분명 단순한 꿈이었으리라.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본 그는 아직 자신이 꿈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시야에 닫는 모든 곳이 얕은 풀이나 흙으로 덮혀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생생했다. 갈변해가는 색깔의 풀밭 뿐 아니라 신체를 감싸는 햇살까지도 분명한 현실감이 있었다.

그야말로 '초원'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곳이었다.

그의 뇌는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정답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내놓은 결론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 이곳은 내세라는 것. 그가 마음속으로 상상하던 죽음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에 비하면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마음 한켠에 이승에 두고 온, 미쳐 끝내지 못한 마지막 프로젝트가 마음에 걸렸지만 그조차 이제는 남일이 되어버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신 모습을 둘러보게 되었다.

우선 자신의 몸이 작아졌다는 것, 그리고 피부가 매우 어두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생전 접해보지 못한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다.

뭔가 중세풍의 옷 같기도 한 적갈색의 옷이었다.

자신의 신체에 위화감을 또 하나 느꼈다. 이곳의 햇살은 제법 맹렬해 지금쯤 땀을 흠뻑 흘릴정도여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체감으로는 그저 기분좋게 따뜻한 수준이었다.

태양을 정면으로 봐도 눈이 부시지 않았고, 신체 감각도 매우 가볍게 느껴졌다. 뒤의 것은 몸이 작아져서 그런 탓일까.

바로 그때, 지면이 떨리고, 말발굽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어느 무리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매우 먼 거리에서 달려오는데, 이상할만큼 또렷하게 보였다.

5명의 사내가 말처럼 생긴 동물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다. 분명 말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극한으로 흉폭해보이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사내들의 체격도 매우 크고 이름모를 짐승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옷과 모자를 입고 있었다.

자신의 시력에도 놀랐지만 이렇게 먼 거리를 순식간에 주파해내는 그들의 승마술에는 더 놀랐다. 말처럼 생긴 짐승의 주행실력이 뛰어난 걸까?

눈 깜짝할 사이 자신 앞에 다다른 사내들이 말을 걸었다.

"어이 꼬마.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하는가?"

분명 처음듣는 언어인데도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저, 이곳이 어디인가요?"

처음듣는 자신의 목소리가 사뭇 높게, 마치 어린 아이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자기도 모르게 그 처음 듣는 언어를 이용해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말을 들은 사내들이 묘한 표정이 되더니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렇군. 미아인가. 우리 부락으로 데려다 주마."

저승인줄 알았더니. 그리고 이 자들도 자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들인줄 알았더니,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흉악한 말을 탄 거구의 전사들. 뒷골목에서 마주치면 오줌부터 지릴 상대였지만 이상하게도 신뢰가 들었다.

게다가 신뢰하지 않는다 한들 이곳이 어딘지조차 모르는 그에게 다른 선택지도 있을리 만무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꼬맹이를 지켜주는 게 어른의 의무지. 나는 에이르야. 이 녀석들은 데미르, 헤시르, 레잔, 이에르야."

굵은 목소리를 가진, 장비들이 주변 사내들보다 화려하고 큰 칼을 지녀 딱봐도 리더격인것 같은 사내가 잠시 말처럼 생긴 짐승에서 잠시 내리더니 그를 태워줬다.

"소개 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까먹었다. 생전의 이름마저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구테어 기억을 더듬자 사내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죄송해요...기억이 안나네요."

사내들의 시선이 까닭 모를 동정으로 바뀌었다.


흉측하게 생긴 말은 그 덩치와 괴물 같은 외모에 걸맞게 주행능력이 어마어마했다.

순식간에 도착한 그들의 부락은 자신이 알고 있던 유목민의 부락과 비슷했지만 확실하게 달랐다.

제일 눈에 띄는건 몽골식 게르와 같이 생긴 텐트형 건물 사이에서 혼자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중앙의 거대한 건물이었다.

'저렇게 생긴 건물을 유목민들이 지었단 말이야?'

떠돌이 생활을 하는 그들이 어떻게, 왜 그런 건물을 만들었단 말인가. 자세히보니, 그 거대한 건물 꼭대기에서는 초록색 연기가 분출되고 있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느낌상 무언가를 채취하는 건물인 모양이다.

거대한 건물 주변에는 그 건물과 이어지는 작은 건물들이 있었는데, 중앙건물에서 채취한 무언가를 저장하는 건물이라고 생각하니 들어맞는것 같았다.

유목민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채취해야 하는 그 무언가에 대해, 과학자로써 호기심이 들긴 했지만 반대로 그렇게 필수적인 자원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자원일 듯해서 물어보면 바보 취급을 받을만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에이르 일행이 부족민들에게 자신을 소개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동정으로 바뀌었다.

기억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듯 했다.


큰 텐트형 건물에 에이르 일행을 비롯한 부족민 몇명이 모였다.

텐트 안에는 여러개의 큰 테이블이 2줄로 놓여 있었는데, 제일 안쪽에는 다른테이블과 수직방향으로 테이블 3개가 놓여 있었다.

부족의 여성들이 안쪽 테이블 중 중앙 테이블로 외지인인 그를 안내한 후, 부족민들에게 차례대로 자리를 안내했다.

그의 양 옆에는 에이르와 그 부인이 앉았다. 에이르는 이 부족의 부족장이라고 했다.

그리고 왼쪽 테이블열의 가장 안쪽에는 중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앉았다. 그녀의 이름은 레아라고 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에텔, 베텔, 가믈랜, 텔타이르, 엡실레르라는 큰 덩치의 사내들이 앉았는데, 완전히 똑같이 생긴 쌍둥이었다.

특이한점은 에텔은 가슴에, 베텔은 왼손목에, 가믈랜은 오른손목에, 델타이트는 왼발목에, 엡실레르는 오른 발목에 각각 검은 점을 새겼다.

쌍둥이들을 구분하기 위한 방법이리라고 생각했다.

그 외에도 부족의 상위층일법한 자들이 다수 모였다.

그리고 각자의 테이블에는 고기와 치즈 요리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안쪽의 중앙 테이블에만 작은 빵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검은 호밀빵이었다.

"근처의 도시에서 얻어온거야."

에이르의 부인인 네밀이 말했다.

이곳 사람들은 교역으로 가끔 빵을 얻어오는데, 이곳의 유목민들은 빵을 먹지 않아 가끔 외부인이 들어올때 대접용으로 소량 구비해 놓은것이라고 했다.

외부에서 오는 손님을 귀하게 여겨 후하게 대접하는 문화는 전생에서 읽은 유목민들의 특성과 맞는것 같았다.

"음식은 입에 맞는가?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우리 요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던데."

상당히 원로인듯한 자가 물었다. 에이르의 아버지이자 전부족장인 네베르라고 했다.

수프에 들어간건 핏물을 빼지 않은 고기였다. 후추 같은 조미료나 향신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장과 같은 부속물들도 아낌없이 사용했다.

고기 맛 자체도 너무나 생소하여 지구에는 없었던 동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실 생전의 자신이었다면 좋아할 만한 맛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곳에 오기전 며칠간의 식사를 에너지바와 커피, 그리고 에너지드링크로 대체해왔던 그였다.

맛은 둘째치고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음에 감격할 정도였다.

"네. 맛있어요."

"다행이군...그런데...다소 불편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네만..."

네베르는 다소 망설이는 듯하더니 조심스레 물었다.

"자네는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고 하더군."

상당히 동정하는 말투였다.

보아하니 기억을 잃은 고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생전에 동정을 증오보다 싫어하던 그였지만 여기서는 조금 더 동정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여기서 내친김에 정보를 얻어둘 필요를 느꼈다.

게다가 낯선 곳에서는 괜한 의심이나 적대감을 사는 것보다는 동정을 받는 것이 생존에 유리할 지도 모른다.

"이름 뿐이 아닙니다. 제가 왜 그곳에 있었는지, 이곳이 어딘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아요."

예상대로, 모두에게서 안됐다는 눈빛이 한층 강해졌다. 눈물을 닦는 자조차 있었다.

"그럼 우리가 이름을 새로 지어주면 어때?"

레아가 말했다.

"그거 좋군. 그건 버린 부모에 대한 복수도 되겠군. 버린 부모가 준 이름을 완전히 지운다는 의미에서 말이야. 어떤가, 꼬맹이?"

에이르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렇게 그는 유목민들에게서 야구트라는 이름을 받았다.

또한 그들로부터 보르트라는 부족명도 들었다.


저녁 연회를 마친 후, 야구트는 손님용 텐트로 안내받았다.

간소한 살림과 동물 털가죽으로 덮여져 있는 침대가 놓인 곳이었다.

야구트를 안내한 여자는 야구트에게 작고 투명한 큐브 모양의 물건을 건네주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그 물건에 마력을 불어 넣으렴"

그 말을 듣고 시험삼아 마력을 넣어봤다. 배운 적도 없지만 어쩐지 사용할 수 있었다.

여자가 가진 큐브가 울렸다.

"그래. 그렇게 쓰는거야. 반대로 우리가 너를 부를때도 이 물건을 사용할 거야. 그럼 편히 쉬렴."

그렇게 말한 안내인 여자는 텐트를 나갔다.


야구트는 하루만에 일어난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이곳이 저승이 아니라 지구와 다른 세계인것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어제와는 전혀 달라진 환경에서 살아가야 함을, 연구실 앞으로 이따금 찾아오던 부모님과도 영영 만날 수 없음을, 그리고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받았음을, 그 과정에서 죄 없는 부모님을 욕먹게 했음을. 이에 죄책감을 느껴 마음속으로 합리화 하고 있음을 느끼며 마음을 추스리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던 그때, 밖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기습이다! 적습이다!"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진 바깥의 소리에 텐트 밖으로 나가보니 사람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혼란스러워 하는 그에게 네밀이 다가왔다.

"놀랐니? 자는데 깨워버려서 미안해. '땅거미'들이 쳐들어왔어."

"땅거미요?"

"밤에만 나타나는, 수시로 유목민들을 공격하는 괴물들이지."

"그럼...저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음? 아무것도 안해도 돼. 우리 부족이 손님을, 그것도 어린 아이를 동원해야 할 정도로 약한 부족은 아니거든. 우리들이 싸우는 모습을 구경이라도 하겠니?"

이 세계에서의 전투방식을 확인 할 필요가 있긴 했다.

"네, 좋아요!"


저녁 식사 내내 웃으며 야구트의 이야기에 글썽이기도 했던 상냥한 여자아이, 레아가 활을 가지고 임시 망루로 뛰어 올라갔다.

에텔 쌍둥이 다섯명이 뛰어나오자, 거대한 마법진이 펼쳐지더니 그들의 모습이 융합해 거인의 형상이 되었다.

에이르와 유목기병들이 용마라는 흉측하게 생긴 말을 타고 달려나왔다. 낮에 보았던 모습보다도 훨씬 흉폭해진 모습의 용마는 입에서 불을 머금고, 발자국마다 모든 폴을 태워버리며 뛰어왔다.

마침내 멀리서 검은 그림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매우 흉측한 괴물들이었다. 감정을 알아볼 수 없는 끔찍한 얼굴에서 보라색의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들은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부락을 향해 매우 맹렬하게 돌진해왔다.

레아가 끝이 뭉툭한 화살 하나를 장전해 활을 높게 겨누고 쏘았다. 활 시위를 놓는 순간, 활 앞에 마법진이 전개되었고, 화살이 그 마법진을 통과하자 세 개가 되었다.

화살들은 긴 거리를 날아 땅거미들의 진중에 떨어졌다.

땅거미들의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다섯 쌍둥이가 합쳐진 거인이 텐트형 건물 하나만한 거대한 망치를 들고 달려나갔고, 그 주위로 에이르의 기병대가 돌진해갔다.

레아는 계속해서 화살을 세 발씩 쏘아 그들을 엄호했다. 신기한 것은, 화살이 유목기병이나 거인에게 닿으면 박히지 않고 피해갔다는 것이다.

'어보이드 프렌들리 어택(Avoid Friendly Attack)'이라는 마법이라고 했다.


기병대와 거인은 폭풍처럼 달려나가 적들을 박살내고 유유히 귀환했다. 파괴된 땅거미들은 땅으로 녹아들듯 사라졌다.

처음보는 입장에선 정말로 죽은게 맞는지, 녹아든 놈들이 다시 튀어나와 공격을 가하진 않을지 신경쓰였지만 늘 봐오던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듯 했다.

거인이 귀환하자 다시 거대한 마법진이 전개되더니, 다섯 쌍둥이로 다시 나뉘었다.

"여-, 꼬맹이. 잘 봤냐? 우리 부족의 힘을."

에이르가 말에서 내린뒤 물었다.

"훌륭했어요."

.

.

.

.

.

같은 시각.

"대천사장."

우리엘이 빨간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다가와 말했다.

"뭔가요, 우리엘?"

늘 그렇듯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 듯한 표정의 미카엘이지만, 지금껏 지은 표정중 가장 심란해보이는 표정이었다.

"결국 그 녀석을 지상으로 보내셨군요."

"어쩔 수 없죠. 우리 힘으로는 '리바이어던'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그녀'가 있다면 모를까."

미카엘은 커피콩을 씹는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게다가..."

"뭔가요?"

"그 녀석 안에 무고한 인간의 영혼이 깃들었습니다. 죄 없는 인간을 해하는 일은 천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미카엘 입 안의 커피콩이 10개는 늘어난 듯 했다.

"여전하시군요. 고지식하고 선하신분. 하지만 이로 인해 천상과 지옥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면..."

"그리되지 않도록 그에게 인간의 삶을 살게 한겁니다. 인간들과 함께 살고 인간들을 이해하고 인간들과 친화력을 쌓고 난다면...

어쩌면 악마들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수호자가 될 지도 모르죠."

"어디로 보냈습니까."

" '용의 자손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들은 선량하고 강하며 외부인을 받아주는 관대한 자들 입니다.

연고지 없는 자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때에 만날 친구로써 그만한 자들이 없습니다.

게다가....'용의 자손들'이라면 '용족 황제'를 잘못 대하지는 않겠죠."

미카엘은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용족 황제와 함께하는 용의 자손들...자칫하다간 그의 전력이 될 수도 있음을 모르진 않으시겠죠?"

"어차피 그만한 힘을 가진 자라면 언젠가는 거대한 세력을 가지게 되는것이 인간사의 이치입니다.

게다가...지금쯤 그 행성의 최상위 강자들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강대한 마력원이 지상에 출현했음을 눈치채고 있을겁니다.

자칫 교활한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거나 불의한 일에 휘말려 진정한 악의 존재로 거듭날 지도 모르는일이죠. 그럴바엔 선량한 의도로 보호해주는 강한자들 곁에 두는게 현명할 겁니다."

"지옥의 최종 병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완성되어 저의 마음이 매우 불안합니다. 우리의 최종 병기는 언제쯤 완성될까요?"

" '그녀'는 아직...많은 작업이 필요합니다만 '최종전쟁' 전에는 반드시 완성 될겁니다."

"대천사장님의 말씀을 믿을 수 밖에요."

"믿어줘서 고맙군요."

두 대천사는 마주보며 조용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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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하나의 나라, 두개의 체제 24.02.02 10 0 13쪽
15 제국의 탄생 24.02.01 18 0 15쪽
14 세상에서 가장 슬픈 죽음 24.02.01 18 0 12쪽
13 탐욕과 생존의 투쟁 24.01.31 22 0 11쪽
12 해적 24.01.30 20 0 12쪽
11 용과 인간의 설전 24.01.29 21 0 10쪽
10 재회 24.01.28 32 0 15쪽
9 용족황제, 그리고 어떤 장난꾸러기 24.01.27 34 0 14쪽
8 HELL MARCH II 24.01.26 40 0 28쪽
7 HELL MARCH 24.01.25 49 0 27쪽
6 있어야 할 곳 24.01.24 53 0 20쪽
5 전쟁과 관찰자 24.01.23 56 0 22쪽
4 인간 제국들 24.01.21 66 1 25쪽
3 황제 24.01.20 60 1 23쪽
2 위험한 아이 24.01.20 67 1 26쪽
» 다시 한번, 해피버스데이 24.01.20 11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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