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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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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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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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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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강력3팀 짐덩이(2)

DUMMY

“우리 팀에 어울리는 형사라는 걸 증명하겠다고?”


오대두 반장이 물었다.


“네.”


나인이 짧게 대답했다.


“일주일 안에?”

“네.”

“막내야.”

“네.”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 우리 팀에 남고 싶으면 그러면 돼.”


머리를 다치기 전의 막내였다면, 선택의 여지 없이 내근직 부서로 보냈을 거다.


그런데 머리를 다친 후로 막내의 눈빛이 달라졌다. 여느 강력계 형사 못지않은 눈빛으로. 다만, 다친 머리가 걱정돼서 이러는 것뿐이었다.


“아닙니다.”


선심 쓰는 듯한 오 반장의 말에 나인은 다시 한번 자존심이 상했다.


앞으로 일주일.

나인은 동생 강태식 형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을 생각이다.


“일주일 동안 관할 구역 우범자들 싹다 잡아들이겠습니다.”

“진심이냐?”

“네. 진심이고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나인의 말에 오 반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눈빛이 달라.’


예전의 그 순둥이 막내의 눈빛이 아니었다.


오 반장뿐만 아니라 3팀 형사들 모두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그런 막내가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뭘 보여줄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대평아.”

“네.”

“니가 현장 경험 좀 제대로 시켜줘라.”

“네.”

“그리고 막내 다치면. 모두 니 책임이다.”

“그런 게 어딨어요.”

“억울하면 반장 하든가.”

“치사하게. 진짜”

“관할 우범자들 정리할 때 됐다. 막내 데리고 청소 한번 해.”

“네~에~”


대답에 한숨이 말려 있었다.




*

강력계 12년 차 김대평 형사.


강력 3팀의 브레인으로 다혈질에 무대뽀 오대두 반장을 유일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인물이다. 강봉시 내 정보망도 아주 탄탄하게 갖추고 있었는데, 강봉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거의 꿰차고 있을 정도다.


오랜만에 정보통을 동원한 김대평 형사. 그동안 공팔이 사건 때문에 잡지 못한 범죄 용의자들을 잡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막내 강태식 형사에게 강력반의 진면목을 보여줄 생각이었는데...



“발발이 너 이 새끼 거기 안 서.”


40도 경사 오르막길을 뛰어오르며 김대평 형사가 소리쳤다.


“너 같으면서겠냐. 븅신아!”


도망치는 발발이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잡히면 죽는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발발이와의 거리가 계속 벌어졌다.


“발발아. 잠깐. 잠깐만 쉬자.”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김 형사가 멈춰 서며 말했다.


“고것 뛰고 벌써 지쳤냐? 그래서 형사 짓 해 먹겠냐?”


어느새 멈춰 선 발발이가 조롱하듯 말했다.


“너 이 새끼. 어린놈이 꼬박꼬박 반말이다.”

“꼬우면 잡아 보든가~”


그때 김 형사 옆으로 무언간 생! 하고 지나갔다.


나인이었다.

40도 경사 오르막길을 무슨 100m 달리기하듯 순식간에 치고 올라갔다.


“어, 어.”


놀란 발발이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인에게 뒤를 잡히고 말았다.


“이런 썅!”


작은 나이프를 꺼내든 발발이가 나인을 위협했다.


“가까이만 와봐. 바람구멍 내줄 테니까.”


나이프를 허공에 휘두르며 위협을 했지만, 나인은 개의치 않고 발발이에게 다가갔다.


“이게 장난인 줄 아나!”


다가오는 나인을 향해 나이프를 휘둘렀지만, 맥없이 손목을 잡혀버렸다.


나인은 그대로 팔을 꺾어 발발이 등 뒤로 가져간 후 무릎을 꿇렸다.


“아아아악!”

“가만있어라. 팔 병신 되기 싫으면.”


그사이 김 형사가 다가왔다.


“막내야”


숨을 헐떡이며 다가온 김 형사가 나인을 불렀다.


“네,”

“이 새끼 칼 썼냐?”


바닥에 떨어진 나이프를 보며 김 형사가 물었다.


“네.”

“그렇단 말이지.”


김 형사는 땅에 떨어진 나이프를 주워 발발의 손에 쥐여주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발발이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해서 강간이나 하는 놈이. 뭐 븅신? 형사가 븅신 같아 보이냐!”


나인은 김 형사를 말리지 않았다.


예전 유럽 슬럼가에서 만난 악질 강간범들, 나인은 그들 모두를 고자로 만들어 버렸는데, 한국에서는 그것도 경찰 신분이라 그러지는 못할 것 같았다.


“막내야.”


발발이를 흠씬 두들겨 팬 김 형사가 말했다.


“네.”

“칼 든 놈은 이렇게 상대하는 거야. 알았지?”

“네.”

“고소할 거야. 경찰이 무고한 시민 때려!”


쌍코피를 흘려대며 발발이가 소리쳤다.


나인은 자세를 낮춰 발발이와 눈높이를 같이했다.


“그전에 넌 나하고 취조실에서 좀 보자.”


나인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온 살기에 발발이는 움찔했다.


“죄, 죄송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죄송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인의 살기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래도 누구처럼 오줌을 지리지는 않았다.




*

다음날.


“막내야!”


총을 든 김대평 형사가 불법 사채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네.”


한바탕 싸움이 있었는지 사무실은 엉망이었다.


조폭 다섯 명이 게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고 나인은 열린 금고문 앞에서 장부를 보고 있었다. 그 옆에 사장으로 보이는 조폭이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높이 들고 있었다.


“이놈들 진짜 나쁜 놈들인데요. 이자를 무려 1000%나 뜯고 있었어요.”


장부를 들어 보이며 나인이 말했다.


“어? 아, 조금만 기다리지. 뭐가 급하다고 혼자서...”


조폭이 운영하는 불법 사채 사무실이었는데, 김대평 형사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나인 혼자 들어와 깨끗하게 정리를 해버렸다.


“몇 명 되지 않아서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나인이 말했다.


“그런데 막내야.”

“네.”

“정말로 혼자서 다 정리한 거야?”

“덩치만 컸지, 별거 아니더라고요.”

“.....”


김 형사는 쓰러져 있는 조폭들을 봤다.


딱 봐도 강하게 생긴 놈들이었다. 게다가 막내 옆에서 두 손을 높이 들고 있는 조폭. 김 형사가 아는 얼굴이었는데, 관내에서도 알아주는 싸움꾼이었다.

막내에게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다.




다음날.


“야! 거기서!!”


김대평 형사가 죽을힘을 다해 편의점 강도 용의자를 쫓고 있었다.


도망치던 용의자가 시동이 켜진 배달용 오토바이를 발견하고는 바로 올라탔다.


“너 이 새끼. 잡히면 죽어!!!”


오토바이가 출발하자 김 형사는 그대로 멈춰 서고 말았다.


이렇게 놓치는구나, 라고 생각할 때, 김 형사 옆으로 나인이 쓰윽~ 나타났다.


나인은 권총을 꺼내 오토바이를 겨냥했다.


“막내야. 참아.”


‘탕’


김 형사가 말리 틈도 없이 나인은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정확하게 오토바이 뒷바퀴에 명중했다. 타이어가 터진 오토바이는 중심을 잃고 길 한쪽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에 처박히며 전복됐다.


“가서 검거하겠습니다.”

“어? 그, 그래.”


김 형사는 황당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나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막내야. 너 정체가 뭐냐?”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또 다음날.

관내 유흥가에 있는 망치 룸살롱 앞을 조폭 두 명이 지키고 서 있었다. 그 맞은편 건물 한쪽에서 김대평 형사와 나인이 룸살롱을 주시했다.


김대평 형사의 정보통에 따르면 지금 망치 룸살롱에는 1급 지명수배범 개망치가 있었다.


개망치는 경기 북부 일대에서 악명을 떨친 조폭으로 살인 및 살인교사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었다.


“최소 30명 정도는 있을 거야.”


김대평 형사가 나직이 말했다.


룸살롱 안에는 개망치 말고도 주변 일대의 조폭들이 모여있었는데, 첩보에 따르며 못해도 30명은 될 거라고 했다.

그 때문에 김대평 형사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지원을 기다렸다.


“막내야.”

“네.”

“지원 곧 올 거야. 여기서 한눈팔지 말고 잘 보고 있어. 난 룸살롱 뒤쪽 비상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올게.”

“네.”


김 형사가 사라지자, 나인은 룸살롱 입구로 향했다.




“영업 안 한다.”


나인이 다가오자 입구를 지키던 조폭이 말했다.


“안에 개망치 있지?”


나인의 물음에 조폭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냐?”

“경찰.”

“경찰? 좆같은 소리...”


조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인의 발차기가 날아왔다.


조폭은 그대로 풀썩 쓰러졌고 그 옆에 있던 다른 조폭도 영문도 모른 풀썩 쓰러졌다.


순식간에 조폭 둘을 쓰러 트리 나인은 입구 옆에 기절한 조폭 둘을 나란히 앉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조폭들로 바글바글했다.

입구 주변에만 십여 명가량의 조폭이 몰려 있었다.


“자~ 여기 주목!”


나인이 소리 지르자, 조폭들의 시선이 나인에게 향했다.


나인은 경찰 신분증을 꺼내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강봉 경찰서 강력 3팀 강태식 형사라고 한다. 여기에 개망치라는 쓰레기가 있다고 해서 잡으러 왔다. 이제부터 공무 집행을 할 건데, 혹시라도 방해한다면 공무 집행 방해죄로 뭐든 하나씩 부러질 거다. 참고하기 바란다.”


한국 형사물 드라마를 볼 때마다 이런 대사를 꼭 한번 치고 싶었는데, 오늘 그 소원을 푼 나인이었다.


“미친 새끼.”

“혼자 왔냐?”


조폭들이 히죽거리며 물었다.


“어. 싱글이야~”


이 대사도 꼭 치고 싶었는데, 또 하나의 소원을 푼 나인은 기분이 좋게 조폭들을 향해 걸어갔다.


“조져!”


누군가 소리치자 조폭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나인은 미소를 지었는데, 눈빛이 완전히 돌변했다. 경찰이 아닌 킬러의 눈빛으로.




한편 맞은편 건물로 돌아온 김대평 형사. 막내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하는 생각에 룸살롱 입구를 봤는데, 문 앞을 지키던 조폭 둘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야이씨!”


김 형사는 권총을 꺼내 들고 룸살롱 입구로 뛰어갔다.


만약 막내 혼자서 룸살롱 안으로 들어간 거라면? 아니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무모한 짓을 할 리는 없었다.


그런데 왠지 막내는 그러니깐 머리를 다친 이후의 막내는 그런 무모한 짓을 하고도 남을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룸살롱 입구 앞에서 기절한 조폭들을 확인한 김 형사는 주저할 것 없이 룸살롱 안으로 들어갔다.


“막내야!!”


안으로 들어온 김대평 형사가 당장이라도 총을 쏠 기세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김 형사는 두 눈을 껌벅이기만 했다.


입구 주변으로 조폭들이 죄다 쓰러져 있었다. 집단 난투극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아주 처참하게 뻗어있었다.


“무슨 일이지?”


김 형사는 권총을 쥔 오른손에 힘을 주며 룸 안쪽으로 이어지는 복도로 향했다.


복도에도 조폭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마치 악마가 쓸고 지나간 것처럼 처참한 광경이었다.


복도 코너를 돈 김 형사의 눈에 막내 강태식 형사가 들어왔다.


조금 멀리 떨어진 룸 앞에 개망치를 비롯한 조폭 몇 명이 두 손을 높이 든 채 무릎 꿇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막내 강태식 형사가 훈계하듯 뭐라 떠들고 있었다.


어이없어 헛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는데, 오대두 반장이었다.


“네. 반장님.”

- 곧 도착하니깐 대기하고 있어.

“천천히 오셔도 될 것 같은데요.”

- 왜? 무슨 일 있어?

“그게요. 막내가...”

- 막내가 왜?

“아무래도 막내가 다 정리한 것 같아요.”

- 정리? 뭘 정리했다는 거야?“

“암튼 천천히 오셔도 돼요.”


통화를 끝낸 김대평 형사는 손으로 볼을 꼬집어 봤다.


아팠다. 그래도 믿기지 않아서 손바닥으로 볼을 때려봤다. 여전히 아팠다.

아무래도 꿈은 아닌 것 같았다.


그제야 김 형사는 막내 강태식 형사에게 향했다.


작가의말

15화는 개인적으로 가장 즐겁게 또 재밌게 쓴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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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유민태 +4 24.03.05 2,245 40 12쪽
21 21화. 범호그룹(3) +4 24.03.04 2,230 36 12쪽
20 20화. 범호그룹(2) +4 24.03.03 2,248 35 13쪽
19 19화. 범호그룹(1) +6 24.03.02 2,257 41 12쪽
18 18화. 쌍명산 살인사건 +4 24.03.01 2,292 39 12쪽
17 17화. 단서. +8 24.02.29 2,303 41 13쪽
16 16화. 강력3팀 짐덩이(3) +4 24.02.28 2,336 44 12쪽
» 15화. 강력3팀 짐덩이(2) +7 24.02.27 2,343 40 12쪽
14 14화. 강력3팀 짐덩이(1) +4 24.02.26 2,413 41 12쪽
13 13화. 공팔이(3) +5 24.02.25 2,412 42 12쪽
12 12화. 공팔이(2) +4 24.02.24 2,424 42 12쪽
11 11화. 공팔이(1) +6 24.02.23 2,446 41 12쪽
10 10화. 친구? 죽이거나 살리거나 +8 24.02.22 2,505 45 15쪽
9 9화. 찰리 황 +5 24.02.21 2,484 46 12쪽
8 8화. 다이어 얀 +4 24.02.20 2,537 43 11쪽
7 7화. 테스트 +7 24.02.19 2,565 46 12쪽
6 6화. 빵셔틀 킬러? +7 24.02.18 2,608 39 11쪽
5 5화. 쌍둥이 형제 +5 24.02.17 2,650 40 12쪽
4 4화. 형사가 된 킬러. +3 24.02.16 2,663 37 12쪽
3 3화. 신이 존재한다면 +4 24.02.15 2,665 38 11쪽
2 2화. 강력계 형사 강태식 +3 24.02.14 2,879 36 11쪽
1 1화. 킬러 나인(nine) +4 24.02.13 3,49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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