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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3.12 19:55
최근연재일 :
2024.09.0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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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1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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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또 보자 블랙엘러펀트

DUMMY

“나... 어제 손가락을 다쳐서... 이번 공연 함께 못 할 것 같다... 미안...”


“많이 다친 거야? 공연 못 할 정도면...”


“미안...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늘 병원 가보니 뼈에 금이 가서 깁스라고 왔어.”


“......”


“듣고 있니?”


“어어... 그래, 알겠어. 일단 푹 쉬고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졌다. 공연을 취소할지 다른 멤버를 구할지 아니면 용희 빼고 5명이서 할지... 다른 멤버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일단 공연은 하는 방향으로 하자! 지금껏 연습한 게 아까운 것도 있으니.”


북쟁이 현철이가 말했다.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 다른 멤버를 구하는 건 무리인 것 같애. 그 많은 곡을 소화하기엔 시간이 빠듯할 거야.”


줄쟁이 성원이가 말했다.


“아아! 용희가 다 나았다고 쨘 하고 나타났으면 좋겠다.”


모두가 아영이의 그 말에 희망을 걸었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것을 고려해야 했다.


“이렇게 하자! 공연은 예정대로 하는 걸로 하고 용희 파트는 기타 성원이와 키보드 아영이가 나누어서 커버하는 걸로. 현재로서는 그게 베스트인 것 같애.”


“에휴...”


“......”


나의 말에 줄쟁이 성원이는 한숨을 쉬었고 키보드 아영이는 나만 멀둥멀뚱 바라보았다.


[합주날]


[띠리리리, 둠칫탓칫두둥칫탓칫, 둥둥둥둥]


‘하아... 이거 큰일인데?’


생각보다 합주는 더 엉망이었다.


‘용희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이야...’


성원이도 아영이도 용희의 빈자리를 메꾸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아... 시간이 더 있다면 연습해볼 텐데...”


아쉽고 초조한 우리 마음과는 달리 공연날은 성큼성큼 다가왔다.


‘아... 역시 무리인가?’


어느정도의 포기를 생각할 때


[띠리리리]


용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나보고 싶어서 울고 있는 건 아니지?”


“어휴... 어떻게 알았냐? 널 향한 그리움에 흘린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고 있다.”


“무슨 소리야? 햇빛이 쨍쨍하구만!”


“됐고. 손가락은 좀 어때?”


나는 한가닥 희망을 갖고 물었다.


“어! 아직 손가락은 엉망인데 어제 깁스 풀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다 나은 게 아닌데 깁스 풀었다고?”


“응! 내가 의사 선생님한테 졸라서 풀어 달라고 했어.”


“왜? 그래도 괜찮은 거야?”


“왜라니! 공연해야하잖아!”


“그.... 그래도...”


나만큼이나 공연에 진심이었던 용희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뭐야? 너 우는 거야? 큭큭, 덩치는 코끼리 만한 게 마음은 꼭 사슴같구나!”


“그래! 나 꽃사슴이다. 어디 엉덩이 한번 시원하게 걷어차 줄까?”


“합주 언제냐? 이제 공연 얼마 안 남았지?”


“응! 많이 해야 세네번이야. 다음 합주는 수요일 저녁 8시고”


“알겠다. 나는 7시까지 갈게. 미리 손 좀 풀어야겠다.”


“그래! 그럼 나도 7시에 갈게.”


용희가 다시 합류한다니 하늘을 나는 것 같이 기뻤다. 나는 이 사실을 바로 다른 멤버들에게도 알렸고 다른 멤버들도 다같이 1시간 당겨 7시에 모이기로 했다.


[합주날]


“용희가 다시 같이 연주하게 돼서 기쁘긴 하지만 아직 손가락이 완치된 상태는 아니야. 그래서 용희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모든 곡의 템포를 20bpm 정도만 늦춰서 했으면 좋겠어.”


“20bpm이면 차이가 꽤 큰데 괜찮을까?”


“우리가 느끼기엔 큰 차이지만 일반 청중들이 들었을 때는 잘 모를 거야.”


“알겠어. 그렇게 하자.”


“용희야! 그 정도면 연주하는 데 무리 없겠지?”


“그래, 원곡을 훼손한다는 게 자존심 좀 상하긴 하지만 지금은 완주하는 게 목표니까! 배려해줘서 고마워.”


“자! 시간이 얼마 없으니 어서 합주 시작하자. 현철아! 비트주라!”


“오케이!”


[탁탁탁탁]


북쟁이 현철이의 비트를 시작으로 다시 완전체 합주를 시작했다.


[우리가 이 생의 마지막에서 후회 없도록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해. 그날은 생각보다 빨리 올지 몰라.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더라도 앞으로 나아 가야 해.]


연주가 절정에 다다를수록 내 마음. 아니 우리 모두의 마음도 뭉클해졌다. 공연만큼이나 연습하는 이 순간 순간들도 너무 소중하다.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공연이 끝나면 우리는 약속대로 해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원한 건 없다고 하지만 영원을 바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어김없이 시작과 끝은 찾아온다.


[공연 당일]


“밥 먹고 가야지?”


“괜찮아요. 오늘은 공연 있어서 배부르면 안돼요.”


“그래도 그렇지...”


아침을 꼭 챙겨먹던 내가 아침을 거르니 어머니께서 걱정을 하셨다.


“다녀올게요.”


“그래! 간단하게라도 뭐 챙겨 먹고 하거라.”


[마지막 리허설]


“느린 노래는 많이 맞춰봤으니 빠른 노래 한 곡만 해보고 리허설 마치자.”


[탁탁탁탁]


리허설 마지막 곡으로 우리가 할 노래 중 제일 빠른 노래를 했다.


[모두가 축배를 드는 밤인데 내 잔은 깨어져 버렸어. 모두가 기다려 온 날인데 난 울고만 있어]


연주하는 중간 중간 세컨 기타 용희의 컨디션을 체크하였다.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면서까지 연주하는 용희가 대단하면서도 미안했다. 다행히 리허설은 무사히 마쳤다.


“태산고등학교축제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환영합니다. 이제 축제의 하이라이트 밴드 공연이 있겠습니다. 큰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블랙엘리펀트]”


[와아아아]


막이 오르고 조명이 켜지자 우리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 끝내 하지 못 한 말 사랑한다는 그 말이 왜 그리 힘겨웠을까 이젠 후회로 남네...]


첫 곡을 잔잔한 발라드로 시작했다.


“와아아아! 멋져요”


“흑흑, 눈물 한바가지...”


괜히 걱정했나 싶을 만큼 반응이 괜찮았다. 첫곡으로 [사랑한다는 그 말] 들려 드렸습니다. 다음 곡 바로 들려 드리겠습니다.


[집어쳐]


나는 드럼 현철이와 기타 성원이에게 사인을 보냈다.


[챙챙, 챙챙, 둠빡]


[즁즁즁즁, 즁즁즁즁]


드럼과 기타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확 바꾸어 다음곡을 이어갔다.


[나를 사랑한다 했잖아! 네게 내 모든 걸 줬는데! 이게 니가 말한 사랑이니! 거짓뿐인 너의 사랑 이젠 필요없어!]


[즁즁즁즁, 즁즁즁즁]


[둠빡둠빡, 둠두둠빡]


[집어쳐. 집어쳐 너의 거짓사랑 필요없어. 가져가, 가져가. 상처뿐인 우리 추억... 새로운 사랑으로 널 짓밟겠어!]


[와아아아]


[짝짝짝짝]


노래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우리의 노래도 마지막에 이르렀다.


[절망의 연속이었지... 내 꿈은 점점 희미해졌고... 그때 내게 한 줄기 빛이 보였지... 그 빛은 나를 다른 길로 인도하였고 내게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졌어...]


그렇게 마지막 노래가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소리도 점점 옅어졌다.


“후... 해냈어...”


기쁨과 허전함이 공존하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으윽]


세컨 기타 용희가 손을 잡고 괴로워했다.


“용희야! 괜찮아?”


괜찮을 리가 없었다. 손가락에 금이 간 상태로 무리해서 연주하다 결국엔 검지 손가락이 부러져버렸다.


[한달 뒤]


“이제 손가락은 다 나았냐?”


“어,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고맙고... 미안하다...”


“......”


“대학은 갈 거냐?”


“아니, 난 공부할 머리는 아냐. 그건 내가 잘 알지.”


용희는 다소 여유롭고 웃음기 있는 말을 했다.


“넌 어쩔 거냐?”


“난 가려고.”


그러자 용희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넌 가야지. 대학 가서도 음악은 계속해라. 대학마다 음악 동아리가 있고 니가 원하면 얼마든지 음악 할 수 있을 거야.”


“걱정마라. 음악은 계속 할 거니까.”


“이제 보기 힘들겠네?”


“보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해라. 한걸음에 달려갈 테니”


용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아마 그게 용희와 마지막 만남이 아니었나 싶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용희는 그 이후 유명한 메탈밴드에서 활동하다 캐나다로 이민갔다고 했다. 우리 블랙엘리펀트 멤버는 그 이후 몇 번의 모임을 가진 후 공식적으로 해체하고 대학 입시를 위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수능시험 후]


“이야~~ 셤 끝났다. 술 마시러 가자!”


“에이CX 재수해야겠네...”


긴긴 수험기간 끝에 보인 학생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


나는 대략 느낌에 잘 치지도 그렇다고 못 친것도 아니라서 덤덤했다.


[뚜루루루]


나는 곧장 성원이와 현철이에게 전화를 했다.


“어! 찰스(현철이 별명) 시험 어땠냐? 잘봤어?”


“에이! 그게 뭐 중요하냐? 술이나 한잔하자. 이제 술 먹을 수 있는 나이 됐으니 공식적으로 술집에서!”


“짜식 맨날 술타령이야! 알겠다. 성원이한테도 전화할게. 일단 연습실에서 만나자!”


“오케이.”


그렇게 우리 셋은 새벽이 올 때까지 술을 마셨고 술집에 들어간 기억은 있는데 그 뒤로의 기억은 없었다. 아무튼 눈을 떠보니 나는 우리집 변기 앞에 있었다. 며칠 후 시험 성적표를 받았고 현철이는 서울, 성원이는 대구, 나는 부산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부산에서 살 곳을 구하기가 마땅치 않았는데 다행히 삼촌께서 부산에서 근무하고 계셔서 삼촌 집에서 당분간 얹혀살기로 했다.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성원이와 현철이가 대학 가서도 악기를 계속 연주하길 바랐다.


[동아리 소리 한마당]


“호호호! 신입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대학생활을 빛내줄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사진 동아리 찍자]


“찰칵, 찰칵! 사진은 순간을 담는 예술! 어때요? 당신의 인생을 예술로 승화해보지 않겠습니까? 저희 찍자와 함께해요.”


“......”


그 외에도 여러 동아리가 소개되었는데 다 내 관심 밖이었다. 배가 고파서 라면이나 먹으러 가려 했는데


[우르르르]


무대 위로 악기들이 일사분란하게 셋팅되었다.


‘어? 혹시 밴드공연하려나?’


“안녕하십니꽈!”


“......”


관객들이 대답하지 않자 보컬로 보이는 분이 한번 더 힘차게 외쳤다.


“아무도 없습니꽈? 안녕하십니꽈?”


“네에”


그제서야 여기저기서 관객들이 화답했고


[뚜구두구투곽투콱투콱]


“오오오!”


드럼이 한바퀴 돌리자 사람들이 더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희들은 P대학 락동아리 메아리입니다. Let’s go!”


[즁즁즁즁, 즁즁즁즁- 두둠빡]


경쾌하고 빠른 기타와 드럼 소리가 내 발길을 멈춰 세웠다.


[삶이 너를 힘들게 할 때 하늘 향해 외쳐봐!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잘해 왔잖아!]


‘오!’


기타의 연주가 멋있었지만 특별히 내 눈에 보이는 건 베이스 연주자였다. 적당히 마른 몸매에 턱까지 기른 머리, 검은색 가죽 쟈켓에 검은색 가죽바지, 베이스기타마저 검은색이었다. 한눈에 봐도 딱 롸커! 나는 공연이 끝나자 악기를 정리하는 그분에게 다가갔다.


“저... 싸인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공연 너무나 잘 봤습니다.”


“아! 네, 해드릴게요. 돈 드는 것도 아닌데.”


“감사합니다.”


나는 싸인을 받고 수업이 있어서 강의실로 가려했다.


“저기...”


“네?”


베이스 연주 하시던 형님이 나를 불렀다.


“혹시 밴드에 과심이 있으시면 대운동장 옆 동아리 건물 201호로 오세요.”


“아! 네, 한번 들릴게요.”


나는 부산 P대학의 일문과로 들어왔다.


[일문과 신입생 환영회]


‘와!’


동아리 소개를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전공하게 될 일문과에도 신입생 환영회를 했다. 여기서 두 번 놀라게 되었는데 첫째는 70명 정원이라 들었는데 오늘 참석한 60여명 중 나 포함 10명 빼고 다 여자였다. 또 한번 놀란 것은 여자 동기들이 죄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다같이 이쁘거나 귀여웠다.


‘아! 일문과 지원하길 잘 했네.’


나는 스스로 만족하며 이쁘고 깜찍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밴드에 관심 있으시면 찾아오세요!”



‘아! 맞다. 베이스형!’


그로부터 한달 쯤 지났을까? 나름 학과 생활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학기 초 동아리 소개 공연에서 본 베이스형님이 생각났다.


[201호 락밴드 메아리]


‘여기가 맞겠지?’


[똑똑독]


나는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드르렁, 피휘우우]


[드르렁, 피휘우우]


“......”


아무도 없나 싶었는데 멤버로 보이는 사람이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와’


잠시 둘러보는데, 말로만 듣던 고가의 앰프와 악기가 정갈하게 셋팅되어 있었다.


‘깨우면 안되겠지? 다음에 와야겠다.’


돌아가려는 찰나에


작가의말

[펜타스트링] 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제로드입니다


4월인데 벌써 덥네요

어제 비가 내려서 좀 선선하긴 한데

내일부터는 또 덥겠죠???

에어컨 필터도 청소하고 슬슬 여름을 준비해야겠습니다

덥긴 해도 저는 여름을 좋아합니다

뭔가 여기저기 생기가 넘치기 때문이라 그런 것 같아요

공연 시즌이 다가오네요 벌써 2건이 잡혔습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여름이 생기 넘치는 그런 즐거운 계절이 되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같은 하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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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락밴드 메아리 24.09.07 6 0 13쪽
» 안녕 또 보자 블랙엘러펀트 24.04.21 10 0 13쪽
2 롸커의 품격 24.03.23 15 0 13쪽
1 결성 검은코끼리 24.03.12 21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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