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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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뿜기
작품등록일 :
2015.08.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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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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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5화

DUMMY

슈악!


놀이 움직이는 것과 바람이 갈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동시였다. 순간적인 공포에 눈조차 감지 못했던 최강은 그랬기에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 한 대가 놀의 이마에 정확히 박혀 드는 모습을 말이다.


털썩.


정확히 미간에 화살이 박힌 놀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자리에 쓰러졌다.


키우아!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레드 픽시가 기괴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동시에 남은 놀 한 마리가 거대한 덩치로 레드 픽시를 가리려 했지만, 그보다 두 번째 화살이 먼저였다.


슈악!


바람을 뚫고 날아온 두 번째 화살은 이번에도 정확히 놀의 미간에 박혀 들었다.


터벅터벅


“새끼, 내가 말했지. 레드 픽시가 나타나면 넌 산다고 말이야.”


익숙한 목소리에 최강이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는 컴파운드 보우를 들고 있는 강무혁을 비롯해 김대성과 블랙 스콜피온의 길드원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어둠속 한줄기의 빛이라고나 할까?


그 모습에 최강은 눈물이 핑하고 돌며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흑, 빨리 오지. 얼마나 무서웠다고요.”


“엄살은. 잘해줬다. 정말 잘해줬어.”


뭔가 울컥하는 느낌에 김대성이 괜스레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본 뒤 강무혁이 레드 픽시에게로 걸어갔다.


캬아! 캬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강무혁을 보던 레드 픽시가 위기감을 느꼈는지 재빨리 날개를 흔들었다. 레드 픽시의 고유 능력 매혹이었다. 하지만 강무혁은 레드 픽시보다 한수 위인 3성의 능력자였다.


레드 픽시의 분위기가 달라지자 망설임이 없이 화살 통에서 화살을 꺼내 장전한 강무혁이 시위를 당겼다.


캬아악!


찢어질 것 같은 비명. 순식간에 날개의 한쪽이 화살에 찢긴 레드 픽시는 그 당당한 위용을 잃고 곧장 바닥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김대성이 다른 길드원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지켜보고 있던 길드원들이 배낭에서 촘촘하게 짜인 그물을 꺼내어 레드 픽시에게 던졌다. 매혹이란 특수 능력을 제외하면 1성의 놀보다 그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레드 픽시였기에 일반 그물로도 충분히 제압 할 수가 있었다.


“뭐, 어디까지나 3성의 능력자인 마스터께서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만약 마스터가 없었다면 다가가는 즉시 저 괴물의 노예가 됐을 거다.”


“네?”


조금 안정이 된 최강이 반문하며 묻자 김대성이 피식 웃었다.


“새끼, 혼잣말이다. 그보다 넌 마스터께 고마워해야한다. 마스터가 조금만 늦었어도 저기에 쓰러진 건 저 괴물이 아니라 너였을 거다.”


김대성이 가리킨 건 미간에 화살에 박힌 놀이었다. 입가에 침을 흘리며 다가오던 놀을 떠올린 최강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는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시선을 돌려 강무혁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캬아! 캬아!


그물에 몸이 구속된 레드 픽시가 계속 몸을 뒤척이자 강무혁은 망설임 없이 군화로 몸통을 짓눌렀다. 그리고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레드 픽시의 미간에 박아 넣었다.


금빛의 별 두 개가 녹색 피범벅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원을 그리듯 별 두 개를 잘라낸 강무혁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그 안으로 들어서더니 푸른빛을 뿜어내는 새끼손가락 한마디만한 수정을 꺼냈다.


포탈 속에 존재하는 괴물을 사냥해야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스톤. 바로 일반인을 능력자로 만들어주는 물건이었다. 에너지 스톤이 추출되자 조금 전까지 비명소리를 내지르던 레드 픽시는 생명의 빛을 잃고 이내 숨이 끊어졌다.


“챙겨라.”


강무혁의 말이 떨어지자 그때 까지 대기하고 있던 블랙 스콜피온의 길드원들이 놀에게로 다가갔다. 저마다 단도를 비롯한 연장들이 손에 들려 있었다.


에너지 스톤 같은 경우에는 포탈을 벗어나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오면 사라지지만, 괴물의 사체는 그렇지 않았다.


괴물의 사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금속보다 무게 대비 강도가 뛰어났는데, 강력한 괴물일수록 그 정도가 더욱 뛰어났다.


포탈 생성 초기에는 괴물들의 사체를 다루는 기술이 전무했기에 그 효용성에 대해 말들이 많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괴물의 사체는 돈을 주고서라도 구하기 힘든 모든 산업의 중심이자 능력자들의 주 수입원이 되었다.


강무혁이 보유한 컴파운드 보우 역시 괴물의 사체를 가공해서 만든 물건이었다.


길드원들이 놀에게서 필요한 부위를 채취하는 동안 에너지 스톤을 품에 잘 갈무리한 강무혁은 최강에게로 걸어갔다. 강무혁이 다가오자 그때까지 김대성의 곁에 있던 최강이 경직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아직까지 첫 만남의 강렬한 인생이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최강을 물끄러미 보다 강무혁이 툭하고 어깨를 두드렸다.


“고생했다.”


단 한마디였다. 하지만 수십 마디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는 한 마디였다. 최강을 지나친 강무혁이 고개를 돌려 아직까지 놀에게 붙어 있는 길드원들을 향해 말했다.


“거기까지. 모두 베이스캠프로 돌아간다.”


-


베이스캠프의 장소는 언제나 한결 같다. 바로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포탈이 위치한 곳. 다시 말하자면 진입한 곳의 장소다.


현대의 전자기기, 화약 등이 모두 통하지 않기에 베이스캠프에는 항시 상주인원이 남아 불을 피우고 연기를 만들어낸다.


과거 선조들의 지혜인 봉화를 빌려온 것이다. 베이스캠프를 떠나 괴물을 사냥하는 이들이 언제든 이 연기를 보고 귀환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냥하는 괴물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베이스캠프의 숫자도 달라졌다.


강무혁을 선두로 블랙 스콜피온 길드는 빠른 속도로 초기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이미 본래의 목적인 레드 픽시의 사냥은 끝났기에, 이동속도를 고려해서 최강은 김대성의 등에 업히기로 했다.


강무혁이 길드원을 복귀하고 무사 귀환하자 베이스캠프를 책임지고 있던 장주환이 반갑게 맞아줬다.


“마스터, 오셨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강무혁을 베이스캠프의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습격이 있었나?”


“네, 놀 세 마리가 접근했는데 다행히 피해 없이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고생했다. 최성일은?”


장주환이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게 막사에서 자고 있습니다. 살다 살다 저렇게 속 편한 놈은 처음 봅니다.”


힐끗 막사를 쳐다본 장주환이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그도 그럴 것이 포탈 안은 조금만 걸어 나가도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이었다. 이는 다시 말해 아차 하는 순간 괴물 밥이 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이번 일만 끝나면 어차피 볼일 없는 놈이다. 가서 깨우고 데려와라.”


“후우.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장주환이 막사로 들어갔다. 막사에서 잠시 소란스러움이 생겼지만 오래지

않아 잠기운이 얼굴 가득 담겨 있는 최성일이 걸어 나왔다.


“아씨, 졸라 끝내주는 꿈꾸고 있었는데.”


머리를 벅벅 긁으며 걸어 나오던 최성일이 강무혁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강무혁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복부의 통증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거,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최성일이 슬쩍 말을 올려 묻자 강무혁이 말없이 레드 픽시의 에너지 스톤을 내밀었다.


“오~ 이게 바로!”


에너지 스톤을 낚아채듯 빼앗은 최성일이 히죽 웃었다. 그런 최성일을 보며 일부 블랙 스콜피온의 길드원들이 부럽다는 듯 쳐다봤다. 특수로 분류되는 에너지 스톤의 가격은 급수에 상관없이 10억부터 시작한다.


레드 픽시의 에너지 스톤 같은 경우에는 최소 20억이었다. 여기에 기타 길드의 수고비까지 하면 25억이 넘는 액수였다. 말 그대로 입이 떡 벌어지는 금액이지만 일단 능력만 얻기만 한다면 투자한 금액을 뽑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최성일이 레드 픽시의 능력으로 돈 많은 유부녀만 잡아도 수십억을 뽑아내는 건 쉬운 일이었다.


물론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 잡혔을 경우에는 능력자 특별조치법에 의해 단 번에 무기징역에 처해지겠지만, 어찌됐든 큰돈을 투자한 만큼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이제 나도 능력자다!”


최성일이 손에 든 에너지 스톤을 곧장 삼켰다.


꿀꺽


에너지 스톤이 목젖을 타고 들어가자 변화는 곧장 나타났다.


“으으.”


온몸의 힘줄이 터질듯 팽창하다 수축하기를 수차례. 그 사이에서 최성일의 손등에 문신처럼 두 개의 황금 빛 별이 생겨났다. 2성의 능력자로 각성했다는 증거였다.


“후우. 기분 끝내주는데?”


양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기분을 만끽하던 최성일이 슬쩍 강무혁을 쳐다봤다. 지금 상태라면 복부에 느꼈던 통증을 갚아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철수 준비를 시키던 장주환이 곁을 지나치며 중얼거렸다.


“의뢰인님, 팔 다리 부러지기 싫으면 참으세요. 댁은 2성이고 마스터는 3성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쪽도 일반인이 아니라 능력자입니다.”


장주환은 유난히 능력자라는 말을 강조했다.


“끄응.”


다행이도 그 말뜻을 알아차린 최성일은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능력자가 일반인을 상대로 저지르는 죄는 가중 처벌을 받지만, 포탈 속에서 벌어지는 능력자들 간의 범법 행위는 법으로 제지하지 않는다. 현대기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사실상 정확한 증거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얼른 끝내고 돌아갑시다.”


결국 감정을 억누른 최성일이 백기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블랙 스콜피온의 귀환 준비에도 속도가 붙었다. 중앙에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강무혁이 손가락으로 한편에서 막 최강의 치료를 끝낸 김대성을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마스터.”


김대성이 다가오자 강무혁이 슬쩍 최강을 곁눈질로 쳐다 본 뒤 귓속말로 속삭였다. 짧은 시간 몇 마디가 오갔을 뿐인데. 김대성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했다.


그리고는 이내 강무혁의 말이 끝나자 김대성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건네고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김대성이 돌아오자 자신의 팔에 묶여 있는 붕대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던 최강이 물었다.


“삼촌, 무슨 일 있어요?”


“자식......”


“삼촌?”


최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자 김대성이 씩 웃으며 두툼한 손으로 최강의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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