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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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뿜기
작품등록일 :
2015.08.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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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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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15화

DUMMY

2성의 블랙 울프. 전신이 검은 털로 덮여 있는 늑대 형상의 괴물로 백 미터를 3초에 주파하는 놀라운 스피드와 단단한 바위도 단번에 으깨버리는 강인한 턱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음 후보는 블랙 울프와 마찬가지인 2성의 바투. 원숭이와 무척 흡사하게 생긴 바투는 주로 나무에서 생활하는 괴물로 긴 팔을 이용한 공격을 하거나 나무와 나무 사이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었다.


마지막 후보는 앞선 2성의 괴물과 다른 3성의 차우였다. 거대한 체구와 두 개의 송곳니를 가진 차우는 얼핏 보기에는 야생의 멧돼지와 같지만 그 습성이나 행동은 코뿔소와 비슷했다.


두 개의 송곳니를 활용한 몸통 박치기는 동급의 괴물인 오르크를 단 번에 튕겨낼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갑옷을 입은 것처럼 단단한 피부는 어지간한 무기로는 생채기조차 낼 수가 없었다.


최강은 속으로 자신을 쫓는 괴물이 차우만 아니길 빌었다. 현재 위치한 곳은 최강의 판단으로는 블루존의 중반부였다. 블루존의 경계까지 절반 정도 왔다 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우를 만나는 건 굉장히 큰 리스크였다. 차우를 사냥해서 3성의 능력을 획득 한다면 황나연과 약속했던 시간을 대폭 단축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최강이 차우의 고유 능력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차우의 고유 능력은 단단한 피부.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금강불괴처럼 피부가 강철처럼 단단해지는 능력이었다. 3성의 능력인 만큼 그리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차우의 능력에는 큰 단점이 있었다.


겉은 단단해지지만 속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신체의 내부까지 전달 되는 강력한 충격일 경우 피부는 버텨도 내부에서 이를 버티지를 못했다. 말 그대로 반쪽 짜리 단단함인 것이다.


“따돌리기는 틀린 것 같네.”


괴물들 간에도 각각의 영역은 있었다. 그렇기에 놀의 교미기처럼 극히 드문 경우가 아니라면 그 영역을 벗어날 경우 목표로 한 대상을 끝까지 쫓는 일은 없었다.


최강은 이런 괴물들의 습성을 이용해 자신을 쫓는 존재를 떨쳐내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영역을 벗어나는 것보다 자신이 따라 잡히는 것이 더욱 빠를 것이라 판단했다.


속도를 유지한 채 달려나가던 최강이 급히 주변을 훑어봤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 사이로 다양한 전투의 그림이 최강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자신을 쫓는 괴물이 아직까지는 블랙 울프일지, 바투나 차우일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 해도 현재 앞서 있는 것은 최강이었다. 이 말은 최강의 판단에 따라 전투에 좀 더 유리한 장소를 선점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저기다!’


달려나가던 최강의 시야에 적당한 크기의 공터가 보였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졌기 보다는 전투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겨난 공터인 듯 보였다.


땅의 곳곳은 움푹 파여있고 주변의 나무들은 강한 충격을 받았는지 잘려 나가거나 부러져 있었다. 하지만 시야가 확 트인 덕분에 이동이 자유롭고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하기에 용이해 보였다.


공터를 장소로 선택한 최강이 부러진 나무의 밑동을 디딤돌 삼아 올라섰다. 동시에 바늘에 찔리는 듯한 따가운 감촉이 전신에 퍼졌다.


“젠장.”


최강이 본능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느껴지는 기세로 봐서 놈은 2성 블랙 울프나 바투가 아니었다.


쿵-쿵-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들썩거리는 땅의 진동은 놈이 3성의 차우라는 것에 확신을 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차우를 기다리는 최강의 입장에서 마치 수십 년의 세월처럼 느껴졌다.


우지끈.


이윽고 최강의 시선에 보이던 나무가 뿌리 채 뽑혀져 나감과 동시에 갈색의 털로 뒤덮인 거대한 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씩-씩-


거침 콧김을 뿜어내는 놈은 최강의 예상대로 3성의 차우였다. 하지만 이내 최강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모습을 드러낸 차우가 상당히 심한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최강이 위치한 곳이 차우가 평시 활동하는 영역이 아닌 만큼, 지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이상 영역 싸움에서 밀렸고 그로 인해 어느 정도 부상을 입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 최강의 눈앞에 나타난 차우의 상태는 부상이라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자랑스럽게 뽐내었을 송곳니중의 하나는 반으로 부러져 있었고 전신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했다.


지금이라면 차우의 숨통을 끊는 것도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최강은 포탈 속에 진입한 이래 긴장을 최고로 끌어 올렸다.


“……영역 싸움에서 밀린 게 아니야. 저 상처는 사람이 만들었다.”


귀신 보다는 산 사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포탈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이었다.


괴물은 어차피 인간의 사고방식으로 판단할 수 없는 존재였다. 인간이 그러하듯 괴물 또한 모든 인간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할 뿐이었다. 그랬기에 인간들 또한 망설임 없이 괴물을 보면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포탈 속에서 같은 인간을 만나면 어떨까? 기본적으로 포탈 안에서는 지구의 법과 도덕이 통용되지 않았다. 살인, 폭력, 강간을 하든 법으로 강제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다. 오로지 힘. 약육강식의 세계였다.


애초에 선의 마음을 가진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사람만이 능력자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만인에게 지탄 받을 악인일지라도 능력자가 되는데 제약은 없었다. 또한, 그런 악인에게 있어 포탈 속은 자신의 억눌린 욕구를 마음껏 풀 수 있는 세상이기도 했다.


“길을 잃은 것인가? 어린 꼬마.”


소리도 기척도 없었다. 그런데 뒤에서 쇠가 긁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신의 털이란 털에 모두 소름이 돋는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감정이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에 최강은 아무런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착용하고 있는 장비를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군. 어려 보이는데도 제법 잘 단련했고. 아이야, 힘을 얻기 위해서 온 것이냐?”


목소리만으로는 상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사람인지 조차도 파악할 수가 없었다. 이를 바스러지도록 꽉 문 최강이 발을 굴러 몸을 날렸다.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다가는 긴장감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아-하아-“


몸을 죄는 압박에서 벗어난 최강이 거친 숨을 토해내며 조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곳을 쳐다봤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 홀로 있는 수사자가 저러할까? 그 자리에는 주변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사람이 서 있었다.


성별을 구분하기 힘든 호리호리한 체구에 얼굴에는 백옥 같이 하얀 바우타 가면을 썼고 손에는 유난이 검신이 길고 가늘어 보이는 칠흑 같은 한 자루의 검이 들려 있었다.


“빠른 움직임이구나.”


“누구십니까?”


“글쎄다. 내가 누구인지 나도 잘 모르겠구나.”


힘들게 최강이 입을 열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선문답 같은 소리였다.


쿵-


묘한 대치 속에 땅이 진동하는 느낌이 들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같은 곳으로 향했다. 바우타 가면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널 잊고 있었구나.”


그응-


차우의 입에서 흡사 울음과도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돌진 밖에 모르는 차우가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차우가 겁을 먹었어?’


최강은 본능적으로 차우가 바우타 가면에게 겁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르긴 몰라도 차우를 만신창이로 만든 존재 또한 바우타 가면이었을 것이다.


“좋은 연습 상대가 되어 주었으니, 편히 보내주마.”


순간 바우타 가면이 들고 있던 칠흑의 검이 가볍게 위에서 아래로 그어졌다. 그 알 수 없는 행동에 최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우타 가면과 차우의 거리는 대강 짐작해도 10m이상 차이가 났다.


그 거리에서 검을 내리 긋는다고 무슨 일이 벌어질까?


“……!”


하지만 곧이어 벌어진 모습에 최강은 자신의 심장이 멎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았다. 14년을 살아오며 보고 들은 것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촤아악!


흡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바우타 가면의 검이 그린 바로 그 궤적에 따라 차우의 몸에서 분수처럼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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