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웨이 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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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2:18
최근연재일 :
2024.07.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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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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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시그윈 1장 (6)

DUMMY

사흘 정도가 지나서 로엔에게서 편지가 왔다.


활이 완성되었으니 대장간에 가서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원래 자기가 맡아뒀다가 전해주려 했는데 원정대가 꾸려져서 어쩔 수가 없다며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다.


인간 측에서 원정대를 꾸렸는데 꼭 합류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는 바람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부탁받은 자리는 일반 대원도 아니고 원정대장이었다.


로엔은 이상하게도 엘프끼리 사냥을 갈 때는 평범한 대원에 지나지 않았으나 인간과 함께 사냥을 나설 때면 원정대의 핵심 역할을 맡곤 했다.


로엔이 어떤 엘프인지 아는 시그윈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역시 인간은 이해하기 어렵네···"


주위에 인간만 있으면 성격이 바뀌기라도 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다.


시그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편지를 쭉 읽었다.


그 밑으로는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글 말미에 못 만나도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는 시답잖은 소리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시그윈은 편지를 가볍게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그 후 편지지를 꺼내 쥬드에게 만나자고 연락했다. 혼자 솔라니아로 가려니 심심하기도 했고, 왠지 같이 가면 즐거운 일이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튿날 쥬드에게서 바로 긍정적인 답장이 돌아왔고, 둘은 정오에 솔라니아의 입구에서 만났다.


쥬드는 처음 만났을 때와 동일하게 빨간 후드가 달린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아마 좋아하는 옷인 것 같았다.


다만 이번에는 원피스 대신 활동하기 편해 보이는 검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에 바로 둘은 솔라니아로 들어갔다.


두꺼운 성벽에 둘러싸인 루나에르와 다르게 솔라니아는 적당한 높이의 얇은 울타리만 둘러쳐져 있었다. 그저 도시와 외부의 경계선만 그어놓는 용도였다.


경비병도 인간이 올 때가 아니면 제대로 검문하지도 않았다. 쥬드의 경우, 같이 사냥하다 만난 친구라고 하니 금방 들여보내 주었다.


둘은 활발함이 넘치는 거리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로엔은 사람들이랑 원정을 떠났고 오늘은 둘이서 놀아야 한다, 이 말이네?"


"그렇지. 나은지 얼마 됐다고 벌써 싸돌아다니는지··· 내가 예전에 다 낫고 나서 움직이라고 했더니 뭐라는 줄 알아?"


"뭐라고 했는데?"


시그윈이 로엔 특유의 말투를 흉내 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엘프의 회복력은 필멸자와 다르다!"


"푸하하! 로엔이 그런 말투로 말했다고?"


"나름 고대 엘프 전사 나단의 명언을 따라 한 것 같더라고. 듣고 있으니 짜증 나서 한 대 때리려다 참았어."


"왜? 실제로 회복력이 좋을 수도 있지."


"좋겠냐고. 다 마법으로 치료받은 거지. 보나 마나 이번에 원정대 보수에 치료비도 포함되어 있을 거야."


"뭐야? 그런 거였어?"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새 도시 번화가에 위치한 대장간에 도착했다. 대장장이는 활을 건네며 호탕하게 웃었다.


"자! 여기 주문한 활이야. 돈은 로엔이 다 냈으니 가져가면 돼."


"고마워."


"그보다 네가 잡았다는 놈 꽤나 물건이더라. 가공하느라 꽤 애먹었어."


"그래? 희귀한 종이라고 들었는데 꽤 튼튼한 녀석이었나 봐?"


"부숴 먹은 망치만 몇 개인지 몰라. 대체 이 놈 이름이 뭐야? 로엔이 한참 떠들었는데 정작 이름을 까먹었네."


시그윈은 전에 로엔이 길게 늘어놓았던 이야기 속에서 들었던 이름을 힘겹게 끄집어냈다.


"이름이 아마··· 무르그였을 거야."


"뭐? 방금 무르그라고 했어?"


듣고 있던 쥬드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응. 너는 뭔지 알아?"


"아, 아니야. 그냥 예전에 들어봤던 이름이라···"


쥬드는 손사래를 치며 얼버무렸다. 시그윈과 대장장이는 알쏭달쏭하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다시 끊겼던 대화를 이어갔다.


쥬드는 둘이 떠드는 동안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하필 그런 녀석한테 죽을 뻔했다니··· 아버지의 복수를 해서 다행이야."


솔라니아 엘프와 떠들다 보면 항상 이야기가 길어지곤 했다. 시그윈은 적당히 대장장이의 말을 끊고 활을 받아 나왔다.


시그윈은 거리를 걸으며 활을 가볍게 퉁겨보았다. 확실히 이전에 쓰던 활보다 가벼우면서도 더 잘 늘어났다.


쥬드가 물었다.


"마음에 들어?"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시그윈은 고개를 끄덕이며 활을 등에 걸었다.


"활은 찾았고 이제 성능을 시험해 보려고 하는데 같이 갈래?"


"어디 가게?"


"훈련용 사격장이 있어서 거기 가 보려고."


"음···"


쥬드가 팔짱을 끼고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것도 좋은데 뭔가 목표와 보상이 있는 편이 더 재미있지 않겠어?"


재미라는 말에 시그윈은 귀를 쫑긋 세웠다.


"목표와 보상? 그게 무슨 뜻이야?"


"뭐, 간단히 말하면 사냥을 하고 보상을 받자는 이야기지."


"사냥?"


시그윈은 로엔과 겪었던 험난한 여정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그건 이미 질리도록 했는데."


"단순한 사냥 말고 의뢰 말이야."


쥬드는 대답하는 대신 허리춤에서 종이 뭉치를 꺼냈다.


"짠! 무려 던케일에서 직접 공수해 온 의뢰서야."


쥬드가 건넨 의뢰서에는 약초 채집부터 시작해 다양한 의뢰가 있었고 보상도 각기 달랐다.


"우리 할머니께서 말년에 모험가셨거든. 그래서 나한테 괜찮은 의뢰를 고르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지. 나름 엄선해서 가져왔으니 한 번 골라 봐."


세심하게 신경을 쓴 탓인지 위험해 보이는 의뢰는 거의 없었다. 다만 그만큼 보상이 짠 편이었다.


그나마 할만한 의뢰는 뒷장에 몰려 있는 마물 토벌이었다.


"마물이라··· 그러고 보니 500년 전부터 늘어났다고 하던데 토벌 의뢰도 받나 봐?"


"응. 사실은 마물 토벌이 모든 의뢰의 핵심이야. 모험가 대부분이 마물을 사냥해서 먹고 살거든."


무심히 종이를 넘기던 시그윈의 손길이 한 마물의 그림 앞에서 멈췄다.


"사슴 마물 카르누스라···"


쥬드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히힛. 시그윈 너 사냥하기 싫다고 할 때는 언제고 가져온 것 중에 제일 어려운 의뢰를 보고 있네?"


시그윈은 알쏭달쏭한 얼굴로 의뢰서에 그려진 그림을 가리켰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마물 저번에 본 것 같아서."


"그래?"


"저번에 1년간 열심히 키운 밭을 엉망으로 만들고 도망간 마물이 있었거든. 아무리 봐도 이 녀석인 것 같은데."


"아..."그 참혹했던 광경을 떠올리니 가슴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치미는 기분이었다. 시그윈은 이를 악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다가 문득 쥬드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저어 털어냈다.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 기분에 깊이 빠지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미안해. 루나에르에 살던 시절에는 안 이랬는데, 로엔을 만난 이후부터 가끔 이러더라."


"시그윈. 그건 아마도···"


"뭐?"


"음··· 아냐. 신경 쓰지 마. 일단 이 녀석을 잡겠다는 거지? 생포할 필요는 없고 뿔만 가져오면 되는 의뢰네."


출몰지는 이노릴 숲 서쪽이었다. 공교롭게도 시그윈의 집 근처였다.


쥬드는 도시의 서쪽 문을 가리켰다.


"좋아! 지금 가보자고. 이미 준비는 다 해왔거든."


"준비성이 철저하네. 너도 사냥꾼이었어?"


"아니. 그건 아니야. 다만···"


쥬드가 가까이 다가와 팔짱을 꼈다.


"왠지 이쪽이 더 재밌을 것 같았거든."


그러면서 장난스럽게 웃음 지었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시그윈은 신기했다. 쥬드의 미소를 보고 있으니 아까 차올랐던 뜨거움이 어느새 사라지고 대신 따뜻함이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팔짱을 푼 이후에도 그 따뜻함은 계속 마음속에 잔잔한 등불처럼 남았다.


시그윈과 쥬드는 카르누스 출몰지를 향해 걸으며 재잘재잘 이야기꽃을 피웠다.


"루나에르는 어떤 곳이냐면···"


"정말?"


"···세계수는 여기서도 보일 만큼 크잖아. 가까이 가보면···"


걷다 보니 어느새 집 근처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혼자 걸어갈 때는 그토록 먼 길이었는데.


카드 게임을 했던 그날처럼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그냥 떠들며 걷기만 해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걸 시그윈은 처음 알았다.


쥬드를 만나는 중에도 즐거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까 느꼈던 따뜻함도 곧 즐거움일까. 카드 게임을 하며 받은 느낌과는 사뭇 달랐기에 시그윈은 쉽게 결론 내릴 수 없었다.


어느덧 시그윈과 쥬드는 집을 지나 출몰지 근처에 도착했다. 나무 대신 풀이 무성한 평원이었다.


시그윈은 높은 바위 봉우리에 올라 평원을 내려다보았다.


"저기!"


평원 중심부 야트막한 언덕 너머에 카르누스 한 마리가 보였다. 둘은 최대한 눈에 안 띄게 조심하며 언덕 가까이 다가갔다.


가는 길에 찍힌 발자국이 확신을 더해주었다.


"이 발자국. 역시 그때 그 놈은 카르누스가 맞았어. 근데···"


시그윈은 발자국에 손가락을 대 보았다.


"내가 봤던 발자국보다 더 큰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다른 개체인 거 아냐?"


"그렇겠지. 하긴 생각해보니 최근 일은 아니긴 해."


"언젠데?"


시그윈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한 20년 전?"


"그때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네."


"그래? 너 완전 어린애구나."


"어린애라니. 그 정도는 아니야."


"어린애가 아니라고? 그럼 뭔데?"


"그것보다 성숙한 여성을 나타내는 고상한 표현이 있어. 가르쳐줄게."


"어? 그거 들어본 것 같은데."


시그윈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으며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분명히 로엔이 말해줬던 것 같은데...


"자, 따라 해 봐. 아가씨."


"아냐. 비슷하긴 하지만 내가 들은 건 그게 아니었어."


"비슷한데 아니라고? 그렇다면···."


쥬드의 눈초리가 점점 가늘어지고 있었으나 시그윈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음···."


그때 벼락같이 한 단어가 떠올랐다.


"그래! 로엔이 분명히 아..."


"시그."


싸아아아. 평원에 스산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얼굴을 때렸다.


"거기까지만 해."


바라본 쥬드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으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문 모습이 어쩐지 익숙했다.


"음··· 이거 화해의 악수가 필요한 시점인가?"


"···"


"사냥해야 하는데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


쥬드는 시그윈을 한참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처음 만났을 때와 180도 달랐다. 완전히 포식자의 눈길이었다.


저 정도로 넘치는 기백을 숨기고 있었다니. 시그윈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쥬드는 긴 눈 맞춤 끝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음에는 안 봐줘."


시그윈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는 그 단어를 떠올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감각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둘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침묵을 유지하며 언덕 가까이 다가갔다. 카르누스는 근방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발자국에 걸맞게 제법 덩치가 컸고 양쪽으로 자란 뿔은 여러 갈래로 뻗어 있어 큰 나뭇가지 같았다.


시그윈은 쥬드를 보며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그다음 풀밭 사이로 몸을 숨긴 후에 활시위를 당겨 뿔에 조준했다.


어차피 고기는 필요 없으니 뿔만 부러뜨리면 된다는 계산이었다.


마물이라 해도 초식동물의 습성은 그대로라 이쪽에서 목숨이 위험할 일은 없었다. 굳이 급소를 노려 목숨을 취하지 않아도 됐다.


시그윈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잠시 호흡이 멎으며 활이 흔들림 없이 고정되었다.


조준점이 원하는 위치에 딱 들어맞는 순간, 시그윈은 바로 활시위를 놓았다.


쐐애액.


날아가는 궤적을 보는 순간 시그윈은 맞았다고 확신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카르누스가 고개를 슬쩍 돌렸으나 뿔의 위치가 변할 정도는 아니었다.


화살은 그대로 날아가 뿔에 닿더니


퉁.


그대로 튕겨 나갔다.


"엥?"


쥬드가 눈을 껌뻑거리며 물었다.


"카르누스의 뿔이 원래 저렇게 단단해?"


"아니. 원래 이 정도 거리라면 두 개가 다 꿰뚫리면서 부러져야 하는데··· 저 녀석 뿔이 뭔가 이상해."


시그윈의 말대로 카르누스의 뿔을 바라보니 확실히 평범하지 않았다.


뿔은 하나는 주홍빛, 다른 하나는 푸른빛으로 차오르며 번쩍이고 있었다.


카르누스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윽고 시선이 쥬드가 서 있는 풀숲에 닿았다.


"우릴 보는 것 같은데?"


"도망 안 가네? 겁이 많아서 조그만 소리에도 달아나는 녀석인데."


카르누스는 풀숲을 헤치고 나오더니 고개를 하늘 높이 치켜들며 울부짖었다.


"크오오오!"


그러고는 발을 구르더니 이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쥬드가 당황하여 소리쳤다.


"뭐야! 쟤 왜 저래?"


"모르겠어! 일단 뛰어!"


어차피 평원이라 몸을 숨길 곳은 없었다. 둘은 그대로 뒤돌아 달아났다.


일단 평원을 벗어나 숲으로 가야 했다. 네 발 달린 마물과 평지에서 속도전을 벌이면 금방 따라잡힐 수밖에 없었다.


"허억! 허억!"


그러나 오랜 사냥으로 단련된 시그윈과 달리 쥬드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니었다. 같이 손을 잡고 뛰다 보니 거리는 어느새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시그윈은 하는 수 없이 자신이 카르누스를 유인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로 돌았다.


"시그! 뭐 하는 거야?"


뒤에서 쥬드가 빨리 도망가자며 잡아끌었다.


"내가 유인할 테니···."


원래는 먼저 가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시그윈은 카르누스를 본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카르누스의 양 뿔이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벗어나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이런···."


쥬드도 체념한 듯 어깨에 손을 얹었다.


"싸울 준비를 해야겠네."


시그윈은 빛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카르누스가 평원에 우뚝 서서 울부짖었다.


"크오오오!"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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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시그윈 1장 (29) 24.07.15 5 0 15쪽
49 시그윈 1장 (28) 24.07.12 5 0 11쪽
48 시그윈 1장 (27) 24.07.11 6 0 11쪽
47 시그윈 1장 (26) 24.07.10 9 0 16쪽
46 시그윈 1장 (25) 24.07.09 8 0 20쪽
45 시그윈 1장 (24) 24.07.08 7 0 15쪽
44 시그윈 1장 (23) 24.07.05 8 1 19쪽
43 시그윈 1장 (22) 24.07.04 9 1 16쪽
42 시그윈 1장 (21) 24.07.03 7 1 15쪽
41 시그윈 1장 (20) 24.07.02 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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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시그윈 1장 (16) 24.06.26 9 1 11쪽
36 시그윈 1장 (15) 24.06.25 10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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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시그윈 1장 (12) 24.06.20 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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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시그윈 1장 (10) 24.06.18 9 1 19쪽
30 시그윈 1장 (9) 24.06.17 9 1 16쪽
29 시그윈 1장 (8) 24.06.14 9 1 17쪽
28 시그윈 1장 (7) 24.06.13 9 1 20쪽
» 시그윈 1장 (6) 24.06.12 10 1 14쪽
26 시그윈 1장 (5) 24.06.11 9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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