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메이커(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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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n
작품등록일 :
2024.05.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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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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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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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5 - 부탁)

DUMMY

Chapter 5 - 부탁


가위에 눌린 듯 너무도 큰 소리로 잠꼬대를 하는 광렬 때문에 놀라 잠에서 깬 영신이 옆에서 그를 내려다 보며 흔들어 깨웠다.


“여보야!

왜 그래?

여보야”


“엄마 하지마!

싫어!

엄마 하지마!”


“여보야!

여보야!”


계속 고통 스러운 듯 잠꼬대를 하는 광렬을 영신이 흔들어 깨우자 잠에서 깬 광렬은 벌떡 몸을 일으 거친 숨을 쉬었다. 광렬의 얼굴과 몸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 헉 헉 헉···.’


“어머 이 땀봐,

무슨 식은땀을 이렇게 흘려?”


영신은 땀에 흥건히 젖은 광렬의 이마를 손으로 닦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욕실에서 수건을 가져와 광렬의 얼굴에 흐른 땀과 흠뻑 젖은 몸을 닦아 주었다. 광렬은 이제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듯 했고 루비는 그런 그의 등을 쓰다 듬으며 말했다.


“오구..오구 우리 아기 나쁜 꿈 꿨구나?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토닥토닥 해줄게···.”


광렬의 등을 쓰다듬던 영신은 어느새 보채는 아기를 달래 듯 자신의 가슴팍으로 광렬의 얼굴을 끌어 안고 등을 토닥 토닥 두드이며 다독거렸다. 순간 땀과 함께 코를 타고 느껴지는 달큰한 여자의 가슴 살 냄새가 너무도 향긋하게 그를 자극했다. 마치 어린 아이였을 때 맡아 보았던 엄마에게서 나던 그런 그리운 엄마의 향기와 같았다.

엄마의 향기와 함께 다독거림으로 악몽에서 그를 건져내 준 영신 덕에 정신을 차린 광렬 침대 헤드에 반쯤 상체를 기대며 말했다.


“담배나 하나 주라.”


“잠깐만 자기야.”


영신이 협탁에 있는 담배를 집어 든 후에 자신의 입으로 담배 불을 붙여 광렬의 입에 물려 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하나 피워 물고 옆에 앉았다. 그렇게 잠시 동안 둘은 침대 헤드에 기대어 말 없이 담배만 피웠다. 영신이 먼저 말을 꺼낸다.


“여보야 왜 그렇게 엄마를 찾아?

엄마랑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막 흔들어 깨웠는데도 한참동안이나 안일어나던데?”


“별거 아니야. 몰라도 돼.”


“피~! 말하기 싫음 말고.”


“엄마 그런거 없어.

옛날에 죽어서 얼굴도 몰라”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그렇게나 찾아?”


광렬의 대답이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다 생각 했지만 영신은 더이상 묻지 않았다. 어짜피 대답을 꼭 듣어야 할 이유도, 들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대신 영신은그동안 이 골목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고 있던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여보야 나 아까부터 궁금한 거 있는데”


“뭐 ? ”


“저~어~기 끝방, 늙은 언니랑 무슨 관계야?”


“알아서 뭐하게?”


“말하기 싫음 말고”


“몰라도 돼!”


“애인은 아니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저렇게 나이···..”


영신의 질문이 무엇인지 이미 눈치를 챈 광렬이 더 듣기 싫은 듯 처음으로 여자의 말을 끊고 대답했다.


“누나!

누나야, 친누나!”


“진짜 친누나?

대~박! 어쩐지.

그럼 나한테는 시누이네.

어머머! 앞으로 언니한테 잘 해야겠다. 호호호호”


영신이 던진 그 말이 어짜피 알맹이 없는 빈 말인줄 알고는 있었지만 묘하게 광렬의 마음에 와 닿았다. 광렬은 자기 누나가 진짜 영신의 시누이가 되면 어떨까 문득 생각했다. 그러면 가까이에서 누군가 누나를 봐주고 있어 맘이 좀 더 놓일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짧은 순간의 생각에 빠졌던 광렬은 방에 들어 오고 난 후 처음으로 먼저 영신에게 말을 걸었다.


“넌 어쩌다 여기까지 왔냐?”


불현듯 던져진 질문에 그녀는 심드렁 하게 대답했다.


“지겨워 꼰대질문!

어떻게 오긴 돈 벌러 왔지.

참! 깡패라는 사람이 그것도 몰라?”


대답을 하고는 심드렁한 모습으로 침묵하던 영신은 들이 마셨던 담배를 후~욱 하고 길게 내 뿜으며 넋두리 하듯 또 말했다.


“이리 저리 구르다 보니 여기까지 흘러들어 온거지 뭐.

한 때는 나도 꿈 많은 여대생이었어.

지금이야 뭐 이 모양 이 꼴로 몸이나 팔고 있지만.···”


“너도 인생 드럽게 꼬였구나.”


“여보야 나 그래도 요즘은 좀 살 만하다. 헤헷”


“이 짓 해서 먹고 살 만 한가봐?

돈 좀 만졌나보네 살만하게?”


“그런게 아니라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살려고 돈 벌었다면 요즘은 뭐랄까 돈 버는 이유같은게 생겼거든.”


“돈 버는 이유?

먹고 사는 거 말고 뭐 있어?”


“있지.

나는 그거 한번 하고 나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 호호호”


순간 찡그린 인상의 광렬이 고개를 휙 돌려 루비를 쳐다 보며 물었다.


“뭔 말이냐?

어디서 뭘 하길래?

너도 혹시 약하냐?”


주먹을 불끈 쥐며 일그러진 얼굴로 벌떡 몸을 일으켜 영신을 무섭게 쳐다보자 영신이 새초롬 하게 말한다.


“약은 무슨 그런거 아니거든!

음~~~! 아니지 뭐~ 그것도 약이라면 약이지 한번 맛 들이면 끊을 수 없는 달콤한 약!”


“이런 씨x.

여기나 저기나 온통 약쟁이들.”


광렬의 꽉 쥔 주먹 탓에 한쪽 팔에 힘줄이 보일 정도다.


“그런 약 아니라니까 참”


광렬은 벌벌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똑바로 말해

야! 너 진짜 약해 안해? ”


영신은 마치 아까의 그 아이 다루는 듯한 부드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아유 여보야 무섭게 왜그래?

약 아니라니까 진짜 아니야!”


“약 아니면 그럼 뭐야?”


“여보야!

저~어~기 골목 입구에 큰 전광판 보이지?

거기에 ‘드림 메이커’라고 큰 네온 사인 본 적 있어?”


“그게 뭔데?

개소리 말고 내가 묻는 말에나 대답해.”


광렬이 버럭 소리 지르자 영신은 또한번 그를 다독이듯 말한다.


“여보야 거기 가면 꿈꾸고 싶은거 다 꾸게 해줘.

난 거기 가려고 돈 벌어.

그게 요즘 내가 돈 버는 이유야”


“꿈? 이게 지금 뭔 소리 하는거야?

거기가 무슨 정신 병원 이라도 되냐?”


“으이그, 내가 미친 년이야 정신 병원 가게?

거긴 병원이 아니라 그냥 내가 원하는 대로 꿈을 딱 꾸게 해준다니까”


“원하는 대로 꿈을 꾼다고?”


“저번엔 대학 졸업하고 평범하게 직장 생활하다가 사내 커플로 결혼하고 아들 딸 낳고 잘 사는 꿈 꿨어···.헤헤헤”


“이게, 너 아직 꿈이 덜 깼냐?

뭔 개소리야?”


“아이 참! 진짜 그렇게 꿈을 꿨다니깐”


“야 야! 꿈인지 뭔지는 됐고 내가 뭐 하나 부탁 할게 있는데.”


“부탁?”


“너 우리 누나 좀 챙겨 줄 수 있냐?”


“누나?

저 끝방 사는 언니?”


“어, 우리 누나가 살짝 재정신이 아니거든.”


“어머 그 언니 어디 아파?”


“자세한 건 알 거 없고 해 줄거야 말거야?”


“내가 뭐라고 그걸 해?”


“니가 아까 시누이라며”


“어머! 이 오빠 봐 그걸 또 기억 해서 이렇게 써먹네.

웃겨.”


“안 해줄거야?”


광렬이 표정을 바꿔 목소리를 깔고 다시 묻자 영신은 바로 태도를 바꾼다.


“해줘야지 그럼, 당근이지.

우리 여보야 누나고 내 시누인데···”


“진짜 돌봐줄거지?”


“그럼 그럼, 그런데 뭐 내가 물론 좋은 마음으로···음... 우리 언니 살펴 보긴 하겠지만··· 음··· 그래도 뭐 여보야가 내 주머니에 조금 찔러 주면 훠~얼~씬 더 잘······”


그 순간 뭔가 잊었던 것이 생각 난 듯 광렬은 급히 몸을 벌떡 일으켜서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야! 씨x 지금 몇시야?

아이 씨 늦었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갑자기?”


물음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급하게 옷을 챙겨 있고 있는 광렬의 뒤에 대고 영신이 또 묻는다.


“왜 그러냐니까 여보야?

지금 갈거야?”


“야, 잔소리 말고 지금 몇 시냐고?”


“2시 반 다 돼가!

아침에 가도 되는데 왜그래?”


어느새 옷을 다 챙겨 입고 방 문을 열고 나가려 하던 광렬이 문득 고개를 돌려 영신을 내려다 보며 물었다.


“그런데 너 이름은 뭐냐?”


“이미 말했잖아. 루비! 루비라구, 벌써 까먹었어?”


“그거 말고 니 진짜 이름”


“내 진짜 이름은 아무 한테도 안 알려줬는데, ···.”


진짜 이름을 묻자 달갑지 않은 표정의 영신이 한숨과 함께 말꼬리를 흐리며 대답했다.


“영신, 이영신!

여보야는 뭔데?”


“나?

몰라도 돼”


“피~~! 내가 언니도 돌봐 줄건데.

여보야 이름이라도 알아야 뭐··· “


맞는 말이다.


“볼팬있냐?”


광렬은 영신이 준 팬을 들고 협탁 위에 있는 중국집 전단지 위에다 자신의 이름과 번호를 휘갈겨 적었다.


‘류광렬 010-1234-0000’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어 누나를 주고 남은 돈의 대부분을 명함 위에 툭 하고 던져 두었다.


“영신이 너 우리 누나 부탁한다.

일단 오늘은 이것 만 받아라.”


“어머~ 그럼 그럼 우리 여보야 내가 언니 잘 보살펴 드릴께용 걱정마셔용.

글구 무슨 일 있으면 이 번호로 꼬~옥 전화할께!”


“쓸데 없이 전화 하지는 말고 꼭 급한 일 있을 때만 해!”


“피~ 전화는 뭐 꼭 급할 때만 쓰라고 있는 건가?

언니 이야기 하기도 하고 가끔··· 뭐··· 데이트도 할 수 있고···”


영신의 입에서 데이트라는 말이 나오자 광렬은 피식 하고 어이 없는 듯 헛웃음을 웃었다. 그러다 금새 진지한 인상을 하고 말했다.


“다시 말하는데, 쓸데 없는 걸로 전화 하지 말고 급한 때만 해라.”


“010-1234-0000 류광렬, 010-1234-0000 류광렬”


영신은 외우려는 듯 두어번 광렬의 번호와 이름을 되뇌었다.


“오케이··· 이거 폰에다 우리 여보야로 저장해야지. 호호호

여보야 그럼 바이 바이 잘가요.

우리 시누이 걱정은 딱 붙들어 메셩..”


시간은 어느덧 호객 행위를 하던 매춘부도 이젠 거의 없어진 새벽 3시를 향해 가고 있다. 간간히 가로등이 비춰진 골목에는 여전히 빨간 불이 켜진 성매매 업소들 만이 컴컴한 새벽을 빨갛게 불태우며 뒤 늦게 술 취해 비틀 거리며 지나쳐 가는 남자들을 유혹하고 있을 뿐이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 나오던 광렬의 눈 앞으로 저 멀리 밝은 간판이 보인다.


‘당신만을 위한 환상적인 꿈’

-드림 메이커-


광렬은 잠시 멈춰 서서 길 저멀리 보이는 간판을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이 골목을 오늘 처음 온 것도 아닌데 왜 지금까지 보이지 않다 영신이 말을 하고 난 이제서야 처음 저 간판이 눈에 띈 것일까?


잠시 멈췄다 가던 길을 계속 걸어 나오는 광렬의 귀에 여전히 여자들의 유혹이 들려왔다.


‘톡톡톡 톡톡톡’

“오빠 ! 한 번 더 놀다 가요. 멋진 오빠 ~ “


Chapter 5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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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9- 드림 메이커) 24.05.17 15 0 11쪽
8 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8 - 송별) 24.05.16 16 0 10쪽
7 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7 -화장 ) 24.05.15 12 0 10쪽
6 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6- 오로라 주점 ) 24.05.14 16 0 10쪽
» 1부 - 광렬의 이야기 (Chapter 5 - 부탁) 24.05.13 12 0 11쪽
4 1부 - 광렬의 이야기(Chapter 4 - 악몽) 24.05.10 19 0 11쪽
3 1부 - 광렬의 이야기(Chapter 3 - 광숙) 24.05.09 19 0 14쪽
2 1부 - 광렬의 이야기(chapter 2- 남매 ) 24.05.08 26 0 11쪽
1 1부 - 광렬의 이야기(Chapter 1 - 홍등가) 24.05.08 6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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