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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레이맨
작품등록일 :
2024.05.09 21:39
최근연재일 :
2024.05.18 19:2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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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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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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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그가 그녀가 된 이유 (2)

DUMMY

그와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득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중 하나, 그것은 주변의 분위기를 읽는 능력이다. 물론, 그것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원하는 능력중 하나이기도 하다. 주위를 바라본다. 주위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다.호기심, 경멸감, 그리고 두려움 여러 가지 감정이 뒤죽박죽된 시선들, 역겹다. 그의 추악함보다, 그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역겹다.


“저사람 뭐야, 기분 나빠”


“여장인가”


“저기 저 가슴 나온것 진짜야 가짜야”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탈렌트를 닮은 잘생긴 외모의 남성과, 그의 친구로 보이는 듯한 뚱뚱하고 덩치 큰 남성이 있었다. 얼굴이나 분위기로 보아하니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많아봤자 2학년 정도 되어보인다.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다. 은빛은 내게 있어, 내 인생의 단순한 조미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이 저 녀석을 조롱하던 경멸하던 그것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냥 무시하면 된다.


“진짜 트랜스 젠더가 있기는 있구나”


“그런데 저사람, 성형수술부터 먼저 해야 할것 같은데 크크크”


“진짜 추하다. 저러고 살고 싶냐?”


걱정했던 사태가 발생하였다. 머릿속에 있는 제 2의 인격인 벌레 녀석이 고개를 쳐들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사과를 받아, 사과를 받아, 사과를 받아, 사과를 받아, 사과를 받아, 사과를 받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듯한 그 느낌, 말라붙은 껌이 머릿속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듯한 그 느낌은 정말 참기 힘들다. 그래, 이건 단순한 벌레에 의한 돌발 행동이다. 아직까지 수행이 부족한 나로서는 나자신을 통제할수 없었고 그래서 일어난 일일 뿐이다.


일어서려고 한 나를 갑자기 그녀가 붙잡았다.


“그만해, 네가 언제부터 내 걱정을 했다고 그래, 방금전만 해도 나는 인생의 조미료밖에 안된다고 해놓고”


“네가 죽던 살던, 그건 내가 알바 아니야, 하지만 나 머릿속에 벌레 사는 것 알잖아, 가끔씩 그놈이 울어되면 통제가 안되, 차라리 팔자에도 없는 정의의 용사 흉내를 내는 편이 낳다고”


“예전부터 넌 그랬어, 정작 자신이 욕을 먹을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면서 주위에 있는 사람이 어떤 고통을 당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한이 있더라도 도우려고 했지,”


“그만두라고, 나는 그런 성자가 아니야,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는것 만큼 역겨운 것은 없다고, 나는 단지 고통에서 잠시라도 해방되기 위해 행동하는것 뿐이야”


“됐어, 이 언니는 솔직히 기쁘다. 마음대로 해라, 무슨일이 생기면 이 언니가 지켜줄게”


그녀는 나를 향해 주먹을 불끈 지었다. 보통 어른 주먹 2배 정도로 큰 주먹이다. 너무 믿음직스러워서 걱정이 될 정도이다.


“그럼 다녀올게”


나는 옆자리에 술을 마시고 있던 젊은 학생들을 향해 다가갔다. 내가 그들을 향해 다가오자 그들은 나의 위아래를 흩어보더닌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무슨 일이죠.”


갈색머리로 염색을 한 남성이 말하였다.


“저기 방금 하신 말 사과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사과라니요.”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어두운 면이 있어요.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을 보면 한번 후려갈겨 버리거나 욕하고 싶곤 하지요. 그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을때도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발동하기도 해요. 나쁜 녀석이 아니더라도, 단지 생긴것이 기분 나쁘거나 하는 짓이 마음에 안든다는 그런 이유로도 그런 욕구는 얼마든지 생길수 있다고요. 이해해요.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욕구를 드러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면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만한 권리가 당하는 사람에게도 생기겠죠. 그러므로 저는 사과를 통해 그 보상을 그에게 해주었으면 해요. 이건은 설교가 아니에요. 단지 그녀가 보상을 받고 마음에 입은 상처를 달래, 집에 가서 조금이라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자고 싶다는 욕구에 의해 행하는 행동이에요. 진심이 아니라도 좋아요. 단지 잘못했다고만 말해준다면 그녀는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거에요.“


그러자 옆에 있던 뚱뚱한 남성이 얼굴을 찌푸리며 투덜되었다.


“아니 술좀 마시면서 조금 이야기 한것 가지고 왜 그래”


“술을 마시면 판단력이 둔해진다는 것은 인정해요.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죄를 묻지 않는다라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거참 또라이네”


“사과를 해요.”


“싫다니까? 그러네, 진짜 술맛 떨어지네,”


짜증이 난다. 이런 곳에서 인생의 조미료에 지나지 않는 녀석을 위해 평소에 경멸하던 정의의 용사 노릇을 왜 내가 하고 있을까? 빌어먹을 벌레 녀석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며칠 동안 이놈의 머릿속에서 울어서 연구하는데 방해가 될 것이다.


“사과를 하세요. 사과를 하지 않으면 여기서 한발 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갈색머리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미 많이 취했는지 얼굴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솔직히 사실대로 말한 것 뿐인데, 왜 시비야, 당신 저기 저 트랜스 젠더 애인이라도 되 ”


“애인이 아닙니다.”


“그러면 그만 신경쓰라고, 더 이상 사람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고”


“사과하세요.”


“어휴 뭘 잘못 먹었나, 어디서 이렇게 나대는 거야, 좋은말 할때 사라져라”


그는 나의 멱살을 잡았다. 키가 작은 탓에, 나는 그의 손에 대롱 대롱 메달린 꼴이 되었다.


“쥐똥만해가지고, 어디서 또라이짓은 또라이짓이야”


한쪽 손을 들며 나를 위협하였다. 그리고 그 손이 나를 향해 날라 오려는 찰나, 도중에 누군가에 의해 가로막혔다.


“저기 저 잘생긴 동생, 동생처럼 멋진 남자가 이런 수준 낮은 일을 하면 안되지”


“이게 미쳤나”


그는 그녀에게 잡혀있는 팔을 움직이려고 하였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과 오랜 운동으로 단련된 그녀의 탄탄한 근육은 그의 팔을 먹이감을 물은 자라처럼 놓아주지 않았다.


“동생 운동좀 해야겠네, 몸이 이게 뭐야”


“으아아악”


“어머 이 누님은 진짜 힘의 30퍼센트 밖에 주지 않았단다. 여자보다 힘이 약하면 좀 보기 안좋지 않니”


“미친새끼”


그의 동료가 일어서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그 주먹은 그녀의 손에 바로 잡히고 말았다.


“어머 동생같은 남자는 내 타입 아니야, 그러니까, 누님의 사랑을 받으려면 살을 조금 더 빼 주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한번 정도는 허락해 줄게”


“뭐야 이거,”


그녀의 번개같은 주먹이 덩치 큰 남성을 향해 나갔다. 그 주먹은 정확히 남성의 배 한가운데를 명중했다. 그러자 그는 그 자리에서 그는 배를 부등켜 앉고 쓰러졌다.


“어머 물살이나 보내, 복근 운동좀 해야 되겠어,”


바닥에 배를 부둥켜 안고 쓰러진 뚱뚱한 남자를 한번 흝겨 본뒤, 그녀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갈색머리 남성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을 받은 그는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벌벌 떨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갈색머리 남성의 오른팔뿐만 아니라 왼팔도 강하게 움켜잡았다. 그리고 그의 양팔을 두손으로 강하게 움켜 잡은채 그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는 옴짝 달싹 못하고 있는 그의 목에 얼굴을 들이대었다.


“동생 같은 남자 딱 내 타입이야”


그녀는 혀를 내밀어 그의 목을 햩았다.


“으악, 살려줘”


그는 마치 당장이라도 죽을것 처럼 크게 비명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이번에는 그의 얼굴이 거의 맞닿을 거리까지 가까이 댄 뒤 속삭이듯이 말하였다.


“어머 그런 반응은 레이디한테 실레라고, 그런데 동생 목욕좀 해야겠다. 살에서 짭짜르한 맛이 나는데"


"하지마“


“그런데 이걸로 좀 부족한데, 동생 나랑 키스는 어때, 키스 뒤는 여기 근처 모텔에서 진하게 하룻밤 어때 요즘 많이 굶주렸거든, 동생같은 남자는 몇 명이라도 대 환영이야”


“제발 그만둬”


“동생 그렇게 수줍음 피울 필요 없어, 이 누님은 다 이해한단다. 초등학생 저학년 어린아이도 좋아하는 여자애의 치마를 들어올리잖아, 드라마에 봐도 잘생기고 멋진 남주인공이 여주인공한테 처음부터 사랑 고백을 하지는 않아, 도리어 트러블을 일으키며 상대방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지, 나 동생마음 다 이해해, 솔직히 누님이 좋지, 그렇게 좋지 않으면 그런식으로 관심 받으려고 했겠어, 그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했겠지”


“으윽 잘못했어요.”


“뭐라고, 잘 안들리는데”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그럴께요. 한번만 봐주세요”


그의 얼굴은 이미 눈물, 콧물로 가득차 있었다. 온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고 바지는 오줌을 지렸는지 축축하였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이봐 동생, 내 친구가 너무 성격이 상냥해서 흥분했기는 했지만, 나 사실 별로 상처 받지 않았어, 도리어 동생처럼 귀여운 아이가 그런 말을 하면, 한편으로 기분이 좋기까지 해, 내가 조금 마조기질이 있거든, 하지만 나와 같은 트랜스 젠더 친구들 중에서는 말 한마디만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아 며칠씩 고생하는 사람도 있어, 심지어 전화로 죽고 싶다고 울면서 하소연 하는 애들까지 있다고, 사랑하라고 좋아해 달라고 하는 것은 원치도 않아 잘못되었다고 생각해도 좋아, 단지 조금만 아주 조금만 같은 인간으로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녀는 그를 향해 웃었다.


“동생 미안해, 무서웠지, 이 언니가 굶주렸기는 했지만 상호 동의 없이는 절대로 그런 짓을 하지는 않는단다. 참고로 목을 햩은 것은 미안했어, 대신 언니의 목을 햩을수 있는 기회를 줄게 어때”


그녀는 그의 두 팔을 잡고 있는 손을 놓았다 그러자 그는 그녀의 품에 재빨리 떨어져 나간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홀로 남은 뚱뚱한 남성은 배를 부여잡고 일어섰다. 그리고는 그도 밖으로 나가려고 한 차였다.


“학생 계산은 하고 나가야지”


주인 아주머니의 카랑 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


그는 마치 혼이 빠진 듯한 표정으로 계산을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나갔다. 그녀와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아, 남아있는 안주를 먹으려고 하였다. 시선이 느껴졌다. 주위를 흩어보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나와 눈빛을 마주치는 것이 두려운 듯 고개를 돌리고는 못본척 하였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방금 도망친 두 사람의 남성과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단지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는가, 표현하였는가 그 차이일뿐이다. 그들의 생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여운 애완용 강아지를 잡종 개보다 좋아하는 법이니까


“나갈까?”


“그래 술도 충분히 마셨으니 나가자”


나와 그녀는 술과 안주값을 계산한뒤 가게 밖으로 나갔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너 정말 강하다.”


“요즘은 여자도 자기 몸 하나 정도는 지켜야 한다고”


“갈색머리 학생 굉장히 무서워하던데, 오줌까지 쌌다고”


그녀는 느끼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의 사랑의 표현이 너무 지나쳤나”


“솔직히 경찰에 성폭행 행위로 신고해도 될 정도였어”


“그런가”


“그 남학생 아무래도 트랜스 젠더 공포증이라도 생길것 같은데”


“이 언니가 실수했군 걱정이야 나 때문에 다른 트랜스 젠더의 이미지까지 떨어지면 안되는데”


“됬어 이미 지나간 일인데 신경 쓰지 말라고, 어짜피 먼저 시비건것은 그쪽이니까,”


나는 그에게 휴대폰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갈색머리 남학생의 목을 햩는 장면이 멋지게 찍혀 있었다. 남성의 표정은 마치 성적 흥분을 참지 못해서 얼굴을 찌푸린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그 사진을 보자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멋진걸, 너 사진 작가 해도 되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외모를 제외하고는 능력적인 면에서는 정말 뛰어나 마치 삼국지의 방통처럼”


“아부 떨어봤자, 너한테 떨어지는것 없다.”


“알았어, 그런데 그 사진 언니의 섹시한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서 찍은거니”


“혹시라도 녀석들이 너나 나한테 보복을 하려고 하면 이걸 공개할 거라고 협박할 생각이야, 이 사진이 퍼지기라도 하면 저 친구 더 이상 학교 못다닐걸”


“철두 철미한데”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그건데 이런 일 당할 때 마다 기분 나쁘지는 않아 솔직히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


“걱정해 주는 거니”


“걱정은 무슨, 이건 단지”


“내가 강박적 인격 질환자이기 때문이야”


그녀는 나의 목소리와 말투를 성대모사를 하는 성우처럼 흉내내었다. 어설픈 솜씨였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나의 목소리가 비슷한 높낮이를 가진 탓에 제법 비슷하게 들렸다.


“따라 하지마”


“넌 대사가 너무 고정되어 있어, 문학적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어짜피 연구하는데 필요 없어, 그런데 네가 내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을 들으니, 네 목소리가 굵다는 것이 더욱더 절실하게 느껴지는군”


“목소리가 굵은 여자는 섹시해 보인다고, 우리 직원 중 한사람이 그러던데”


“그 직원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것 같네, 아니면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인물이든지”


“좀 더 긍정적이 되라고”


그녀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뒤 라이터를 켜고, 담뱃불을 붙였다. 그리고 크게 한숨 쉬듯, 담배 연기를 쭈욱 들이마셨다. 그 모습이 액션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자주인공처럼 터프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서글프게 느껴졌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고개 숙이고 슬퍼하기만 하는 것은 보기 안좋잖아, 오늘과 같이 기분 나쁜 일이 생길때는 나는 생각을 멈추고 머릿속에 자그마한 영화관을 만들어, 나는 그것을 만드는 영화감독이자 동시에 여주인공이며 단 하나 뿐인 관객이기도 하지, 그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이루워지는 장소이기도 해, 그리고 상상하는 거야”


“무엇을?”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어깨를 잡아,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지,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에게 말하는 거야”


“뭘 말하는데?”


”사랑스러운 은빛, 너의 눈은 아침 이슬처럼 영롱하게 빛나, 너의 겨드랑이 털도 굵은 다리 그리고 남성적인 목소리도 그 모든 것을 나는 사랑해”


그녀는 고등학교때 사용한 남성다운 말투로 뇌내 망상속 대사를 읊었다. 그 특유의 저음의 목소리는 과거 수 많은 여고생들의 심장을 뒤흔든 터프가이 김상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였다. 심지어 그의 전화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밤늦게 그의 집에 전화를 걸고서는 “여보세요” 한마디만 듣고 끊어버린 여고생도 있을 정도였다.


“오늘 생각한 것도 네 로맨스 소설에 집어 넣을 거지”


“그렇지 동생들 덕분에 멋진 소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그녀의 취미 중 하나는 현재 짝 사랑 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것이다. 주인공의 이름만 바꾼 채 순수한 그의 망상으로 창작된 그 로맨스 소설들은 출판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창작물은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출판제의를 거절하였다.


그녀는 피우고 있는 담배 꽁초를 주위에 있는 쓰레기 통 안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나를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하였다.


“망상은 부조리와 싸우는 도구란다. 그것을 통해 이룰수 없는 욕구를 간접적으로나마 배출할수 있지, 로맨스 소설 쓰는 놈들 중에서 실제 제대로된 사랑을 성취하지 못한 루저들이 많아, 채워지지 못한 욕구를 창작 욕구로 승화 시키는 거야, 그렇게 멋진 상상을 하고 나면 하면 기분이 좀 괜찮아져, 마음이 어느정도 진정되면 웃어 이렇게 말이야 하하하”


그녀는 큰 소리로 웃었다. 사극에 나오는 장군의 웃음소리처럼 호탕하면서도 패왕의 기상이 느껴지는 웃음소리였다. 그 큰 목소리에 깜짝 놀란 듯, 지나가던 사람들이 흠짓 흠짓 몸을 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머 내 웃음 소리가 너무 컸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녀는 주위를 바라보며 고개 숙였다. 그리고 다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대부분의 고통은 마음에서 기인하는 법이야. 사랑은 고통을 이겨낼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지, 그러니까 너도 사랑을 해야 한다고”


“너한테 정조 관념이라는 것이라도 있냐 bitch, 오늘만 해도 다른 남자 목을 혀로 햩은 주제에”


“그건 철이 없어 실수한 동생에게 달콤 씁쓸한 세상의 맛을 가르쳐 주고자 한 언니의 사랑이 가득한 가르침이였단다. 물론 언니가 정조 관념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한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상태일때는, 다른 남성에게 손을 대지는 않아"


"혹시라도 오늘의 갈색머리 남학생이, 새로운 것에 눈을 떠 너를 찾아온다면"


"오오, 이거 고민되는데,"


그녀는 그 장면을 상상하는 듯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고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방금전, 담배를 피울 때, 보이던 남성적이고, 터프한 모습과 비교되어 더욱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김은빛, 그녀는 이성애자이다. 자신을 여성으로서 사랑할 남성을 원한다. 그녀는 한때 게이와 사귀기도 하였지만, 그가 자신을 남성으로서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에 결국 깨졌다고 한다. 그녀가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키 187에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근육질의 트랜스 젠더를 좋아할 이성애자를 만나야 한다. 물론 세계는 넓고 미친놈은 많다. 하지만 그런 미친놈을 그가 만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너무나도 희박하다. 이루기 힘든 소망은 애초에 꿈꾸지 않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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